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느님] 05 - 미안해요.. 이게 나예요.
1. S# 회상> 1부. (병원 복도)
하루Na : 처음엔 설레였습니다.
하루 : 안녕하세요, 은혜성생님!
은혜 : (돌아본다) 나를.. 알아요? (쳐다보는 시선위로)
2. S# 회상> 2부.
하루Na : 함께 있을수 있다는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1. 2부 13씬, 계단씬.
2. 2부 47씬. 은혜와 쨍! 건배하는 하루의 모습.
48씬. 하루한테 뽀뽀해주는 은혜,
3. 2부 정류장 씬. 엉엉 우는 은혜앞에서 어쩔줄 모르는 하루,
4. 2부 70씬. 하루위로 이불을 덮어주는 은혜.
5. 3부. 바람개비나무 씬. 은혜를 꼭 안아주는 하루위로.
하루Na : 그리고.. 알고 싶어졌습니다.
3. S# 주방안.
마주앉아 식사하는 하루와 은혜.
하루 : 은혜선생님은 김치찌개가 좋아요, 된장찌개가 좋아요?
은혜 : (먹으며 무심히) 둘다 좋아해.
하루 : 그럼 계란찜이 좋아요, 계란말이가 좋아요?
은혜 : (끝까지 무심히) 둘다 좋아해.
4. S# 하루의 방.
탁자를 가운데 두고 마주앉아 있는 하루(공부중)와 은혜(잡지책).
하루 : 은혜선생님은 하루에 내 생각 몇번이나 해요?
은혜 : (잡지책을 넘기며 여전히 무심히) 몰라. 안세봤는데.
하루 : 그럼, 밤에 잠잘 때 내 꿈 꾼적은 있어요?
은혜 : (끝까지 무심히) 몰라. 기억 안나는데.
하루 : (시무룩.. 해지는 표정위로)
하루Na : 그리고.. 마음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5. S# 4부 회상>
1. 섬에서 동재와 끌어안는 은혜의 모습.
2. 동재와 스케이트 타는 은혜의 모습, 웃는 얼굴..
3. 동재와 함께 춤을 추는 은혜의 모습.,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 말없이 지켜보던 하루의 표정위로.
하루Na : 그러다가..
6. S# 실내 수영장. N
하루 : 은혜야..!
은혜 : (멈칫..! 걸음을 멈춘다)
하루 : (한번 더, 감정담아 조용히) 은혜야...
은혜 : (본다. 보다가 픽 웃으며) 너 취하니까 진짜 귀엽다. 근데 거기까지만 하자. 더 하면 주정이거든?
그만하구 들어가서 자자구. (하면서 하루의 팔을 잡아당기려는데)
하루 : (뿌리친다) 그런식으로 애 다루듯이 얼르구 달래지 말아요! 나 어린애 아니예요! 이젠 더 이상 바보가 아니라구우!
은혜 : 하루야..!
하루 : 나두 이제 생각할줄 알아. 나두 이제 느낄줄 알아. 나두 이제 좋아할줄 알아. 나두우우!! (순간 말을 잇지 못한채 본다)
은혜 : ! (보면)
하루 : (보더니 기분에 못이겨 그대로 키스해버린다)
은혜 : ...!!! (놀라는 시선..)
INSERT> 모니터 룸.
서류를 집어들고 나가다 말고 ? 돌아보는 동재, 순간 멈칫..
모니터안에 키스하고 있는 은혜와 하루를 본다. 동재의 시선에서.
다시 수영장 안>
그렇게 수초동안 은혜에게 키스를 해버린 하루.. 순간 정신이 돌아온 듯 번쩍 눈을 뜨더니 후다닥 은혜에게서 떨어진다.
해놓고도 자기가 놀란 표정으로 빤히 은혜를 본다.
은혜, 역시 멍하고, 조금은 충격적인 기분으로 하루를 본다.
보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나가려다가 쿵! 뒤에 있던 비치의자와 부딪힌다.
아픈지 어떤지도 모른채 의자를 피해서 황망히 빠져나가는 그녀..
하루 : 아... (빤히 쳐다본다. 보다가 손끝으로 슬쩍 입술을 만져본다)
7. S# 저택, 거실. N.
안으로 들어서는 은혜, 잠시 오른쪽으로 갈까 왼쪽으로 갈까.. 우왕좌왕하다가, 주방쪽으로 가서 컵에 물을 따르더니
꿀꺽꿀꺽 끝까지 마신 뒤 탁! 컵을 내려놓는다. 하루가 방금 나한테 무슨짓을 한거지? 잠시 생각해보는 그녀,
여전히 얼떨떨한 기분.. 그러다가 다시 돌아보면.
8. S# 모니터 룸. N.
표정없이 조용한 시선으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는 동재의 시선에서.
9. S# 다시 수영장 안. N.
손끝으로 만지작거리던 하루의 입술위로 짐짓 스치는 미소. 내가.. 내가 그녀와 키스를 하다니.. 은혜와 키스를 하다니 내가!
순간 가슴 가득 밀려오는 설레임... 그 위로.
하루Na : 그게 사랑인줄 알게 되었습니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쳐다보는, 하루의 감동어린 시선에서. 화면 암전.
타이틀 “안녕하세요, 하느님! 제 5부”
10. S# 저택, 전경. (아침)
11. S# 저택, 이층 복도.
은혜 방문앞으로 종종종 프레임-인 되는 하루의 슬리퍼 신은 발. 잠시 망설이듯 멈춰섰다가 다시 되돌아간다.
그랬다가 다시 되돌아와 문앞에 서는 하루의 발. 문위로 노크하려던 손, 잠시 주춤.. 그러다 다시 되돌아간다.
화면밖으로 사라졌다가 이내 다시 되돌아와 마음먹고 막 노크하려는데
벌컥! 문이 열리면서 밖으로 나오던 은혜의 얼굴과 정면으로 마주친다.
하루 : 아... (노크하려던 자세 그대로 은혜를 빤히 쳐다본다)
은혜 : (역시 멈칫.. 하는 표정으로 하루를 보면)
하루 : (얼른 손 내리며 베식 미소) 잘.. 잤어요?
은혜 : 어. (머슥한 듯 슬쩍 시선 돌린다. 긁적거리며 서먹한 표정)
하루 : (본다. 왠지 같이 서먹한 기분이 들다가)
은혜 : (동시에) 저기이..
하루 : (동시에) 저기이..
은혜 : (동시에 멈칫.. 하루를 본다. 동시에) 먼저 말해.
하루 : (동시에 멈칫.. 은혜를 본다. 동시에) 먼저 말해요.
은혜/하루 : (아... 다시 둘다 동시에 머슥해지는 표정, 잠시 썰렁한 간격을 두더니)
은혜 : 배고프다. 내려가자. (그러더니 피하듯 하루를 스쳐지나가버린다)
하루 : (아.. 할 말이 있었는데.. 돌아보는 표정에서)
12. S# 주방.
동재와 주인턴, 연구원1.2.3., 그리고 하루와 은혜. 다같이 모여앉아 아침식사중이다. (토스트와 쥬스, 과일같은걸로)
은혜는 계속 시선을 피하고 있고, 하루는 그런 은혜의 눈치만 보고 있다.
하루 : (말할 타이밍을 찾다가) 저기요.. (하는데)
은혜 : (일부러 옆에 있는 쥬스병 들어올리며) 쥬스 더 필요하신 분!
주인턴 : (손을 번쩍 들어올린다. 은혜한테 쥬스병 받으며) 감사합니다.
하루 : 저기.. (다시 틈을 잡아 은혜한테 말을 걸려는데)
은혜 : 거기 빵 좀 하나 더 주실래요?
동재 : (흘끗 보더니 빵그릇 집어들어 은혜에게 내민다)
은혜 : 고마워요. (빙긋 웃으며 빵을 하나 집어들어 먹는다)
하루 : 저.., (다시 뭔가 말을 걸려는데 이번엔)
연구원1 : 하루야, 속은 좀 어때?
하루 : ? (돌아본다)
연구원1 : 어젯밤에 꽤 마시는거 같던데? 속 괜찮어?
하루 : 네. 괜찮아요. 말짱해요.
동재 : (학술지를 들여다보며 아침식사만 계속하는 위로)
연구원2 : 잠두 잘 잤구?
하루 : 아뇨. 잠은 잘 못잤어요.
은혜 : (슬쩍 하루를 보면)
주인턴 : 못잤어요? 왜요?
하루 : 사실은 잘수가 없었어요. 사랑에 빠졌거든요.
은혜 : (푹! 우유를 마시다 말고 사래가 걸려버린다 콜록콜록!)
하루 : (보더니 얼른 티슈 뽑아 은혜에게 내밀더니 씩 웃으며) 사랑해요.
은혜 : ...! (하루를 쳐다본다)
연구원1.2.3. 주인턴까지 일제히 멈춤동작으로 하루와 은혜를 본다.
동재 역시 표안나게 학술지 넘기던 손, 멈칫..! 하면.
하루 : 밤새도록 그 말이 하고 싶어서.. 한숨도 못잤어요. (보며) 사랑해요.
은혜 : !!! (빤히 쳐다본다. 시선에서)
13. S# 하루의 방.
쿵! 문을 열자마자 하루를 끌고 들어오는 은혜, 한쪽에 거칠게 하루를 밀어제끼더니
은혜 : 너! 돌았니? 어제먹은 술 아직두 안깼어? 왠 주정이야, 아침부터? 어젯밤에는..! (본다) 그래, 어젯밤엔 취해서 그랬다 치자.
취한김에 실수 한번했다 치자구, 하지만..
하루 : 실수 아니예요 은혜씨, 진심이예요.
은혜 : (어쭈우?) 은혜씨이?
하루 : 그렇게 부르니까 이상해요? 그럼 은혜야 할까요? 사랑해 은혜야.. 이렇게?
은혜 : (허! 기막혀 보면)
하루 : 사랑한다고 말하는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줄 몰랐어요. 이렇게 좋은줄 알았으면 진작에 더 많이 해줄걸.
앞으로는 계속계속 말해줄께요. 그 동안 못했던것까지 다 합해서 해줄께요.
(보며) 사랑한다 은혜야. 사랑하구 사랑하구 또 사랑해.
은혜 : 어이, 니가 사랑을 알어?
하루 : 자꾸만 가슴이 벌렁거려요. 웃고 싶어졌다 울고 싶어졌다 정신을 차릴수가 없어요. 설레이기도 했다가
행복해 죽을것도 같다가, 갑자기 열도 났다가, 숨이 콱 막히기도 했다가 막 그래요. 도대체 이게 무슨 증상인가
밤새 책도 뒤져보고 인터넷도 뒤져봤어요. 사랑이래요. 지금 내가.. 사랑을 하고 있는거래요.
