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물어뜯기며 클릭 장사 이용되는 이선균
경찰과 언론 탓이지 한동훈이나 검찰은 책임 없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며 진짜 책임 흐리는 물타기
문재인 정부와 적폐 청산 과정서도 마찬가지였다?
조국, 윤미향, 이재명도 똑같은 괴롭힘 당해왔다
더 이상 죽고 나서 후회 말고 이제는 멈춰 세워야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과 비극은 며칠이 지나도 그 억울함이 계속 생각나고 마음을 아프게 한다. 더 기막히고 가슴이 찢어지는 일은 죽어서도 물어뜯기고, 더구나 시체까지 끌려다니며 클릭 장사에 이용되는 그를 보는 것이다.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바로 그 주류언론과 황색언론들이 그의 죽음마저도 클릭 장사에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였지만 추접한 실체가 드러나자 도망가기 바빴던 김행 씨가 창립자인 대표적 황색언론 <위키트리>는 그의 죽음마저 잘게 쪼개서 전부 기삿거리로 만들어 팔아먹고 있다. 청문회 때 김행 후보는 <위키트리>의 선정적이고 음란한 표현과 잔인하고 혐오스러운 묘사 등을 비판받자 “저도 부끄럽고, 이게 지금 대한민국 언론 현실”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조금의 부끄러움도 벗어던진 것 같다.
'이선균 기사'로 온통 채워져 있는 위키트리 홈페이지 화면 상단 갈무리
고인을 물어 뜯어오던 <조선일보>는 심지어 ‘마녀사냥이 이선균의 죽음을 낳았다’는 내용의 기사까지 만들어 올리는 놀라운 유체 이탈을 보여주고 있다. ‘가세연’은 아직도 고인을 죽음으로 등 떠민 영상물을 그대로 올려놓고 피 묻은 코인을 받고 있다. 경찰과 언론이 이제 유흥업소 실장 등을 희생양 삼아 신상 털기 하면서 그 뒤로 숨으려는 것도 참으로 분노를 참을 수 없는 상황 전개이다. 관련해 이미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몇 가지를 더 추가하고 싶다.
첫째, 일부 사람들은 ‘이선균 배우의 죽음이 경찰이나 언론 탓이긴 하지만 한동훈 법무장관이나 검찰과는 별 상관이 없는데 왜 억지로 트집 잡느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크게 착각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검찰과 경찰은 수직계열화돼 있고, ‘마약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하고 독려하며 경찰을 압박한 것이 바로 법무부와 검찰이었다.
또 이선균 배우는 경찰이 자신을 끝내 무혐의 처리하지 않고 검찰에 송치하기 직전에 죽었다. 검찰로 넘어가면 피의사실 유포와 언론을 통한 여론재판 등의 모든 괴롭힘이 몇 배로 폭발할 것을 모를 수 없었다. 이번에 경찰의 모든 수법은 바로 검찰이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수사 대상인 피의자를 압박하면서 세상에 보여줘 온 수법이기 때문이다.
둘째, ‘권력기관과 언론만이 아니라 분위기에 휩쓸려 같이 고인을 욕한 보통 사람들도 다 같이 이 죽음의 책임자’라는 논리는 동의하기 어렵다. 필자도 지난번에 글을 쓰면서 ‘우리 모두 돌아보자’고 지적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 모두가 공범’이라는 물타기의 의미가 아니었다. 이렇게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먼저 사람들의 반응이 다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인을 마약범죄자로 몰아가거나 사생활로 비난하는 분위기에 거리를 두거나 반대 목소리를 낸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 모두가 같은 책임이 있을 수는 없다. 물론 분위기를 따라간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 분위기를 만들어낸 경찰권력, 언론권력과 그것에 휩쓸린 보통 사람들을 같은 무게로 탓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항상 사회구조와 권력관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SPC의 산재 사망 사건들에서 파리바게뜨 경영진과 빵을 계속 사 먹어 주는 사람들 모두가 노동자들의 죽음에 똑같은 책임이 있다는 말처럼 과도하다. 특히, 누군가를 표적을 찍고 마녀사냥 하며 클릭 장사하던 주류언론들과 그런 곳에 단골로 나와서 독설로 힘을 보태던 지식인들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물타기 하거나 심지어 책임을 떠넘길 때, 참을 수 없는 분노의 마음만 더 굳어지게 된다.
이선균 배우에 대한 피의사실 유포와 사냥식 보도에 앞장서다가, 이제 와서 유트버와 온라인 유저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유체이탈하는 조선일보
셋째, ‘검찰 경찰의 수사와 언론의 보도에 몰리던 사람이 죽어가던 것은 문재인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는 논리도 동의할 수 없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사실이지만, 그것은 그만큼 검찰-언론 카르텔의 마녀사냥 구조가 매우 뿌리 깊다는 것을 보여 줄 뿐이다. 문재인 정부 때에도 종북몰이나 국가보안법이 유지된 것하고도 비슷한 일이다.
물론, 촛불 이후에 ‘적폐 청산’ 과정에서 궁지에 몰리다 죽은 이들도 있었다. 아무리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과 각종 비리에 책임 있는 고위 관료였다고 해도, 수사와 보도 과정에서 그런 식의 인권침해를 받아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이것은 적폐의 일부였던 검찰과 언론이 촛불 이후에 무자비하게 꼬리 자르기를 하는 과정에서 자기 편의 일부까지 희생양 삼아서 벌어진 비극이었다.
