나 홀로 번개...1박2일
2002년 4월 19일 PM 02:00 날씨 (맑음 그리고 바람)
春情..
무슨 봄바람 부는지... 무작정 길을 나서고 싶다.
...............@@##$#$%^^&&*^^............
목적지는 강원도...
음 일단...강원도 진동계곡 쪽으로 마음을 정한다.
우선 하늘?같은 마눌님의 윤허?를 받고...
언제나? 마냥.. 즐겁기 만한 내 두 아이의 사랑스런 이마에 입을 맞추고 길을 나선다.
"아빠! 안냥히 다녀 오세요~~꾸꾸벅~히죽^^"
..........
언제나 떠날? 준비태세가 갖춰진 배낭을 들춰 매니 마음은 든든하기만 하고...
바이크에 시동을 걸고 엔진을 예열 시키며...이 생각 저 생각...끙~
...........
서울 시내를 가로 질러...어느덧 광장동 4거리 앞을 지난다...
<참고> 19일 코스 :
일산-서울-양평-홍천-철정 검문소-상남-미산계곡-살둔산장-월둔고개-월둔교-
명지거리-아침가리-조경동 폐교-방동 삼거리-진동(진동산채 1박)
20일 코스:
진동-쇠나드리-점봉산 단목령 길목 -설피민국- 삼거리-강선리 숲길-
곰배령 길목-조침령-진동산채-방동 꽃피는 산골-아침가리골-구룡덕봉1,380m-
명지거리-월둔교-홍천-양평-서울-일산
양평쯤 지나니 오후 4시를 가리킨다...
"몇 시간 후 면...조만간 어두워 지겠구만..쩝"
날이 밝을 때 목적지에 도착하기엔 좀 모자란 시간..부지런히 엑슬을 감는다.
<참고로 가급적 공도 야간주행을 안 하는 것이 나의 바이크 안전운행 규칙
중 하나이다.>
한참을 뻥~뚤린 4차선 국도에서 째고?...
철정 검문소 근처 휴계소에서 잠시 쉰다...
한가한 평일의 휴계소라서 그런지 오후의 적막감도 든다...한산하다.
가판대 앞 나른하게 앉아 있는 판매원은 신기한 듯 나를 바라보고...
"음~ 약간 출출해지는군..뭘 먹을까?"
망 서릴 것 없이 잔치 국수하나를 시켜서 우걱 우걱 삼켜 넘긴다.
커피 한잔과 위? 아래? 민생고를 우선 해결하고..부랴부랴 길을 다시 나선다.
...........................................................
강원도 홍천 국도변..현재시각 오후 5시 즈음...
언제나 그렇듯 철정 검문소를 지나 상남으로 향하는 길을 늘 한적하기만 하다.
숲으로 향한 길....
적당한 속도로 와인딩과 쿠르즈를 즐긴다.
이따금씩 지나치는 차량들을 뒤로하며....
봄날의 황금 빛 오후가 길 위에 잔잔히 뿌려진다.
...............................
한참을 주행하니 내면을 지나 상남 가까이..온 듯
저 멀리 상남 LG주유소가 보인다.
"거의 다 와 가는군!"
이곳에 오면 언제나 들리는 마지막? 주유소..
"이젠 현리까지 나가야 주유소가 있으니 여기서 애마에게 여물을 가득 먹여야지..!!"
먼저 도착한 타 차량에 주유하고 계시는 사장님에게 헬멧을 벗고 눈인사를 하니 반갑게 알아보신다.
주유를 마치고.. 사장님이 건네 주시는 자판기 커피 한잔을 마시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잠시 이런 저런 이야기들...아무튼 감사하다.
......................
이젠 해도 산 언저리에 걸쳐있어 마음은 점점 급해지는데...
"까짓 것 누굴 만날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 뭐~가 급해..!! 여유
있게 가자고.."
내 마음을 다스린다. "허나 오늘 밤, 잠자리는 걱정이 되는
구만....쩝!!"
출발을 다시 하고 상남에 도착하니 또 다른 선택의 갈등을 하게 된다.
"그냥 현리를 지나 진동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미산계곡을 지나 살둔 산장에 잘까...아니면...
월둔고개를 너머 아침가리를 지나 방동에서 아님..
진동에 있는 진동 산채에서 저녁을 먹을까..그러면 시간이 너무 늦을 텐데"
그것도 산속에서...여러
가지 생각들이 중첩된다.
