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행장(行狀) 2-1) 안동 김영한(金寗漢)이 쓴 행장

[나천수]

2) 행장(行狀

2-1) 안동 김영한(金寗漢)이 쓴 행장

공의 휘는 영집(英集) 자는 명숙(明淑)이다. 나씨의 혈통은 먼 조상인 고려 상장군 부(富)에서 나왔으며, 여러 세대를 내려와 진(璡)이라고 하는 분은 공조전서(工曹典書)를 하였으며, 이분이 낳은 전농지정 공언(典農寺正 公彦)은 공(功)이 있어 나성군(羅城君)에 봉해졌다.

조선국에 이르러 문과에 급제한 자강(自康)은 현감을 하였으며, 그의 손자는 벼슬이 직장이며 사후에 좌승지로 증직된 일손(逸孫)으로 중종 때인 기묘년〔1519년,중종4)에 정암 조광조의 억울함을 임금께 상소문을 올리자 방축전리(放逐田里)되었다.

이분이 낳은 창(昶)이란 분은 뭄과 급제하여 세자시강원 필선(弼善)을 역임하였으며 모시던 직장공이 벼슬을 버리고 은둔하였다.

여러 세대를 내려와 덕양(德讓)이란 분은 선조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켜 공을 세워 벼슬로 호군(護軍)을 하였다.

이분이 낳은 해구(海龜)라는 분은 호가 석호(海龜)로 사계 선생 문하에서 수업을 하였다. 인조 때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의(義)를 제창하고 근왕하고자 하였는데 화친(和親)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통곡을 하고 돌아왔다. 여러본 유일(遺逸)로 천거 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여러 세대를 내려와 하기(夏器)라는 분은 호가 담헌(澹軒)으로 우옹(尤翁)이 서원에서 위패를 내쫓고 제향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상소하여 무고를 변명하였는데 사론(士論)이 장하게 여겼다.

고조는 정윤(廷尹)이요, 증조는 득종(得綜)인데 효(孝)로써 추천서에 이름이 올랐다. 할아버지 학경(學敬)은 호가 금촌(錦村)으로 문행(文行)이 있었다.

아버지는 성덕(性德)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는 진주정씨로 아버지는 정지방(鄭志邦)이며 충장공 분(苯)의 후손이다.

〔 公諱英集, 字明淑, 羅氏系出遠祖曰富高麗上將軍, 累傳曰璡工曹典書 是生典農寺正公彦, 以功封羅城君。至國朝有文科縣監自康, 其孫直長贈左承旨逸孫, 靖陵己卯疏伸靜庵之寃, 放逐田里。是生曰昶, 文科弼善, 陪直長公棄官遯跡。再傳曰德讓, 穆陵壬辰擧義, 立功官護軍。是生曰海龜, 號石壕, 受業沙溪之門。長陵 丙子倡義勤王, 聞媾成痛哭而歸。累薦遺逸不就。 再傳曰夏器, 號澹軒, 尤翁之黜享也, 陳疏辨誣, 士論多之。高祖廷尹, 曾祖得綜, 以孝登薦。祖學敬, 號錦村, 有文行。考性德, 妣晉州鄭氏志邦 忠壯公苯之后也。 〕

1846년(병오년,헌종12) 10월28일, 공은 나주 경현리 집에서 태어났으며, 타고난 바탕이 총명하지만 그 앳된 모습이 볼만한 하다. 스승에게 나아가 학문을 배우자 문리(文理)가 갑자기 향상되었다. 문득 말을 엮는 것을 깨닫고 태양을 읊는 시에 이르기를 “하늘 가운데 한 점이 불덩어리라 온 세상에 밝은 빛이 흩날리네.〔中天一點火 四海揚明光〕”라 하였는데, 이때가 겨우 8세였다.

이로부터 책을 널리 섭렵하였으며 겸하여 과거 공부를 하여 혁혁한 명성이 있었다. 문호(門戶)를 위한 계획으로 여러 번 과거장에 들어갔는데, 선비들이

분주하게 오가며 다투는 것을 보고 마침내 과거를 폐하고 돌아와 경전(經傳)을 강론하고 토의하며 그 온축(蘊蓄) 된 뜻을 찾아 아침부터 밤까지 부지런히 힘써서 터득하지 못한 것은 절대로 그만두지를 않았다.

