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소정의 문학마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사랑방 이야기 스크랩 [이 사람]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드롭박스` - 드루 하우스턴
ginasa 추천 0 조회 247 14.11.10 06:0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이 사람]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드롭박스' 창업자

드루 하우스턴

많이 준다고 좋아할까? 고객은 편리함 택한다



글=윤형준 기자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자료 공유… 전세계 3억명이 데이터 보관
숙제 저장한 USB 메모리기 숙사에 두고 와 낭패…파일 공유 아이디어 착안
드롭박스 아이디어 갖고 창업보육기관에 '도전'…11억 달러 투자 유치


드루 하우스턴 2009년 12월. 스티브 잡스의 사무실에 20대 청년 두 사람이 앉았다. MIT 컴퓨터 공학과 학생으로 벤처를 창업한 드루 하우스턴(Houston·사진)과 아라시 페르도시(Ferdowsi)였다.

"오늘 제가 부른 것은 당신들이 하는 일이 궁금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회사를 파시죠. 10억달러를 드리겠습니다."

창업한 지 2년밖에 안 됐고, 아직 제대로 된 실적 하나 없는 회사로서는 솔깃한 금액이었다.(2012년 페이스북이 사진 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을 인수했을 때 지불한 돈이 딱 10억달러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단칼에 거절했다.

드롭박스(Dropbox)라는 회사 이야기다.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하우스턴(31) 사장(CEO)은 당시를 회고하며 말했다.

"잡스는 제겐 영웅입니다. 그를 만난 일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제안을 거절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어요. 저는 회사를 키워낼 자신이 있었고, 그리고 지금 회사는 (당시의 10배인) 100억달러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누가 얼마를 제안하든 회사를 파는 일은 없을 겁니다."

드롭박스는 인터넷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하나이다. 문서나 사진, 동영상을 인터넷의 가상공간(클라우드)에 저장한 뒤 언제 어디서나 쉽게 꺼내 쓰는 서비스다. 굳이 자료를 PC에 저장하거나, USB에 넣어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를 모두 제치고 사용자 3억명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가 됐다. 포천 500대 기업 중 97%가 이 서비스를 사용한다.

드루 하우스턴(오른쪽) 드롭박스 사장 데니스 우드사이드 COO
▲ 드루 하우스턴(오른쪽) 드롭박스 사장은 인터뷰 내내 밝고 쾌활했으며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10조원짜리 회사의 사장보다는 평범한 대학생 같은 느낌이었다. 반면 인터뷰에 동석한 데니 스 우드사이드 COO는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이었다. 성격은 정반대인 두 사람이었지만, 인터뷰에서는 서로 말을 거들어주고, 자료 공유를 함께 시연하는 등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성형주 기자

하우스턴 사장은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얼굴에 청바지, 흰색 티셔츠, 운동화 차림으로 나왔다. 그의 옆엔 모토로라 CEO를 역임한 데니스 우드사이드(45)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정장 재킷에 와이셔츠 차림으로 앉았고, 홍보 담당자 2명이 배석했다.

―이만큼 회사가 커진 비결은 한마디로 뭐라고 생각하세요?

"사용자들이 '드롭박스를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쓰기 쉬우니까'라고 말합니다. 저희는 그 한마디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저희의 성공 비결도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고, 저희는 사람들에게 자유를 줍니다."

―하지만 구글, 애플, MS 말고 왜 드롭박스를 써야 하죠? 공짜 용량도 경쟁업체가 훨씬 많잖아요?(드롭박스는 2GB만 공짜인 반면, 구글은 15GB, 애플은 5GB가 공짜다.) 심지어 중국 업체는 10TB(1만240GB)를 공짜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저장 용량은 클라우드 서비스라는 레시피에 포함되는 재료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런 가격 공세를 펴는 업체가 잇따라 나오는데도 여전히 드롭박스 사용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게 '경험'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더 많은 자료를 저장하는 것보다는 쉽고 편하게 이용하는 것을 원합니다."

