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입장료 조 흥 제 더불어 민주당 지도부가 문화재 관람료를 제기하면서 해인사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빗댄 정창래의원의 발언에 대해 불교 대표에게 사과했다. 불교계의 사과 요구에도 정의원이 거부하자 송영길 대표가 대신 사과한 것이다. 정의원은 ‘영화 관람료는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받아야지 극장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근처에 갔다고 관람료를 받으면 안 된다.’고 했다. 정창래의원이 해인사 입장료를 해인사에서 3.5㎞ 떨어진 곳에서 받는다면서 이건 봉이 김선달식‘이라고 한데서 사건이 터졌다. 이에 대해 해인사측은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은 문화재보호법에 명시된 합법적인 일이라고 했다. 조계종 대표단은 민주당 지도부를 방문했고 송 대표는 두 차례나 대리 사과했다. 나도 80년대 중반에 가족과 같이 가야산 등산 겸 해인사에 갔었다. 해인사 인근에 숙소를 정하고 해인사에 갔다.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큰데 놀랐다. 주위에 있는 암자들이 웬만한 사찰 본당보다 컸다. 스님이 500명이라고 했다.
해인사는 양산의 통도사, 순천의 송광사, 부산의 범어사와 함께 우리나라 4대 사찰에 드는 큰 사찰이다. 팔만대장경은 마루 같이 밑에는 공간으로 된 위에 책장에 책을 꽂아 놓듯 두꺼운 판자들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팔만대장경은 고려 ‘몽고의 난 때’ 불교의 힘을 빌어 몽고군을 물리치려고 강화에서 불경을 나무에 새긴 8만1천여 쪽의 나무판이다. 해인사가 지어진 것은 정확한 기록은 없고 전설만 여럿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용왕에게서 선물 받은 해인(海印)의 전설이다. 옛날에 가야산 산골에 노부부가 살았다. 할아버지가 산에서 나무를 해 오는데 강아지가 쫄랑쫄랑 따라왔다. 임자 없는 강아지여서 키웠다. 3년이 지나자 큰 개가 되었다. 개가 하는 말이 “나는 용왕의 딸입니다. 죄를 져서 개가 되어 밖으로 내쳐졌는데 기한이 차서 용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동안 돌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아버지인 용왕이 할아버지를 초청할 것입니다. 그때 오세요.” 하면서 개는 집을 나갔다. 며칠 후 장정 4 사람이 와서 “용왕님의 초청입니다. 가시지요.”했다. 개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응했다. “그대가 우리 딸을 3년 동안 거두어 주었다니 고맙소. 이곳에서 즐겁게 보내다 가시오.” 용왕의 말이었다. 어디로 안내 되어 가니 아리따운 여인이 자기가 개였던 공주라면서 반갑게 맞았다. 공주의 안내로 여러 곳을 구경하고 한달만에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집에 가겠다고 하자 공주는 “아버님께서 선물을 주겠다고 뭐가 좋으냐고 물으실 것입니다. 용상 밑에 있는 해인을 달라고 하십시오. 그 해인에선 나오라고 하면 뭐든지 나오는 보물입니다.”하였다. 할아버지가 용왕에게 하직인사를 하니 용왕은 선물을 주고 싶은데 뭐가 갖고 싶으냐고 물었다. 할아버지는 공주가 가르쳐 준 대로 용상 밑에 있는 ‘해인’을 달라고 했다. 용왕은 머뭇머뭇 하면서도 한번 꺼낸 말이어서 거두어 들일 수가 없어서 대단히 아까워하면서도 주었다. 할아버지는 집에 와서 ‘맛 있는 쌀밥 나와라’했더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더운 쌀밥이 나왔다. “땔 나무 나와라”하면 땔 나무도 나오고, “닭곰탕 나와라.” 하면 닭곰탕이 나와 매일 산해진미를 먹었다. 산에 나무하러 가지도 않고 매일 좋은 음식만 먹으니 병이 들어 얼마 못 살 것 같았다. 할아버지는 불교 신자였던지 “큰 절 나와라”하였더니 해인사가 나왔다. 이튿날 아침 해인사 뒤에 있는 가야산 등산을 가려고 해인사 앞길을 통과하니 입장료를 내라고 했다. 그럴 줄 알고 어제 갔던 입장권을 보여 주면서 “절에 안 가고 산에 갈 거”라고 했더니 그래도 입장료를 내야 한다고 우겼다. 그래서 옥신각신하다 다른 입장객이 와서 그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이 들어갔다. 해인사 뒤에는 1400m가 넘는 가야산이 있다. 가야산은 충청남도 예산에도 있는데 그 산은 600m 급이고 해인사 뒷산은 그 배에 가 넘는 큰 산이다. 1000m 오르면 큰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어 경치가 빼어나다. 내려오는 길은 마애불이 있는 코스를 잡아 내려오다 바위에 새겨져 있는 마애불을 보았다. 그때를 회고하면서 이번에 불거진 해인사 입장료에 대해서 성찰해 보고자 한다. 그때는 해인사 입구 조금 밑에서 입장료를 받았는데 지금은 해인사 3.5㎞ 전에서부터 받는다면 말도 안 된다. 입장료 내고도 거기 안 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들도 나와 같이 싸운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싸우기 싫어서 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정창래의원도 해인사에 갔다 나와 같은 경우를 당했었나 보다. 문화재 보호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해인사에 안 가고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에게까지 입장료를 받게 되어 있다면 잘못이다. 해인사 앞에서 들어가는 사람에게만 입장료를 받아야 사리에 맞는다. ‘싸움에 임하는 사람은 지푸라지도 잡는다’는 말이 있다. 민주당에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투표권자 중 불교신자가 많을 것이니 그들에게 잘못 보이면 수백만 표를 잃을 수도 있어 확인도 안 하고 지도부가 나서서 두 차례나 사과했다. 해인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나도 찬성한다. 하지만 운영비가 모자란다고 해인사에 안 가는 사람에게까지 입장료라고 받는다면 사리에 어긋난다. 문화재 관리국에선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개정해 주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