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감독의 1978년작. 주연은 김정철, 김자옥. 특별출연 이화시.
옴니버스식 전개가 특징이며 꽤 난해하다. 환상과 현실이 뒤섞인 불친절한 구성과 상징 및 암시,
철학적이고 복잡한 주제의식, 의외의 진득한 멜로 코드, 갑작스러운 유머 장치 등이 돋보이는 작품.
이 때문에 영화보다는 근대 환상소설이나 상징주의 연극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
김기영 특유의 '~~했다' 스타일의 문어체 대사가 다른 작품들보다 더욱 도드라진 작품이다.
늘 부인과 함께 스스로 영화를 제작하던 김기영 감독이 잇다른 영화 흥행 실패 후 다른 제작사에 들어가서
저예산으로 짧은 시간에 만든 영화이다. 한정된 예산과 제작 기간 때문인지,
김기영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컷이나 씬이 조악하다는 평가도 듣는다.
이 영화조차 흥행에 실패한 후 김기영은 크게 낙심했고,
"이 영화가 창고로 들어갔고, 나도 창고로 들어갔다"고 회고했다.
그래서인지 김기영은 이후 여러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본인의 실패작으로 생각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이 이 영화의 팬인데,올드보이, 박쥐, 아가씨를 보면 디자인, 미술, 세트 등에 있어서
이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다.
특히 이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남궁원, 김자옥의 집 인테리어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2008년에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이 작품에 대한 GV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남자 주인공인 배우 김정철이 행사에 초대되어 이 작품과 김기영 감독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 자리에 이 영화의 여자 주인공인 배우 김자옥도 잠시 함께 했는데,
"김기영 감독님께 하나하나 물어 가면서 하라는 대로 연기했다.
그 때도 이 영화를 이해 못 했는데, 지금도 역시 이해를 못 하겠다"(...)고 웃으며 고백하기도 했다.
몬도 마카브로(Mondo Macabro)라는 미국 블루레이 회사에서 이 영화의 4K 복원판 블루레이를 출시했다.
아마존 등의 해외 사이트를 통해 블루레이를 구매할 수 있다.
블루레이의 영문 타이틀은 'Woman Chasing The Butterfly of Death'.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1978) / A Woman After a Killer Butterfly
https://youtu.be/wCK9VfNF9EM?si=zRqZOWx9LlV-Ga3m
첫댓글 이건 처음 보는 영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