은혜 : 그래? 그럼 그 사랑이 언젠간 식어버린다는것두 알겠네?
하루 : (멈칫.. 그 말에 본다) 식어요?
은혜 : 그래 식어. 왜냐면 사랑은 뜨겁거든. 뜨거운건 언젠가 다 식어버려. 초라하구 엿같아진다구.
더군다나 너처럼 그렇게 기분에 들떠서 지껄이는 사랑따위.. 난 안믿어.
하루 : ! (보면)
은혜 : 그러니까 이쯤에서 정신차려주라, 괜히 맘 다치기전에. (그러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한발짝쯤 움직이는데)
하루 : 믿게 해주면! 그럼 돼?
은혜 : (멈칫.. 멈춰선다)
하루 : 내 마음이 진짜라는거 믿게 해주면 그럼 서은혜 너.. 사랑해두 돼?
은혜 : (돌아본다)
하루 : (아이처럼 진심을 담은 맑은 눈빛으로 쳐다보며) 해두 돼? 응?
은혜 : (본다. 허.. 어이없이 빤히 쳐다보는 시선에서)
14. S# 거리. (아침)
어스름이 날이 밝아오는 아침길을 전속력으로 달리는 하루,
하루Na : 그 날부터 나는 아침마다 달렸습니다.
달리고 달려서 꽃집앞에 도착하는 하루, 헉! 헉! 가쁜숨을 몰아쉬며 셔터문을 두드린다. 쿵쿵쿵쿵! 두드리면.
15. S# 저택, 은혜의 방문 앞.
달칵! 문을 열고 나타나는 은혜, 부시시한 머리에 잠이 덜깬 표정으로 두 눈을 게슴츠레 뜬채 긁적긁적하는데
그 앞으로 쑥 내밀어지는 장미한송이.
은혜 : ? (한쪽눈썹을 치켜올린채 쳐다보면)
하루 : (땀이 송글송글 맺힌 얼굴로 빙긋 미소 지으며) 내 마음이야, 사랑해.
은혜 : ??? (빤히 쳐다본다. 시선에서)
16. S# 주방.
짠! 식탁위에 올려지는 된장찌개, 김치찌개. 그 옆으로 계란찜과 계란 말이.
하루 : (씩 웃으며) 내 마음이야, 사랑해.
은혜 : (이젠 놀라지도 않는다. 숟가락 들어 찌개국물부터 떠먹는다) 맛있네.
하루 : (반응을 기다리던 얼굴에 씩 웃음이 번진다. 다행이다! 표정위로)
하루Na : 때로는 그녀의 말 한마디가 나의 기쁨이 되었고,
은혜 : 어우 짜..! (계란말이 먹다가 찡그리며) 이건 아주 소금을 들이 부었구만!
하루 : (얼른 집어먹어본다. 우웩! 진짜 짜다! 하는 표정위로)
하루Na : 때로는 그녀의 말 한마디가 나의 절망이 되기도 했습니다.
17. S# 현관 일각.
신발장에서 운동화를 꺼내 신는 은혜, 신다가 멈칫.. 도로 발을 꺼내고 운동화안에 들어있는걸 꺼내본다. 손난로다.
쪽지도 들어있다. 펼쳐보면. <발시려울까봐 넣어놨어... 내 마음이야, 사랑해>
은혜, 순간 피식 스치는 미소.
하루Na : 그녀가 웃는걸 볼수만 있다면.. 나는 별이라도 따다가 그녀의 운동화에 넣어주었을것입니다.
한쪽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고 웃고 있는 은혜를 보는 하루, 얼굴위로 빙긋.. 기분좋은 미소가 번지는데서.
18. S# 회의실 안.
주인턴 : 손난로를 운동화속에요? 와! 하루씨 너무 낭만적이다!
은혜 : 어젯밤에는요 글쎄, 방에 들어가보니까 하루 그 녀석이 내 침대에 떡하니 누워있는거예요,
뭐하냐 그랬더니, 내가 추울까봐 자기가 미리 뎁혀놓는거래요, 참나..
동재 : (표정없이 서류를 들여다보며 듣는 위로)
주인턴 : 하루씨 완전 감동이네요.
연구원1 : 임마! 니가 왜 감동해? 니 침대 뎁혀놓은것두 아닌데.
주인턴 : 멋지잖아요. (은혜를 보며) 은혜씨는 어때요? 하루씨랑 동갑내기잖아요, 하루씨한테 관심없어요?
은혜 : 에이.. 없어요 그런거. 저한테 하루는 그냥 하루예요. 연애감정같은거 생각도 해본적 없어요.
(하면서 동재를 의식하듯 슬쩍 한번 쳐다보는데)
동재 : (여전히 무심한 표정으로 서류만 들여다보고 있다)
은혜 : (그 모습에 일부러 들으라는 듯) 하지만 뭐.. 여자들은 원래 잘해주는 남자한테 약하니까..
앞으로 제 마음이 어떻게 될진 저두 모르죠. (하면서 동재를 한번 더 흘끔 쳐다보면)
동재 : (짐짓.. 표안나게 시선 한번 주더니, 끝내 무심한척 서류를 넘긴다)
은혜 : (왠지 김샌 표정으로 시선 돌리는데)
주인턴 : 그나저나 하루씨는 어디서 그런 로맨틱한 작업기술을 다 배웠대요?
은혜 : (? 주인턴을 본다) 글쎄요? 진짜 어디서 배웠지? (갸웃하면)
19. S# 하루의 방. N
인터넷 화면창에 뜨는 블로그. <그녀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일곱가지 노하우> (나는 내 여자 이렇게 잡았다! -- 믿거나 말거나)
챕터 1. 매일 아침 그녀에게 꽃을 갖다 바쳐라.
쳅터 2.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줘라.
챕터 3. 작은 사소한 일로 그녀의 마음을 감동시켜라.
하루, 쭉 목록을 따라 훑고 내려오다가 한곳에 멈춘다.
챕터 7. 이도 저도 안되면 그냥 자빠뜨려라.
하루E : 자빠...뜨려? (오호? 이건 좀 생소한 느낌이라는 듯 쳐다보는데서)
20. S# 거실 일각.
계단에서 내려오는 은혜, 막 거실쪽으로 돌아서는데
갑자기 벽뒤에서 불쑥 나타나는 하루의 두 팔. 은혜의 어깨를 와락 잡아채더니 그대로 바닥에 확! 자빠뜨린다.
은혜 : ...! (허걱! 놀라서 쳐다보며) 왜.. 왜 이래 너! 뭐하는짓이야.
하루 : (당장 무슨짓이라도 할것처럼 은혜를 응시하다가 갑자기 씩 웃더니) 내 마음이야, 사랑해.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더니 ‘예쓰! 해냈어!‘ 포즈를 취한다)
은혜 : (순간 어이없다는 듯 허..! 보더니 벌떡 일어나 퍽! 뒷통수를 치며) 장난하냐 너 지금?
하루 : (아야! 뒷통수 비비며 돌아보더니) 내 마음이라니깐!
은혜 : 이제 고마해라, 어?
하루 : 사랑은 계속 되어야 한다, 믿어줄때까지 쭈우우우욱! (하는데)
은혜 : 그만하라구 임마! (하면서 퍽! 한 대 뒤통수를 날리려는데)
하루 : (슬쩍 고개를 뒤로 빼며 피하더니) 믿어줄때까지 쭈우우우욱!!! (하더니 후다닥 도망친다)
은혜 : 이 자식이 증말! 죽었어 너! 일루와! (쫓아간다)
은혜와 하루, 순식간에 거실안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서로 쫓고 쫓긴다.
은혜, 하루 등뒤로 올라타 목조르기를 하기도 하고,
하루, 간신히 벗어나 도망치면서도 계속 “믿어줄때까지 쭈우우우우욱!” 하다가 퍽! 얻어맞고, 육탄전 벌인다.
그러다 꺄아!! 은혜를 나꿔채듯 잡은 하루, 그대로 은혜를 자빠뜨린다.
털썩.. 소파위로 넘어지는 은혜, 은혜의 양팔을 잡은채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하루.
은혜 : ...! (본다. 헉..! 헉..! 뛰던끝이라 가쁘게 숨을 몰아쉰다)
하루 : (본다. 헉..! 헉..! 역시 뛰던끝이라 숨을 몰아쉬며 내려다본다)
은혜 : (왠지 기분이 이상해진다. 일어나려는데)
하루 : (턱! 은혜의 어깨를 잡는다)
은혜 : (멈칫.. 하루를 올려다본다. 다시 일어나려는데)
하루 : (다시 턱! 은혜의 어깨를 잡는다. 잡더니) 얼마나 더 너를 자빠뜨리면 되니?
은혜 : ? (본다)
하루 : 얼마나 더 자빠드려야 니 마음이 열리겠냐구. 백번? 천번?
은혜 : 비켜라.
하루 : 만번쯤이면 될까?
은혜 : 재미없어, 비키라구.
하루 : 얼마가 되든 상관없어. 평생이 걸린대두 괜찮아. 사랑하니까.. 그게 너니까..
은혜 : ...! (순간 흔들리는 눈빛으로 하루를 본다. 보더니 갑자기 퉁명스럽게) 너! 이렇게 보니까 콧구멍 되게 크다!
하루 : ? (본다. 순간 후다닥 뒤로 물러나 앉으며 두 손으로 코를 감싸쥐면)
은혜 : (쓱 일어나 하루를 보더니) 짜식.. 까불구 있어.
말 한방으로 하루를 헤치운 은혜, 손을 툭툭 털며 막 계단쪽으로 돌아서다가 멈칫.. 멈춰서서 본다.
하루, 여전히 두 손으로 코를 감싸쥔채 같이 ? 돌아보면.
회의실 입구쪽에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동재와 시선 마주친다. 두 사람을 다 보고 있었던 듯..
은혜 : 아.. (당황) 저기 그게 방금전에 그게 뭐냐면요, (하는데)
동재 : 신경쓸거 없어요. 잠깐 물 마시러 나온거니까. (그러더니 주방으로 들어가 물컵에 물을 따른다)
은혜 : (아.. 젠장! 하다가) 저기.. 오늘 저녁때 다같이 삼겹살파티 어때요?
하루 : (은혜를 본다. 삼겹살 파티?) 좋아요! 삼겹살 파티!
은혜 : (찌릿! 하루를 시선으로 제압해버린 뒤 다시 동재한테) 저 오늘 월급 나오는 날이거든요, 제가 한턱 쏠께요, 어때요?
