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여자가 젖어갈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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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잉!
남자의 손이 여자의 몸 한 부위에서 춤을 추듯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마다 남자의 손이 닿아 있는 여자의 몸 부위가 가벼운
물결을 일으켰다.
남자의 손바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끈적거리는 액체로 젖어
있었다.
그 양은 시간이 지나가면서 많아지고 또 뜨거워 가고 있었다.
남자는 박억조였고 여자는 김미현이다.
김미현은 자신이 뜨거워 가는 것도 정비례해 자기 손에 쥐어진
남자가 더욱 뜨거워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김미현은 손으로 전해져 오는 변화를 느끼는 순간 수줍고
상기된 눈으로 박억조를 힐긋 바라보았다.
왜?
박억조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10분도 못되었는데 또 이렇게 되네요?
그러는 당신도 이렇게되어 가는데?
그건 아니예요.
아니라면....뭐야?
그건 아까....!
아까 뭐야?
당신 몸에서!
당신 몸에서 뭐야?
몰라요.
두 사람 사이에 한 차례 폭풍이 휩쓸고 나간 것은 겨우
10분전이다.
10분 사이에 또 다시 새로운 변화를 보이는 박억조를 느끼면서
김미현은 그걸 확인하려는 듯이 손에 힘을 주었다.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더욱 뜨거운 열기를 전해져 왔다.
뜨거운 것만은 아니다. 손속에서 뿔룩 뿔룩 숨을 쉬듯 박동치고
있엇다.
아!
박동을 확인한 김미현의 입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뜨거운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면서 김미현은 자신이 박억조의 손을 더욱 뜨겁고
끈적거리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자기 몸의 변화로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느끼면서 김미현은 갑자기 수치심 같은 것이 몰려
왔다.
그만...제발 ...그만...
입은 그렇게 말하지만....여기는 아닌 것 같은데..
박억조가 손끝으로 물장구를 치듯 소리를 내어 보이며 말한다.
말하지 말아요
김미현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남자도
여자도 손을 멈추려 하지 않았다.
아!. 제발!
김미현의 입에서는 또 한번 안타까운 하소연 섞인 비명이 터져
나왔다.
제발 뭐야?
제발
제발 뭐냐니까?
나에게 그 말시키지 말아요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건가?
어....서....요
이렇게?
박억조가 움직였다
으응!
김미현의 입에서 가벼운 터져 나왔다.
김미현의 비명과 함께 박억조가 약간 세차게 움직였다.
으윽.
이번에는 좀 더 높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흐윽!.어! 아!.으윽
그 비명은 더욱 높아 갔고 또 빨라 갔다.
최수진은 숨이 넘어가는 듯한 여인의 비명 소리에 잠에서
깨났다.
?
비명 소리는 계속 들려 왔다.
비명 소리는 이층 김미현의 방 일본식 창호지 문을 뚫고
계단을 타고 흘러 내려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최수진은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일어나려는 최수진의 팔을 꽉 붙드는 손이 있었다.
엇
쉿
한경진이 였다.
그때야 최수진은 그 소리의 정체를 알아 차렷다.
소리의 정체를 알아차린 최수진은 얼굴이 확 달아오면서
전신에서 힘이 쭉 빠져나갔다.
그런 최수진을 한경진이 세차게 잡아끌었다.
최수진의 몸이 나란히 깔려 한경진의 이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불 속으로 빨려 들어온 최수진을 한경진이 세 차게 끼어
안았다.
자신도 의식 못하는 사이 최수진도 한경진을 마주 끌어안았다.
두 여자는 한 동안 그런 자세로 가만히 있었다.
아! 나. 나 몰라. 아 나.어떻게 해요. 아. 으윽!
계단을 타고 들려 오는 비명 소리는 더욱 높아져 갔고 호흡은
더욱 빨라 갔다.
그 소리는 한경진의 귀에도 들려 왔고 최수진의 귀에도 들려
왔다.
최수진은 한경진의 손이 가기 앞가슴을 헤치고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을 피할 힘이 없었다.
가슴속으로 파고 들어온 한경진의 손이 천천히 그리고
정교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수진은 전신에서 힘이 빠져나가면서 자신의 몸이 공중으로
두둥실 떠 올라가는 착각을 느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아!
최수진의 입에서는 가벼운 비명이 새어 나왔다.
그 비명 소리는 뜨겁고도 달콤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뭔가
아쉬움에 가득한 안타까움이 차 있었다.
최수진의 입에서 안타까운 하소연이 새어 나오면서 한경진의
손이 서서히 아래로 이동해 가기 시작했다.
최수진은 자기 가슴을 떠난 한경진의 손이 어디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 차렷다.
그것을 알아차린 최수진은 한경진의 손이 가고 있는 자기
몸에서 이미 오랜 전부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변화를 한경진이 손으로 확인하게 된다는 생각을 한
최수진은 울고 싶도록 부끄러웠다.
언니.
최수진이 우는소리로 하소연했다.
그대로 가만있어!
