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꼬막철이 왔다. 얼마나 기다렸던가. 여랍과 꼬막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집사람이랑 얼마 전에 여랍(담치,홍합)을 사러 갔었는데 아직 크기가 영 아니다. 그래서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다. 꼬막집에 전화했다. 크기가 어떠냐고. 주인은 아직 철이 아니고 크기가 작다면서 좀 더 있다 오란다. 꼬막을 많이 먹고 싶어 벌교까지 다녀 봤지만, 그 집이 그 집이고 그 맛이 그 맛이었다. 양을 더 많이 주는 것도 아니었다. 대구에 꼬막집을 소개한다. 원래 단골집은 반월당 꼬막집이었는데 없어졌다.
1. 꼬밥
팔공산 파계사 가는 길에 위치한다. 벌교 삼촌이 잡아서 엄마가 요리한다고 간판에 붙여 놓았다. 가격 대비 정말 괜찮고 맛도 죽인다. 그래서 항상 손님이 많다. 줄을 서서 대기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2. 김경희 벌교 꼬막정식
앞산 빨래터에 위치한다. 맛도 괜찮고 다 괜찮은데 주차가 좀 문제다.
3. 차목원
가창에 위치한다. 주차 좋고 위생적이고 깨끗해서 좋다. 특히 주인 아줌마가 너무 친절하다.
벌교....내가 벌교에 간 이유는
조정래선생의 ‘태백산맥’에 나오는 벌교천을 한번 보고 싶었다.
물론 그 책으로 인해 벌교에 가고 싶은 생각이 난건 아니다.
그 옛날 ‘써니’란 영화에 주인공 계집애가 서울로 전학 와서
‘벌교’에서 왔다는 이야길하며 내뱉는 전라도 사투리가 기억이 나서
벌교란 곳에 한번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 해본것 뿐이다.
목포 조폭보다 벌교 조폭이 더 악날하고 강하다고 해서
조폭 얼굴이나 확인하려고 벌교를 찾고자 한 것도 아니고
보성군 인구의 30%가 벌교에 살아 보성읍 인구보다 많다는
이딴 행정적 이야기 때문에 벌교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건
더더욱 아니다.
벌교란 이름이 일제시대때 지어졌고 덕분에 개곡천이 벌교천이 되었다는
역사적이야기도 나랑 별관심이 없는 이야기일뿐이다.
어떤 인간이 ‘꼬막’이야기를 하면서 벌교에서
꼬막정식을 먹지 않고는 꼬막이야기를 말라면서 약을 올리기에
바로 벌교로 향했을 뿐이다.
겨울이 아니면 꼬막맛을 못볼 것 같아서....
결론을 이야기 하자면 먹는 것을 찾아서 그 먼 벌교까지 갔다는 이야기다.
정말 벌교전체가 ‘꼬막식당’인 것 같았다.
여기서 1박2일 촬영을 했던지 식당마다 이승기와 강호동 사진을 붙여 놓았다.
벌교읍을 한바퀴 돌지 않고 바로 식당에 들어갔으면
여기가 1박2일 팀이 먹고 간 집이구나 착각하면서 먹을 뻔 했다.
하지만 ‘꼬막정식’을 먹고나서 내가 느낀 것은
전주가서 전주비빔밥을 먹고 난 후 그런 기분이었다.
그냥 현지에서 한끼 밥을 먹었다는 그런 기분....
난 꼬막을 많이 먹을 줄 알았는데 얼마 나오지 않았고
꼬막전이나 꼬막된장, 그리고 꼬막무침은 내가 대구에서 먹는
그 맛과도 별 차별적이지 않았다.
(소금을 가져다 부었는지 엄청 음식이 짜다...)
한집 더 가려다가 포기하고 시장에 들러
명태말린거랑 감이랑 다래를 한보따리 사가지고 왔다.
왠 다래를 그렇게 많이 파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