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에서 19층까지
288개의 계단을 오른다.
몇 번인가는 힘들다는 생각만하며 오르다가
이제는 계단과 계단을 이어주는
작은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그곳은 그곳 나름의 각기 다른 풍경들이 있다.
1층에는 청동에 새겨진 아파트 로고가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다.
2층을 향해 계단을 오른다.
예순네 번째 계단에는
휠체어 하나가 늘 접힌 채로 덩그러니 놓여 있다.
또 계단을 오른다.
아흔여섯 번째 계단에선
작고 평범한 수석 하나가
구석에서 나를 반긴다.
백일흔여섯 번째 계단에 이르면 숨이 차오른다.
거기엔 하얀색 우산꽂이가 있고
늘 그렇듯 우산 세 개가 얌전하게 꽂혀있다.
비오는 날엔 우산 갯수에 변화가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이백 번째 계단에 오른다.
여긴 미끄럼 방지를 위해 깔려있는 테이프의 한 쪽 구석이
살짝 들려있는게 신경쓰이는 곳이다.
이백스물네 번째 계단에는
강렬한 빨간색 몸의 소화기가 자리하고 있는데
언제까지나 쓰일 일이 없이
그저 예쁜 정물화로 자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백일흔두 번째 계단을 오르면
헉헉 소리가 절로 난다.
짜릿하게 아찔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에는 작은 자전거 한 대가 있고
자전거 앞에 달린 바구니 안에는 반쯤 마시다 남은
베지밀병 하나가 담겨 있다.
나를 위해 놓여진 음료인가 싶은 생각에
그 병을 보면 살짝 웃음이 난다.
여름이 되기전에 꼭 치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보면
드디어 마지막, 이백여든여덟 번째 계단이다.
나는 저 288개의 계단을
한 번 오르는 걸로 시작해서, 두 번이 되고
이제는 세 번씩 오른다.
벌써 보름째.
네, 이상은
웅의 건강검진하라는 잔소리에
콘서트가서, 검진했다고 거짓말하기 싫어
건강검진했다가 당뇨전단계라는 걸 알게 되어
죽어라 계단타기, 걷기 운동을 하게 된
반깐웅의 스또오리입니다.
또 이상화꿀벅지 되어 상암에서 만나자는
덕친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제 모습이기도 하고요.
사랑하는 내 어여쁘고 기특한 웅아,
네 덕에 나건내챙하게 됐단다.
우리, 건강한 모습으로 상암에서 만나장
우리 온님들도 모두 건행^^
첫댓글 나건내챙 하시는 모습
최고세요
저두 운동 해야하는데ᆢᆢᆢ
꼭 하셔요^^
마찬가지로 당뇨전단계인 저는 여전히 먹고, 자고를 반복 중인데..
반깐웅님 계단오르기 글만 보면 뜨끔뜨끔 찔리기만 하는 중입니다 ><
해리님, 운동 꼭 하셔요.
전, 오전엔 계단타고
오후엔 축구장 대여섯 바퀴 돌거든요.
라면,국수, 과자, 흰밥, 튀긴음식, 커피믹스도 거의 안먹고 있어요.
다음주쯤 병원가서 당뇨관련 정밀검사도 받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 얼굴은 모르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꼭 상암서 만나야죠.
@반깐웅 무셔요 ;;;;;;;;;;;
해리님
그리고요 제가 지사제를 달고 살았거든요.
특히 외식하면 반은 배탈이 나고요ㅠㅠ
근데 나름의 식이요법을 하며
외식을 거의 안하게 되니
보름동안 지사제를 딱 한번 먹은 거 같아요.
완존 신나요ㅎㅎ
운동과 식이요법 꼭 병행하셔요
@반깐웅 저는.. 외식으로 살지만, 속이 매우..
같이 상한 음식 먹고, 남들 다 화장실 들락거릴 때도 쪼금 아프고 맙니당 ;;;;;
소화기능 좋은 대신 딴 하드웨어는 엉망이고요 ㅜㅠ
운동해야지 하면서도 날이 밝아오면 언제 그랬냐 하듯 안하게 되는데 반성하고 있네요
낼은 꼭꼭 운동하리라 또 다짐해봅니다
언제나 건행합시다^^*
저도 당뇨전단계아니었음
방바닥에서 X레이 촬영이나 하고 있었을겁니다ㅎㅎ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막 좋기만한건 아니구요
유산소 운동 확실히 하시네요.
저도 코로나 시절엔 나가기도 귀찮아 계단오르기 5번하면 기분좋게 땀이 쫘악 납니다.
그냥 평길 걷는거 보다 훨씬 좋지요
요새는 무릎을 보호하느라
오전에 1시간 걷고
저녁에 1시간 걷고 들어왔어요.
저도 오전 계단
오후 걷기 한 시간으로
이주일째 운동중이랍니다.
그렇구나님도 파이팅하셔요^^
저는 만보기를 늘 갖고 다니는데 생각보다 만보채우기 어렵더라고요 웅이 노래 들으면서 걸으니 즐겁습니다
웅노래가 열일하죠ㅎ
저는 오후에 걷기하는데
대략 오천 보쯤 걷는 거 같아요.
저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반깐웅님의 반 밖에 안되네요
저도 이상화 꿀벅지를 향해 🏃♀️🏃♀️➡️🏃♀️🏃♀️➡️🏃♀️
땅콩앤프레첼님도 상암서 꼭 봬요.
줄자 지참해서 만나야겠네요ㅎㅎ
나건내챙 말안들어 일주일 병원신세지고
회복중입니다.
반깐웅님👍👍👍
완전히 회복하시면
운동 살살하시면서
더 건행한 쌈싸먹자(닉넴이 재밌으셔요ㅎㅎ) 되시길 바랍니다💙
저도 공복혈당이 높게 나와서 주의하라고 하는데 일이 힘들어서 운동 생각은 못하는데 계단 오르기라도 해야겠어요
저도 공복혈당이ㅠㅠ
시간안되면 잠깐씩이라도 계단오르거나
스쿼트 자세하면 좋다고 하더라구요.
앜 찌찌뽕 저랑 같네요ㅎ 층마다 놓여진 물건들을 보며 이웃의 일상을 보는 소소한 재미와 그에 따르는 내 감정을 살피는 게 일과가 되었답니다 계단 오르기 석달째 코로나로 확찐 몸도 이전 자리를 찾아 가벼워지니 살거 같아요 모두 웅이 덕분에😊
19층까지가 계단이 288개군요
저도 언젠가 도전해보구
계단 갯수 세봐야겠어요
그 냉~🩵
19층까지 저렇게 감상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걸으면 덜 지루하겠네요
현명합니다.
난 7층까지 걷는데도 헥헥 ㅠㅠ
아이구~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