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부분을 대충 점검하였으니 외형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뉴 비틀의 외형 사이즈는 길이 4,280mm, 폭 1,810mm, 높이 1,485mm이며 휠베이스는 2,578mm입니다. 공차 중량은 1,437kg입니다. 해치백 모델인 골프의 경우 4,200mm, 폭 1785mm, 높이 1480mm이고 휠 베이스가 2,578mm이니 길이는 80mm, 폭은 25mm 넓고 높이는 5mm 높으며 휠베이스는 동일합니다. 외형 사이즈에서 골프를 베이스로 한 모델임을 알 수 있습니다. 2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길이는 199mm나 길어졌고 폭은 86mm 넓어졌으며 높이는 13mm 낮아졌습니다. 휠베이스도 70mm 더 길어졌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소형 해치백인 i30의 외형 사이즈가 길이 4300mm, 폭 1780mm, 높이 1470mm이며 휠베이스는 2650mm이니 대략 비슷한 사이즈로 보시면 됩니다.
골프를 베이스로 하며 길이나 폭이 약간 큰 정도이지만 체감 사이즈는 한 단계 큰 모델처럼 느껴집니다. 이는 후면까지 둥글게 연장되어 있는 루프 디자인과 두툼하게 부풀어 있는 전면, 후면 펜다 라인이 주는 시각적 효과 때문입니다.
전면부의 모습입니다. 기본적으로 비틀 특유의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하였지만 좌우 폭을 넓히고 엔진 후드의 높이를 낮춰 2세대 모델처럼 껑충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전면 실루엣은 2세대 비틀보다 포르쉐 911에 더 가깝다고 할까요? 전반적으로 비틀 특유의 디자인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한층 안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비틀 특유의 원형 헤드 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없이 부드럽게 연결된 전면부, 램프 중단까지 치켜 올라간 프론트 범퍼 경계선은 3세대 모델에서도 여전합니다.
엔진 후드 선을 범퍼 하단으로 길게 연장하였고 프론트 범퍼 하단에 얇은 크롬바를 넣어 보다 안정적인 느낌을 강조하였습니다.
원형 타입으로 비틀 특유의 디자인이 그대로 적용된 헤드 램프입니다. 15개의 작은 LED형 데이라이트로 포인트를 주어 전면부의 인상을 서글서글하게 보이는 효과를 줍니다. 바이제논 방식이며 코너링 라이트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반면 오토 라이트 기능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측면부 라인에서도 큰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기본적으로 돔형의 미려한 곡선은 여전하지만 반원 형태를 보였던 2 세대 비틀과 달리 전면부를 일반 모델처럼 완만하게 다듬고 A 필러를 뒤로 밀어 보다 안정감 있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을 반으로 자른듯한 둥근 루프도 적당한 각도로 눌러 날렵한 느낌을 살렸고 둥글게 이어지는 후미에 리어스포일러를 달아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2세대 모델과 겹쳐 놓고 보면 실루엣 자체에서 큰 변화가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한 눈에 비틀임을 구분할 수 있도록 '아이덴티티'는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2세대 비틀과 포르쉐 911을 적당히 섞어 놓은 형태로 국내 시장에서도 외형 디자인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면부의 모습입니다. 트렁크를 둥글고 넓은 펜더가 감싸고 있는 비틀 특유의 디자인은 여전하지만 테일 램프, 리어 범퍼, 후면 글래스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선 등 세부 디테일에서는 상당히 큰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여전히 후면부 디자인에서도 '비틀'다움을 보여줍니다만, 과한 곡선과 원형의 조합을 빼고 해치백에 가까운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멋스럽게 다듬어진 테일 램프와 안정적인 비율의 트렁크의 모습입니다. 윈도우와 트렁크 도어 사이에서 리어 스포일러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습니다.
뉴비틀 TDI에는 18인치 사이즈의 알로이 휠이 기본 제공됩니다. 넓은 삼각형 형태의 스포크 5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운데 음각 부분을 실버로 구분하여 2중 스포크 효과를 내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보통 스포크가 넓은 디자인의 경우 오너들 사이에서 '불판휠', '방패휠' 등으로 불리는데요(호감도가 대체로 낮습니다.) 뉴비틀에 기본 제공되는 18인치 휠은 사이즈 부분에서도 불만이 없거니와 외형과 무난한 매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기본 제공되는 타이어는 235/45 R18로 전륜과 후륜이 동일합니다.