윤석열 사단의 정치검사들과 족벌언론들이 이런 상황을 주도했고, 문재인 정부는 이런 구조와 방식을 방치하거나 타협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꼬리 자르기로 화살을 피하고 시간을 번 검찰-언론 카르텔은 나중에 다시 힘을 회복해서 ‘조국몰이’ 등으로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고, 결국 윤석열 정부 탄생으로 권력을 되찾아 가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검찰-언론 카르텔의 마녀사냥 구조의 핵심에 있는 가해 세력과 그것의 피해자 중 하나이면서 부족하나마 그런 구조의 개혁을 시도했던 세력을 동일시하면서 ‘그놈이 그놈이다’라고 단순화하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더구나 문재인 시절의 검찰과 언론 개혁 시도에 무관심하거나 발목이나 잡던 사람들이 이런 물타기를 하는 것은 비겁할 뿐이다.
이번에 가세연이 사용한 수법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반복돼 온 것이고 가장 큰 피해자 중에 하나가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이었다.
넷째, 이선균 배우의 고통과 비극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조국 전 장관, 윤미향 의원,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의 고통은 외면하는 많은 이들의 이중적이고 선택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언론 카르텔에 의해 죽도록 괴롭힘을 당하고 벼랑 끝에 몰려왔다는 점에서 이들은 명백히 부정하기 어려운 공통점이 있다.
수사기관과 언론에 괴롭힘을 당했다는 점에서, 증거도 없이 피의사실 유포로 낙인찍히고 여론재판을 당했다는 점에서, 주홍글씨가 새겨져 공개 망신을 당하며 사람들의 조롱과 비아냥에 시달렸다는 점에서, 끝없이 먼지 털기를 하듯 수사하며 몰아갔다는 점에서, 뭐 하나에서 실패하면 또 하나를 끄집어내 인격 살해를 당했다는 점에서, 이들은 너무나 유사하다.
그런데도 이선균 배우의 비극은 가슴 아파하면서 나머지 사람들은 뭔가 당해도 싸다는 생각이 드는가? 그들은 뭔가 방어하기 어려운 위선자들이고, 인격적 결함자들이고, ‘진짜 마녀’들이고, ‘결백하거나 순수하지 않은 피해자’들이고, 그들을 방어하면 내가 뭔가 이상해 보이고 주변의 의심과 눈총을 받으며 관계가 멀어질 것 같아서 주저하게 되는가?
그것이 바로 검찰-언론-권력 카르텔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마녀사냥과 여론재판의 피해자를 비난과 공격을 당해도 싸고 우리가 그들의 고통을 공감할 가치가 없는 인간 이하의 존재로 만들어서 자신들의 공격을 정당하게 보이게 하는 것, 사람들이 주저하며 방어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괴롭힘에 시달리다 끝내 누군가가 죽어야지 뒤늦게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 바로 검찰-언론 기득권 카르텔의 방식과 수법이었다.
오늘 이재명 대표에 대한 테러도 이런 혐오 선동의 효과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것을 묵인하고 방조하다가 나중에야 후회할 것인가? 누군가를 또 잃고 나서야? 이대로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슬퍼하다가 또 가라앉고 잊어서는 안 된다. 이선균 배우를 기억하는 시민들, 동료 대중예술가와 연예인들은 이 죽음을 낳은 정부, 검찰, 경찰, 언론, ‘가세연’같은 사이버렉카에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일어서야 한다.
특히 연예인과 공인들은 더 이상 언제든 불러내서 두들길 수 있는 동네북이 돼서는 안 된다. 노무현, 노회찬만이 아니라 설리, 구하라…. 도대체가 끝이 없다. 박근혜 정부 때는 그나마 목소리라도 낼 수 있었던 대중예술가와 연예인들이 윤석열 정부에서는 더욱 위축돼 있다. 이것은 세월호 이후에 그것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수많은 관련 대중적 노래와 작품들이 나오던 것과 이태원 이후의 매우 다른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검경과 언론이 어떤 방식으로 누군가를 표적으로 정해서 죽음같은 고통으로 몰아가는지 누군가가 그 반복되는 패턴을 잘 정리해서 올린 적이 있다. - 딴지일보 게시판에서
이번 연말의 각종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도 행사 자체에서 공식적으로 이선균 배우를 추모하는 내용과 이야기는 거의 찾을 수 없고, 상을 받는 연기자 중에서 일부만이 아주 조심스럽게 암시적으로 그를 추모하는 분위기를 보면 더욱 서글퍼진다. 하지만 움츠러들면서 흩어져서 침묵해서는 안 되고 모여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정권도 함부로 건들기 어려운 봉준호 감독 같은 이들이 앞장서 나서야 한다. 시민들이 같이 힘이 돼 주어야 한다.
석달 동안 경찰과 언론에 괴롭힘을 당하다 우리 곁을 떠난 이선균 배우만이 아니라, 5년 동안 검찰과 언론에 온 가족이 멸문지화 당한 조국 가족도, 4년 동안 검찰과 언론에 마녀사냥당한 윤미향 의원도, 3년 동안 300번의 압수수색을 당하고 지금도 물어 뜯기는 이재명 대표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누군가를 지켜주지 못하고 잃고 나서야 분노하며 미안해 하다가 얼마 후 다시 잊는다면 이런 비극은 이슈와 표적만 바뀌어서 끝없이 반복될 것이 명백하다. 이선균 배우의 죽음이 헛되이 다시 잊히지 않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고 모여서 싸울 필요가 있다. 이 억울함과 슬픔을 가슴에 묻은 채로 이대로 이선균 배우를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첫댓글 침묵하지 말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더이상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고 모여서 싸우는 사회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