그는 "물론 어떤 사람은 '저 클라우드는 진짜 싸다. 드롭박스는 왜 이렇게 비싸지?'라고 생각할지도 몰라요"라면서 설명을 이어갔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팀장인 당신이 지금 뉴욕의 한 고객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눈앞에 둔 상태입니다. 모든 프레젠테이션 파일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팀원인 제가 준비해서 클라우드에 저장했습니다. 당신은 클라우드에서 파일을 불러내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원본 파일에 틀린 내용이 들어 있다는 걸 알아차립니다. 슬라이드 하나의 내용을 급히 바꿔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구글 드라이브나 아이클라우드 같으면 1MB의 수정을 하더라도 200MB짜리 원본 파일 전부가 바뀝니다. 즉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가 200MB짜리 파일을 다시 올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드롭박스는? 딱 1MB만큼만 업데이트 됩니다. 저는 200MB짜리 전부를 다시 올리기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1MB짜리 수정은 눈 깜짝할 새 끝날 테니까요."

미국 언론들은 드롭박스가 조만간 기업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드롭박스가 이를 공식적으로 밝힌 일은 없다.

―만일 기업을 공개한다면 시장가치가 얼마쯤 될 것 같습니까?

"1조달러쯤 되지 않겠어요?"

순간 좌중이 조용해졌다. 잠시 후 이곳저곳에서 약간 당황한 듯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하우스턴씨의 눈빛은 아주 진지했다.


"현재 우리 제품을 쓰는 사람은 3억명 정도지만, 인터넷을 쓰는 사람들은 30억명입니다. 그리고 몇 년 뒤엔 60억, 70억명이 될 겁니다. 그들이 저희 서비스를 접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희의 잠재력을 보면 그 정도(1조달러로 추산한 기업 가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우스턴 사장은 "드롭박스의 경쟁력은 딱 세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함' '성능' 그리고 '모든 플랫폼과 기기, 파일 형태에서 작동하는 범용성'이 그것이다. 그는 "드롭박스는 윈도부터 iOS까지 6개 플랫폼 모두에서 가장 매끄럽게 작동하는 서비스이며, 클라우드 서비스 가운데 최대 수준인 59가지 파일을 지원한다"고 자랑했다.

애호가들은 드롭박스의 장점으로 마치 내 컴퓨터, 내 하드디스크인 것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조광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한눈에 사용법을 짐작할 수 있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즉 우수한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이 드롭박스의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개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저희의 아이디어는 모두 '당혹감'에서 비롯됐습니다. '왜 이런 거 하나 하는데도 이렇게 불편하고 힘들어야 하지?'라는 생각에 더 편리하고 더 쉬운 것을 개발하려고 한 거죠."

드롭박스 사용자 수 추이 버스 정류장에서 프로그램 코드 첫 줄을 쓰다

처음 드롭박스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도 당혹감 덕분이었다. 2007년 1월,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 앞에 선 하우스턴씨는 학교 과제를 담아둔 USB 메모리를 기숙사에 두고 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시 학교까지 다녀오기에는 너무 멀었다. "화가 났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잃어버리기 쉬운 USB 대신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어떨까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 자리에 앉아서 드롭박스 프로그램의 코드 첫 줄을 썼죠."

석 달 뒤, 그는 이 아이디어를 들고 실리콘밸리로 이사했고, 미국 최고의 창업 보육 기관인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에 도전했다. 벤처기업 육성 대가인 폴 그래햄이 3개월간 멘토 역할을 해주고, 종잣돈도 대주는 기관이다. 그러나 폴 그래햄과 첫 만남에서는 퇴짜를 맞았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하우스턴씨는 대학 1년 후배 아라시 페르도시를 설득했다. 그는 지금 드롭박스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하고 있다. 드롭박스는 와이컴비네이터를 '졸업'한 다음, 블랙록, 세쿼이아 캐피털, 골드만삭스 등 유명 투자기관들로부터 총 11억달러의 투자금을 받으며, 와이컴비네이터가 길러낸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하우스턴 사장은 드롭박스 지분 10%를 갖고 있으며, 올해 포브스가 조사한 40세 이하 억만장자 순위에서 5위에 올랐다.

'신뢰'로 돈을 번다

―드롭박스의 사업 모델은 '프리미엄(free+premium)' 모델(기본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고 부가 서비스는 유료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공짜 서비스만 사용하고, 유료 서비스는 잘 이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드롭박스의 3억명 회원 중 유료 회원은 1200만명, 4%에 불과하다.) 어떻게 돈을 버나요?

"한마디로 '신뢰(trust)'로 법니다. 만약 당신이 공짜로 10TB를 제공하는 한 클라우드 서비스에 온갖 자료를 저장해 놨는데, 어느 날 그 회사가 부도를 맞으면 어떻게 될까요? 고객들은 '이봐요, 제 자료는 어떻게 됐습니까?'라고 묻겠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 죄송합니다. 회사가 부도가 나서요'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사업은 은행과 비슷합니다. 소중한 개인 자료를 믿고 맡길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편리하면서 안전해야 합니다. '아, 돈 내고 싶다' 이런 사람은 없을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나 정말 안전하게 자료를 지키고 싶은 사람, 그리고 더 편리한 서비스를 누리고 싶은 사람은 기꺼이 돈을 냅니다."