만화 캐릭터 붕붕카의 귀를 연상케 하던 사이드 미러도 날렵한 형태로 다듬어졌습니다.
실내 인테리어 구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뉴비틀의 실내는 기본적으로 골프의 실내를 기본으로 약간의 변형을 가한 정도입니다. 센터페시아를 비롯하여 계기판, 스티어링휠, 변속기, 시트 구성 등 세부적인 디테일이 다르다는 점을 제외하면 골프의 레이아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데시보드 상단에 배치되어 있는 온도계, 스톱워치, 터보 압력 게이지의 모습입니다. 뉴비틀의 실내에서 가장 적극적인 변화가 이루어진 부분이기도 합니다. 고출력 터보 엔진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은 아니지만 터보 차저의 부스터 압력이나 엔진 내부 오일 온도, 트랙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스톱워치를 제공, 운전자로 하여금 보다 재미있는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GTD, GTI, 시로코 등에도 적용되었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데시보드 전면은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되어 있으며 비틀 초기 모델의 특징인 데시보드 전면부 수납함도 배치되어 있습니다. 도어 상단에도 하이그로시 트림으로 마감하여 뉴 비틀만의 차별화된 분위기를 연출하였습니다.
내비게이션은 앰엔소프트 전자지도를 탑재했습니다. 순정 내비게이션은 아니지만 매립 방식이라 내부와 겉돌지 않으며 골프의 디자인을 약간 변경하여 새로운 느낌을 연출하려고 애는 썼습니다만,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라디오, CD, DMB, 아이폰 등을 지원하는 등 기능적으로도 골프 GTD, GTI, 까브리올레 등에 탑재되는 것과 동일합니다.
매번 에프터마켓용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수입차 리뷰에서 언급하는 부분입니다만,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동되지 않는 에프터마켓용 네비게이션은 차의 전체적인 가치를 떨어뜨리는 부분에 해당합니다.
스티어링휠의 모습입니다. GTD처럼 D컷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성능 위주의 모델이 아님에도 D 컷 스티어링휠을 넣은 것은 나름 내부 인테리어를 차별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됩니다. 전자식이 아닌 유압식으로 적당한 그립감과 무게감을 갖추고 있으며 좌우측 스포크에 휠에는 전화 걸기, 받기, 음악 선곡 및 음량 조절 버튼 등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패들 쉬프트는 제외되어 있습니다.
계기판의 모습입니다. 비틀의 측면부를 형상화한듯한 형태로 중앙의 큰 원과 전후 펜다를 형상화한 두 개의 서브 게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속도계 하단에는 차량 주행 정보가 표시되는 LCD 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나름 개성이 엿보이며 시인성도 좋습니다만, 그리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습니다. 연료 게이지가 상당히 커 연료 소모 상태를 세밀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점이 이채롭군요.
스티어링휠 우측 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윈도우 와이퍼 작동 레버입니다. 우천시 자동으로 와이퍼를 동작시켜 주는 우적 감지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방향 지시등과 상향, 하향 조정 레버입니다. 가속 패달을 밟지 않아도 일정 속도로 차량을 주행할 수 있게 해주는 크루즈 콘트롤 기능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시동키 역시 골프와 동일한 잭나이프 형태의 스틱 키를 넣고 돌리는 방식입니다. 경차에도 스마트키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는 현시점에 3,630만원의 수입차가 스마트키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단점으로 작용할만합니다.
센터페시아 중앙의 패널부입니다. 골프와 구분하기 위해 애쓰기는 했습니다만, 버튼 디자인이나 위치만 변경했을 뿐 기본적인 구성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모니터 좌우로 통풍구가 배치되고 그 밑으로 에어컨디셔너 패널과 주차 센서, 비상등을 포함한 버튼부가 배치됩니다. 직사각형 모양의 에어컨디셔너를 넓게 펴고 두 개의 작은 LCD로 온도를 표시하도록 하였으며 3개의 다이얼로 구성하여 골프와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전체적으로 다이얼과 버튼이 잘 조합되어 있어 운전 중에도 편한 조작이 가능하지만 비틀만의 차별화된 독창적인 구성이 아쉽습니다. 골프에서는 기어 박스 앞 부분에 배치되었던 기능 버튼부를 상단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가격적인 이점을 확보하기 위해 파크 어시스트(Park Assist)를 비롯한 세부 옵션들은 제외되어 있으며 주차 센서와 비상등으로 단촐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1열 시트 사이에 배치되어 있는 암레스트입니다.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습니다만, 일반 세단에 비해 사이즈가 많이 작습니다.