동재 : (돌아보지 않은채) 오후에 병원에서 미팅이 잡혀있어요. (전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돌아보며)
하루하구 다른 직원들이랑 해요, 난 상관말고. (그러더니 물잔을 들고 회의실쪽으로 들어간다)
은혜 : (일순 썰렁해져서 동재의 뒷자락을 본다)
하루 : (? 그런 은혜를 본다. 보다가 다시 동재가 사라진쪽으로 시선 옮기면)
21. S# 회의실.
안으로 들어오는 동재, 물을 마시려고 반쯤 들어올렸다가 멈추더니 그 물컵을 그대로 턱! 책상위에 내려놓는다.
사실은.. 신경이 좀 쓰이기 시작했다. 그 때 E. 울리는 전화벨.
동재, 조금은 귀찮은 듯 수화기를 집어든다.
동재 : 박동잽니다. (듣다가) 누구시라구요?
22. S# 원장실.
민주 : 허민주요, 저번에 허원장님이랑 같이.. 네에.. (하면서 슬쩍 돌아보면)
허원장 : (맞은편 소파에 앉아 책을 들여다보면서 귀는 민주한테 쏠려있다)
민주 : 그게.. 엄마 잠깐 뵈러 지금 병원에 왔다가 오늘 병원 나오시는 날이라구 들어서요, 차라두 한잔.. (하는데)
허원장 : (흘끗 민주를 째려보면)
민주 : 저녁이면 더 좋구요. 혹시 시간 괜찮으신가 해서.. 아, 네.. 그럼 저녁때 병원에서 뵐까요? 네에.. (핸드폰 접는다)
허원장 : 너, 얼른 가서 머리 손질부터 좀 하구 와.
민주 : 손질하구 나온건데..
허원장 : (지갑에서 수표몇장 꺼내 민주앞에 툭 던져주며) 가서 스타일 좀 바꿔. 안경두 좀 벗구 좀. 고루해보여.
민주 : 안경 벗으면 잘 안보여서.. (하면서 한번 치켜올리면)
허원장 : 그렇게 지지리 궁상인데 어떤 남자가 널 좋다 그러겠니?
민주 : (남 말하듯) 없죠, 물론..
허원장 : 그나마 박동재선생 인품이나되니까 너 참구 만나주는거야. 그러니까 니가 더 노력해야지. 지루하지 않게, 심심하지 않게.
민주 : 글쎄요. (그런다고 될까? 갸웃하는데)
허원장 : (순간 짜증 팍 밀려와서 보더니) 어우 나가! 빨랑 나가!
민주 : (? 보더니) 다녀오겠습니다 그럼.
일어나 정중히 꾸벅 인사한 뒤 나간다. 나가다가 다시 되돌아와 깜빡한 수표 집어들고 다시 나가면.
허원장, 어이그 저걸 그냥..! 속터져 죽겠다는듯 쳐다보는 위로,
봉평댁E : 이 세상의 부모마음 다 같은 마으음~
23. S# 은혜의 방.
어린 남자아이의 사진액자가 놓여있는 그 앞에서
봉평댁, 거울을 들여다보며 립스틱으로 입술을 발라가며,
봉평댁 : 아들 딸이 잘되라고, 행복하라고오~ (흥에 겨워 중간 생략한채) 원더풀! 원더푸울! 엄마의 청추운~
부라보! 부라보오! 엄마의 인새애,애,애,애,앵~~~ (과하다 싶을만큼 목소리를 꺽어 바이브레이션을 넣는데)
장필구E : 선생님! 저희 다녀오겠습니다.
봉평댁 : (순간 멈칫) 이이? 저 냥반 벌써 일나가는가베? (하더니 재빨리 거울 보며 머리며 모양새를 확인하는데서)
24. S# 염교장댁, 거실.
염교장 : 추운데, 감기 안걸리게 조심들 해.
장필구 : 오늘은 청소는 안하구, 수금만 할겁니다. 걱정마십쇼 선생님.
수정 : 그럼 필구삼촌, 올 때 맛있는 귤!
장필구 : 알았습니다 아가씨!
수정 : (히~ 웃으며) 다녀오세요!
장필구와 자물통 나서려는데,
봉평댁 : 아이구 장선상니임~!!!
장필구, 자물통, 염교장, 수정, 일제히 돌아보면
화장을 진하게 한 봉평댁, 후다닥 계단을 내려오다가 장필구 앞에서 가까스로 멈춰선다. 재빨리 자태 수습하더니,
봉평댁 : 조심해서 댕겨오쎄융. 길바닥이 꽝꽝 얼어갖구냥, 미끄럽든디..
(하면서 어필하려는 듯 눈 깜빡거리며 머리매무새를 슬쩍 만져올리면)
식구들 : (일제히, 그런 봉평댁의 오버에 이초쯤 빤히 쳐다보면)
염교장 : 허흠! (헛기침으로 분위기 깨며) 늦겠다. 어서들 다녀와.
장필구 : (그제서야 보며) 아, 예. 다녀오겠습니다 그럼.
자물통 : (같이 인사 꾸뻑한 뒤 나가면)
봉평댁 : (끝까지 고상한 척 한 손을 가슴에 올리며) 챙겨다녀오세요옹~!
염교장 : (재밌는 아줌마구만, 짐짓 미소로 한번 본 뒤 방으로 들어가면)
수정 : (그런 봉평댁을 기가막히다는 듯 보며) 아줌마, 됐거든요?
봉평댁 : (흘끗 수정을 본다. 순간 본연의 자세로 되돌아가서) 왜? 또? 뭐가 불만이여, 쥐콩알딱지야!
수정 : 아줌마가 우리 필구삼촌한테 흑심품고 있는거 다 아는데요, 우리 필구삼촌, 아줌마같은 스타일 딱 질색이거든요?
봉평댁 : 뭐시여? (금방 잡아먹을 듯 노려보다가 슬쩍 비굴해지며) 그럼 워떤 스타일을 좋아허는디? 너는 아냐?
수정 : 저래뵈두요, 우리 필구 삼촌 옛날엔 잘나가는 의사였단 말예요.
봉평댁 : 의사? 고거슨 무쟈게 머리가 좋은 사람이나 허는 것인디? 장선상님이 왕년이 의사선상님이었다 그 말이냐?
수정 : 네에! 그러니까 우리 필구 삼촌 넘보지 마세요, 아줌마처럼 욕쟁이 아줌만 상대 안하시거든요?
봉평댁 : (순간 기분나쁜 듯 쳐다보더니) 야, 넌 핵교두 안가냐?
수정 : 겨울방학이거든요? (흥! 새침하게 고개 돌린 뒤 가버리면)
봉평댁 : 저걸 기냥 확..! (하고 보다가 슬쩍 다시 고개 돌리며) 그려, 왕년에 의사선상님이다 그 말이지?
어쩐지 땡기드라 했다 내가. (하면서 기어코 작업을 걸어보겠다는 의지 확고한 표정에서)
25. S# 카페 안.
안으로 들어서는 장필구와 자물통.
장필구 : 안녕하십니까. 지난주 유리창 청소대금 때문에 왔습니다만..
종업원1 : 아, 예. 이쪽으로 오십쇼.
장필구 : (직원1과 함께 카운터쪽으로 자릴 옮긴다)
자물통 : (출입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는다.)
쓱 실내를 한번 돌아보다가 저 끝으로 창가에 앉은 한여자와 시선이 마주친다. 민주다.
민주, 만화책을 들여다보며 혼자 킬킬 웃고 있다.
자물통, 그런 민주를 흘끔 한번 본다. 어? 예쁘네..? 쳐다보면
민주, 책장을 넘기며 계속 킬킬킬 웃고 있다.
자물통, 자기도 모르게 그런 민주를 보며 슬쩍.. 입 끝에 미소가 스친다.
그 때 E. 찌직..! 아주 미세한 소리에 자물통의 귀가 움찔한다.
홱 돌아보는 날카로운 눈빛, 그의 시야로 포착되는 카페안 구석구석..
평화롭게 차를 마시는 사람들, 차를 나르는 종업원들.
자물통, 잘못들었나 싶어 다시 민주쪽을 돌아보는데 다시 E. 찌직..!
자물통, 홱! 다시 고개 돌려 쳐다본다.
순간 발견한 듯! 동공확대! 그 두 눈이 점점 크게 벌어지더니 순간!!!
자물통 : 쥐다!
순간, 카운터에 있던 장필구, 자물통의 말소리에 홱! 고개돌려 쳐다본다.
동시에 카페안에 있던 다른 손님들과 종업원들 일제히 멈춤동작으로 자물통을 본다.
보더니 일순간 “쥐다아아!!!” 소리를 지르며 의자위로 뛰어오르면서 카페안은 아수라장이 된다.
그 와중에 민주 혼자만 요지부동으로 킬킬 웃으며 만화책에 빠져있다.
쥐의 시선으로 카페안을 이리저리 움직이던 화면,
창가쪽에 앉은 민주를 발견하더니 돌진하듯 빠르게 달려가기 시작한다.
동시에 자물통, 한쪽에 세워졌던 마대자루를 마치 검도를 잡아채듯
휘리리 잡아들더니 쥐가 있는 쪽을 향해 돌진한다. 이야아아아!!!!
순간 만화책을 보던 민주, 찌릿! 달려오는 쥐를 흘끗 째리더니,
옆에 있던 작은 박스를 휘리리 집어들어 달려오는 쥐를 덮쳐버린다. 척!하니 박스위에 한쪽발까지 올려놓으면.
끼익! 바로 그 박스옆에서 가까스로 멈춰버리는 자물통의 마대.
동시에 민주와 자물통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힌다.
자물통 : ....! (민주를 본다)
민주 : ....? (자물통을 본다)
의자위로 뛰어올랐던 사람들과 카운터의 장필구, 그 두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가운데,
자물통과 민주, 역시 멈춤 동작으로 서로를 빤히 쳐다보는 위로,
다닥다닥! 박스안에 갇혀버린 쥐가 박스를 긁어대는 소리만.
26. S# 짧은 경과> 카페 전경 정도.
27. S# 카페 안.
카운터에서 종업원1에게 열심히 쥐약을 설명하는 장필구.
장필구 : 그러니까 이 약품을 사용하시면, 일단 냄새로 쥐들을 가까이오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을뿐만 아니라,
들어온 쥐도 쫓아내버리는 효과가 있다는..
종업원1 : 그러지 말고, 이번주부터 실내도 맡아서 청소해주시겠습니까?
장필구 : 아.. 그럼.. (척! 수첩을 꺼내더니) 견적부터 뽑아볼까요? (시선에서)
28. S# 카페 일각. (민주가 앉았던 자리)
달칵! 두 사람앞에 찻잔과 케익 접시를 놔주는 종업원2.