옆에 있던 우드사이드 COO는 "마치 스위스 은행이 보관료를 따로 받는 것처럼요"하며 거들었다.

―신뢰에 대해 말씀하셨지만, 전 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사생활 침해를 걱정한다면 페이스북과 구글, 드롭박스를 이용하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드롭박스에 대해서는 암호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삭제하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그는 다소 당황하는 기색이었고, 여러 차례 말을 더듬었다.)

"음…. 데이터 보안은 진짜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스노든의 이야기는 단순히 보안이 중요하다는 것을 넘어선 겁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결국 '인터넷을 쓰지 말라'는 겁니다. 문자 메시지도 보내면 안 되고요. 너무 극단적입니다.

그리고 스노든의 주장에는 잘못된 부분도 있습니다. 그는 드롭박스가 암호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사실 모든 정보는 암호화를 거친 다음 저장됩니다. 드롭박스는 사용자의 기기에서 암호화를 바로 하는 건 아닙니다.(은행 웹사이트는 화면에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과 동시에 암호화가 진행된다. 이를 '사용자 측 암호화'라고 부른다.) 드롭박스 서버로 보내지는 순간, 암호화가 되는 거죠. 물론 사용자 측 암호화 작업을 하면 보안이 더 철저해질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면 클라우드에서 자료를 불러올 때 불가피하게 암호화 해독 작업이 필요해져 느려지고, 동영상이 바로 재생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결국 편의성과 보안의 기회비용 문제입니다.

또한 우리가 고객 자료를 서버에 저장할 때는, 자료를 작은 부분으로 쪼갠 다음 각기 암호화를 하고, 여러 서버에 나눠서 저장합니다. 따라서 어느 한 서버에서 정보가 유출된다고 해도 그것을 완벽하게 해독하려면 다른 정보가 필요하단 의미이며, 안전합니다."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뒤 논란이 컸습니다.(그녀는 한때 데이터 감청을 지시한 바 있다.)

"저희가 콘디(그는 라이스 전 장관을 이렇게 불렀다)를 임명한 것은 정치적인 선택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녀는 5만명의 부하 직원을 데리고 일한 뛰어난 리더이며, 다양한 해외 업무를 수행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먹힐 수 있는 높은 협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5번의 실패

하우스턴 사장은 하버드대 출신 엔지니어 아버지와 도서관 사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어린이용 IBM 컴퓨터를 선물 받은 것을 계기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빠져들었다. 미국 대입 시험인 SAT에서 1600점 만점을 받고 MIT에 입학했다. 그러나 창업은 만만치 않았다. 그는 드롭박스를 창업하기 전에 온라인 대입 교육 서비스와 온라인 포커 게임을 포함해 창업을 5번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과거의 실패가 없었다면, 지금의 드롭박스도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중요한 건 실패에서 멈추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창업 전문가로 태어난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 노하우는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게 아니라, 경험에 의해서 익히는 것입니다."

―하루에 몇 시간 일합니까?

"31시간요(웃음). 저희는 정말 열심히 일합니다. 물론 좋아서 하는 겁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더 편리한 서비스를 떠올리는 게 즐겁습니다."

 

애플·구글도 못 따라오는 드롭박스 완성도…
사용자 추천지수 49%, 압도적 호평


글=홍범식(베인앤컴퍼니 아·태정보통신부문 대표)드롭박스와 다른 기업의 순추천고객지수 비교

 

드롭박스는 애플이나 구글도 따라가지 못하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드롭박스에 가입하면 무료로 받는 용량이 2GB인데, 점점 사용하다 보면 돈을 내고라도 쓰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물론 애플이나 구글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드롭박스가 돋보이는 건 아닐 것이다. 이들은 사업 최우선 순위가 각각 아이폰과 검색엔진에 놓여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반면 드롭박스는 클라우드만을 위해 태어난 기업이다.

