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9세기 영국의 맬더스는 인구의 기하급수적 증가와 식량의 산술급수적 증가를 토대로 한 암울한 미래를 제시한 바 있다. 이 식량 위기에 대한 걱정은 1950년대와 1960년대를 통한 품종 개량과 비료 개발을 통한 식량 증산을 통해 기아에 허덕이는 인류를 구원했다. 이른바 녹색혁명.
2000년을 바라보는 요즘 새롭게 인구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5년 세계 인구는 85억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년 8천5백만 명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농업은 어떤가. 농지면적은 감소하고 곡물재고율은 줄어들고 있으며 인구증가를 감당할 만한 획기적인 생산량 증가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즉 돈이 있어도 식량을 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와 같은 비관적 분석에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제2의 녹색혁명이라고 불리는 유전자조작농산물이다.
유전자조작식품의 종류와 문제점
지난 1994년 잘 무르지 않는 토마토가 유전자조작기법으로 처음으로 만들어진 뒤, 끊임없이 다른 생물로부터 유전자를 빌려 와 지금까지 존재한 적이 없는 작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박테리아의 살충유전자와 독성이 매우 강한 제초제를 뿌려도 죽지 않는 유전자를 지닌 콩, 옥수수, 면화 그리고 북극 물고기의 결빙 방지 유전자를 지녀 냉해로부터 자유로워진 토마토와 딸기, 잘 썩지 않는 토마토, 즙이 풍부한 당근, 보통 딸기보다 1만 배나 단 딸기, 엄마 젖과 같은 우유를 만들어내는 젖소 등등등.
그런데 정말 인간의 가장 큰 걱정인 '굶어죽을 걱정'을 이 유전공학이라는 연금술이 모두모두 하늘로 날려보냈는가? 그래서 우리에게는 분홍색 미래만이 남겨져 있는가?
분홍색 미래가 아닐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다. 그것을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첫째가 유전자조작식품이 절대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셋째, 유전공학연구가 대부분 거대 기업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전자조작식품을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가
1998년 영국 로웨트연구소 푸스타이 박사의 발표는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에 시사점을 제시한다. 이 연구소에서는 유전자가 조작된 감자로 쥐를 사육했는데 이 쥐의 주요장기가 정상이 아니었고 면역기능이 약화되었으며 심지어 뇌가 정상보다 작아졌다는 것이다. 이 실험결과를 발표한 푸스타이 박사는 이 연구소로부터 해고당했다. 어쨌든 쥐가 인간과 생체의 특징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 결과가 쥐의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미국의 유전자조작식품의 수입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벌어졌고 미국에서는 이것이 무역장벽이라고 하면서 한판 결전을 불사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