종업원2 : 커피와 케익은 서비습니다. (인사한 뒤 가면)
머슥하게 앉아 있는 자물통과 민주, 서로 멎적은 표정으로 보다가 동시에 커피잔을 집어든다.
똑같이 후루룩! 소리를 내며 커피를 마시고, 똑같이 내려놓는다.
똑같이 포크를 집어들어 똑같이 케익을 향하다가 탁! 포크끼리 부딪히자.
자물통 : (그쪽 먼저.. 손짓으로 어서 들라는 듯)
민주 : 그럼 제가 먼저.. (하더니 크게 뚝 떼내서 한입가득 먹는다)
자물통 : (본다. 흐뭇한 표정)
민주 : (먹어가며 자물통을 보더니) 안 드세요?
자물통 : (손짓으로 괜찮습니다. 드세요 하면서 권하면)
민주 : 예에. (알아듣는 듯. 그러더니 케익을 또 한입가득 먹는다)
자물통 : (그저 보는것만으로도 흐뭇한데)
민주 :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린다, 들여다보더니) 아! 미장원 예약시간이다. (자물통을 보며) 반가웠습니다. 그럼..
(가방이며 만화책들을 주섬주섬 챙겨들고 일어서는데)
자물통 : (자기도 모르게 같이 벌떡 일어서더니 버럭!) 저는 자물통이라구 합니다!!
민주 : ??? (자물통을 빤히 쳐다본다)
자물통 : 아.. (너무 크게 소리를 질렀나?) 무서우셨다면 죄송합니다. (시선 떨구는데)
민주 : (얼핏 스치는 미소.. 본다. 보더니)
자물통앞으로 다가서는 민주, 갑자기 자물통의 팔을 나꿔채듯 잡아올리더니 소매를 홱! 걷어올린다.
자물통의 잠바윗주머니에 꽂혀있는 볼펜(청소광고볼펜)을 꺼내들어 그 팔뚝에 뭔가 쓰기 시작한다. 마지막 일점까지 탁! 찍는다.
(아주 순식간에 벌어진듯한 느낌)
민주 : (볼펜을 자기 주머니에 꽂으며) 그럼.. (자물통을 지나쳐간다)
자물통 : (? 돌아본다. 보다가 자신의 팔뚝에 쓴 글씨를 들여다보면)
<나는 허민주, 010-595-9595. ^^*>
자물통, 순간 기쁨이 밀려와 그 팔을 꼭 가슴에 끌어안으며 돌아보다가 허걱! 깜짝 놀라서 보면
바로 뒤에 서서 빤히 쳐다보는 큼지막한 장필구의 얼굴. 갑자기 씨익! 웃더니 손을 쓱 내민다.
자물통, 아..! 보더니 아쉽다는 듯 만원짜리 한 장을 내민다.
장필구 : (받아챙기며) 말 안하고 다섯달이면 많이 참았지.
자물통 : (베식 미소. 더 참을수도 있었는데)
장필구 : (흘끗 보며) 이쁘드라?
자물통 : (순간 수줍은 듯 베식 웃으며 가볍게 툭..! 친다고 치는게)
장필구 : (으..! 아픈 표정에서)
29. S# 은행, 자동화코너.
기계에서 쓱 밀려나오는 통장.
은혜, 통장에 찍힌 금액을 본다. 씩 웃는 얼굴에서.
30. S# 백화점 안. (또는 다른 상점가들)
한쪽에서 프레임-인 되는 하루와 은혜, 이것저것 선물할 것들을 구경을 한다.
모자가게에서 서로 씌워보기도 하고, 자기가 써보기도 하고,
화장품 가게에서 은혜, 립글로즈를 골라보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한때..
그 일각으로 프레임-인 되는 사내1.2. (표사장의 좌팔, 우팔)
사내1 : (쓱 소매 끝에 대고) 목표물 발견했습니다. 어떡할까요.. (하는데)
표사장 : (그 뒤에서 쓱 나타나며 사내1의 뒷통수를 턱! 치며) 영화 좀 작작 봐라! 작작 좀 봐!
사람 뒤에 세워놓고 뭐 열쳤다고 소매끝에다 말허구 지럴이여,
사내1 : 죄송합니다 형님! 서은혜를 발견했는데요, 어쩔까요?
표사장 : (흘끗 돌아본다)
은혜와 하루, 기분좋게 웃는 얼굴로 이것저것 구경중이다.
표사장 : 어따, 웃을줄도 아는가베? 맨날 진상만 떨드니 웃는 얼굴이 백배 낫고마.
사내1 : 가서 한판 뜰까요?
표사장 : (한번 더 퍽! 뒷통수 날리더니) 뜨긴 뭘뜨냐? 회를 뜨냐? 뜨개질을 뜨냐? 문화인이 되아갖고 고운말 좀 써라 이 자식아!
사내1 : 죄송합니다 형님! 그라믄 지가 쪼까 가서 이자를 갚으라고 정중히 전헐랑게요,
표사장 : (흘끗 다시 돌아보더니) 오늘은 기양 놀게 냅둬라. 간만에 보기좋게 웃잖냐.
사내1 : 하지만 쫌전이 은행에 갔다오는걸 봤는디이.. (하는데)
표사장 : 시방 개기냐?
사내1 : 아닙니다 형님.
표사장 : 가자. (하면서 쓱 돌아서서 간다)
사내1.2. : (표사장의 뒤를 따라 가면)
표사장 : (혼자만 다시 쓱 돌아와 고개만 빼고 은혜를 본다) 학실히 웃는 얼굴이 백배 낫고마이. (씩 웃는데서)
31. S# 머플러 가게 앞.
웃는 얼굴로 다가서는 은혜, 그 옆으로 같이 프레임-인 되는 하루.
은혜, 그 중 하나를 집어들어 하루한테 한번 대본다.
하루 : (괜히 좋아서 쑥스러워하는데) 이야..! 좋다 이거. (하는데)
은혜 : 박동재선생한테 어울릴까?
하루 : 응? (멈칫.. 은혜를 본다) 아... (내가 아니구나)
은혜 : (다른거 골라들며) 이게 더 어울릴라나?
하루 : 글쎄에..
은혜 : (흘끗 보며) 뭐해? 너두 맘에 드는거 있음 골라봐.
하루 : 응? 으응.. (서운함 애써 감추며 머플러를 집어들어 본다) 이거 어때? 나하구 어울려?
은혜 : (한번 흘끗 돌아보더니 대충) 어, 괜찮네. (그러더니 두 개를 집어들어 보이며) 이게 낫니, 이게 낫니?
하루 : (본다. 보다가 오른쪽 머플러를 가리킨다) 이거..
은혜 : 그래? (하면서 다시 다른걸 골라본다)
하루 : (자기 손에 들어있는 밝은색 머플러를 한번 본다. 보며) 나는 밝은색이 좋드라, 밝구.. 따뜻한 색깔..
은혜 : (못들었다. 점원에게) 아저씨, 이걸루 주세요. 고급스럽게 포장해주세요. 중요한 사람한테 선물할거니까.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야! 나온김에 우리 박동재선생이랑 저녁 같이 먹구 들어갈까?
병원으로 쳐들어가서 깜짝 놀래켜주자, 어때?
하루 : 오후에 미팅있댔잖아.
은혜 : 미팅을 밤새도록 하냐? 밥은 먹구 할거 아냐. (그러더니) 잠깐 한군데만 더 들렸다 가자.
하루 : (? 보면)
32. S# 여자 옷코너.
짜란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은혜, 처음으로 정장스럽게 입은 그녀의 모습.
은혜 : 어때? 이 정돈 차려입어줘야 뽀대가 좀 살겠지? 그치?
하루 : 아무옷이나 입어두 다 이뻐.
은혜 : 에이, 그건 니가 뭘 몰라서 그러는거구, 원래 남자들은 여자가 이렇게 차려입어줘야 좋아하거던.
나두 왜그런진 모르겠지만, 암튼 그렇대.
하루 : (아.. 그렇구나. 동재선생님이 좋아하는 옷이구나..)
은혜 : (말해놓고 괜히 그랬던지) 뭐.. 이러면서 나두 옷한벌 장만하는거지 뭐.. (다른 옷 집어들어보며) 가만.. 얘가 더 이쁠까?
(하면서 거울에 다른 옷들 대본다, 조금은 들뜬 표정..)
하루 : (그런 은혜를 본다. 시선위로)
하루Na : 그녀의 표정이 밝아보입니다.
33. S# 병원로비.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는 은혜와 하루.
은혜, 누가봐도 에쁘게 꾸며입은 모습, (머리까지 정갈하게 묶고) 손에는 동재의 선물을 넣은 종이가방이 들려져 있고,
앞장서서 걸어가는 은혜의 걸음이 마음만큼 바쁘다. (가다가 굽높은 힐 때문에 한번 삐뜻하기도 해가면서)
괜히 하루를 돌아보며 쑥스러운 듯 헤 웃는다.
그 뒤를 따라가는 하루, 은혜를 보며 베식 한번 웃어준다.
은혜, 다시 앞을 바라보며 걸어가자 바라보던 하루의 웃는 표정, 조금은 쓸쓸해지는 위로,
하루Na : 그녀의 발걸음이 가벼워보입니다. 그럴수록 나의 마음은 자꾸만 무거워집니다.
은혜, 한쪽으로 쭉 걸어들어가다가 다시 되돌아와 보면.
저쪽으로 회의실 같은곳에서 나오는 동재의 모습.
은혜, 얼른 옷매무새며 머리 매무새 가다듬더니,
은혜 : 어? 동재씨다. (얼른 옷매무새며 머리 매무새 가다듬더니) 동재씨! 동재씨이!!! (손을 흔들면)
동재 : (나오다가 은혜를 본다. 그 옆으로 프레임-인 되는 하루를 본다)
하루 : (동재를 보는데)
그 때 문뒤에서 따라 나서는듯한 허원장과 민주의 모습이 나타난다.
은혜, 순간 멈칫.. 흔들던 손 벌쭘해지면서 슬그머니 내리고 보면
허원장, 나오다 말고 멈춰서서 은혜를 본다.
하루, 허원장을 알아보고 인사를 한다. 은혜도 얼떨결에 같이 목례하면,
허원장, 동재를 한번 본다. 다시 은혜쪽으로 시선 돌리는데서.
34. S# 일식집 안. N
벌쭘하게 나란히 앉아 있는 은혜와 하루, 맞은편에 역시 나란히 앉아 있는 허원장과 민주,
그 가운데 동재가 앉아 있다.