내부 수납함의 모습입니다. 휴대폰같은 작은 소지품을 넣을 수 있을만한 얕은 공간입니다. 암레스트 수납함은 차 크기를 생각해도 작습니다. (미니 쿠퍼의 암레스트보다 약간 큰 정도입니다.)
암레스트 앞쪽에 두 개의 컵을 고정시킬 수 있는 컵홀더와 동전과 같은 작은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수납함이 매련되어 있습니다. 두 개를 모두 사용하기 위해서는 암레스트를 뒤로 밀어야 합니다.
변속기 박스 앞부분에도 지갑이나 휴대폰 등을 놓을 수 있는 수납함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암레스트 뒷쪽에 하나의 컵홀더와 DC 아웃잭이 추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등화 장치 조절 다이얼의 모습입니다. 유럽 브랜드에서 즐겨 사용하는 패턴입니다. 국내 수입된 뉴비틀에는 제논 라이트, 코너링 라이트가 적용되어 있는 반면 오토 라이트 기능은 제외되어 있는데요,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구성입니다. 아울러 해당 기능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적지 않은 불편을 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오토 라이트에 익숙한 분들 대부분이 차를 타고 내릴 때 등화 장치 다이얼을 '오토'로 맞춰놓고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야간 운행시 라이트를 켜놓은 상태(시동을 끄면 전조등은 꺼지지만 다이얼을 OFF로 돌려놓지 않으면 데이라이트, 후미, 실내 등은 계속 켜져 있습니다.)로 주차했다가 배터리 방전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일 수입차 가운데서는 엔트리급에 해당하지만 국산 준대형 모델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인만큼 '오토 라이트'와 같이 당연히 기대되는 편의 장치 정도는 기본으로 넣어주는게 맞지 않나 싶군요.
전자식 눈부심 방지 룸미러와 실내등, 선루프 개방 다이얼의 모습입니다.
폴크스바겐은 '파노라마 선루프'로 표시합니다만, 일반 규격보다 좀 더 넓은 정도의 사이즈입니다. 틸트 및 개방도 가능합니다. 글래스가 루프 위로 열리는 구조로 절반 정도만 개방됩니다.
데시보드 좌측 부분에는 커버가 위로 열리는 작은 수납함이 배치되어 있는데요, 이 부분은 비틀의 전통적인 특징입니다. 현대적으로 해석된 모델이지만 원형의 흔적을 남겨 아이덴티티를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입니다. 수납함은 길지만 깊이가 얕아 공간적인 활용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글로브 박스 안쪽의 모습입니다. 이 부분은 공간 낭비 없이 알차게 소지품을 넣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도어 안쪽 부분의 마감입니다. 2도어 방식이기 때문에 도어 가로 사이즈가 깁니다. 도어 마감은 가격 대비 무난한 수준이며 사이즈에 비해 하단 수납함 활용도는 좋지 않습니다.
도어 안쪽 하단의 수납함입니다. 고무 밴드로 소지품을 고정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나름 독특한 발상이기는 하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는 않습니다.
세미 버킷 형태의 가죽시트가 기본 제공됩니다. 레드와 블랙 투톤으로 구성하였으며 몸이 닿는 부분에 스태치 라인을 넣어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가죽의 재질, 시트 디자인에서 불만이 느껴지지 않았으며 지지력, 착석감, 쿠션 등에서도 좋은 사용감을 제공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동 시트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등받이 부분은 타 브랜드와 달리 다이얼로 조정하는 방식인데요, 레버식에 비해 세밀한 조절이 가능하고 운전중 포지션 이동시 보다 안전(레버식은 뒤로 확 넘어갈 위험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표현인듯)하다고 폴크스바겐은 강조합니다. 시승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운행중 빡빡한 다이얼 돌리는 과정이 그리 녹녹치 않아 불편했습니다. 특히 정차시 차안에서 몸을 뉘어 휴식을 취할 때 한참을 돌려야 하는 다이얼 조작이 꽤나 번거롭게 느껴졌습니다. 전동 시트를 넣어주면 레버식처럼 갑자기 등받이가 뒤로 넘어가는 위험도 피할 수 있고 휴식을 취할 때에도 좀 더 편안한 조작이 가능할텐데, 원가 절감을 위해 수동에 다이얼 방식을 넣고 '이게 더 안전하다'고 생색까지 내는 처사가 그야말로 밉상이로군요.
