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만큼 참았다. 그간 신축구장 건립을 둘러싼 통합창원시의 막가파식 행보에도 묵묵히 감내하는 모습을 보여온 NC 다이노스 구단이 결국은 칼을 빼들었다.
NC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14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전이 열린 목동구장에서 일부 창원시 시의원이 보인 추태를 언급하며 "일부 지역 시 의원의 비상식적 행동을 개탄"한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어 "구단을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 는 창원시 행정부와의 관계가 중대한 고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NC는 우선 "구단은 올해 1월 창원시 행정부의 새 야구장 입지선정 발표 이후 KBO와 함께 야구팬, 지역의 여론을 수렴 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요청하는 등 투명한 입지선정과 부지 변경을 요청해 왔"다고 적시한 뒤, "이에 대한 창원시 행정 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요구"했다. 그간 구단과 KBO의 지속적인 질의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창원시의 답변을 요구 한 것.
NC는 이어 "14일 프로야구의 대축제가 열리는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보여준 창원시의회 일부 의원의 행동은 KBO와 각 회원사의 관계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처사"라고 지적하며 "시 의회의 책임 있는 해명을 바란다"고 했다. 몰지각한 추태를 보인 시의회가 야구계에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 셈이다.
NC 구단은 창원시가 강행하려고 하는 진해 신축구장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NC는 "KBO와 본 구단을 포함한 모든 회원사는 새 야구장 입지가 프로구단의 홈구장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입장 을 분명히 한 뒤, "1,000억원이 넘는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새 야구장 건립이 정치권의 밀실담합 의혹과 이에 따른 짜맞추기식 용역조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속 진행된다면 그 야구장은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전시행정의 희생 양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사실상 창원시가 추진하는 진해 신축구장에 대한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NC는 "창원시 행정부가 계속해서 시민의 의견을 외면하고 구단을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 보 일 경우, 구단은 KBO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모든 대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창원시에 최후통첩을 전했다.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최악의 경우 연고지 이전까지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NC 구단이 연고지 이전 가능성 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첫 시즌을 보낸 NC는 그간 창원시의 몰상식한 행태에도 가급적 대응을 자제하며 신중한 행보 를 보였다. 야구단 운영에만 전념한 결과, 데뷔 시즌 4할 승률과 시즌 7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고 총 관중동원 부문 에서는 9개 팀 중 5위에 오르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올해 마산야구장을 찾은 총 관중수는 약 52만 8천여명. 창원 시의 인구가 약 110만명임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운 인구가 마산야구장을 찾은 셈이다. NC가 불과 창단 2년 만에 창원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구단으로 성장했음이 수치로 드러났다.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은 NC 구단에 대해 현재 전국의 여러 지자체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 이제 칼자 루를 쥔 쪽은 창원시가 아닌 NC와 KBO가 됐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창원시 행정부가 NC의 강경한 메시지에 어떤 답변 을 할지 주목된다.
다음은 보도자료 전문이다.
NC 다이노스 프로야구단은 14일 일부 지역 시 의원의 비상식적 행동을 개탄하며,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을 동 반자로 인정하지 않는 창원시 행정부와의 관계가 중대한 고비에 이르렀다고 보고,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1. 구단은 올해 1월 창원시 행정부의 새 야구장 입지선정 발표 이후 KBO와 함께 야구팬, 지역의 여론을 수렴하고 객관 적인 조사를 요청하는 등 투명한 입지선정과 부지 변경을 요청해 왔습니다. 이에 대한 창원시 행정부의 공식적인 입장 을 요구합니다.
2. 14일 프로야구의 대축제가 열리는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보여준 창원시의회 일부 의원의 행동은 KBO와 각 회원사 의 관계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처사라고 보며 시 의회의 책임 있는 해명을 바랍니다.
3. KBO와 본 구단을 포함한 모든 회원사는 새 야구장 입지가 프로구단의 홈구장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 으며, 1,000억원이 넘는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새 야구장 건립이 정치권의 밀실담합 의혹과 이에 따른 짜맞추기식 용역조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속 진행된다면 그 야구장은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전시행정의 희생양으로 전락 할 것입니다.
4. 창원시 행정부가 계속해서 시민의 의견을 외면하고 구단을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 보일 경우, 구단은 KBO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모든 대안을 적극 검토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