허원장 : 자, 들자구. (은혜쪽 보며) 들어요.
은혜 : (본다. 보며) 네. (젓가락 들고 회 한점 집어들어 막 먹으려는데)
허원장 : 박동재선생 통해서 계속 얘긴 듣고 있었어요. 서은혜씨.
은혜 : (먹으려다 말고 허원장을 본다, 동재 한번 봤다가 다시 허원장 보며) 아, 네에... 제가 신세를 많이 짓고 있습니다.
허원장 : 그렇군. 그래, 학교는 어디까지 나왔어요?
은혜 : (멈칫.. 허원장을 본다)
동재 : (멈칫.. 허원장을 본다)
하루 : (? 그런건 왜 묻지 하는 표정으로 본다)
민주 : (혼자만 표안나는 한숨.. 우리 엄마 또 시작이시구나)
은혜 : (본다. 보며) 고등학교.. 중퇸데요.
허원장 : 중퇴?
은혜 : 그래두 검정고시로 졸업증은 땄습니다.
허원장 : 그래요? (아무렇지도 않게) 전과도 있다고 들었는데.
은혜 : (다시 멈칫..! 허원장을 본다)
허원장 : 어떻게 그 나이에 벌써 사기같은걸 쳐서 한탕 벌어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참 어려뵈는데.
동재 : 원장선생님,
허원장 : 궁금해서 그래. (시선 은혜에게 계속 둔 채) 과연 이대로 하루옆에 둬도 되는 사람인지 의심스럽기도 하구.
은혜 : ...! (허원장을 빤히 본다)
하루 : (그 말에 보면)
허원장 : 지금은 하루군한테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긴데.. 학력도 딸리구, 전과까지 있는 사람을 옆에 둬도 괜찮은건지,
혹시 나쁜 영향을 끼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서.. (하는데)
동재 : (정중히) 이런 자리에서 하실 얘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원장선생님.
허원장 : (? 동재를 보면)
동재 : 나중에 저하고 따로 말씀하시죠. (하는데)
은혜 : 맞습니다. 저는 학력도 딸리구요, 사기전과까지 있는데다, 빽도, 가진것도, 아무것도 없는 덜덜이 삼류인생이예요.
동재 : 서은혜씨!
은혜 : 죄송합니다. 주제도 모르고 이런 식사자리에 끼어들어서. (그러더니 일어서서 나간다)
하루 : (어? 본다. 보더니 동재를 한번 본다)
동재 : (따라나가지 않은채 앉아 있으면)
하루 : 저도 죄송합니다.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탁! 젓가락 놓고 따라나간다)
동재 : (짐짓 반쯤 고개를 돌려 나가는 하루쪽으로 시선을 주면)
허원장 : 하루가 예절교육을 다시 받아야겠구먼.
동재 : (허원장을 보면)
허원장 : (회를 한점 집어들며) 참, 우리 특허출원하는 문제 말인데, 우리 그 얘기나 좀 해볼까, 박동재선생?
동재 : (그 말에 허원장을 본다)
민주, 덤덤하지만, 표안나게 나즈막한 한숨..
그러다 문득 은혜가 앉아있던 자리에 남겨진 선물봉투를 본다. 시선에서.
35. S# 일식집 앞, 거리 N
뛰쳐나오는 은혜, 최대한 걸음을 빨리해서 걸어온다. 나오면서 귀걸이며, 머리를 묶은 핀을 죄다 풀러내며 걸어나오면,
그 뒤로 쫓아나오는 하루.
하루 : 은혜야! 은혜선생님 잠깐만..!! (하고 잡아 돌이키는 순간 멈칫..! 보면)
은혜 : (두 눈 가득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있다)
하루 : (순간 가슴이 싸아..! 해져온다. 빤히 쳐다보면)
은혜 : (훌쩍! 손등으로 쓱 코를 문지르더니) 가자. 우리 어디 재밌는데 가서 놀자. 응?
하루 : 은혜야..
은혜 : 가기 싫어? 왜.. 너두 허원장인지 뭔지하는 아줌마 얘길 듣고보니 나랑 놀기 싫어졌니?
하루 : 은혜야.
은혜 : 그럼 놀지마. 난 혼자서두 잘 노니까. (돌아서는데)
하루 : (턱! 팔을 잡는다)
은혜 : (멈칫..)
하루 : (본다. 잠시 잡은채로 보더니) 어디.. 가고 싶은데?
은혜 : (눈물 가득한 시선으로 하루를 돌아보면)
하루 : 재밌는데 가서 놀자며. 말해.. 어디 가고 싶은지.
은혜 : (하루를 본다. 시선에서)
36. S# 클럽안. N (홍대앞 클럽같은 모던하고 쿨한 분위기의 클럽)
쿵짝쿵짝! 수많은 젊은 사람들이 모여서 미친 듯이 춤을 춘다. 그 한쪽에서 은혜도 완전 무아지경으로 춤을 추고 있다.
하루, 그 앞에서 박수를 치며 은혜를 본다. 시끄럽기도 하고,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치이기도 하면서..
은혜 : 야! 너 뭐하냐! 흔들어 흔들어! 스트레스 쫙 날아가게! 이렇게!
하루 : (본다. 보더니 어설프게 춤을 춰본다) 이렇게?
은혜 : 그렇지!
하루 : (조금 더 과감하게) 이렇게?
은혜 : 그렇지! 그렇지! 잘한다 우리 하루!!
은혜, 일부러 더 소리를 치르고 춤을 춘다.
하루, 은혜 기분에 맞춰주려고 열심히 어설픈? 춤을 추어대는데서.
INSERT> 일식집.
허원장과 동재, 민주 셋이서 다시 자리를 잡고 얘기를 나눈다.
민주, 슬쩍 동재를 보면 동재, 표 안나게 손목시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계속 신경이 쓰이고 있다. 조용히 물을 들이키면.
다시 클럽안>
시끄럽던 클럽안의 음악이 확! 바뀌면서 흘러나오는 째즈블루스. (언젠가 동재와 춤을 췄던 바로 그 곡이다)
춤추던 사람들 일순 쫙 빠져나가고 두어쌍의 젊은 남녀들만 흐느적거리듯 서로 끌어안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은혜, 잠시 멈춰서서 숨을 몰아쉬다가 돌아서서 들어가려는데
하루, 은혜의 손을 턱..! 잡는다.
은혜, 멈칫.. 돌아본다. 보더니 말없이 손을 빼내려는데 하루, 다시 그 손을 붙잡는다.
은혜, 그런 하루의 얼굴을 다시 빤히 쳐다본다. 시선에서.
37. S# 일식집 앞. N
탁! 허원장이 올라탄 차 뒷문이 닫히면.
동재 : 들어가십쇼.
허원장 : (동재를 본다. 뒷쪽에 남겨진 민주 한번 본 뒤 고개 앞으로 돌리면)
허원장의 차 출발한다.
동재 : (민주를 돌아본다) 차 한잔 하시겠어요?
민주 : 아뇨, 차는 됐구.. (그러더니 들고 있던 선물봉투를 내민다)
동재 : (? 보면)
민주 : 아까 그 아가씨가.. (보며) 서은혜씨라는 분이요.. 그 분이 놓구간거 같은데.
동재 : (본다. 선물봉투를 받아들어 보는 시선에서)
38. S# 다시 클럽 안. N
하루의 손위로 천천히 겹쳐지는 은혜의 손, 두 사람, 서로 어색하게 약간의 간격을 두며 조용히 스탭을 밟고 있다.
두어스탭쯤 어색하게 밟다가.. 하루, 멈추고 은혜를 본다.
하루 : 이거.. 아니었잖아.
은혜 : (? 보면)
하루 : 그 때 동재선생님하구 너.. 이렇게 안췄잖아. (그러더니 천천히 동재가 했던것처럼 은혜의 허리를 팔로 감싸안는다)
은혜 : ...!
하루 : (은혜의 허리를 감싼채 천천히 그녀의 몸을 잡아당기듯 끌어안는다)
은혜 : ...!!! (어쩌지..? 잠시 혼란스러운 기분)
하루, 은혜를 안은채 잠시 그렇게 서 있다가 천천히.. 동재가 했던것처럼 그렇게 천천히 스탭을 밟기 시작한다.
은혜, 말없이 하루품에 안긴채 같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하루, 은혜를 꼭 안은 얼굴위로 번지는 따뜻한 미소..
하루의 품에 안긴 은혜, 왠지 마음이 짠..해져온다. 눈빛에서.. dis.
39. S# 달리는 동재의 차. N.
부우우웅!! 속력을 높히며 다른 차들을 거칠게 추월하고 있는 동재, 그의 옆자리로 화면 이동하면 풀러져 있는 선물포장지..
그 안에 머플러와 작은 카드메모 한 장, <재수탱이 박동재선생! 나 첫월급 받았어요. 그냥.. 고맙길래>
동재, 계속 사이드 밀러를 보며 속력을 점점 높히는 위로.
은혜E : 혹시 저한테 관심 있으세요?
flash-back1> 1부. 컨퍼런스룸에서..
동재 : 아뇨. 거기까진 아니구.
은혜 : 아니라니 다행이네. 미안하지만 나요, 보기보다 눈 높거든요?
flash-back2> 4부 47씬. 섬에서..
은혜 : 그러지 말아요. 나한테 잘해주지 말라구!
동재 : (본다)
은혜 : 책임도 못질거면서 자꾸 희망갖게 하지마. 올라가지도 못할 나무 자꾸 쳐다보게 하지마. (대사 중략)
flash-back3> 4부 56씬 저택
은혜 : 나두 알거든요? 내 주제가 어떻다는거? 그러니까 걱정마세요. 그런일땜에 동재씨 넘볼 생각 감히 안할테니까..
40. S# 저택 거실. N
쿵!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동재, 주방이며 다른쪽을 살펴본다. 은혜와 하루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동재, 얼른 이층계단을 뛰어올라간다.
41. S# 이층 복도. N
들어서는 동재, 은혜의 방문을 두드린다. 쿵쿵쿵!
동재 : 서은혜씨! 서은혜씨!! (방문을 열어본다. 없다. 하루의 방앞으로 와서 쿵쿵쿵 두드리며)
하루야! 안에 있어? 서은혜씨!! (쿵쿵쿵 두드리다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42. S# 하루의 방안. N
벌컥! 문을 열고 들어서는 동재, 그러나 방안은 텅 비어있다.
동재, 아직 안들어왔나? 어딜 간거지? 돌아보다가 멈칫.. 한쪽을 본다.
