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Détester
자세한 설명에 들어가기 전에
이 글은 ‘망 사용료’ 지불에 관해
어느 쪽도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판단은 개인의 몫이며,
최대한 중립적으로 서술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혹시 내용에 있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둥글게 지적 바랍니다.
여기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가 있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터넷 방송을 볼 수 있는 곳인데,
아마존(창업자 제프 베조스)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어.
한국의 아프리카tv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고,
차이점을 찾자면 아프리카tv보단
주로 게임방송 위주로 스트리밍 되고 있다는 점이야.
특히 화질 면에서 타 플랫폼보다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각종 게임 대회가 여기서 송출돼(ex: LCK 롤드컵)
바로 어제인 9월 29일,
이 트위치는 갑작스러운 발표를 했는데
이것이 스트리머와 시청자를 매우 당황스럽게 만들었어.
앞으로 한국에선 화질을 720p까지 제한한다는 공지였어.
시점은 바로 오늘, 9월 30일 새벽 5시부터
‘한국에서만’ 화질 제한을 두기로 발표한 거야.
이유는 망 사용료 지불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여.
예전에 넷플릭스가 단 한 푼도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었던 그 비용이야.
그렇다면 망 사용료란 뭘까?
우리가 인터넷에 접속하면 트래픽이라는 게 발생돼.
쉽게 말해, 우리가 네이버나 다음에 접속할 때
전송받는 데이터들이 트래픽이라고 할 수 있어.
이 트래픽은 인터넷 망을 담당하는
통신사가 처리하게 되고,
많은 트래픽이 발생할 수록
통신사는 처리하는 데에 더 많은 비용을 들이게 되는 거야.
만약 통신사가 트래픽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다음카페 게시물을 열람하는 데에
1분이 넘도록 걸릴 수도 있어.
그렇기 때문에 통신사는 소비자에게 빠른 서비스 제공을 위해
트래픽을 반드시 처리할 필요가 있지.
그런데, 트래픽의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처리하는 데는 어려움이 생기고
통신사는 대역폭을 늘리는 등 추가 비용 투자를 해야 해.
그래서 통신사는 이 처리 비용을
트래픽을 유발시키는 기업으로부터 그 양만큼 받아.
통신사와 기업 간에 계약을 맺고
기업은 트래픽을 유발시킨 만큼 망 사용료를 지불해.
대표적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인데,
네이버는 2017년에만
1141억원의 망 사용료를 낸 걸로 알려졌어.
넷플릭스, 구글(유튜브 포함) 등의 해외 기업은
이 망 사용료를 그동안 내지 않았어.
왜?
해외 기업에게 망 사용료를 내게끔 강제할 수단이 없어서.
페이스북 같은 경우에는 kt와 계약을 맺고
150억 정도 냈다고 알려졌지만,
유발시키는 트래픽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라고 해.
강제할 수단이 없으니
기업과 통신사 간에 계약을 맺을 때
해외 기업은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계약이 가능했던 것.
(아예 안 내도 무방)
2019년부터인가
이게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왔어.
국내 기업으로선 억울할 만하지.
자기네들보다 더 많은 트래픽을 유발시키는 해외 기업은
망 사용료 안 내는데 왜 우리만 내? 싶지.
경쟁의 측면에서 본다면
네이버, 카카오도 충분히 큰 기업들이지만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의 글로벌 대기업에는 상대가 안 되지.
그 기업들과 국내에서 경쟁하는데
국내 기업은 망 사용료라는 비용까지 내면서
경쟁에서 더 불리하게 된다고 할 수 있어.
(법안 발의 의원 이름은 지움)
그래서 소위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해외 기업에도 망 사용료를 부과하게 하는 법이 발의됐어.
트위치가 행동에 나서기 전에
유튜브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서명도 받았지.
사실 이 법안 발의 전에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말이 많았어.
국내 기업이 역차별이라고 느끼는 건 공감하지만
해외 기업에 강제로 망 사용료를 부과하게 할 경우,
분쟁이 악화될 수도 있고
그 불똥이 ’소비자나 국내 크리에이터에게‘ 튈 수도 있다고.
지금 트위치가 한 것처럼 화질 제한이 될 수도 있고,
망 사용료 비용의 일부를 아예 소비자에게 내게 할 수도 있지.
최근 넷플릭스의 한국 요금 인상 같은 사례라고 할 수 있어.
트위치의 경우 망 사용료 법안이 통과되면
수익 구조에서 크게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어
시청자의 화질에 제한을 두는 조치로 한 걸로 보여.
부가적인 수입(광고, 후원 수수료)으로부터
충당하면 되는데,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그 수익이 적은 것으로 추측되거든.
그렇다면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일 뿐더러
디즈니와 애플도 망 사용료를 내는데 왜 거부할까?
게다가, 미국과 프랑스, 독일에서는
구글(유튜브)과 넷플릭스 모두 망 사용료를 내고 있대.
일단, 디즈니랑 애플은
한국에서의 점유율이 크지 않으니까
트래픽 생산량도 적어서 망 사용료를 내도
큰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거야.
그러나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사정이 다르지.
특히, 유튜브의 경우 엄청난 양의 트래픽을 발생시키잖아.
그렇게 되면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거야.
이건 둘째 치고,
가장 큰 쟁점은 왜 ‘콘텐츠 생산자’가
통신사에 돈을 내야 하냐는 거야.
구글과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네이버와 카카오가 망 사용료를 내는 것도 이상하단 거지.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유는
구글,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를 이용하기 위해서야.
만약 이게 없다면?
인터넷을 들어가도 아무 것도 할 게 없다면?
인터넷을 사용할 이유가 없지.
그렇다면 통신사도 인터넷으로 수익을 못 내겠지.
더군다나, 통신사는 이미
인터넷을 사용하려는 우리들, 소비자로부터
이용료를 받고 있어.
우리 엄청 비싼 요금제와 인터넷 사용료 내가며 쓰는 거잖아?
근데 왜 이중으로 기업에게까지 돈을 받아가냔 거야.
통신사는 소비자로부터 요금을 받는 순간부터
원활한 인터넷 접속을 보장할 의무가 있어.
그 접속을 유지시키기 어렵다고
기업한테 떠넘겨선 안 된다는 주장이지.
그래서 해외 기업에 망 사용료 부과 얘기가 나오기 전에
국내 기업으로부터 망 사용료 걷는 거부터가
통신사의 갑질이란 말이 있었어.
그리고 미국과 유럽의 망 사용료는
Mbps 당 각각 1달러, 2달러로
9달러인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해.
한국은 과도한 망 사용료 부담을 요구하니
이것을 지불하기 어렵다는 게 구글 등의 입장이고,
만약 계속 강제할 경우
트위치 처럼 운영 방식의 변경을 가져오겠다는 거야(중요!)
트위치야 인터넷 방송 안 보는 사람 입장에선
내 일 아니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만약 유튜브의 화질이 제한된다면?
혹은 유튜브에서 고화질을 보려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결국 손해를 보는 건 통신사도 콘텐츠 기업도 아닌
소비자와 그것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크리에이터들이야.
넷플릭스도 더 가격인상을 할 수도 있는 노릇이고.
이 망 사용료와 관련된 내용이 어려워서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여시가 있을까봐 썼어.
나도 전문가는 아니어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공부하고,
여시들과 정보 공유하기 위해 긴 시간 투자해서 쓴 글이니까
혹시 문제가 있다면 조심스레 알려줬으면 해!
그리고 판단은 자신의 몫이지만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비난조로 얘기하는 댓글은 제발제발 삼가줘
와... 여시덕에 드디어 이해했어. 글 써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