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이상이나 전기업 종사자는 읽기를 금(禁)함>
사람이라는 것이 왜 그런지는 몰라도 뭐든지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예를 들면 길가 벽에 구멍이 하나 뚫려 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다닌다. 누가 그 구멍 위에다 ‘들여다보지 마시오’라고 써 붙이면 ‘저기 뭐가 있는 거지?’ 호기심이 발동하여 발걸음을 멈추고 거의 다 들여다 볼 것이다.
누가 보는 사람이 없나 사방을 둘러 본 후에....!
위에 부제로 읽지 말라고 써 놓기는 했으나 이 글도 볼 사람은 다 볼 것이라는 얘기이다.
뭐 본다고 안될 것은 없다. 다만 중산층 이상이면 돈 많은 사람이 전기재료 구해다가 ‘자르고 끼우고 조이고’ 하는 번거로운 일 안 한다. 그리고 전기 기술자야 구태여 설명할 필요 없이 나보다 백배 천배 잘 안다.
전기에 대하여 잘 모르고 다만 돈 천원이라도 아끼고 싶은 사람은 솔깃하여 자세히 읽을 것이다.
중산층이나 전기 기술자이신 분은 읽을 필요 없는 내용을 읽는데 대한 과태료로 500원씩 우리 카페 구좌로 입금을 하시길!
딸네 집에 식기세척기를 샀다. 우리가 내려오면 일손이 달릴 것이므로 설거지라도 좀 쉽게 하려는 요량이다.
매장 기사가 와서 연결을 해 주는데 보니 세척기가 생각보다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
내가 크다고 했더니 먼저 더 큰 것을 주문했다가 설치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취소하고 작은 것으로 다시 가져온 것이라 한다.
주방에서 일하다 TV도 볼 수 있고 방문자 확인도 할 수 있는 작은 모니터 밑에 놓았는데 아쉽지만 접힌 모니터를 펼 수가 없어 무용지물이 되었다.
싱크대 뒤쪽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끼워 수돗물을 연결하였다. 전기도 연결을 하려 하였으나 주방구조가 그쪽에는 콘센트 매립이 안 되어 있다. 세척기에 붙은 플러그를 수돗물 호스를 넣은 구멍으로 하여 싱크대 내부 콘센트에 연결해 달라고 했더니 구멍이 작아서 안된다고 연장선을 달라고하여 집에 있던 멀티탭을 주었더니 연결해 놓고 갔다.
먼 곳에서 부터 줄이 긴 6구 멀티탭으로 연결을 해 놓았는데 세척기는 싱크대 왼쪽에 있고 콘센트는 오른쪽에 있어서 설거지통 위로 지나가게 되니 보기도 싫고, 싱크대를 닦을 때 걸리적거려서 좋지 않다.
시간 많은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생각을 해 보았다.
문제는 간단하다. 콘센트, 플러그, 전선 만 구하면 먼저 작은 구멍에 전선을 끼운 다음 양쪽에 콘센트, 플러그만 연결하면 끝이다. 옛날 같으면 철물점이나 전업사 같은 전기재료상에 가서 사다 쓰면 되는데, 요즘은 철물점에서는 팔지 않고 전기조명 가게는 많아도 전기재료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나는 내가 필요한 많은 물건들을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구하는 수가 많다.
자주 돌아다니며 살피면 벼라 별 쓸 만한 것이 다 나온다.
화분 등은 지천이고, 각종 정리상자, 쓰레기통, 탁자, 식탁의자, 서랍장, 심지어는 자동면도기 부속품까지 구해서 썼다. 읽는 책도 상당부분 폐휴지 버리는 데서 주워왔다.
낡은 것이 아니다. 나도 보는 눈의 수준이 있는데 낡은 것 같으면 안 주워온다.
옛날 같으면 전선, 콘센트, 플러그 정도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요즘은 집에서 그런 것 만들어 쓰는 사람이 별로 없고 모두 멀티탭을 사다가 쓴다. 나올 턱이 없다.
살 데도 못 찾겠고, 버리는 것도 없고....! 만만한 건 인터넷 쇼핑몰!
혹시나 하고 찾아봤더니 역시나 있었다.(나중에 알았는데 그런 것들은 ‘다이소’같은데에서 팔기도 한단다.)
그런데 또 문제가 있다. 콘센트, 플러그는 낱개로 몇천 원 정도면 살 수 있는데 배송료가 2500원이다. 그리고 전깃줄은 2m 정도만 있으면 되는데 그렇게 잘라 팔지는 않고 두루마리로 한 묶음씩만 판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쇼핑몰에서는 배송비를 물더라도 콘센트 하나만 사고, 전선과 플러그는 분리수거 하는 날 쓰레기장을 돌아다니며 고장난 전열기구 내 놓은 것 있으면 접속선만 잘라다 쓰면 될 것으로 생각을 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몇 주일을 돌아봐도 나오지 않는다. 산책길에 헛일 삼아 남의 아파트 쓰레기장을 돌아봤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요, 구하고자 하면 쓰레기장을 가봐야 할 것이다.’
단 한번에 두 개나 나와 있다. 그 중 선의 길이가 긴 것을 하나 잘라가지고 왔다.
그런데 집에 와서 살펴보니 ‘어라? 전선이 세가닥이네?’
공장 같은데 전기를 많이 쓰는 데서 삼상교류라 하여 전선이 세 개인 것은 보았는데 가전제품이 세 개인 것은 몰랐다. 아니 보기는 보았다. 그때는 무심코 아무 생각 없이 보았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보다 했고, 이번에는 내가 직접 연결을 하려니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전기를 잘못 연결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공부(?)를 좀 해 봤다.
첫째, 전선!
옛날에 많이 쓰던 전선이 두 가닥이며 두선 사이가 잘록한 비닐코드선은 요즘 위험해서 안 쓴다고 한다. 그리고 전기 사용량에 따라 전선의 굵기가 달라진다.
약한 전기는 전선이 두가닥인 것을 쓰고 ‘2P’ 또는 ‘2C’ 라고 한다.
전열기 등 전기를 많이 먹는 가전제품은 전선이 세가닥인 ‘3P(3C)'를 쓴다.
3선은 각각 하늘색선, 갈색선, 녹색선이 있는데 하늘색선과 갈색선이 전선이고 녹색선은 접지선(일명, 아스선)이다. 그러므로 접지선이 필요 없는 경우는 녹색선은 잘라 내 버리고 쓴다.
둘째, 콘센트!
플러그와 콘센트는 두가지로 분류를 한다. 매립형(매입형이라고도 함)과 노출형으로 노출형은 이동식이고 매립형은 벽이나 천정 등 안에 들어가는 고정식이다.
그 다음 접지식과 비접지식이 있는데 접지식인 경우 3P 전선을 쓰고 비접지식은 2P를 쓴다. 비접지식은 약한 전기에 쓴다.
나는 어차피 구해온 플러그와 전선도 3가닥짜리(3P) 접지식이므로 당연히 콘센트도 노출형 접지식 2구 콘센트를 인터넷 쇼핑몰에 주문을 했다.
접지식은 누전과 낙뢰 방지 및 기기 보호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젠 사용할 수 없는 주방용 모니터를 떼어서 사용할 방법을 찾아봐야 할 텐데 손재주와 기술 등에 서툰 나로선 그건 좀 어려울 것 같다.
첫댓글 곧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