책상앞으로 천천히 다가서서 스탠드를 켜면 책상앞 벽 한가득 써져 있는 종이들, 그 위로
<매일 아침마다 은혜에게 꽃갖다주기,> <매일 세 번이상 은혜를 큰소리로 웃게 해주기,>
<매일 두 번 이상 은혜를 감동시켜주기.> <매일 열 번 이상 은혜가 큰소리로 내 이름 부르게 하기.> 등등등..
(은혜를 향한 매일 매일의 계획들이 써진 종이들이 벽 한가득 붙어있다)
동재, 조용히 그 메모들을 쭉 쳐다본다. 시선에서.
43. S# 클럽 안. N
하루, 좀 더 은혜를 꼬옥.. 끌어안아주는데.
순간 탁...! 스탭을 멈추는 은혜, 가만히 하루에게서 떨어진다.
은혜 : (하루를 본다. 짐짓 미소를 짓더니) 안되겠다 하루야.
하루 : ...! (멈칫.. 은혜를 본다)
은혜 : (본다. 보더니 그대로 돌아서서 나간다)
하루, 사람들을 헤치고 나가는 은혜의 뒷모습을 본다. 안되겠다구?
멍하니 바라보는 시선위로 하나 둘..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dis.
44. S# 정류장. N
하늘 가득 내리는 눈.
정류장 벤치에 앉아 있는 은혜와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아 있는 하루.
하루 : 나는.. 왜 안돼?
은혜 : ...
하루 : 너한테 나는 왜 안되는데?
은혜 : (하루를 한번 돌아본다. 보더니 다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어렸을 때 자고 일어나보면 밤새 내린 눈이 쌓여서..
온 세상이 하애졌을때가 있었어. 그럴때마다 난 학교에 못갔다? 그렇게 깨끗한 눈을 밟는게 너무 미안해서..
한발자국도 움직일수가 없드라구. (돌아보며) 니가 그래. 너무 깨끗하구 하얘서.. 밟기가 겁나.
하루 : (본다) 너는.. 나를 아직도 바보라고 생각하니?
은혜 : (? 하루를 본다)
하루 : 내가 아직도 정신지체 3급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보호해줘야하고, 지켜줘야하고, 챙겨줘야만 하는 상대야?
은혜 : 하루야.
하루 : 대체 어떻게 하면 돼! 어떻게 하면 너한테 남자가 될수 있는건데? 바보 말구, 정신지체3급 말구!
어떻게 하면 남자가 될수 있냐구! 똑똑해진걸루 부족해? 뭐가 더 필요한데! 돈 필요해? 그리구 또 뭐! 말만 해!
니가 하라는거, 해달라는거 다 해주께! 다 해줄수 있다구 나는!
은혜 : (OL) 그래! 차라리 니가 돈이 많다면 믿을께!
하루 : (멈칫..! 본다)
은혜 : 그 돈으로 날 행복하게 해줄 능력이 있다면, 그럼 니 사랑 믿을께. 근데 하루야.. 그래두 니가 날 사랑할까?
그런 능력, 그런 돈이 생겨두 니가 날 사랑할까? 나는 전과자에다 빈털털이 사기꾼인데 과연 그럴수 있을까!
하루 : ...! (보면)
은혜 : 자신 없지? 대답못하겠지? 그런거야 다.. 그러니까 어떤 말로도 니 마음.. 함부로 장담하지마. 알았니?
하루 : (본다. 보더니) 그래? 그럼 방법은 하나밖에 없겠네. 내가 너하구 같아지는거. 그럼 되는거지?
은혜 : 뭐?
하루 : 나두 너처럼 전과자가 되면 그럼 너하구 같아지는거잖아. 그래, 거기서부터 같이 시작하자. 그럼 되겠다.
(그러더니 일어나 한쪽으로 성큼성큼 간다)
은혜 : (벌떡 일어나 본다) 하루야!
하루 :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눈속으로 걸어간다)
은혜 : 하루야아!!! (놀라서 쳐다보는데서)
45. S# 현금인출기코너. N
휙!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는 하루, 안에서 돈찾던 사람들 흘끗흘끗 쳐다보면
하루, 다짜고짜 비어있는 현금자동기앞으로 다가서서 두드리기 시작한다.
하루 : 돈 내놔요! 돈!! 돈 내놓으라구 도온!!!
사람들 : (놀라서 돌아본다. 서둘러 돈 챙겨서 밖으로 나가면)
은혜 : (그 사람들과 엇갈려 안으로 들어온다) 하루야! 너 왜 이래? 이러지마. 나가자, 응? 나가자구!
하루 : 나 돈필요하니까! 어서 돈 내놓으라구우!!! 내 말 안들려어!! (하면서 기계를 흔들고 부술 듯 두드리고 난리법석)
은혜 : 하루야! 이러지마! 이러지마아!!! (말리는데서)
46. S# 은행 안. N
폐쇄회로안으로 하루와 은혜를 보는 직원1의 뒷모습,
E 삐뽀삐뽀 싸이렌소리 겹쳐지면서.
47. S# INSERT> 경찰서 전경. N.
그 앞으로 경찰기동대 차가 요란한 싸이렌을 울리며 홱! 지나쳐가는것과 동시에.
48. S# 경찰서 안. N
난리법석 피운 듯한 모습이 역력한 하루와 은혜,
(둘 다 격심하게 말리고 뿌리치고 했는지 옷매무새도 거칠고, 머리도 흐트러진 상태다)
그 앞으로 보이는 강력형사3, (2부에 나왔던 그 강력형사3)
강력형사3 : 이름.
하루 : 하루입니다.
강력형사3 : (? 하루를 본다. 보다가) 어? 이 친구.. 낯이 익다했더니만..
하루 : (? 강령형사3을 보면)
강력형사3 : 아니, 또 왔어요? 왜? 또 현금지급기한테 돈달라구 그랬어?
하루 : 그게 아니구요. 털려구요.
강력형사3 : 허..! (어이없다는 듯 픽 웃으며 본다. 보더니) 이번엔 털려구요?
하루 : 네. 털려구요.
강력형사3 : 허이구 참, 안그래두 바뻐 돌아가시겠는데 고마워죽겄네, 가지가지로 일만 늘려주시네.
하루 : 구속해주세요. 깜빵에 보내주세요.
강력형사3 : (흘끗 못마땅한 듯 보더니 은혜를 보며) 어이, 공범아가씨! 당신은 정상이지? 당신 이름 뭐야.
은혜 : (멈칫.. 강력형사3을 본다)
하루 : (공범? 보면)
강력형사3 : 이름이 뭐냐구!
은혜 : 서..은혠데요.
강력형사3 : (조회기록에 이름을 쳐넣는다) 주민번호.
하루 : (왜 자꾸 은혜만 물어보지? 쳐다보면)
은혜 : 팔공공사공구에 이사구이육육삼..
강력형사3 : (탁! 쳐넣고 엔터 누르는 순간)
(insert> 누군가 물 부은 사발면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타이머 누른다)
동시에 바로 그 옆으로 보이는 강력형사3의 컴퓨터 화면위로 촤르르 은혜의 신상명세가 컴퓨터화면에 뜬다.
사기전과 기록이며, 특사로 출감된 상태라는것까지 나와있다.
순간 강력형사3의 표정, 확 달라져서 은혜를 보더니.
강력형사3 : 이 아가씨 이거.. 출소한지 얼마나 되지두 않은 사람이구만!
은혜 : (짐짓 고개를 떨구면)
하루 : (뭔가 잘못돌아가고 있다) 아니예요, 은혜는 아무잘못 없어요. 내가 털려구 그랬어요! 은혜랑 상관없는 일이예요!
강력형사3 : 멀쩡하게 생긴 아가씨가 어디 할짓이 없어서 정신지체장애한테 그런짓을 시켜? 양심있는 여자야, 당신?
하루 : 아니라니까요! 저 정신지체3급 아니예요! 저 수술 받았어요! 저 멀쩡하다구요!!!
강력형사3 : 어이, 유형사! 일단 이 아가씨 유치장에 넣어!
유형사 : 네 알겠슴다! (다가와 은혜를 잡아일으킨다)
하루 : (놀라서 가로막는다) 안돼요! 은혜는 아무 잘못없다니까요! 왜 내 말을 안믿어요!!! 내가 했다구요! 내가 털었다구요오!!!
(하면서 유형사로부터 은혜를 떼어놓으려는데)
강력형사3 : 이봐들! 와서 이 친구 좀 붙잡어!
두어명의 경찰들 재빨리 다가와 하루를 떼어놓는다.
(insert> 계속 돌아가는 전자레인지)
은혜, 전혀 저항없이 유형사에게 이끌려 유치장쪽으로 발걸음 옮긴다.
하루, 경찰들에 의해 저지 당하면서 은혜를 본다.
끼이이! 문이 열리고 쿵! 은혜 안으로 떠밀려진다음 그 뒤로 철컥! 문이 채워진다.
그 안에 들어선채 돌아보지 않는 은혜의 뒷모습..
하루 : (보며 더 미친 듯이 은혜쪽으로 가려고 하면서) 은혜가 아니라니깐요! 내가 털라 그런거라구요! 내가요!
나 정신지체3급 아니예요! 바보 아니란 말이예요오!!!
강력형사3 : 이 친구 이거.. 제발 진정 좀 하라구! 이런 사람은 이럴 때 어떻게 진정시켜야하는거야, 어? (하는데)
하루 : (필사적으로) 삼일은 삼! 삼이육! 삼삼은 구! 삼사 십이!
은혜 : (그 소리에 멈칫..! 하루를 돌아보면)
하루 : (붙잡힌채 계속) 육백십이 곱하기 삼십육은 이만이천삼십이! 육백십이 나누기 삼십육은 십칠! 원주율 파이값은 3.1415926!
이등변삼각형의 두 밑각의 크기가 같고, 꼭지각의 이등분선은 밑변을 수직 이등분하며, 두 내각의 크기가 같다!
형사들 : (하루를 붙잡은채 하나 둘, 어? 하는 표정으로 하루를 본다)
하루 : (점점 두 눈시울이 붉어진채 필사적으로 계속) 대한민국 인구는 4천8백만! 남한 국토의 면적은 9만 9천538평방킬로미터!!
우리나라 제 16대 대통령은 노무현대통령!!!
형사들 : (다들 벌쭘히 서서 하루를 빤히 쳐다보면)
하루 : 나는.. 바보가 아닙니다. 나는.. 이제 바보가 아니라구요!!!