뒷좌석의 활용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체격이 작은 여성이나 표준 체격의 초등학생 정도라면 탑승이 가능하지만 일반 체격의 성인남성은 탑승할만한 공간이 못됩니다. 때문에 4인승이 아닌 2+2 구조로 보시는게 맞습니다.
시승자(181cm, 86kg)가 평소 운전하는 방식대로 운전석을 조절한 뒤 2열 시트에 앉아본 결과 무릎은 앞 시트와 맞닿아 끼는 정도이고 머리 부분도 루프에 닿아 고개를 똑바로 들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비상시 탑승은 가능하겠지만 일상적인 용도로 활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트렁크의 적재 용량은 310리터로 일반 세단에 비해서는 작지만 둥글게 떨어지는 후면부 디자인을 감안하면 기대보다 넓은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좌우 돌출부가 거의 없고 바닥이 깊은 편이여서 실제 활용도는 좋은 편입니다.
2열 시트는 5:5 비율로 폴딩됩니다만 트렁크 바닥과 약 30도 정도 각도를 이루기 때문에 적극적인 공간 확장 개념이 아닌, 트렁크 면적보다 좀 더 큰 짐을 넣을 수 있는 보조 기능 정도입니다.
트렁크 바닥 안쪽의 예비타이어, 교체 공구의 모습입니다.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간이 타이어 형태입니다.
총평
2세대 비틀은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더 어울리는 차로 여겨졌습니다. 동글동글한 귀여운 디자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산 소형차보다도 못한 밋밋한 동력은 남성들을 등돌리게 만든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2세대 모델에 비해 넓고 낮은 자세로 다듬어진데다 골프 TDI의 동력계를 그대로 사용하여 성능 부분을 크게 향상시킨 3세대 비틀은 기존 여성 고객들은 물론 비틀에 무관심했던 상당수의 남성 고객들을 끌어 당길 수 있을만큼 높은 가치를 보여주었습니다.
자동차 역사상 가장 오래된 모델인만큼 연령층에 크게 구애받지 않을만큼 매력적이며 억대의 수입차 가운데서도 고유의 빛을 발할만큼 유니크한 차입니다. 2세대 모델 대비 가격이 인상된 점, 지나친 원가 절감을 시도한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만, 원형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누구에게나 호감이 느껴질만한 디자인을 입힌데다 골프 특유의 알찬 성능과 경제성까지 두루 갖춘 3세대 비틀은 14년만에 등장한 풀체인지 모델로서 부족함이 없는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개선해야 할 부분
최근 수입차 브랜드들도 가격 경쟁력을 위해 피말리는 원가 절감에 돌입하고 있는데요, 수동 시트에 크루즈 콘트롤까지 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오토 라이트'까지 뺀 것은 좀 심했다 싶습니다. 기능적인 불편함보다 걱정되는 부분은 운행 후 '라이트를 끄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배터리 방전' 문제입니다. 오토라이트에 익숙해져 있는 분들의 경우 주차후 등화 장치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시승자 역시 별생각 없이 라이트가 켜져 있는 상태로 차를 주차한 후 다음날 배터리가 방전되어 긴급 서비스 요청을 해야 했습니다. 물론 한 두번 당(?)하고 나면 습관이 되어 등화 장치 여부를 확인하겠지만, 국산 소형차 고급 트림에도 포함되는 오토 라이트를 3,600만원대의 수입차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은 상당히 의외입니다.
2세대 모델에 비해 실내 구성이 알차고 편리해졌고 서브 게이지로 소소한 재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만, 비틀만의 고유한 개성이 느껴지는 인테리어의 부재는 여전히 아쉽습니다. 데시보드 전면의 작은 수납함 외에는 비틀의 개성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내부 구성이 거의 없는데요, 골프의 직관적인 레이아웃을 대충 손보기 보다는 둥글둥글한 비틀 디자인에 맞는 독창적인 실내로 구성(이를테면 미니 실내처럼)하였다면 차의 가치가 훨씬 높아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스마트키의 부재, 수동 시트, 에프터 마켓용 네비게이션도 가격 대비 아쉬운 점으로 거론될만한 부분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어울리는 차일까?
2열 좌석의 활용도가 떨어지는만큼 패밀리카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미혼 남성, 여성에게 특히 잘 어울리는 차입니다만, 30-40대 중년층의 세컨카로도 제법 잘 어룰릴만한 차입니다. 비틀의 멋과 전통을 아는 분이라면 연령 상관 없이 멋스럽게 즐길 수 있는 모델이라 사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