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집채보다 큰 호두나무가 있습니다
여름에는 온집안에 그늘을 지워주고 가을에는 쓸어도 쓸어도 떨어지는 낙엽에 고생을 하기도하고
잎이 다떨어진 겨울에는 앙상하고 볼품없는 가지가 서글픔을 더해주곤 합니다
내가 첫아이 데리고 시골 친정에 갔을때 우리 숙부님 께서 지난 가을에 호두 몇알 심었더니 서너포기 났으니 너도 한포기 가저다 심어봐라 하시기에 좋다구나 ! 하고 한포기 얻어왔지요
어린것 업고 버스타고 오다가 어머니 댁에 들려서 놀고 자고 오느라 그만 호두나무를 잊고와 버렸지요
그 이듬해 봄에 어머니가 먼길을 기차타고 오시면서 한자쯤 자란 호두나무를 가저와서 우리밭(집터)에 심었는데 또 그 이듬해 집짓느라고 캐서 옮겼고 집을 다 짓고는 지금의 자리에 정착한 수난 많은 호두나무 입니다
크는도중 나무는 큰데 호두가 달리지 않아 몇번이나 베어버릴가 생각 하다가 차마 손이 오그라저 못없에고 여태껒 키워온 호두나무 랍니다
오늘은 지난해에 따서 아껴 두었던 몇알 남은 호두를 꺼내어 까면서 내 고향과 내가 젊을때의 어머니와 호두나무를 주신 숙부님을 떠올려 봅니다
외손자 보셨다고 환하게 반겨 맞던 어머니 종손자 재롱에 너털 웃음을 웃으시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던 우리 숙부님 !
이제는 모두 고인이 되신지 오랜데...
마당에서 닭을 쫓아 뛰어다니며 귀여움을 독차지 하던 손자는 어느새 장년이 되어 가정을 이끌어 가는 대들보가 되고 ....
새파란 새댁이던 이어미는 황혼의 서글픈 상념에 젖어 있는데...
저 호두나무는 세월따라 변해가는 내 모습을 지켜보며 자라고 또 자라서 장년이 되었구나
까던 호두는 어느새 끝이 났는데 옛 생각에 젖어드는 이 마음은 끝날줄을 모릅니다
내 남은 생의 마지막 까지 친구가 되어줄 호두나무는 오늘도 큰잎들로 하늘을 덮고 탁구공 만한 호두를 나뭇잎 사이사이 매달고 나를 내려다 봅니다
(호두를 까다가 상념에 젖어 올려봅니다)
첫댓글 이 세상에서 참다운 모습의 글 느낌이 컴니다.........ㅇ
그 호도나무 무척 클거같네요..그 호도나무도 사람과 같이 한세상 물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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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올해는 더 많이 달려서 어쩌나 했더니 제가 알아서 떨어지고 적당히 남았습니다 호두나무 뿐 아니라 고소한 호두도 맛보여 드릴테니 꼭 한번 왕림해 주십사고 청하는 바입니다
기념수라고 할수있는 호두나무이군요. 장수하는 나무이니 우리 보다는 오래오래 살겠지요.후손들에게 기념수의 유래를 전하며 전통을 만들어 주시지요.
삶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잘그려네어서잘 읽고... 살아가는얘기는끝이업지요.호두나무 언제쯤 보여줄려고 합니까?
원하신다면 언제 든지 보여드리리다 호두를 잡수시려면 여름방학 개학 때쯤이나 추석전이면 땁니다
모르미님 손에는 아들 호두가 담겨 있고, 나무에는 손자 호두가 새롭게 잉태해 있군요? 그 호두나무 대대손손 다복 하기를 빕니다.
시골 우리 집 풍경을 많이 닮았단 생각을 해 봅니다. 호두나무 ㅎㅎㅎ 잘 보고 갑니다.
모르미님 안녕하세요.오늘은 제법 더우네요 잘계신지 어쩌 다 보니 컴을 드려다보지 못했더니 좋은 글이 올라왔네요.내가 좋아하는 호두나무 나도모르게 언제 부터인지 호두나무를 좋아 했는데 올해는 호두가 많이 열었다니 반갑습니다. 호두나무 수령이 큰 아이 정도 되었으면 많이크겠네요.다음에 그집 아들내미 물려 주세요.추억이 되게....
반갑습니다 요즘 60방에서 같은 시간에 만나기가 어렵네요 시간있으면 한번 놀러 오세요
시간이 좀 나지 않네요.게으름을 피우는 건지 60대 방에 들리면 재미는 있는데.시간나면 호두나무 보러갈께요.언제가되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