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을 기점으로 해마다 열리던 풍양중학교 동문체육대회가 코로나19로 3년째 열리지 못하다가 올해 우여곡절 끝에 열리게 되어 고향을 방문하게 되었다.
무더위가 한창인 시기에 열리는 것은 농한기에다 휴가를 고향에서 보낼 것을 권장하기 위한 방편이다.
행사를 마치고 고흥.보성.장흥.강진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자 국회 농축식품해양위 간사이신 김승남 의원과 함께 녹동항 인공섬인 바다정원을 돌아보며 보완할 것과 개선점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다.
김승남 국회의원은 경청을 잘 하는 사람이다. 정치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여러모로 이미지 정치에 도움이 되겠지만 정작 민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국회의원들은 적다.
정치의 의미중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힘있는 자들의 횡포와 부당함에 맞서는 억강부약 (抑强扶弱)에 있다.
김승남 국회의원은 한결같이 농어민과 약자를 위한 삶을 살아오고 그들을 대변하며 살아왔다.
그런 그의 행보를 보면 민심을 듣는데 게을리하지 않는다. 옛 선현들은 바보의 천가지 생각중에 한 가지 좋은 생각이 있다는 말로 경청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유대인들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탈무드에서는 '인간의 입이 하나,귀가 둘이 있다. 이는 말하기 보다 듣기를 두배 더 하라는 뜻이다'고 경청의 지혜를 말하고 있다.
김승남 의원의 경청의 자세는 인기영합주의에 끌려다니는 정치인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그래서 더 돋보이는지 모르겠다.
고흥을 대표할 수 있는 관광지는 많지만 여행이 끝나고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관광지는 그리많지가 않다.
녹동항과 소록도 사이에 바다정원이라 불리는 인공섬 하나가 있지만 정원이라는 의미가 무색하리라만큼 인공물이 가득하여 한 여름에는 뙤약볕을 피하기가 어렵고 추운 겨울날씨에는 추위를 피하기 어렵다.
이곳을 고흥군을 대표하는 장소로 탈바꿈시켜보면 어떨까?
청정고흥답게 고흥에서 특화된 유자나 석류,커피 그리고 쉽게 볼 수 없는 섬대나무(거북대나무) 등 고흥을 대표하는 작목을 작은 유리온실을 만들고 쉴 수 있는 의자와 해먹 등을 설치하고 식물을 이용한 그늘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 싶다.
바다정원을 공공 와이파이를 맘껏 쓸 수 있는 wifi 존으로 만드는 것은 어떨까?
와이파이 신호를 잡아보니 통신회사 KT 하나만 간신히 잡힌다. 그나마도 이와같은 시설물 이용에 대한 안내판이 보이지 않아서 KT이용객들조차도 이용하려는 시도를 못할 것 같다.
'우주항공도시'라는 최첨단 이미지를 케치프레이를 내거는 고흥이지만 타 지역에 비해서 공공 와이파이존이 많이 부족해 보인다.
와이파이존은 여행객들에게는 여행천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관내 청소년들에게는 마음껏 인터넷의 바다에서 정보를 가져오고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며 예술가들에게는 창작의 시간을 안겨주는 공간이다.
해마다 이맘때쯤에는 녹동항에서 불꽃놀이축제가 벌어진다.
바다정원 자체를 빛과 물을 이용한 미디어파사드로 만들어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는 것은 어떨까?
코로나19로 운영이 중지된 VR체험장의 외관을 레이져쇼가 펼쳐지는 무대로 만들고 녹동항과 바다정원을 잇는 다리에는 누리호가 발사되는 영상을 프로젝트로 투영해 마치 여행객이 누리호를 타고 인공섬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걸어들어간 정원에서는 물이 쏟아지는 분수에서 자신들이 쓰고자하는 글귀들이 흘러나오도록 연출하고 밤이면 달 형상의 조명을 두어 사진을 찍기 좋은 핫스풋으로 만들어 준다면 고흥의 바다정원은 신세계가 될 것이다.
인공섬의 한쪽 면을 방수,방충되는 유리면을 둘러서 우리바다에 어떤 생물들이 살아가는지 볼 수 있는 수중수족관을 만들어 산 교육의 장으로 만드는 것도 인공섬을 특별하게 만드는 아이디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기 전에 공무원들의 메너리즘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인공섬 앞에 보이는 섬이 고흥인들은 누구나 소록도다는 것을 알지만 여행객들은 그 어디에도 앞에 보이는 섬이 소록도라는 정보를 바다정원에서는 알 수가 없다.
바다정원에서 바라보이는 섬이 소록도다는 안내판과 함께 소록도의 역사와 의미를 알 수 있는 안내판을 제공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바다 건너 장흥도 표시하시라. 장흥이 가깝다는 것을 알아야 장흥과 고흥의 연육교 건설도 이해하기 쉽다.
자꾸 안내판 설치를 말하지만 고흥군의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큐알코드와 병행해서 누구라도 큐알코드를 스마트폰에 갖다대면 충분히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궁극적으로는 변해야 한다.
"저곳이 소록도라는 표기가 안내가 없네요"
"누가 저기가 소록도인지 모른다요"
이 짧은 대화에서 상기되는 것은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그 어떤 발전도 없다는 안타까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