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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독립운동의 역사 집대성된 독립기념관
천안=임동근 기자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은 외세의 침략에도 굴하지 않은 지난 5천 년과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가 집대성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일제강점기 국내외에서 펼쳐진 항일 활동을 전시물과 영상, 재현 모형 등을 통해 엿보고 독립운동가들을 시간의 벽을 넘어 만날 수 있다.
◇ 신록 속에 자리한 독립기념관
천안 도심 동쪽 은석산 정상부에는 조선후기 문신이자 암행어사로 유명한 박문수의 묘가 있다.
원래는 서쪽의 흑성산 아래에 묘를 쓰려고 했으나 유명한 地官이 훗날 이곳은 나라에서 귀하게 써야 할 자리이니
그때 가서 이장하는 것보다는 은석산에 묘를 쓸 것을 권해 이곳에 들어서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관이 얘기한 훗날 귀하게 써야 할 자리에는 현재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의 성지인 독립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독립기념관에 들어서면 우선 엄청난 규모에 압도당한다.
서울 여의도 면적보다 약 100만㎡ 더 넓은 394만㎡의 부지에는 독립을 상징하는 각종 조형물과 건물 66동이 들어서 있다. 특히 새의 날개와 기도하는 손의 모습을 표현한 높이 51m의 ‘겨레의 탑’과 길이 126m, 폭 68m, 높이 45m에 이르는 동양 최대의 기와집인 ‘겨레의 집’은 기품이 넘치며 웅장하고 장엄하다.
하지만 기념관의 건물 주변은 온통 초록빛이다.
신록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고 잔디가 깔려 있어 단정하면서도 싱그러운 느낌이 든다.
겨레의 집 앞쪽으로는 태극기 815개를 연중 게양하고 있는 태극기 한마당이 있다.
바람에 일제히 펄럭이는 태극기와 겨레의 집이 어우러지는 광경을 보면 저절로 숙연한 기분이 든다.
독립기념관 관람은 겨레의 집부터 시작된다.
이곳에서는 화강암 274개를 쌓아올려 불굴의 독립정신과 강인한 한국인 상을 표현한 거대한 조형물인 ‘불굴의 한국인상’이 방문객을 맞는다.
뒤쪽 벽에는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의 부조가 담겨 있다.
◇ 전시관에 집약된 독립운동의 역사
전시관은 겨레의 집 왼쪽 뒤편의 제1관 ‘겨레의 뿌리’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보면 된다.
제1관
선사시대부터 조선후기까지 문화유산과 국난극복사를 주제로 광개토대왕릉비 절개 모형과 발해의 온돌,
거북선 모형 등이 전시돼 있다.
독립운동과 관련된 전시는 제2관 ‘겨레의 시련’부터 시작된다.
개항기와 일제강점기의 시련을 주제로 하는 이곳에는 서대문형무소와 일본군 위안소 모형이 재현돼 있으며,
경운궁 중명전에서 이토 히로부미가 을사늑약을 강요하는 장면이 연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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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사적지
제3관의 이름은 ‘나라 지키기
의병운동, 애국계몽운동, 국채보상운동 등의 진행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전시물이 있고,
의사와 열사들의 투쟁 과정을 볼 수 있다.
또 제4관 ‘겨레의 함성’에서는 민족 최대의 항일독립운동인 3·1운동의 전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데,
특히 입체 모형과 음향을 통해 독립선언식 장면을 관람한 후 함성의 광장에 들어서면 ‘대한독립만세’를 함께 외쳐볼 수도 있다.
전시관은 윤봉길 의사 의거 장면 등 항일무장투장을 주제로 하는 제5관 ‘나라 되찾기’, 민족문화 수호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이 주제인 제6관 ‘새나라 세우기’, 함성의 광장과 독립극장 등에서 독립운동을 체험할 수 있는
제7관 ‘함께하는 독립운동’으로 이어진다.
