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책임을 다하면 꼭 성공한다"
일지기 데일 카네기가 한 명언이다.
아침부터 배탈이 심하게 났다..
어제부터 소화기 장애를 느꼈는데 이제 소화가 되나보다 했다.
화장실을 들락거리다가 설사가 잦아들자 울산행을 준비했다.
며칠전 방문간호서비스를 원하는 대상자가 있었다.
토요일이지만 대상자의 정보를 알고 있으니 미리 상담한다면 주중에는
분주한 시간을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고속도로를 달려 갔지만 대상자의 집 찾기란 어렵지 않았다.
더구나 보호자가 시간을 재며 기다리고 있어서 도로 명 주소를 검색하지
않고 옛주소 가까이 가자 보호자가 먼저 아는 체를 해주었다.
대상자는 뇌경색에 좌측 편마비가 있었고 우측 무릎 밑 다리는 사고로 절단 된
상태였다. 노환에다가 양쪽하지 모두 불편하니 의족 사용시에는 항상 타인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였다.
좌측 절단 된 다리에 환상통이 심해서 잠 못 이루는 날도 많다고 했다.
치매와 여러 기저질환으로 투약내용은 또 얼마나 많은지 약을 잘 분리해서
정리정돈을 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상담을 끝내고 가볍게 양산으로 돌아왔다.
이제 여유롭게 주말 밤을 보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해 있는 대상자 댁에서 전화가 왔다.
"콧 줄이 빠져서 내가 밀어 넣었는데 확실한 지 확인을 못해서 "
남편 되시는 어르신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금방 알 수가 있었다.
"담당 선생님께 전화해 보셨나요?"
"전화를 안 받아, 무책임하게 전화를 안 받으면 어떡해?"
"제가 전화해보겠습니다"
하지만 김해에 있는 담당 선생님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여러 번을 했지만 신호만 계속 울릴 뿐이었다.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제가 계속 연락해보겠습니다"
"너무 무책임 하지 않아, 이렇게 중요한 때 연락이 안되면 어떻게 해?"
보호자인 남편분은 몹시 화가 나 있었다.
단체 대화 방에 올리고 전화도 계속 했지만 받지 않았다.
나 역시 몹시 애가 탔다.
'다시 김해까지 가야하겠구나'
몸 상태가 개운하지 못해서 통화되기를 기도 했지만 무작정 기다리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다시 김해로 가는 고속도로에 몸을 실었다.
몇 번 방문했던 기억을 더듬어 서둘러 대상자댁으로 가는데 전화가 왔다.
"네, 제가 어르신댁 가까이 왔어요"
혹시나 담당선생님이 연락 올까 직접 간다는 말도 못하고 출발했기에
어르신은 반갑고도 다소 놀라는 기색을 보였다.
경관튜브는 60cm 에서 단단이 고정되어 있었다.
청진기를 명치에다 대고 주사기로 공기를 주입하자 장운동이 들렸다.
반창고로 경관튜브를 단단히 고정하고 물100cc 를 주입했다.
그러는 동안 어르신은 경관식이를 준비해왔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이 오랫동안 아내를 돌보아 왔으니 얼마나 노련한지 감동이었다.
어르신은 익숙하게 지냈던 선생님이 연결되지 않자
몹시 당황스럽고 화가나 있었는데 마침내 입가에 웃음을 보였다.
"이 중환자를 말이야, 무책임 하면 안되지"
"맞습니다, 제가 단단히 교육하겠습니다" 하며 어르신을 위로 하고 돌아왔다.
방문간호사야 말로 무책임 해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다.
보호자나 요양보호사가 판단해야 할 어려운 일이 생길수 있으니 말이다.
첫댓글 도움이 필요 할때 긴급을 요할 때 담당주치의가 연락이 안될 때 보호자분은 얼마나 애가 탔을까요?
컨디션도 안 좋으신거 같았는데 그래도 이럴때 선생님께서 큰 도움을 드렸으니 얼마나 고마워 할까요??
안봐도 그림이 그려지고 입가에 미소를 짖게 만드네요~^^
고된 하루였겠지만 또한 행복한 하루였기를 바랍니다~
쟈스민향기님 이렇게 댓글 주시니 너무 감사드려요.
방문간호 하면서 인상에 남는 일들을 글로 적어서 나중에 방문간호를 원하는
선생님들이 읽으며 참고 하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글을 씁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