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에 '포항 석유' ‘점지’해준 비토르 아브레우는 누구?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가 이 사람의 컨설팅 자료 외에 어떤 검증을 또 받았나이다. 최보식의 언론
[추적] 한국 정부에 '포항 석유' ‘점지’해준 비토르 아브레우는 누구? 기자명 이창원 객원논설위원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가 이 사람의 컨설팅 자료 외에 어떤 검증을 또 받았나이다. 사기를 당하는 이유는 사기 당하기로 작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나한테 큰돈을 벌 주식을 알려주지 않을까 늘 기대하고 사는 사람은 "당신에게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 한마디에 물불 가리지 않게 된다. 원했던 결론을 바로 이야기 해주면 그 유혹은 생각보다 강렬하다. 1975년 프랑스 국영 정유회사 엘프아키텐은 비행기에서 석유를 탐지할 수 있다는 얘기에 속아서 10억 프랑을 날렸고, 2004년 골드만삭스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 이들은 막연히 자신들이 석유를 캘 기회가 왔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딱 맞는' 제안을 한 자들에게 당한 것이다. 회사를 크게 망해먹으면 갑자기 회사를 구해주겠다는 능력자들이 나타난다. 이들은 자신만 믿으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돼서 더 큰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회사가 망할 위기에서 이런 제안을 받은 후, 바로 '사기'라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누구나 그런 반전을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을 바로 거절하지 못하면 거의 사기 당한다. 한국 정부가 지금 이런 상태라는 말은 아니다. 정부가 석유 발굴 심층 분석을 의뢰했다는 미국의 ACT-GEO에는 직원이 5명인 것으로 링크드인에서 검색된다. 현재 대표는 르네(Rene)다. 그는 엑손모빌을 2021년에 퇴사한 후, 영국 소재 아파치코퍼레이션이라는 곳에 있다가 지난 달 ACT-GEO로 옮겨왔다. 원래 이 회사 디렉터는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인데 이 사람도 엑손모빌 출신이다. 시간상으로 볼 때 한국 정부는 비토르 아브레우와 일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토르는 2015년에 엑손모빌을 퇴사했다. 영일만 석유를 ‘점지’해준 비토르 아브레우의 정보를 조금 더 찾아 보았다. 이 사람이 한국 정부에 컨설팅을 해준 ACT-GEO의 디렉터였다. 기사에 의하면 한국 정부가 이들의 보고서를 받은 것은 2023년 말이라고 한다. 비토르 아브레우는 ACT-GEO에서 작년 11월에 퇴사하여 FLUXUS OGE라는 회사를 만들었고 현재 거기 CTO로 있다. FLUXUS는 브라질 소재 기름회사로 되어 있다. FLUXUS는 브라질 부호 바티스타(Batista) 형제가 작년 12월에 인수한 것으로 되어 있다.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의 이직 시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바티스타와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비토르 아브레우의 주요경력은 엑손모빌 근무인데 2000년부터 15년간 근무했다. 그 이후는 ACT-GEO를 8년간(추정: 2015년~2023년) 운영했다. 평생 기름 산업에 있었던 사람이고 나름 기술자로 대우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CT-GEO라는 회사가 규모가 작고 사무실이 가정집에 있다는 이유로 불신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 사람이 오랫동안 해온 일은 기름을 찾는 것보다는 교육이나 컨설팅을 주로 해왔다는 것이고, 한국 정부가 이 사람의 컨설팅 자료 외에 어떤 검증을 했는지가 중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누가 왜 이 사람에게 그런 컨설팅 자료를 요구했는가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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