나이 약관(弱冠/20세)이 못되었는데 본 고을 목사 송정희(宋正熙)공이 그 훌륭한 명성을 듣고 편지를 보내 만나기를 청하였는데 탑(榻)을 내려 맞이하는 극진한 예로 접대하였다. 헤어짐에 임하여 자주자주 들르라고 부탁하였는데 공이 말하기를 “젊은 후배의 발자취가 지방수령이 거처하는 데에 익숙하지 않다.”라고 하니 송(宋)공은 그의 지조가 있음에 감탄하며 더욱 더 애지중지(愛之重之) 하였다.

1869년(기사년,고종6)에 금촌(錦村)공이 고을 학교를 맡았는데 김병우(金炳愚)공은 나주목사로써 손수 빼어난 선비를 뽑아 학문을 닦고 연구해주도록 미리 청하였는데 이때 공이 학교에 들어왔으나 공은 어버이의 병 때문에 사직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김(金)공은 깊이 본(本)이 되는 것에 힘쓰라고 글을 써주며 허락하였다.

이에 공의 거동의 모양이 엄격하고, 서로 주고받은 이야기는 밝고 시원하여

고을과 마을에서 경탄하여 두려워하지 않은 자가 없었다. 무릇 큰일 이 있어

문득 나아가 물어 보면 공은 의(義)와 이(利)를 분석하기를 한 칼로 두 동강 내듯 하였다.

마침내 어려운 것을 물리쳐 의심난 것이 풀리니, 비록 시정의 무뢰배들이 공의 문을 지나가면서 감히 술주정을 하지 못했다. 이웃 거리에서도 서로 경계를 하니 일 년 내내 하니 저포(摴蒲) 놀이가 없어져지고 벌을 주지 않고도 교화 되는 것이 이와 같았다.

〔 憲宗丙午十月二十八日, 公生于羅州之景賢里第, 天賦聰穎, 幼儀可觀。及就學, 文理驟進。便解綴辭, 詠日之詩曰 ‘中天一點火 四海揚明光’ 時才八歲矣。自是博涉羣書, 兼治功令, 奕奕有名聲。爲門戶計, 累入場屋, 見士趨奔競, 遂廢擧 而歸, 講討經傳, 求其蘊義, 蚤夜孜孜, 弗得弗措。年未弱冠, 本州牧宋公正熙, 聞其令譽, 致書請邀, 待以下榻之禮。臨別囑以數數相過, 則公辭曰 “少輩蹤跡, 不嫺於偃室” 宋公歎其有守, 益加愛重。己巳, 錦村公掌州學, 而金公炳愚以州牧, 抄手秀士, 講學先請, 公入校, 公以親癠謝歸。金公題深許其務本焉。公擧容儀儼恪, 談說明暢, 州閭莫不敬憚。凡有大事, 輒就而質之, 公分析義利, 如一刀兩段。終焉排難而釋疑 雖市井無賴, 過公之門, 不敢醟焉。鄰衖相戒終歲, 無摴蒲之戱, 其不罰而化者如此也。〕

금성산의 양지쪽은 산수의 경치가 이주 아름다워 일찍이 한 서재를 짓고 금양(錦陽)이라 하였는데 한가한 날에는 그 위에서 소요를 하며 시를 짓고 흥취를 자아내며 즐기면서 막힌 성정(性情)을 쏟아내었지만 세상의 물정을 알지 못하였으니 다시 무슨 말로 즐거움이 있다 하겠는가?

그 흉금의 운치가 조촐하고 깨끗함이 이와 같아 집안을 다스리는데 효제(孝弟)를 근본으로 하고 일부는 소학(小學)으로 비록 아내 며느리도 모두 능히 외워 익혔기 때문에 규문(閨門/부녀가 거처하는 안방)도 화락한 것 같았다.

부친께서 일찍이 기이한 병을 지니고 있어 공은 행하기를 신발도 바르게 잡지 읺고 정성을 다해 조리하며 간호하기를 수십 년을 하루 같이 하였다.