한편 4D 입체 영상관에서는 진동과 바람, 번개 등을 실제처럼 체험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다.
청산리 전투를 내용으로 하는 ‘도토리 훈장’, 2020년 통일된 조국을 가상으로 체험하는 ‘코리아 랠리’, 3·1운동 정신에
관한 ‘꿈을 찾아서’ 등이 상영된다.
◇ 독립 위해 청춘과 목숨을 바친 여인
내 손톱이 빠져 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으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3·1운동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인 유관순(1902~1920) 열사
1920년 9월 28일 오전 8시 20분 서대문형무소의 어두운 감방에서 숨을 거두며 남긴 마지막 말이라고 한다.
일제의 모진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자주독립의 뜻을 굽히지 않았던 19세 소녀는 고통과 슬픔을 가슴에 안고 그렇게 작별을 고했다.
독립기념관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의 병천면에는 유관순 열사를 추모하는 사적지가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는 가장 먼저 기념관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내부에는 열사의 사진이 담긴 수형자기록표와 호적등본, 재판기록문 등이 전시돼 있다.
또 아우내장터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한 디오라마와 영상도 볼 수 있다.
특히 재판 과정을 재현한 매직 비전은 흥미롭다.
열사는 재판장에서도 독립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만세를 부르고, 독방에서는 “조국을 위해 이 한 몸 바칠 각오를 한 지 오래입니다.
독립의 그날까지 원수와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소녀에게 용기와 힘을 주소서”라며 기도를 한다.
기념관 바깥에는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는 열사의 동상이 서 있고, 중앙 계단 꼭대기에는 영정을 모신 추모각이 들어서 있다.
◇ 그날의 함성 들릴 듯한 아우내장터와 공원
사적지에서 동쪽으로 3㎞ 지점에는 열사의 생가지가 있다.
유관순 열사가 태어난 곳으로, 지난 1991년 복원된 생가 안방에는 독립만세운동을 논의하는 모습이,
건넌방에는 동료들과 태극기를 만들고 있는 유관순이 모형으로 제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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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
한편 사적지 인근 아우내장터는 독립만세운동이 벌어진 치열한 역사의 현장이다.
3·1 독립만세운동으로 3월 10일 모든 학교에 임시휴교령이 내리자 경성에서 같이 이화학당을 다니던 사촌 언니 유예도와 함께 고향으로 내려온 유관순은 태극기를 만들며 거사를 준비했다.
마침내 4월 1일 아우내장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3천 명이 넘는 군중이 모였고, 사람들은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하지만 일본 헌병의 무자비한 공격에 유관순 열사의 부모를 비롯해 19명이 죽고 30여 명이 부상했으며 유관순은 체포됐다.
아우내장터 입구에는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이 조성돼 있다.
공원은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이 끌려갔던 헌병주재소가 있던 곳으로, 공원에서는 횃불을 든 유관순과 만세를 부르는 민초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과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동판 부조를 볼 수 있다.
현재 아우내장터는 과일과 채소, 잡화를 팔고 순대 식당이 즐비한 작은 시장이다.
그곳 거리를 거닐면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그날이 눈앞에 그려질지도 모른다.
▲ 독립기념관
관람 시간 09:30~18:00(동절기 오후 5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료 무료
찾아가는 길 경북고속도로 목천IC에서 2㎞, 천안종합터미널이나 천안역에서 400번 버스로 25~30분
문의 041-560-0352, www.i815.or.kr
▲ 유관순 열사 사적지
관람 시간 09:00~18:00(동절기 오후 5시까지, 연중 무휴) / 관람료 무료
찾아가는 길 천안종합터미널이나 천안역에서 400번대 버스로 40분
문의 041-564-1223, www.yugwansun.com
▲ 아우내장터와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
찾아가는 길 천안종합터미널이나 천안역에서 400번대 버스로 40분.
기념공원은 아우내순대길에서 모드니에 아파트 방향 아우내장터 1길로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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