...허나 고민은 10분 만....
이왕 나온 거니 함 둘러 보자구...미산계곡 쪽으로 핸들을 일단 돌린다.
언제나 아름다운 내린천 길...
이미 도로포장은 완벽히?된 미산 계곡이 왠지 나에겐 많이
낯설다...
예전엔 깊은 계곡을 따라 농로 정도의 비포장 도로에 한적함이 있는 작은 길이 였는데
..아쉽다.
美 . 山 . 溪 . 谷
이름처럼 그대로 "아름다운 산과 계곡"이다.
그 아름다운 모습과 뻗어 나아가는 길이 한데 어우러져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황홀하다....
한참을 경치에 눈을 팔리고 아직은 서늘한 산골짜기
봄바람을 가르며 살둔 쪽으로 진행한다.
드믄 드믄 낙석은 길 위에 떨어져 있고.....생각지도 않은 급 와인딩을 요령껏 하게 된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는 P턴의 월둔 고개에 올라서니, 저 아래 보이는 살둔 산장의 정경이 시야에 가득 들어 온다.
"와우~.."
지는 석양 빛에 산 그림자가 커튼처럼 드리워 내린 그 아래..
살둔산장의 모습은 아름답다 못해 경건한 모습이다.
멀리 살둔산장이 보이고.. 그 옆에는 나무로 둘러 쌓인 작은 학교?엔...벚꽃이 만발하다.
4배 줌으로 잡아당긴 모습..살둔 산장의 건축 양식이 새롭게 보인다.
해는 이미 산에 가리워 있고..
저 멀리 드믄 드믄 떨어져 있는 농가의 굴뚝에선 저녁 밥 짖는 듯,
힌 연기가 정겹게
피어 오른다.
"아~ 집 생각이 간절하다..."
"거참! 집 나온 지 몇 시간이나 됐다고....이궁!!!"
부랴부랴..사진 몇 장을 찍고 월둔으로 향한다.
................................
이미 사방은 어둑해진 월둔교 앞.
지체할 것 없이 아침가리골로 향한다...
약간의 진행을 하니 저만치 앞길에서 어둠을 가르며 다가오는
좀 나이 들어 보이는 남녀 두 등산객.
안스런 눈으로 나를 쳐다 보는 듯 하다.
"허나 이렇게 땅거미 내린 뒤 어둠을 감싸 안는
아침가리를 볼 수 있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겟지...!" 위안 삼으며..
힘 차게 바이크 엔진의 알피엠을 올려보지만
다가오는 돌밭 길은 점점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길은 점점 험해지고 그에 따른 심적부담도 점점 커지고...
마음을 다지며 엑셀과 중심을 잡는다.
순간 순간 위기를 모면하며 버겁게 길이난 긴 언덕을 향한다.
한참을 진행하니.....이미 주변은 캄캄한 어둠 속...
이 산속엔 나 혼자뿐이 라는 생각이 드니 갑자기 무섬증이 생긴다.
으이구~
왜 이럴 때엔 불길한 생각만 많이 드는지..거참..^^;
"이러다가 혹 빵꾸가 나면 어떡하지"..아님 "엔진 고장이라도"
"이 깊은 산중에 꼼짝없이 갇히게 될 텐데"...
"그렇게 되면 !! @@##$$%^^&&&" 등등 쩝!
무조건 머리를 좌우로 턴다...우히히..
허나 그런 생각도 잠시뿐 급박하게 다가오는 거친 길만이
눈과 가슴을 버겁게 만든다.
한참을 스텐딩으로 오르니 허벅지에선 쥐가 날려고 하고...
한참을 주행을 했을까? 구룡덕봉으로 올라가는 명지거리 앞이다.
"휴~ "
잠시 바이크를 세우고 헬멧을 벗으니 나뭇가지를 스친 바람 소리가
스산하게 들려온다.
......
담배한대를 입에 물고 한숨 돌리니 이마엔 땀 한 방울이 주르륵...쩝!
그런데 갑자기...생각이 나는 어떤 장소가 있다.!!
"으이구...무서버라!"..ㅜ.ㅡ;
참! 이곳에 와본 이는 아시리라!
이 길 바로 아래 작은 "위령비"가 있다는 사실을...ㅡ.ㅡ;
이 험한 길을 뚫기 위하여 군대에서 공병 작업하다 사고로 사망한
공병대원의 위령비....ㅡ.ㅡ
그 생각을 하니 다시 한번 괜히 등줄기가 섬짓 해지고...