1925년(을축년) 모친상을 당하자 지나치게 슬퍼하여 거의 실성을 한듯하였고 장례를 치를 때에는 예를 다했다。

1935년(을해년) 금촌(錦村)공께서 장차 일생을 마치려 하면서 따끔하게 나무라는 것을 경계(警戒)로 삼으라 하였는데 공은 삼가 지키면서 가르침을 잃지 않았다.

1937년(정축년) 부친상을 당하자 좋은 묏자리를 구할 때까지 임시로 매장하고

마음과 힘을 낭비한지 10년 만에 마침내 길일을 택하여 안장(安葬)을 하였다

여러 대의 선산을 돌에 새겨 덕(德)을 높이 들고 제전(祭田)을 두어 조촐하게 제사를 지내고, 먼 조상을 섬기는 정성 다하니 모두 자식이 된 자 표준이 되는 것이 이와 같다.

〔 錦城之陽, 泉石絶佳, 嘗結一齋曰錦陽, 暇日逍遙於其上, 吟弄風月 陶寫性情不知世間, 更有何樂, 其襟韻之沖澹如此也 在家爲政, 本於孝弟, 一部小學雖婦嬬 皆能誦習, 故閨門之內, 雍雍如也。大人公夙抱奇疾, 公行不整履, 竭誠調護,十數年如一日。乙丑遭內艱毁幾滅性, 送終以禮。乙亥錦村公將終, 以鞭扑爲戒, 公遵守勿失。丁丑丁外憂, 臨時權窆, 費心力者十稔, 竟卜吉而安厝。累世先壠琢石揭德, 置田潔享 以致追遠之誠 皆足爲人子之柯則者 如此也。〕

1894년(갑오년,고종31) 동학 비적들의 난에 여러 고을이 흙이 무너지듯 하였으니 다가서지도 못하였다. 나주목사 민종열(閔種烈)공은 공에게 묻기를 “백성들에게는 확고한 의지가 없는데 온통 조급하게 서둘려〔劻勷〕하는 생각만 품으니 장차 어떻게 성을 지키겠소.?“라 하니

공이 대답하기를 “먼저 충의(忠義)로써 사람들을 격동시키면 마땅히 장수양(張睢陽)의 고사처럼 된다.”라 하였다.

또 “천거한 군기(軍機)에 밝은 자 몇 사람이 마침내 토벌ㆍ평정한 공적을 거두었으며, 임금이 거느린 군사가 남쪽으로 내려와 소란을 피우는 무리들을 죽이고 체포하니 장차 다 죽여야 그칠 것이다“라고 공이 민공(閔公)에게 말하였다.

또 말하기를 “악당의 두목이 목을 받쳤으니 협박에 못 이겨 따른 자는 용서해 주고 스스로 새로운 길을 열게 하여야 살리기를 좋아하는 덕(德)에 흡족히 하니, 금일의 급무(急務)입니다.”라 하니, 민공이 흔연히 따랐다. 생활을 온전히 하려는 자가 매우 많았다.

1895년(을미년,고종32) 겨울에 참서관 안종수(安宗洙)가 고을의 일을 권섭(權攝/임시로 대신해 맡아봄)하면서 옛날 제도와 문물을 모두 고치려 하면서, 상투 자르는 일을 억눌러 행하니 많은 사람들이 불같이 노여워하며 이때를 타고 찢어 죽이려 하였다.

공은 의리에 맞지 않지만 그치게 할 어떤 이유도 없었다. 안종수는 과연 군민(軍民)들에게 작은 해(害)를 당하였는데 남들은 혹 공에게 의심을 두었는데

얼마 뒤 흉당(凶黨)들이 별안간 도착하여 대단한 기세로 다시 불이 활활 붙으니 현감 정태완(鄭台完)과 유생 박주옥(朴柱玉)이 참혹한 화(禍)를 뜻밖에 당하자, 사람들 모두 공도 두려워하는 줄 여겼으나, 공은 의연(毅然)하게 세상에 뜻을 두지 않고 평상시처럼 기거하니 마침내 무사하게 되었다.