은혜 : (하루를 본다. 빤히 쳐다보면)
하루 : (사람들을 향해) 은혜가 나쁜짓한거 아니예요. 내가.. 내가 나빴다구요. 아시겠어요? (그리고 은혜를 돌아본다)
은혜 : (철장사이로 하루를 본다. 눈시울이 붉어진채 하루를 보면)
하루 : 미안해. 은혜야.. 미안해.. (그러면서 걸음을 옮겨 은혜쪽으로 다가간다)
순간 위잉! 돌아가는 전자레인지앞을 지나쳐가는 순간
헉! 숨을 들이키며 뻣뻣이 멈춰서는 하루.
은혜 : ? (본다)
형사들 : ?? (하루를 보면)
하루 : (순간 갑자기 부들부들 몸을 떨더니 그대로 쿵! 바닥에 쓰러진다.)
은혜 : (재빨리 철장앞으로 다가와 보며) 하루야!
하루 : (부들부들 손으로 머리를 감싼채 경련을 일으킨다)
강력형사3 : 뭐야! 왜 이래! 이봐! 빨리 119불러! 119!!!
은혜 : 하루야! 하루야아!!!
하루, 부들부들 계속 경련을 일으키며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면 일순 소음이 싹! 사라지면서 그의 시야로 보이는 주변상황들..
다급하게 움직이는 경찰들의 움직임 순간 느릿해지고, 저 멀리 유치장너머로 하루를 부르는 은혜의 모습..
시야 천천히 흐릿해져가는 가운데 그 위로 삐이, 삐이.. 전자레인지 타이머 소리가 울리는데서.
49. S# 하늘병원 로비. N
쿵!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동재, 사람들 사이를 지나쳐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모습위로.
연구원1E : 전자레인지가 문제였던거 같습니다.
거기서 나오는 전자파때문에 뇌로 과방전이 일어나서 경기를 일으킨 것 같습니다.
50. S# 병실 안. N
침대위에 누워있는 하루, 경련은 멈춘 듯..
그 앞으로 다가서는 동재, 다급하게 하루의 상태를 짚어본다.
동재 : 항경련제는.
연구원1 : 투약했습니다. 지금은 호흡, 맥박 다 정상입니다.
동재 : (일단 안심이다. 순간 화가 나서, 나즉히) 서은혜씨 지금 어딨어!
연구원1 : 그게 저.. (하는데)
하루E : 경찰서에.. 있어요.
동재 : (멈칫.. 하루를 돌아본다)
하루 : (천천히.. 반쯤 눈을 뜬다. 뜨더니) 나 때문에.. 내가 잘못해서.. 그렇게 됐어요. 그러니까..
(동재를 본다. 보며) 동재선생님이 가서.. 은혜 좀 데려와주세요. (하는데 시큰.. 눈물이 고여온다)
동재 : ! (본다. 그제서야 무슨 일이 생긴걸 알고 본다. 시선에서)
51. S# 경찰서 안, 유치장. N
한쪽에 멍하니 앉아 있는 은혜, 그 위로 철장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강력형사3 : 서은혜씨!
은혜 : (부르는 소리에 힘없이 돌아본다. 보다가 멈칫..! 보면)
문밖에 서 있는 동재, 조용한 시선으로 은혜를 보고 있다.
동재의 모습을 보는 순간 은혜, 순간 울컥..!하고 뜨거운게 목을 꽉 메운다.
눈물이 나는걸 꾹 누른채 동재를 빤히 쳐다보는 은혜의 시선에서.
52. S# 저택, 거실. N
안으로 들어오는 동재, 문을 연채 기다려주면 그 뒤로 힘없이 들어서는 은혜.
은혜 : (들어와 돌아보며) 하루는요?
동재 : (본다) 몸은 괜찮아졌어요. 직원들하구 같이 퇴원해서, 아마 지금쯤 이층에서 잠들었을거예요.
은혜 : 네에. (고개 끄덕이더니) 그럼 쉬세요. (계단쪽으로 돌아서는데)
동재 : 왜.. 사실대로 말안했어요?
은혜 : (? 돌아본다) 네?
동재 : 하루가 잘못한거라고.. 왜 경찰한테 사실대로 말 안했냐구요.
은혜 : 사실대로 말한다구 뭐가 달라지는데요? 그런다구 사람들이 내 말을 믿어줬을까요?
동재 : ...! (보면)
은혜 : (씁쓸한 미소로) 하긴 뭐.. 상관없어요. 그게 세상이니까. 그게 세상이라는걸 이미 너무 잘알아서.. 이젠 상처도 안받아요.
어차피 험한꼴 당할거.. 내가 당하는편이 낫죠. 하루는.. 그런거 감당 못해요. 너무 깨끗해서.. 착해서..
동재 : (보면)
은혜 : (보며) 그렇게 보지 말아요. 정말 괜찮다니까요, 원래 나 쫌 못됐잖아요, 이런거정돈 끄떡두 없어요. (베식 웃는데)
동재 : 애쓰지.. 말랬잖아요, 은혜씨 어머니가.
은혜 : ! (멈칫.. 동재를 본다)
동재 : 괜찮지 않다는거 알구 있어요. 그게 세상이란걸 이미 너무 잘 알면서도.. 번번히 상처받는것도 알아요.
그러니까 일부러 못된척 하지말라구. 당신.. 착해. 사실은 착한 여자야. 내 눈에는 그게 보여.
은혜 : (순간 시큰..!해지면서 눈물이 글썽 고이자, 일부러 픽 웃어버린다) 이봐요, 나 사기꾼인거 잊었어요?
방심했다간 큰코 다쳐요, 조심해요.
동재 : (같이 짐짓 웃어준다. 그러더니 불쑥) 색깔.. 맘에 들던데.
은혜 : ? (보면)
동재 : (외투를 슬쩍 열어서 안에 한 머플러를 보여준다)
은혜 : (다시 멈칫..! 하는 표정으로 본다. 동재의 얼굴을 보면)
동재 : (다시 외투를 닫더니 따뜻한 미소로 보며) 잘자요. (돌아서는데)
은혜 : 이봐요 박동재씨.
동재 : (? 가다말고 돌아서서 보면)
은혜 : 일부러 쿨한척 하지말라구. 당신.. 따뜻해. 사실은 따뜻한 남자야. 내 눈에두 그게 보여.
동재 : (짐짓 미소짓더니) 나는 일 말고 다른건 관심없다는거 몰라요? 괜히 마음줬다간 큰코 다쳐요, 조심해요.
(그러더니 돌아서서 방쪽으로 간다)
은혜 : (본다. 씁쓸한 미소로 본다. 보다가 힘없이 계단을 올라간다)
53. S# 이층 복도. N
쭉 계단을 올라와 복도로 돌아서는 그녀, 순간 멈칫.. 멈춰서서 보면 한쪽에 잔뜩 주눅든채 쭈그리고 앉아 있는 하루가 보인다.
은혜, 하루를 보면. 하루, 천천히 벽을 타고 일어나 은혜를 본다.
은혜 : (본다. 보다가 짐짓 어른다운 미소로 보며) 괜찮니?
하루 : (본다. 고개를 끄덕인다)
은혜 : 나두 괜찮아. 늦었다. 그만 들어가 자. (그리고 하루를 지나쳐가려는데, 그 순간)
하루 : 미안해요.
은혜 : (멈칫.. 하루 옆에 서서 걸음을 멈춘다. 돌아보면)
하루 : 미안해요, 내가 힘들게 해서.. 미안해요, 내가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서..
은혜 : (본다)
하루 : (은혜를 본다. 두 눈 가득 눈물이 고여오는 위로) 미안해요. 겨우 이게 나예요.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게.. 그게 나예요. (보며) 그래서.. 그게 정말 미안해..
은혜 : ...! (보면)
하루 : 정말 너무나 미안해.. (절대 흘리지 말 것! 그저 두 눈 가득 눈물을 담은채 은혜를 본다)
두 사람의 모습, 길게.... dis.
54. S# 저택, 하루의 방. (아침)
밝은 햇살이 비춰들어오는 창문위로 살랑살랑 바람에 커튼이 날리는 그 아래로, 책상위에 놓여져 있는 메모 한 장.
<걱정하지 말아요. 바람 좀 쐬고 올께요>
그 메모를 집어들어 보는 은혜, 나즉히 한숨과 함께 시선드는데서.
55. S# 염교장댁 전경.
그 앞으로 천천히 프레임-인 되는 하루의 뒷모습.
하루,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와보는 그리운 집을 바라본다. 시선위로.
자물통E : 으어어어어어!!!!
56. S# 염교장댁, 거실.
고함소리를 지르며 욕실에서 뛰어나오는 자물통,
신문보던 염교장, 얼른 돋보기를 벗어서 본다. 장필구와 수정이도 각자의 방에서 뛰어나와 본다.
봉평댁도 물마시다 말고 주방에서 뛰어나와 보면
자물통, 메리야스차림에 얼굴엔 잔뜩 물(또는 비누거품)을 묻힌채,
자물통 : (팔뚝을 들어올리며) 어어어어!!! (장필구를 보며 어떡하죠 형님!)
장필구 : (? 보면)
자물통 : (팔에 써진 싸인팬 글씨가 얼룩져 지워져있다)
수정 : 난 또 뭐라구, 겨우 그거 지워졌다구 그러는거야 자물통삼촌?
자물통 : 어? (겨우 그게 아니지 수정아!!!)
봉평댁 : 어이구, 난 또 난리라두 쳐들어온줄 알었네. (하다가) 근디, 말은 못혀두 소리는 낼줄 아는가베 총각?
자물통 : 아우우우!!! (이 아줌마가 증말! 쳐다보면)
염교장 : 그나저나 어뜩허냐? 중요한 전화번호가 지워졌는 모양인데..
자물통 : (그제서야 흑! 세상 끝난 사람마냥 얼굴 일그러지면)
장필구 : 010-595-9595.
자물통 : (? 돌아보면)
장필구 : 밤새 잠두 안자구 팔뚝만 들여다보더니 뭐했냐? 그렇게 쉬운 전화번호도 못외구.
자물통 : (감동해서) 형니임!!! (하면서 장필구를 꼭 끌어안으면)
봉평댁 : 어이구, 배고퍼! 밥당번이 저모냥인디 밥이나 얻어먹을란가 모르겄네.
수정 : 그렇게 배고프면 아줌마가 좀 하시죠?
봉평댁 : 뭐시여? 난 워디까지나 이 집의 손님으로서, (하는데)
수정 : 손님이 아니라 얹혀사는거잖아요.
장필구 : 수정아. 어른한테 그렇게 말하면 못써요.
수정 : (피.. 고개 돌리면)
봉평댁 : (감동! 장필구를 본다) 음마야.. 지금 지편을 들어주시는갑네유?
장필구 : (? 봉평댁을 본다) 네?