이때 산바람이 휘~ 분다....
................
그 바람 따라서 내뿜은 내 담배연기도 흘러가고....
이 시간도 흐른다...
.....................................
다시 바이크 안장에 오르며...
전조등 불빛하나 의지 하며 거친 길을 읽어 내려가는데..
작년 정기투어를 왔을 때 보다 한층 길이 험해진 느낌이 든다.
이럴 땐 드리프트, 엑스바디, 엑셀턴 등등이 필요 없다.
무조건 안 넘어 지는 것이 상책..! 흐미~
멋지게 바이크 타는 폼도 어느 정도는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에 나오는 것 같다. ㅋㅋ
그러구 보니 늘 마음이 문젤세....
X X 후~레마이신...쩝! ㅡ.ㅡ
..................
아! 근데 갑자기 앞길 숲속에 무언가가 움직이는
검은 물체가 보인다.
아니 이 시간에???
온몸에 난 모든? 털이 한 순간에 "확~" 슨다.
야간 산행을 시작하는 산꾼들 인가..? 아님..뭐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속도를 줄이며 다가서는데
내 앞길을 막으며 갑자기 튀어 나온 것은
바로 그것은 연변의 700년 묵은 여우귀신이 아니라..
으~ @.@; 큰 감자 바위만한 멧돼지 한마리..@.@;
"웁스...!! @.@"
급 브레이크를 거니 드드득~ 뒷 바퀴에 돌이 걷어 채인다...
아~ 서로 놀랐다...나도 놀라고 멧돼지도 놀라고...
잠시 서로의 정막이 흐르고 ....
으~ 이 난감한 상태를....어떻게??
일단 배기음 우렁차게 엑슬을 함 감아주니...
멧돼지는 후다닥 숲쪽으로 길을 바꿔 튀어간다.
"휴~~~......"
멧돼지가 갑자기 달려들기라도 했으면....
어쩔뻔 했을 꼬..?? ㅡ.ㅜ;
성질 난 멧돼지는 호랑이도 못 막는 다는데...
가슴을 한번 쓸어 내리고 나니...갑자기 웃음이 튀어 나온다..
이유 모를 웃음이...
우헬헬...혼자 실없이 웃어버린다...
우헬헬..아침가리골 내내....우헬헬..
이젠 무섬증도 없어졌다..그냥 나아가야 할 목적
뿐.
낮에 보면 너무나 아름다웠을 아침가리 터널 숲길이..
지금 이 밤엔 헤쳐나가는 것이 무척 버겁다.
아직 나무가지가 무성하진 않지만 그래도 자꾸만 좌우 핸들에 체여
자칫 전도의 위험도 느낀다.
"조심..조심.. 다와 간다." 마음을 다지며 진행을 한다.
잠시 후 도착할 조경동 폐교에 들려 털보아저씨에게
물이라도 한잔 얻어 마시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진행을 하는데
거참 아니 정말 길이 많이 바뀌었다. 많이 험해졌다.
그 크고 작은 돌 밭 길 위로 계곡물은 흐르고 거참...
여기저기 무조건 움푹 패인 길뿐...
"역쉬~ 오프는 계절마다 틀리구먼...으~"
경험상! 이런 거친 길일수록 더욱 힘차게 치고? 나가야 전도의 위험은 줄어든다.
물론 오버를 해서는 안되지만..
아뭏튼 어렵다..어려워...쩌비~~
어둠 속이라 잘 안보이지만 키 큰 미송들이 우측에 있는걸 보니
조경동 폐교가 얼마 안 남았구나 생각을 하는데...
도착해서 가까이 다가가보니
이런! ㅡ.ㅜ; 폐교엔 사람이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
쩝!! 물 한잔도 못 마시게 구만...ㅠ.ㅠ;
아쉽지만...내 가는 길을 재촉한다.
길이 끊어진 앙상한 시멘트 다리 옆, 아니 계곡 3개를 건너고
불 꺼진 민가 몇 채를 지나니 마지막 언덕....
가파른 마지막 언덕을 올라선다.
마지막 피치.....
...........@##$%$$%%^&**..............
숲 사이로 언덕 작은 공터가 보이고 이제서야 바이크 안장에서 내린다.
.....................
담담히 한숨을 돌린다...