어려운 상황에 임하여 변동에 미치는 정한 심산(心算)이 있기에 남들이 따라갈 수 없는 점이 이 같은 것이다. 매양 국가의 우환을 보았기 때문에 문득 시가(詩歌)로 나타내었다. 유자산(庾子山)과 사고우(謝臯羽)가 남긴 뜻이 있지만 사람으로 하여 읽게 하여도 깨닫지 못하자 한 글자 한 구절에 눈물만 흘렸다는데, 그 마음에 가득 찬 충의(忠義)는 또한 어떠하겠는가?

〔 甲午東匪之亂, 列郡土崩莫攖。 州牧閔公種烈問于公 曰 “民無定志, 擧懷劻勷, 將何以守城?” 對曰 “先以忠義激衆, 當如張睢陽古事”。 又“薦之以曉解軍機者若干人, 卒獲討平之功, 而王師南下, 勦捕亂黨, 將盡劉乃已”。公謂閔公, 曰 “巨魁授首, 脅從可赦, 俾開自新之路”。以洽好生之德, 今日之急務也”。 閔公從之。所全活者甚衆。乙未冬, 參書官安宗洙攝州事, 盡革舊章, 勒行髡剔, 衆怒如火, 將乘時磔之。公以非其義, 止之無何 宗洙果爲軍民小害, 而人或致疑於公, 俄而凶黨猝至, 氣焰更熾, 縣監鄭台完, 儒生朴柱玉, 橫被慘禍, 人皆爲公惧之, 公毅不以爲意, 起居如常時, 竟獲無事。其臨難處及變動有定算, 人不可及者如此也。 每見國家憂, 故輒發詩歌。有庾子山謝皐羽之遺意, 令人讀之不覺一字而一涕, 其忠義之弸中者, 又何如也? 〕

공은 일찍이 섬돌아래〔庭除〕 잣나무 한그루를 심었는데 울창해져 사랑할만한데 이에 세한의 계를 핑계하여 오히려 스스로 호를 소백(小栢)이라 하였다.

1909년(기유년,순종3) 봄에 잣나무가 갑자기 시들어 죽자, 공이 슬픈 모습으로 말하기를 “내가 세상에 오래 있지 못하겠구나”라 하였다. 가을에 이르자 여라 가족에 정의를 지키라 하고 차례대로 거두어 잡으면서 막내아들 병두(炳斗)가 기절(氣節)을 숭상하여 마침내 흉봉(凶鋒)에 죽었다 하면서 공은 시대를 근심한 나머지 또한 몹시 참혹함을 보고 비분강개하여 병이 났는데, 위태로움에 임박하였다. 자손들에게 말하기를 “살고 죽는 것도 때가 있는데 때가 이르 면 가게 된다. 이것은 바로 자연의 이치이니 하물며 차마 비통해 하고 원통함을 머금는다고 살아나겠느냐? 어찌 서둘러 벼슬길에 들어간다〔速化〕것 같이 편안할 수 있겠느냐?”라 하였다. 마침내 노비(奴婢)들에게 모두 보상 하게하고 그 거취를 전적으로 맡겼다. 도무지 죽음을 슬퍼하는 뜻이 없었는데 조용히 세상을 떠났으니 10월14일이다. 이에 경현마을 뒤 기슭에 자좌(子坐)로 장사를 지냈다. 배(配) 평택임씨는 영섭(永燮)의 따님으로 공과 같은 해에 태어났는데 공이 죽은 뒤 한 달 만에 묘 오른쪽에 합장하였다

세 아들을 두었는데 병소(炳素) 병관(炳觀) 병두(炳斗)이며 두 딸은 정일섭(鄭一燮) 정진욱(鄭鎭郁)에게 시집갔다. 장남 병소의 아들은 성균(聖均) 효균(孝均)이며 따님의 남편은 이계창(李啓昌) 홍성록(洪性祿) 노선표(魯璿杓)이다.

둘째아들 병관의 아들은 동균(東均) 하균(夏鈞) 은균(殷均) 낙균(洛均)이며, 딸의 남편은 김종협(金鍾協)이다. 막내아들 병두(炳斗)는 효균(孝均)을 후사로 삼았다. 정일섭(鄭一燮)의 아들은 지용(址容) 지석(址碩)이며, 정진욱(鄭鎭郁)의 아들은 경수(璟洙)이다.