베인앤컴퍼니에서 사용하는 지표 가운데 '순추천고객지수(NPS·net promoter score)'라는 게 있다. 고객이 어느 상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비율에서 추천하지 않는 비율을 뺀 수치다. NPS 조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좋다는 사람보다 나쁘다는 사람이 더 많다. 서비스가 일정 수준 이상 만족스럽지 않으면 자기 이름을 걸고 추천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NPS가 0 정도면 평균은 된다고 평가한다. 자동차 회사, 금융회사, 이동통신사 등은 대개 0이나 마이너스(-)에 그친다. 그러나 놀랍게도 드롭박스는 49%에 달한다. <그래프 참조>

추천자가 많으면 자연히 사용자도 늘어난다. 유료 서비스 이용자도 덩달아 증가한다. 프리미엄으로 성공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클라우드 분야 사업 전망은 이미 밝은 것으로 나와 있다. 이제는 사람들이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전에는 모든 데이터를 컴퓨터에만 저장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갖가지 디바이스를 동시에 사용한다. 1인당 평균 2.3개라고 한다. 이럴 경우 PC에 저장한 데이터가 스마트폰과 제때 연동되지 않으면 불편하다.

과거에는 1GB가 넘는 자료가 드물었지만 이제는 웬만한 동영상 하나도 1GB를 훌쩍 넘는다. 이를 저장하려면 비용 면에서나 편의성에서 하드디스크나 USB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클라우드 서비스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드롭박스가 더 많은 수익을 올리려면 기업 사용자 쪽 고객을 넓혀야 한다. 그런데 기업들은 기술력보다 안정성, 신뢰도를 더 따지는 편이다. 구글이나 애플 같은 대기업에 유리한 측면인데 앞으로 드롭박스는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에서 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전망이다.



"저장 공간이 아닌 마음의 평화를 판다"

글=조광수(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드롭박스의 차별화된 사용자경험 매번 접속할 필요 없어 편리
간편하게 파일 공유할 수 있고 MS·애플·리눅스 OS서 다 통해


클라우드를 이용한 파일 공유라는 아이디어는 드롭박스 설립 전에도 있었다. 그럼에도 드롭박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역량은 사용자 경험에 집중한 데 있다. 드롭박스가 구현하는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 내용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사용하기 간편하다. 접근성을 낮춘 것이다. 이전까지 클라우드 서비스는 인터넷에 들어가 특정 사이트에 접속해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한 다음 써야 했다. 그런데 드롭박스는 프로그램을 깔면 사용자 컴퓨터에 폴더가 만들어지고 이 폴더에 파일을 옮기기만 하면 자동으로 클라우드에 올라간다. 매번 접속할 필요가 없다.

둘째, 다른 사람과 파일을 공유하기도 편하다. 보내고 싶은 파일이나 폴더를 선택해 다른 사용자와 공유하기만 눌러주면 된다. 한번 공유 폴더를 설정하면 앞으로는 폴더에 파일만 옮겨 놓아도 자동으로 공유된다. 이메일에 첨부하거나 따로 전달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된다.

셋째, 디바이스의 다양성을 배려했다. MS·애플·리눅스 OS에서도 쓸 수 있으며, 아이폰·안드로이드폰·킨들파이어·블랙베리 스마트폰 등까지 지원한다. 애플 등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는 배타적이다. 그렇지만 무료 사용자가 대부분이고 경쟁사들이 대용량 저가 정책으로 압박하는 형국이라 드롭박스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드롭박스는 최근 월 이용료 9.99달러에 사용가능한 용량을 100GB에서 1TB로 늘렸다. 강력한 경쟁 상대인 구글과 같은 가격,같은 용량이다.

하지만 이런 위기론에는 사용자경험과 사용자행동을 간과한다는 허점이 있다. 사용자들은 클라우드 서비스 하나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드롭박스가 여전히 압도적으로 편리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드롭박스를 사용하면서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를 보조로 사용하는 행태를 보인다. 구글이나 MS가 무료 공간을 15GB까지 늘려도 드롭박스는 여전히 2GB 수준대로 유지하는 건 이런 사용자경험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 정책이다.

드롭박스는 앞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지 않으면서 차별화된 사용자경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가운데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내놓아 이를 기반으로 유료 가입자를 늘려가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케루절(Carousel)'이란 사진 공유 서비스를 새로 내놓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케루절에서는 수천장 사진이 촬영한 날짜에 따라 자동으로 정리되며, 한 번에 500장까지 타인과 공유할 수 있다. 하우스턴 사장은 "우리가 파는 건 저장 공간이 아니라 마음의 평화와 자유"라고 말한다.


      ● 출처 : 조선일보 2014.11.08 / http://biz.chosun.com/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