헬멧을 벗고 고개 들어 밤하늘을 보니
수많은 별빛이 눈에 한 가득 들어오고..
혼자 서서 한동안 하늘만 우두커니 바라본다. 아~
회색빛 서울하늘에서는 보기 힘든 너무나 밝은 별빛..
이 별빛이 그리워 여기까지 찾아왔지만 서도...
잔잔한 감동이 흐른다.
반갑다. 그리고 감사하다.
늘 보는 같은 밤하늘인데도 내가 서있는 장소에 따라
이다지도 마음의 뜻이 바뀌는 것은 무얼까?
...........................
저 멀리 마을 불빛도 간간히 보이고... 다시 한번 정겹다.
이제서야 여유 있게 담배 한 가치를 입에 문다. 그리고 밤하늘에 내뿜는다...
후~~~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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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번개 2부..
<참고 >20일 투어 코스:
진동-쇠나드리-점봉산 단목령 길목 -설피민국- 삼거리-강선리 숲길-
점봉산 곰배령 길목-조침령-진동산채-방동 꽃피는 산골-
아침가리골-구룡덕봉1,380m
-명지거리-월둔교-홍천-양평-서울-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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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월둔교를 지나서 아침가리골을 지나오는데 걸린 시간은 약 1시간이 넘는 듯 하다.
하지만 실제의 시간보다 체감 시간은 더욱 길게만 느껴진다.
방동약수를 오른 쪽으로 하는 깊은 계곡을 지나 저 멀리
방동리의 밤 정경을 눈에 한 가득 담으며 내려온다...
우당탕~~
............................
도착한곳 방동 삼거리..지금 현재 시각 저녁 8시를 넘기고..
잠시 바이크를 세워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안부의 전화를 한다.
마눌님 통화 :
음! 잘 왔어..!! 넘 걱정 하지 말구....애들은?? 그래 내일 보자..뚝~ ^^;;
친구들과의 통화 :
음~ 여기 별빛도 좋고..산길 내려 오는 길에 멧돼지도 보구..
야~ 쥑인다 쥑여..등등 어쩌구 저쩌구..
전화로 모든 오도방정을 떤다..ㅋㅋㅋ ^^;
그건 그렇구....이제 어디로 간담...곰곰히..심사숙고..
실은 이곳에 오기 전에..진동산채의 조껍데기 술(막걸리)이 간절?하여...
핑계차 출발을 했는디...지금 이 시간에 문은 열었을까..??
<참고로 이곳은 강원도 오지?엔 저녁 7시만 넘어도 길이 한적하다 못해 썰렁하다.
낮에도 한산한 길인데 오죽하랴...>
하늘 밭 화실을 지나 진동산채에 다다르는데...
이미 그곳은 불이 꺼져있고...
난감하다...웅~
바이크를 세우고 문을 두둘기니 안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문 여는 소리가 들리고...
할머니가 빠끔히 내다보는데...
이럴 때엔 무조건 공손하게 자초지정을 설명한다.
<캄캄한 한밤중에 거칠고 시끄러운? 오프로드 바이크를
타고 나타난 낯선 외지 남정네를 누가 반기겠는가..?>
헬멧을 벗으니 얼굴을 알아보신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자초지정을 얘기하는데 산채 안으로 들어오란다.
일단 시름을 한숨 돌리고... ㅋㅋ
늦은 저녁식사를 시키려 하는데 아무래도 먼저 시킨
조껍데기 막걸리의 양이 장난이 아니다.
"혼자 다~ 드실 수 있겠수~~"
산채비빔밥은 뒤로 물리고...일단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을 한다...
"캬~..좋다.....으~~ " 아무 걱정이 없다.
밖은 캄캄한 밤중이고....지나가는 차량한대 보기 힘들다.
조금은 쓸쓸하지만..이것도 멋이라 생각하니...
나름대로 樂..이 생긴다.
오랜만에 혼자 여행을 나오니 그만큼 떠오르는 생각들도 많다...
따라서 상념도....
배낭에 넣어온 작은 FM라디오를 꺼내...
주파수를 맞춰보지만 음악 소리보단 잡음이 반 이상이다.
치지직~~...
그래도 現 디지탈 시대의 맑은 음색도 좋지만..
이 아날로그의 잡음 섞인 음악이 훨씬 가슴에 다가온다.
늘 느끼는 거지만..음악은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듣는 것이다.