오호, 공은 소심한 자이나 충효에다 학문이 더해졌고, 뜻한 바가 경국제세(經國濟世)인데 겸하여 재지(才智)도 있어 만약 시운(時運)을 타게 하였다면 길을 얻어 온축(蘊蓄)한 바를 펼쳤을 것이며, 왕의 나라에서 기둥이 되기에 충분했을 것이나 초야에 매몰되어 백에 하나도 펴보지 못하고 그 아름다운 말과 어진 행실은 한갓 향리에서 공송(公誦)할 따름이었으니 어찌 애석한 일이 아니겠는가?

병관(炳觀)씨가 시대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욱 민멸될까 두려워하면서도 편찬하여 간행하는 것이 눈앞에 박두하자 일을 다스리다가 먼저 죽으면서 나에게 윤색(潤色)해 달라고 요청하였기에 내가 이미 그 풍의(風義)를 사모하였고 또한 그 아들의 성의(誠意)에 감동하여 질병을 참아가며 붓을 잡아 글을 쓰면서 약간의 수정을 가였다. 입언하는 군자께 고하니 재량하여 채택해 주시기 바란다.

1943년(계미년) 음력5월 안동 김영한 삼가 행장을 쓰다

〔 公嘗於庭除, 栽栢一樹, 蔥蔚可愛, 乃託歲寒之契 仍自號小栢焉。己酉春, 栢忽萎枯, 公愴然曰 “吾其不久矣”。 至其秋, 仗義諸家族, 次第收捕, 而季子炳斗尙氣節, 竟殞於凶鋒, 公傷時之餘, 又見慘毒, 悲憤成疾 濱於危矣, 謂子孫曰 “死生有時, 時至則行, 此乃常理, 而況忍痛含寃而生? 曷若速化之爲安乎?” 遂令盡贖奴婢, 一任其去就, 頓無無怛化之意, 翛然而逝 十月十有四日也。就景賢後麓, 子坐而葬之 配平澤林氏永燮女, 生與公同年, 歿後公一月墓祔右。擧三男 炳素 炳觀 炳斗, 二女適鄭一燮 鄭鎭郁, 長房男聖均 孝菌, 女婿 李啓昌 洪性祿 魯璿杓, 仲房男東均 夏鈞 殷均 洛均 女婿金鍾協。季房以孝均爲嗣。鄭一燮男 址容,址碩, 鄭鎭郁男璟洙。嗚呼, 公之小性者, 忠孝而加之以學問, 所志者 經濟而兼之以才諝, 若使乘運, 得路展其所蘊, 足以爲王國之楨, 而埋沒草野, 百不一施, 其嘉言懿行, 徒有鄕里之公誦而已, 豈不可惜哉? 炳觀甫, 懼夫愈久而愈泯, 排纂行, 治始卒, 要余潤色之, 余旣慕其風義, 又感其子之誠意, 力疾援筆,畧加櫽括。諗于立言君子, 幸賜財擇焉。 癸未 仲夏 安東 金寗漢謹狀。〕

<해설>

1) 방축전리(放逐田里) : 죄인을 서울에서 추방하여 시골로 돌려보내는 형벌로, 중죄를 지은 죄인에게 비교적 관대한 처분을 내릴 때 시행하였다. 나일손은 서울 태학관에 있었는데 고향 나주로 추방되었다.

2) 유일(遺逸) : 초야에 있는 학덕이 높은 사람

3) 원문 출향(黜享)은 서원에 그 위패를 모시고 제사지내는 것을 향(享)이라 하는데, 출향(黜享)이란 말은 그 서원에서 그 위패를 내쫓고 제향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4) 원문 장옥(場屋)은 과거 시험장을 가리킨다.

5) 송정희(宋正熙) : 1802-1881, 본관은 은진(恩津). 자는 문오(文吾), 호는 풍야(豊埜). 조부는 송후연(宋厚淵)이고, 부친은 이조참판(吏曹參判)에 추증된 송계락(宋啓樂)이고, 생부는 송계근(宋啓根)이다. 1863년(철종13)-1865(고종2)

6) 탑(榻)을 …… 예 : 후한(後漢)의 진번(陳蕃)이 다른 손님은 일체 접대를 하지 않다가, 현자인 서치(徐穉)가 오기만 하면 특별히 걸상 하나를 내려놓고 환담을 하고 그가 가면 다시 올려놓았다. 《後漢書 卷53 徐穉列傳》

7) 원문 언실(偃室)은 지방 수령의 거처를 뜻하는 말이다. 《논어》〈옹야(雍也)〉에, 무성(武城)의 읍재(邑宰)가 된 자유(子游)가 담대멸명(澹臺滅明)의 아첨하지 않는 점을 칭찬하여 “한 번도 저 언(偃)의 집에 온 적이 없습니다.〔未嘗至於偃之室也〕”라고 한 데에서 온 말이다.