부끄러워요
그럼 이렇게 해 봐!
한경진이 속삭이며 최수진의 손을 끌었다.
두 사람의 손이 서로 상대의 신체 까칠한 곳에 가 닿았다.
아. 언니. 부끄러워요
아. 수진아. 나..나. 아!
두 여자의 입에서는 뜨거운 호흡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2
부끄러워요
김미현이 물기에 젖은 눈으로 박억조를 바라보며 말했다.
물기에 젖어 있는 곳은 눈만은 아니었다.
새삼?
당신이 아니예요
그럼?
아래 층요. 들렸을지도 몰라요. 아니예요. 분명히 들렸을
게예요
들렸다 해도 내 소리는 아닐걸
당신 때문이 예요
나 혼자서 소리 나게 했어?
아휴. 얄미워
혜린이가 없는데 뭐가 걱정이야?
경진 씨도 수진이도 여자예요. 그것도 이미 남자를 아는
여자요.
그러지 않아도 고 사장하고 한경진이 내일 서울로 출장
보낼까하던 중이야. 서울이 수복되고 정부가 환도를 했으니
한번쯤 둘러보고 와야겠고 해서
1950년 10월19일 국군 제1사단이 평양에 입성하면서 평양이
탈환되고 26일에는 국군 압록강에 도착했다.
9월27일에는 정부가 서울로 환도했다.
정말 별 걸 다 챙겨 주는 자상한 회장님이 시군요.
어쩌겠어. 내가 직접 한경진을 못 챙겨줄 입장이라면 그런
식으로라도 챙겨 주어야지
경진 씨는 그렇다고 하고 수진이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수진이 왜?
당신 수진이 어떻게 생각해요?
어떻게 생각하다니? 뭘?
수진이를 당신 여자 만드는 것요
무슨 엉뚱한 소리야?
박억조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말하다.
내가 부탁하면 그렇게 해 주시겠어요
김미현이 정색을 한다.
당신 오해 한 모양이군. 마치 내가 미스 최를 넘보는 걸로?
그런 건 아니예요.
그럼 왜 그런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거야?
엉뚱한 소리가 아니예요. 우리를 위해서 하는 부탁이예요
우리라니?
나하고 혜린이요
점점 알아들을 수가 없군
애인은 세 사람이 제일 적당하대요
애인은 세 사람?
두 사람이면 한 쪽에 너무 진해질 위험이 있고 한 쪽과 너무
진해지면 서로 질투심이 일어나 평화가 깨어진다는 거예요
그리고?
넷이면 한 사람에게 보내는 정이 너무 얕아 여자가 딴 눈을
돌릴 위험이 있다는 거예요. 그게 애인 삼 명 합리론이예요
그것 일리 있는 얘긴데...그런데 당신은 그런 소리 어디서
배웠어?
시즈요 부인이 떠나기 전에 한 말이예요
시즈요는 별 소리를 다하고 했군
지금 생각하면 그냥 지나가는 소리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시즈요는 혜린에게도 그 소리를 했어?
우리 둘 앉혀 놓고 한 얘기예요. 요즘 와서는 혜린이도 나도
그 말에 실감이 가요
그래서?
혜린도 수진이라면 좋다고 했어요.
당신하고 혜린이는 의논 안 하는 게 없군
당신은 어때요?.
내가 싫다고 한다면?
우리 평화가 깨어지는 거예요
하지만 미스 최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야
수진이 하고는 이미 얘기가 되어 있어요
뭐?
박억조가 김미현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오빠는 생사조차 모르는
입장에서 누군가 자기를 돌봐 주는 사람이 있었으며 좋겠다는
거예요. 수진이도 자기를 맡길 상대가 당신이었으면 좋겠지만
이미 백병진과 그런 관계에 있던 자기를 회장님이 받아
주시겠느냐며 쓸쓸히 웃더군요. 수진이와 백병진 사이 때문에
싫은 건 가요?
당신은 그렇게 생각해?
아니요. 내가 미스 최에게 말했어요. 박 회장은 그런 옹졸한
사람 아니라고요
내가 거절하면 옹졸한 인간 되겠군
내일 고철 때문에 대구 육군본부 가실 때 수진이 대리고
가세요.
그건 당신하고 같이 가기로 했잖아?
혜린이가 왜 갑자기 오빠 집에 가겠다며 집을 비웠는지
아세요. 오늘 당신하고 자면서 그 얘기하라고 그러는 거예요
여자들끼리 짜고 무슨 공작들을 하는지 알 수가 없군
모두 당신 좇으라고 하는 일이예요. 수진이는 겨우 열들
살에요
두 사람이 낮게 웃었다.
첫댓글 즐감이고 오랜만에 올려주셔서 내용이 아리송하기도 하답니다.고맙게 잘읽엇습니다건강하세요.
즐감이네요 자주좀 올려주면 하는 마음이에요 헷갈릴떼ㅇ도 있어요
아...넘 재미있군요..사업도 그렇고 인간사 애정문제도 넘 재미있게 해 주시네요..실전처럼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