한잔 ..두잔....술에 취하고..
혼자만의 정취에 취하는 건지...어째튼 기분은 좋구만...!!
시간은 흘러가고.....
할머니들도 잠 잘 시간...잠자리를 말씀 드리니..이층 방을 쓰란다..
황송한 마음에 편한 마음으로 통나무 집 2층으로 올라가니 1층 만큼이나 정취가 있다.
작은 벽난로와 방한칸, 부엌하나 그리고 작은 BAR? 하나와 커다란? 화장실 하나...
혼자서 이 방을 다 쓰기엔 좀 사치스런 생각이 들지만...
어찌하랴...담에 식구들과 함께 해야쥐....
여기저기...할머니가 방안 구석에 있는 스위치를 설명해주시고 내려가시고..
이제부턴 다시 나 혼자다.
일부러 현관문울 열고 밤 바람 소리를 듣는다.
다시 술 한잔..그리고 작은 FM라디오....아참..가져온 책 한 권이 있쥐..!!
.....
널름 배낭을 뒤진다..역쉬나...있군! 어라 근데..
함께 있으리라 생각했던 지도책은 없고...이궁..
"한시 역해본" 한 권을 꺼내 든다.
술 한잔에 기분 좋으며...
............
옛 선인들의 한시와 평설을 번가라 가며 다시 읽는다.
마음이 움직이는 데로..책장을 넘긴다.
글을 읽는 내 눈과 가슴위로 새로운 감흥이 쌓여간다.
자연과 인생을 노래하고 사랑에 가슴 아파 했던 옛 선인들..
세월은 흐르고..
지금 우리 삶의 양식만 틀릴 뿐, 느끼는 아픔과 감정은
동일하다는 느낌이 든다.
혼자서 궁상맞아 보일지 모르지만, 이렇듯 나의 시간은 情이 넘쳐흐른다...
여기서 한시 한 구절....
산길을 가며
송 익 필(1534~1599 조선 선조 때의 학자.)
가노라면 쉬는 걸 잊어버리고,
쉬노라면 가는 걸 잊어버리고,
솔 그늘에 말 세우니 맑은 물 소리,
뒤에 오던 사람들 내 앞을 가네,
가는 곳
서로 다른데
다툴 것 뭐 있는가.
山行
山行忘坐坐忘行, 歇馬松陰聽水聲
後我幾人先我去, 各歸基止又何爭
..........................
술에 취해 詩에 취해...가슴이 알딸딸하다..
나의 정신은 맑아지고 가슴도 서늘하다.
이것이 <신선 놀음>이 아니고 무엇이더냐??
혼자 길을 나서서 외롭지만, 이런 여정의 새로운 맛도 느낀다....
시간은 흘러 흘러...또 흘러 만 간다.
..........
여정의 부푼 가슴처럼 가득했던 술 동이엔 술도 떨어져 가고...
방안 가득 취기만 가득하다...
지금 시각 새벽 2시 즈음.....이젠 자야 할 시간.
방안에 들어가 대충 자리를 펴고 눕는다.
..........
작은 FM라디오에선 이런저런 이야기의 원주 FM방송이 나오고....
오늘 하루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감사하기만 하다...정말로...고맙다..오늘 하루야~....
..........
기분 좋게 다리를 쭉 뻗고....크게 기 한번 편다....
"아이구..팔다리, 어깨, 무릅, 발바닥이여~......^^; "
잠을 일부러 청해보지만..
잠은 안 들고 머리 속은 점점 맑아지는 느낌...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 생각 저 생각....
#$%%^&&&***(()))_))((**&&^^.............
............
바람소리가 들린다....동네 개 짖는 소리도.....
울리 불리..내가 잠이 들었었나....
시계를 보니 새벽 5시를 가리키고 있다....
창 밖을 보니 산너머로 프르스름한 새벽이 다가온다..
......
아직 누운자리를 박차 일어나지 못하고...
이리 저리 뒤척거린다.
...
이궁..이젠 더 이상 잠도 안 오고..
슬슬 길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하겠다.
머리맡에 있는 담배를 찾아 한 가치 입에 물고,
공복에 냉수 한 컵을 들이킨다....
캬~...어~ 시원하다.
부랴 부랴 세면을 하고...
.................
배낭 메고 군화에 끈을 묶으며 흥얼거린다....
"군장 메고 투구 쓰면 맘이 새로워! ~~"
소싯적 군가가 나도 모르게 흘러 나오고...