8) 저포(樗蒲) : 저포는 백제 때 유희의 한 가지로 주사위 같은 것을 나무로 만들어 던져서 승부를 다투는 것.

9) 원문 가칙(柯則)은 표준, 전범(典範) 또는 귀감. 도끼로 도끼자루 감을 벨 때는 자기가 잡고 있는 도끼자루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는, 《시경(詩經)》 빈풍(豳風) 벌가(伐柯) 편에 유래하는 말.

10) 장수양(張睢陽) : 안녹산의 난 때 수양성(睢陽城)을 지키다 죽은 장순(張巡)을 말한다. 수양 태수 허원(許遠)과 함께 성을 지키며 적장 윤자기(尹子琦)와 싸워 몇 번이나 물리쳤으나, 몇 달이나 고수하다가 중과부적에 식량마저 떨어진 상태에서, 그의 명성을 시기한 임회 절도사(臨淮節度使) 하란진명(賀蘭進明)이 고의로 구원병을 보내지 않는 바람에 성이 함락되면서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舊唐書 卷187》

11) 유자산(庾子山) : 자산은 북주(北周)의 시인 유신(庾信)의 자(字)로, 시풍(詩風)이 염려(艷麗)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세상에서 유 개부(庾開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2) 사고우(謝臯羽) : 사고(謝翶, 1249~1295)를 가리킨다. 고우는 그의 자이다. 중국 송나라의 절사(節士)로, 호는 희발자(晞髮子) 또는 송루자(宋累者)이다. 단종(端宗) 때 원(元)나라 군사가 쳐들어와 문천상(文天祥)이 군사를 일으키자 향병(鄕兵) 100여 명을 거느리고 합류하였고, 이에 문천상이 자의참군(諮議參軍)으로 삼았다. 결국 송나라가 멸망하고 문천상도 처형당하자 〈서대통곡기(西臺慟哭記)〉를 짓고 사방을 떠돌아다니다가 생을 마쳤다. 저서에 《희발집(晞髮集)》ㆍ《천지간집(天地間集)》ㆍ《포양선민전(浦陽先民傳)》ㆍ《절동서유기(浙東西遊記)》 등이 있다.

13) 병두(炳斗) : 1909년 8월13일 무신·기유 난 때 죽었다. 후손 나종구(당시 6세)의 증언에 의하면 일제가 조선을 강점해 올 때 나주에서 1908년(무신) 1909년(기유) 양년에 나주에서 반일운동이 전개 되었음을 구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1908년 오성술, 전해산 의병부대와 광산군 적량면 석문산 전투가 있었고, 1909년 3월 초에 호남 의병장들은 심남일(1871~1910) 의병장의 주선으로 합동작전을 벌이기로 하고 나주 남평면 거성동에서 일본군을 무찔렀는데 이와 유사한 사건 같다.

출처: https://qq9447.tistory.com/1737 [이 풍진 세상에/2021.12.28.일 검색]

14) 공송(公誦) : 공론을 좇아 사람을 천거함.

15) 김영한 : 1878-1950. 용인군수, 양근군수, 비서원승을 역이. 자는 기오(箕五). 호는 동강(東江). 을사조약(乙巳條約)이 일본과 채결되자 세상에 뜻이 없어져 조정에 나아가지 아니하였다. 경술국치(庚戌國恥)로 양부(養父) 김석진(金奭鎭)이 음독자진(飮毒自盡)하고 일본(日本)이 강권한 작위와 돈을 받는 것은 불충불효(不忠不孝)라 하여 끝내 받지 아니하였다. 문장가로써 세상에 알려져서 일생을 마쳤다. 저서로는 『급우재집(及愚齋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