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말에 서울에서 직장 생활 갈무리하고 너브내에서 처음으로 하늘땅살이 시작했다.
일년이 다 되어가는 요즘, 너브내에서는 처음 겪는 절기를 보내지만
순환하는 생명들, 함께하는 동무들 덕에 두려움보단 고마움으로 지낸다.
2월은 씨앗나눔 잔치가 풍성하게 채워주었다.
정성 가득한 안내와 마음내어 써간 밭그림 올라오는 것들 보면서 행복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하늘땅살이했던 내 첫 발걸음 절로 떠올라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작년 거둔 씨앗들 응원하는 마음 정성껏 담아 기도하면서 씨앗 보냈다.
나도 나눔 받은 씨앗으로 사근초와 쇠뿔가지 모종내기 시작했다.
작년 고추와 가지 모두 곧뿌림했는데, 사근초는 씨앗받기에 영글기 어려웠고, 가지는 싹도 못봤다.
작년 배추 모종 내면서 사두었던 모종판과 배양토 이용했다.
모종판 깨끗이 씻어 그늘에 말려두니 무리없이 재활용 가능했다.
흙 담고, 젓가락 이용해서 씨앗 자리 만들고, 씨앗 두세개 씩 넣어주었다.
흙 포근히 덮어주고 샤워기로 물 넉넉히 주었다. 세면장에서 하니 담백하고 깔끔하게 할 수 있었다.작년 하늘땅살이에서 아쉬운 점 보완해가면서 하나하나 해가니 올해 하늘땅살이는 어떻게 펼쳐질까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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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받은 사근초와 쇠뿔가지 씨앗 | 젓가락으로 자리 만들기 | 흙과 만난 씨앗 |
작년에 거두어 흙에, 상자에 보관해두었던 감자와 무, 배추, 고구마를 확인했다.
배추 빼고는 상태가 괜찮았다. 배추는 흙과 만나지 못했어서 그럴까, 캘때 곁뿌리들이 상해 상처부위가 무른 것일까 생각들었다.
한편, 밭에서 월동해 먹겠다고 남겨두었던 뿌리배추는 싹내고 살아있어 올해 뿌리배추 씨앗받기로 결정했다.
고구마는 씨앗용과 먹을것으로 나누어 씨앗용은 상온의 서늘한 곳, 먹을 것은 지내는 곳에 두었는데,
씨앗용은 아주 매끈하고, 먹을 것으로 두었던 것에서 촉이 많이 나있었다.
계획 변경! 먹을 것으로 두었던 고구마를 씨앗용으로 하고, 씨앗용을 먹을 것으로..!
촉나는 고구마는 물만나 줄기 길러 좋고, 나도 씨앗용으로 엄선했던 고구마 먹거리로 생기니 더불어 좋은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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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월동한 기특한 뿌리배추 | 재래종 물고구마 줄기내기 시작 | 줄기내기 시작한 날 먹은 군고구마 |
작년에 효소 몇가지 담궜었는데,
여름철 가까워졌을 때 골마지가 껴서 건지는 걸러서 1차 발효 한달정도만 가졌었다.
그러나, 5월 초에 항아리 가득 담군 솔순효소는 골마지 없이 깨끗해서 그대로 두었다.
1년 둘까 싶었는데 날 더워질 때보다 여유로운 지금 거르는게 나을 것 같았다.
여름철에 건지로 조청 만들면 공기가 조청스러워져서 마음먹고 시도해야하는데,
이 맘 때 건지 조청 만드는 과정은 솔순의 향긋한 향과 높아진 습도 덤으로 주어서 좋았다.
건지 거르니 발효액은 꿀병 하나의 절반 정도, 건지 조청은 작은 유리병 절반 정도.
솔순은 발효액을 귀하게 주는 편인 것 같다. 건지는 밭에 거름으로, 솔순 조청은 밥상으로, 솔순 효소는 2차 발효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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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순 건지는 밭으로! | 솔순 효소는 2차 발효 시작! | 솔순 조청은 밥상으로! |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 담그기!
작년 자연삶생활의학 공부하면서 장에 관심이 생기고, 자연스레 메주콩 이랑 늘려 심었다.
4이랑에서 거둔 메주콩 중 반말 늦가을 메주 쑤고, 발효의 과정, 건조의 과정 거쳐 다시 만났다.
이웃 누나가 마른고추, 대추, 숯도 함께 주어서 고맙게 장 담굴 준비했다.
장 담그기 한 주 전부터 장독 씻어내고, 물 채워 3일 두었다.볕 좋은 날 메주, 고추, 대추, 숯, 소나무가지, 솔순 흐르는 물에 씻어 먼지 떨어주고,장독도 물 떨어내고 햇볕 소독 제대로 했다.소금물은 전날 메주담굴 때 넣을 10리터의 1.5배 15리터 염도계 빌려서 17로 맞추어 만들어두었다.장 담그는 날은 휘리릭 금방 끝났다. 볕짚 소독 해주고 메주 넣고, 소금물 넣고, 갖가지 것들 넣어주었다.장 가르는 날 기다리면서 장 담그는 한 과정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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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물 염도계 | 메주 담그는 날 풍경 | 장독 안에 자연이 들어있다 |
밭에, 들에 작년에 심겨져 있던 것들 새로이 움트고 있다.작은 생명이지만, 그 생명력에 감탄하면서 보게 된다.
가랑파 힘차게 싹 내고 있고, 작년 시험삼아 심어보았던 난지형 마늘도 싹 낸 모습이 대견하다.
밀, 보리들 하나하나 힘차고, 개똥쑥 쓰다듬으면 향긋한 냄새 전해주고, 돌나물 꼿꼿히 움튼다.
이 맘 때 작고 소박한 생명들,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굳센 아름다움 느낀다.
없던 것들이 한 자리 지켜주면서 생명력 다해 살아가고, 못보던 것들이 보이며 새로운 힘 더해준다.
순환의 연결고리에서 만나는 하늘땅살이, 고맙고, 고마운 마음으로 이어간다.
첫댓글 일년 사이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누리셨네요^^* 이 맘 때쯤 무얼해야할지에 도움 받고 갑니다!
자연이 주는 선물들이라 느껴집니다^.^
봄맞이 기분 물씬 느끼며 읽었어요. 그런데 골마지가 낀다는게 뭘까요,,?
골마지는 효소, 된장, 김치 위에 흰색곰팡이 같은 것이 끼는 것이에요. 김치로 예를 들면 김치에 골마지가 끼면 김치가 물러지고 냄새가 군내가 단다는 표현을 해요. 저는 군둥내라고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김치 같은 경우 장독에 담을때 꼭꼭 누르고 그 위에 배추 껕잎을 덮어 공기가 닿지 않게 해 주기도 합니다. 저는 효소에 골마지가 끼면 그 위쪽은 살짝 걷어내고 효소를 걸러요. 골마지가 끼니까 효소도 맛이 변하고 담았던 남새들이 물러지더라구요. 색도 변해 있구요~ 제가 경험한 것에서 설명해 봤어요^^
@미영 ㅎㅎ 자세한 설명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