2002년 4월 20일 AM 06:00 날씨 맑음.
.........
현관 문을 여니 어제와는 다른, 또 다른 별세계....
집 뒤 숲속에서는 이름 모르는 새들이 기쁜 아침을 맞는 듯 노래를 하고....
상큼한 새벽 공기는 폐부 깊숙이 자극을 한다.
이곳 강원도는 아직은 차가운 이른 봄의 아침 공기이다.
..........
시동을 걸며....
오늘의 일정을 첵크 한다...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점봉산 근처로 고삐를 튼다.
이른 아침 차가운 바람이 나의 몸을 움추리게 만들지만....
도로 포장공사중인 길을 따라 흙먼지를 한차례 크게 내어본다.
드리프턴...엑셀턴, 엑스바디 온갖 폼을 다잡으며...
지나가는 다람쥐가 나보고 웃는다....ㅋㅋ
쇠나드리의 갈대 밭 앞을 지난다.
"쇠나드리"란 뜻은 바람이 하도 세게 불어
소한마리도 바람에 날려간다는 뜻을 가진 지명이다....
쇠나드리를 지나가며 좌측을 바라보니 넓은 갈대밭이 소소하다....
갈대들이 한 방향?으로 누운걸 보니 바람이 많이 불긴 하는 모양..
어느덧 조침령 입구....장승 앞을 그냥 지나 친다.
한창 공사중인 양양 수력 발전소 앞을 지나 점봉산 입구로 향한다.
이른 아침 한가한 시골 마을 앞을 조심스럽게 지나간다.
내옆으론 맑고 청아한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다.
길의 기복이 점점 험해지고 나름대로 오프의 맛도 느낄 수 있다.
거친 오프주행 보단 천천히 한가하게,
산속 숲길을 즐긴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듯...
"이런 길을 왁왁 감는다는 것은 좀? 아깝지 않을까?"
...........................
어느덧 단목령 입구에서 정차하게 된다. 가만 보니 더 이상
바이크로 진행하기엔 어려운 길이다.
잠시 바이크를 세워두고 마을 주민에게 길을 여쭙는다.
친절하게 바이크로 주행 할 수 있는 정도의 길까지 자세히 가르쳐주신다.
"강선리 마을은 걸어선 한 50분 정도 걸리는디..어떨지 모르것네..??"
낮선 곳에 와서 받는 작은 친절은 더욱 감동스럽다.
깊은 감사의 인사를 하고 길을 재촉한다.
잠시 설피민국 쪽으로 길을 돌려 나아간다.
아주 작은 오솔길...개울을 몇 건너고...오르락 내리락....
독가채 (설피민국?)
집 앞 마당에서 바라본, 내가 지나온 숲길...
집 주인은 없고.. 한적한 새봄 아침..
산속으론 작은 숲길이 나 있고, 옆으론 작은 계곡이 청아하다.
조용한 산속, 아침 봄 햇살이 따사로우며. 그 속으로 울려 퍼지는 새소리가 귓속을 울린다.
.........................
다시 바이크를 돌려, 왔던 길을 다시 내려온다.
삼거리쪽에서 강선리 오지마을 쪽으로 길을 바꾼다.
강선리 마을...
한 겨울엔 설피가 없으면 생활하기가 아주 힘들 다는 아주 오지마을중의 오지 마을이다.
깊은 숲길로 작은 등산로 같은 길이 나있고 그 길을 조심 조심..천천히 진행한다.
옆으로는 아름다운 계곡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엔진 소리가 들리자 민가의 노부부가 문을 열어 이상한 듯 바라 보는데...
미안한 마음으로 가볍게 목례를 한다. 꾸벅~...
답례로 목례를 보내 주신다.
진행을 하다 보니...앞서 걸어가는 이가 보인다.
산행하는 중년부부...
그들의 옆을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목례를 하며 지난다.
도착한곳...
곰배령 길목 앞이다. 여기도 더 이상 바이크로 진행하기는 힘들다.
곰배령 길목 앞.
마을 한구석에 기상대에서 쓰이는 듯한 계측기들이 임시로 설치 되어 있다.
마을 작은 개울 앞......
마을 작은 개울 앞......
여기에서도 통나무집을 짓고 있다.
뒷 마을 정경..
담배 한대 피워 물고, 한가한 시골마을 아침 정취를 나름대로 즐긴다.