봉평댁 : 첨이구만유, 태나서 누가 지편을 들어준 것은.. 참말루 감동의 도가니탕이네유, (하면서 슬그머니 기대면)
장필구 : 아니 저.. 그게.. 그런뜻은 아니었는데.. (어색해하면)
수정 : (허! 기막혀 본다)
염교장 : (베식 웃으며 다시 신문 펴들며) 물통아, 어서 밥먹자.
자물통 : 예! 교장선생님! (하면서 돌아서는데)
드륵! 현관문이 열리면서 들어서는 하루.
소리에 자물통, 장필구와 봉평댁, 수정, 염교장까지 차례로 쳐다보면
하루, 식구들을 쳐다보며 현관문앞에 서 있다.
봉평댁 : 누구.. 시랴? 식전 댓바람부터? 이? (보면)
수정 : (반가움과 놀라움으로) 하루 오빠!
봉평댁 : 하루?
하루 : (보며 반갑게) 수정아.
수정 : 하루 오빠아아!!! (달려나가 와락 하루를 끌어안는다)
장필구, 자물통, 그 옆으로 다가와 서는 염교장.
하루, 천천히 수정이를 내려놓고 식구들을 본다. 글썽..! 반가움의 눈물이 고인다.
하루 : 교장선생님. 필구형님.. 자물통 형님..
식구들 : (짠..! 하고 반가운 표정으로 하루를 보면)
염교장 : 하루야..! 하루 너 이 눔.. (본다. 보더니 그 앞으로 다가가 하루를 만져본다) 말두 없이 나가서 할애비 걱정시키드니..
연락두 없이 이 나쁜눔..
하루 : 교장선생님..
염교장 : (그대로 와락 끌어안는다) 잘왔다..! 건강해서 왔으니 다행이야!!
수정 : 보고싶었어 하루오빠아! (하면서 허리를 다시 꼭 끌어안는다)
자물통 : (말이 필요없다. 그대로 달려가 하루를 꼭 안아준다)
하루 : 자물통 형님.
따뜻한 체온들.. 따뜻한 느낌들.. 식구들에게 둘러안긴채 하루, 행복한 미소로 시선들어 장필구를 본다.
장필구, 따뜻한 눈빛으로 하루를 바라본다. 웃어준다.
봉평댁,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하루를 본다. 시선에서.
57. S# 염교장댁 주방.
여느때처럼 온식구가 둘러앉은 그들만의 식사시간.
자물통, 보글보글 끓는 찌개를 놔준다.
하루 : 이게 얼마만에 먹어보는 자물통형님 찌개냐? (한숟갈 떠 먹더니) 와! 역시 맛있어요.
자물통 : 많이 먹어 하루야.
하루 : (? 보며) 어? 이젠 말 하시네요?
장필구 : 내기에서 내가 이겼다. 그 만원으로 사온 고등어야. 많이 먹어라.
하루 : 네! (먹는다)
염교장 : (웃는 얼굴로 하루를 보면)
수정 : 근데 하루오빠 정말 똑똑해진거야? 수술해서 똑똑해진거 맞어?
하루 : (쑥스럽게) 어.
수정 : 구구단두 외울줄 알어 그럼?
하루 : 이일은 이, 이이는 사, 이삼은 육..
수정 : 팔단! 팔단 외워봐 그럼.
하루 : 팔일은 팔, 팔이 십육, 팔삼 이십사..
식구들 : (와아..! 대단하다는 듯 좋아해준다)
수정 : 또 다른건? 아는거 없어?
하루 : 음.. 어제 갈라파고스섬에 대해서 배웠는데.. 다윈이 자신의 진화론을 확신하게 만들어준 섬이래.
다른곳들하고 격리된 그 섬에 사는 핀치새를 보면서 단계적 유전적 변형에 의해 새로운 종이 생긴걸 알게된거야, 그래서..
(단숨에 쫙 말하다가, 좌중을 보며 순간 멈칫..)
식구들 : (일제히 조용히 하루를 보고 있다)
하루 : 아... (그들을 같이 썰렁하게 보더니 씩 웃으며) 재미.. 없어요?
염교장 : 응? 아니다. 재밌다. 허허.. 우리 하루가 안보는새 많이 똑똑해졌구나.
하루 : 지난주부터는 역사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광인효현숙경영, 정순헌철고~순!
수정 : 와! 하루오빠 짱 멋있다아!
염교장 : 그래, 허허.. 장허다. 아주 장해..
자물통 : (본다. 보다가 기쁨의 눈물을 흑! 앞치마로 닦아내면)
봉평댁 : 어려? 밥먹다 말구 뭐하는 짓이랴? 밥상머리에서 재수없게..?
수정 : 기뻐서 그러잖아요! 하루오빠가 진짜 똑똑해졌으니까 기뻐서..
봉평댁 : (수정을 보며, 눈짓으로만 확! 이게 그냥.. 쳐다보면)
하루 : (식구들을 돌아본다. 행복하면서도 한편으로 왠지 쓸쓸해보이는 눈빛)
장필구 : (그런 하루를 본다. 시선에서)
58. S# 염교장댁, 하루의 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하루, 방안을 휘 둘러본다. 천천히 안으로 들어온다. 깨끗한 방..
그러다 벽에 붙어 있는 그림과 사진들을 본다. 자기가 그려놓은 엄마의 그림도 있다. 하루, 잠시 쳐다보는데..
장필구 : 혹시 언제 올지 몰라 청소는 계속 해두고 있었다.
하루 : (멈칫.. 장필구를 돌아본다. 짐짓 웃으며) 고마워요. 필구형님.
장필구 : (본다. 보며) 몸은.. 정말 괜찮은거냐?
하루 : 괜찮아요. 건강해요. 전자레인지만 조심하면 돼요. (웃으면)
장필구 : (본다. 지그시 바라보더니) 힘들지?
하루 : (멈칫..! 본다. 힘들지, 그 한마디에 순간 마음이 짠해져서) 그냥.. 마음이 좀 아파서요.
장필구 : (본다)
하루 : 그래서 왔어요. (그러면서 베식 웃는데.. 왠지 글썽..! 눈물이 고인다)
장필구 : (본다. 따뜻한 미소로) 잘왔다. 힘들면 언제든 쉬었다 가. 여긴 니 집이구, 우린.. 항상 여기 있을테니까.
하루 : (본다. 보다가 베식 웃는다. 웃는데 왠지 표정이 아프다.. 시선에서)
59. S# 저택, 거실.
계단에서 내려오던 은혜, 멈칫.. 보면
뒤돌아 서 있던 허원장, 천천히 돌아서서 은혜를 본다.
은혜 : 아... (본다. 보더니 조금은 뻣뻣하게) 안녕하세요.
허원장 : (그런 은혜를 표정없이 본다)
은혜 : (머슥하게 시선 마주치며) 박동재선생 지금 안계시는데요.
허원장 : 알아요.
은혜 : (? 보면)
허원장 : 오늘은 박동재선생이 아니라, 서은혜씨한테 볼일이 있어서 왔어요.
은혜 : ...! (본다. 빤히 쳐다보는 시선에서)
60. S# 실내 강당 (학교 강당같은데, 농구골대 있는 곳)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동재, 휘 둘러보다가 한쪽을 보면 쿵! 쿵! 농구공을 튕기는 하루의 손.
그러다 어느 순간 빠르게 드리블해서 슛! 골인! 다시 공을 받아 쿵! 쿵! 마룻바닥에 튕기며 동재를 본다.
동재 : (본다. 보며) 나한테 할 말이 있다구?
하루 : (돌아본다. 공을 손위에 한번 들어올려 빙그르르.. 돌리더니) 나랑.. 한게임 할래요?
동재 : (? 본다. 보다가 입가에 희미한 미소 스치는것과 동시에)
시작되는 두 사람의 농구게임.
동재가 일단 먼저 한골 넣는다.
하루, 그러나 여유가 있다. 가볍게 한골을 따라잡는다.
동재, 다시, 한골을 넣으면 하루 역시 가볍게 한골을 따라잡는다. 그러면서 조금씩 골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이 벌어진다.
점점 거칠어지는 농구경기,
하루, 미친 듯이 가로채기 하고, 슛을 하고, 드리블을 하고, 점점 동재가 밀리기 시작한다.
격렬하게 몸싸움을 하던 두 사람, 마지막으로 하루가 점프슛을 날리면서
동재, 쿵! 바닥에 넘어진다. 헉헉! 숨을 몰아쉬며 올려다본다.
하루, 공을 받아들고 숨을 몰아쉬며 동재를 본다. 시선에서.
61. S# 저택, 거실.
주방 한쪽에서 티스푼으로 커피잔을 젓는 은혜의 손,
그 뒤로 소파에 앉아 은혜의 뒷모습을 감상하듯 지켜보는 허원장,
은혜, 커피를 가져다 허원장앞에 놔준다.
허원장, 마실 생각도 없이 은혜를 빤히 쳐다본다.
은혜, 머슥한 듯 후루룩.. 커피 한모금을 마시며 시선 피하는위로
하루E : 똑똑해지면.. 다 되는건줄 알았어요.
62. S# 실내 강당 일각.
한쪽에 나란히 앉아 있는 동재와 하루.
하루 : 그런데.. 마음만 더 비참해졌어요. 내가.. 너무나 아무것도 아니라는걸 알아버렸거든요.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너무 미안했어요.
동재 : (보면)
하루 : 나는..은혜가 마음 아파하는데도 아무 위로도 못됐어요. 나 때문에 유치장에 갇혔는데도 나는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어요.
아무 잘못도 안했는데.. 단지 전과자라는것 때문에 그런꼴을 당하는걸, 그냥 보고 있어야만 했어요.
내가 바보였었기 때문에.. 내가 힘이 없어서.. 그래서 은혜가 그런 일을 당했어요.
두 번 다시.. 그런 일을 당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동재 : (보면)
하루 : 그래서.. 대단해지려구요. 아무도 은혜한테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힘있는 남자가 되고 싶어졌어요.
동재 : 무슨 뜻이야.
하루 : 여길.. 떠나려구요.
동재 : ! (본다)
하루 : 연구가 끝나지 않았다는거 알지만.. 그래서 동재선생님한테 정말 죄송하지만.. 그래두 가야겠어요.
(보며) 저를.. 보내주세요.
동재 : ...! (보면)
하루 : (대답도 듣지 않은채 그대로 목례한 뒤 동재를 지나쳐 나온다)
동재 : 거기 서!
하루 : (돌아보지 않은채 걸어나온다)
동재 : (돌아보며 버럭!) 거기 서어!!! (외치는데서)
화면 스틸.
걸어나오는 하루의 얼굴, 그 뒤로 돌아보는 동재의 얼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