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 1964, 캔버스에 유화 물감, 개인소장. 물고기의 내면과 외면이 대칭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순수 추상 작품을 실험한 이후, 화면에 다시 구체적 대상이 등장한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 대상은 다시 재현되었지만 앵포르멜식 화면 처리방식은 여전히 유효하여 두꺼운 표면의 질감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무제 / 1962, 캔버스에 유화 물감, 개인소장. 순수기하학을 이용한 추상화로 천(天), 지(地), 인(人)을 상징하고 있기도 하다. 장욱진의 실험적인 성격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작품으로 그가 이처럼 순수 추상화로 하나의 실험을 한 것은 2년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다.
부엌과 방 / 1973, 캔버스에 유화 물감,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덕소에서 소박하게 생활하며 이웃한 동네의 다양한 삶에도 관심을 가졌던 장욱진은 가옥의 건축구조를 특유의 방식으로 묘사했다. 단층적 분할 면으로 드러나는 가옥에 철선묘로 묘사한 인물의 쭈그리고 앉은 모습은 특정 인간이 아니라 보편적 인간의 실존적 형상을 선으로 압축하여 조형화한 것이다. 특히 부엌의 오행감을 정면으로 투시하면서도 화면 왼편에는 부뚜막의 가마솥과 큰 주걱을 그려넣고, 측면 좌상의 인물 배치를 통해 공간의 깊이감을 나타냈다. 캔버스 천을 그대로 바탕으로 사용하고 짙은 농묵과도 같은 굵은 선과 면으로 표현해 마치 목탄으로 그린 평판화와 같은 인상을 준다. 이 작품은 생각과 표현을 덜어내면서 얻어낸 화면을 통해서 탈아(脫我)의 과정을 보여주는 듯해 주목된다.
무제 / 1974, 캔버스에 유화 물감, 개인소장. 화면 가운데의 집, 그리고 아래위로 사람과 해가 정확하게 화면을 3등분 하며 무게상의 균형을 잡고 있다. 중앙의 집은 온통 검정색인데, 뾰족한 못과 같은 것으로 안쪽을 긁어내어 사람을 표현하였다. 반면 그 아래쪽 인물은 붓으로 그린 방식으로 조형화시켜 서로 다른 느낌과 대비로 적절한 긴장과 균형을 놓치지 않았다.
천막 / 막사幕舍, 1973, 캔버스에 유화 물감과 목탄, 개인소장. <제11회 앙가쥬망전>(1973) 출품 당시 제목
무제 / 1970, 캔버스에 유화 물감과 목탄, 개인소장.
자화상 / 1973, 캔버스에 유화 물감, 개인소장. 등장 인물의 자세가 화가의 평소 모습을 꼭 빼닮았다는 유족의 증언에 따라 작품의 제목이 <자화상>이 된 작품이다. 1951년 작 <자화상>이 파란 하늘과 노란 들판이 대조를 이루고,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길 끝에 장욱진이 서 있는 풍경이라면, 이 작품은 모든 배경을 생략하고 오로지 사람의 형상 즉 얼굴, 몸, 팔다리를 중봉(中鋒)의 필선으로마감한 인물화다. 최소한의 붓질을 구사하되 신체를 동그라미와 직선의 도형으로 간략하게 그렸다. 그림 속 장욱진은 직립 상태가 아니라 한쪽 다리에 무게 중심을 둔 채 삐딱하게 서 있는데, 이러한 자세는 불상에 표현된 트리방가(tribhanga) 자세를 연상케한다.
잔디 / 1973, 캔버스에 유화 물감, 국립현대미술관. <제11회 앙가쥬망전>(1973) 출품 당시 제목. 검정색의 간결한 선과 연한 갈색으로 이루어진 바탕 표현은 절제와 함축이라는 화가의 조형의식을 잘 보여준다. 단순화된 먹선을 이용한 인물 표현 방식은 1970년도에 등장하기 시작해 1973년에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절제된 선을 이용한 본질의 표현 방식은 서울화랑 대표이자 미술사학자인 김철순(1931~2004)의 권유로 Zen: Wisdom of Asia라는 선불교 화집의 밑그림을 위해 시작한 마커펜 그림이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무제 / 1979, 종이에 잉크, 개인소장.
수탉 / 1984, 분청에 상감(윤광조 도자), 개인소장.
무제 / 1973, 캔버스에 유화 물감, 개인소장. 분청사기의 표면처럼 두껍게 회색의 색조를 올리고 뾰족한 도구로 긁어 낸 선으로 해, 산, 구름, 학, 정자의 형태를 표현했다. 화면의 소재들은 전통 도자기에서 자주 사용된 문양으로 장욱진은 국립박물관에 근무하는 동안 다양한 전통미술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박물관 재직 시절 보았던 전통 기물과 가구 등은 이후에도 화가의 작품세계에 중요한 영감으로 작용한다.
길 / 1975, 캔버스에 유화 물감, 개인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