"아!..커피 한잔 하고 싶다....."
허나..이 깊은 산속마을에 커피자판기가 있을 리 없고...
허망한 입맛만 다시고 다시 헬멧을 쓰고 돌아 나온다.
우당탕...
삼거리를 지나 다시 내려 오다 보면, 나의 눈길을 끄는 어떤 조형물이 보인다.
"어라? 어디 가만 보자.!!", 아주 재미있는 형대로 꾸며져 있네!
"아~..요건 아빠, 요건 엄마, 요건 아이들....근데 세쌍둥이군...^^ "
이러한 생활예술작품?을 보니 이집 주인의 감성을 조금은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더불어 이러한 맑은 환경 속에서 자라나는 세 쌍둥이들..
분명 맑고 건강하게 자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편으론 부럽기 까지 하다.
나뭇가지들과 설피로 한 가족의 사랑과 아름다운 환경을 표현하고 있다.
세 쌍동이네..들꽃세상 .....아름답다..그리고 정겹다.
솟대가 이색적이다...
설피로 만든 오브제...
바이크가 주인대신 포즈를 취하고...ㅋㅋ ^^;
숲속 사이로 세 쌍둥이네 집이 보인다.
집 앞으로 흐르는 작은 개울...논병아리 한 마리가 후다닥 놀라서 날아간다.
산등성이 독가채 하나....
이 두메산골에도 신록의 봄은 찾아오고 있다.
..................
아쉬움을 뒤로하고 조침령 방향으로 길을 돌린다.
또 한차례....거친 오프 라이딩 폼도 잡아 본고..
라이딩중 스탠딩 폼의 내 그림자가..터프 해보인다..ㅋㅋㅋ
백미러로 보이는 시골길... 자욱한 먼지로 아득하게 보인다.
조침령 꼭대기?에서
바이크와 조침령.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백두대간...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백두대간...
그러구 보니....
"아~,,속쓰려..." 아침허기가 한순간 밀려온다...
"꼬로록"....
그도 그럴 것이...아침부터 여기저기..
바람처럼 설치고 다녔으니....쩝!!
근데..어디서 아침식사를 해결한담...난감하다...ㅡ.ㅡ;
이른 아침 시골동네에서 문을 연 식당도 없을 테고...
<이럴 때를 대비해서 바로 뜨거운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는 비상식량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아무튼 일단.. 어제 밤 묵은 진동산채로 가보자....
........................
진동산채에 도착했어도 문은 닫혀있고...
고민하다...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방동 "꽃피는 산골"로 진행한다.
방동 "꽃피는 산골" ...
언제나 정겨운 곳..
넓은 마당엔 벚꽃 나무 한그루가 개화를 이제 막 시작하고 있다.
만개한 꽃 사이로 벌들만 웅~..웅~거리고. 한가한 모습...
정기투어 때에 이곳에 오게 되면
자주 민박을 해온 집이기도 하고 낯도 많이 익은 곳이다.
허기진 배를 주려 잡고 도착하니...
주인 아저씨 내외분이 밖에 나와 서계시다.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후덕한 인심과 인상도 좋으시고
헬멧을 벗고 인사 드리니 금방 알아보시고,
반갑게 손을 내미신다.
그간의 안부를 전한다...
몇 일전 모친이신 할머님이 돌아가셨다고 말씀을 전해주신다.
지난 겨울에 가족들과 함께 왔을 때만 해도 정정 하셨던 분인데...
마음으로나마 조용히 삼가조의를 표한다.
자초지정을 이야기 나누며....
그리고 아주머니에게 민생고? 말씀을 드리니...
"어떻하나? 반찬이 변변하질 않는데...!!" ...
"괜찮습니다...그럼 라면이라도..."
넉살 좋게 말씀 드리니..ㅡ.ㅜ;
쾌히 그러하라고 하신다....정말 감사하다.
주인아저씨는 일보러 나가시고 식사 준비가 될 때 까지
나 홀로 집 앞마당을 거닌다.
새로운 정자 하나도 지어 놓으시고....
건너편 창고건물에선 작년 하계 정기 투어 때 함께 한
양산박 식구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
"식사하세요..!! " 주인 아주머니의 반가운? 목소리...
와우~..어찌 걸인의 배 고픔을 지금 나와 비교할꼬..!!!
ㅋㅋㅋ ^^;
후다닥~ 좌정을 하고 음식상을 받는다...
