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와 뱅쇼...
경양식은 말 그대로 간단한 양식을 파는
곳이지요...
그런데 이 경양식 집에 가보면 어느 곳이나
예외 없이 테이블에 후추 통이 놓여 있습니다..
경양식의 원조인 유럽에서는 중세 이전부터
후추를 부의 상징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후추가 값비싼 음식(향신료)이였냐면
잔치 날 후추를 테이블 위에 얼마나 많이
올려 놓았냐가 부를 가름하는 척도로 여겨질
정도였지요...
후추는 중세 십자군 전쟁 이후로 유럽에
보급된 향신료인데 중세 유럽인들이 후추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후추를 넣은 음료가
만들어졌을 정도였지요...
후추를 넣은 음료를 상상해 보면 “저걸
어떻게 먹어“ 하고 눈살이 찌푸려지겠지만
바로 이 후추를 넣은 음료가 후대로 전해지고
전해지면서 만들어진 음료가 “뱅쇼”입니다
와인에 과일을 넣고 후추나 시나몬 같은
향신료를 넣어 만든 음료가 뱅쇼지요..
후추는 원산지가 인도인데 유럽인들이
이 후추를 사용하려면 인도와의 무역을
통해야만 했는데 이 무역의 중간지점에
이슬람 세력들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쉽게 무역을 할 수가 없었고 그렇기에
가격도 금값에 비교될 만큼 비쌀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이슬람 왕국들은 이 후추 무역을
통해서 막대한 부와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기에 후추 무역에 대해서 만큼은 철저한
통제를 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이런 이슬람 왕국들은 베네치아 지역의 특정
상인들 하고만 후추 거래를 진행 하였고
이로 인하여 베네치아가 중세의 무역
중심지로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이지요...
이렇듯 이탈리아를 제외한 여타 유럽국들은
후추를 구할 수 없어 애를 먹게 되었고
바로 이점이 유럽 각국이 이슬람 세력들이
장악한 육로가 아닌 해로를 개척 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는 또한 대항해 시대를
여는 시작점이 된 것이지요...
이중에서 특히나 유럽의 끝 쪽에 있어서
더더욱 육로로 후추를 구하기 어려웠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항로 개척에 국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투자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콜럼버스와 같은 탐험가가
나오게 된 것이지요(물론 콜럼버스의
대항해는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에 영향을
받긴 했지만요)
콜럼버스가 얼마나 인도를 발견하는 데
모든 걸 걸었는지는 아메리카 도착 후
그 곳을 인도라 생각하고 그 곳의 원주민들을
인도인이라는 뜻의 “인디언” 이라고
불렀음으로도 충분히 알 수가 있지요...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인도와의 직교역에 성공하게 되고
드디어 후추를 마음 놓고 먹을 수 있게
됐지요...
그런데 지금은...???
흔하디 흔한 게 후추잖아요...ㅎㅎㅎ
오늘 저녁에는 저도 뱅쇼나 한 번 만들어
마셔볼까 싶네요...
한 번도 아직 마셔본 적은 없는데 과연
맛이 어떨지 궁금하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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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와 뱅쇼...
이단
추천 0
조회 115
24.04.30 15:44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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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맛없을듯요
그냥 묵지마용ㅋ
쐬주나 드세요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후추가 대항해시대 시발점이라니
흥미로웠어요~
원래 세계사가 재밌잖아요..ㅎㅎ
과일이 비싸서…. 와인을 싼거로 넣고 푹 고아봐요~
전 먹을만한 심요.. 향신료가 쎄면 팔각은 빼시고 계피를
뭐.. 드셔봐야
몸에 좋으려나싶을껄요…
싼 와인에 사과 넣고 푹 고은 후 계피는 없으니 후추를 조금 넣고 식혀서 마셔봐야겠어요...ㅎ
저는 네덜란드의 '튜울립'이 생각나네요...^^;;
지금의 암호화폐가 딱 그런것 같아요...
이단님 글 항상 흥미진진하게 잘 읽고 있습니다.^^
튜립 그건 진짜...ㅎㅎㅎ
사실 암호화폐도 딱히 다르지는 않지요..ㅎㅎ
즐저녁 되세요 아우님~~
@이단
뱅쇼 몇번 먹어봤는데 후추향은 안 나던걸요? 끓여서 향이 날아갔나?
아님 요즘은 흔한 향신료라 대신 다른건 더 선호하는걸까요?
암튼 뱅쇼 기대하겠습니다^^
후추나 시나몬등의 향신료를 넣기도 빼기도 하나보더라구요..ㅎ
기대는 마세요.. 라면 밖에 못 끓이는 저의 똥손은 저도 못 믿거든요.. 하하
뱅쇼 드실때 참석~~ ㅎㅎ
집에서 혼자 몰래 마실거에영..ㅋ
@이단 너무 한거 아니예요 ㅜㅜ
@수피아 수피아님이 뱅쇼벙 치시면 참석합니다..!!!ㅎㅎ
와..덕분에 많이 배워요. ㅎ
전 후추 좋아하면서도 이런 배경을 모르는데 바베큐때는 그라인더 후추를 쓰면 맛있다는것만 알아요. ㅎㅎ
곧 바베큐시즌이 오네요. ㅎㅎㅎ
아..후추도 비싼건 비싸요..
혹시ㅡ이게 뱅쇼를 위한?? ^^
오늘 뱅쇼 만들려다가 시간이 없어서 토요일에 만들어 볼려구요..ㅎㅎㅎ
정말 궁금해요 어떤 맛일까요..ㅎㅎ
아...후추가,...대항해시대를 열고..뱅쇼에 후추가...들어가는구나......알찬정보 감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