"오라..보아하니..."
근데..단순한 라면 한 그릇이 아니다...
뚝배기에 끌인 라면 위에 팽이버섯과 갖은 야채와
약간의 꼬추가루...그리고 계란하나..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단순하게 끓인 라면 한 그릇이 아닌 情으로 가득찬 성찬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게눈 감추듯 후루룩 해치우고..
덤으로 주신 밥 한 공기도 뚝딱..
......
"꺼억~~~~잘 묵었다...."
불러온 배를 두둘기며...흡족한 마음으로 커피 한잔 까정..!!!
이제 세상 부러울 것 없다.
감사한 마음으로 음식값을 지불하려 하니 정색을 하며
안받으려 하신다.
"라면하나 얼마나 한다고..그냥 넣어두세요..!!!"
머쓱하게.. 꺼냈던 지폐를 다시 감추고, 그저 감사한 마음만 말로
전할뿐이다.
가족과 함께 또 놀러 오라는 말씀을 전해주시고
산나물 캐러 가신다는 주인 아줌마의 뒷모습을 뒤로하고..
출발준비를 한다.
보호대를 하며..
봄을 맞는 아침가리에 대한 기대가 가슴 한 가득하다..
다시 출발이다.
..........................................
길 위를 달린다...
방동 약수터에서 고개너머까지 한창 포장공사중이다.
어젯밤과는 달리 가벼운 마음으로 오프라이딩과 주변 경치를 즐긴다.
잠시 쉬며...아침가리의 봄은 이렇듯 수수?하다.
화창한 햇살에 눈이 부시다. (실은 노출 과다. ^^; )
숲 사이로 흐르는 아침가리 계곡물...
화려함과 적막함.
수정 같은 계곡물 빛.
돌 사이에 피어난 봄 꽃.
맑은 개울물, 그 속의 조약돌.....
포토삽질 한 번 혀고....<한 폭의 비구상화같이 보인다.>
봄 햇살은 보석처럼 빛난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경치.....그저 가만히 머무르고만 싶다.
오프로드 바이크로 "왁왁" 감다 보면 이러한 경치는
절대로 느낄 수 없다....
이럴 땐 잠시 쉬어가자......그저 잠깐이면 된다.
눈에 익은? 길을 따라....명지거리에 도착...
바로 구룡덕봉으로 연결되는 길로 진입한다.
작년보다 한층 험해진 느낌이 드는데....좀 버겁다...
그래도 돌맹이들의 나동그라지는 외침소리를 들으며
한발짝, 한발짝 다가선다...
이 모퉁이를 돌고....저 모퉁이를 돌고....
점점 고도가 높아진다.
한차례 전도의 위험을 이겨내고 다시 중심을 잡으며 진행한다.
"헉~..." "얼쑤...." "웁스..." 등등...
마지막 코너가 눈에 들어온다....
엑셀턴으로 함~ 세게 조지고?....힘차게 올라선다.......
드뎌...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와우~...
구룡덕봉 1,388 M..............
올라온 길과 헬기장이 눈에 들어 온다.
정상에 서서....
저 멀리 고사목이 보인다.
설악산도 보이고....
구룡덕봉 정상에서 주인대신 포즈를 취한 나의 애마...
통신 시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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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부터..적가리골을 파노라마로 찍었다...연결은 상상해서 보시길...^^;
맨 오른쪽
중간 1
중간 2 (적가리골은 깊은 계곡임을 느낄 수 있다.)
왼쪽 끝.
4배 줌으로 당겨본 적가리골.
적가리골 전체 광경. (넓은 분지형로 이루어져 있다.)
등산로 안내표지.
지친? 고사목들은 지나온 세월을 느끼게 한다.
모터바이크만의 망중한.....
힘찬 산맥들은 줄 달음 치고 ...
저 멀리 설악산이 보인다.
산 위, 어느 봄날.....
햇살에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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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샬 에디션 컷?> 포토샵으로 장난?을 좀 쳤습니다.
무제 1.
무제 2.
무제 3.
무제 5.
무제 6.
무제 7.
무제 8.
무제 9.
무제 10.
무제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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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그 하루, 밤과 낮...
혼자 보냈던 시간들...
내 가슴속 어느 봄날의 추억으로
깊이 간직하며....
허접 하나마 작은 기록으로 남깁니다.
나 홀로 번개투어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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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