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무더위 끝나면”…집값 회복 속도 빨라진다
무더운 날씨가 주춤해지면 부동산 시장 회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본격적인 여름철 비수기 시즌으로 거래 움직임이 둔화됐지만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서울 청약시장은 이미 과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 규제 완화로 3040세대 실수요층이 다시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휴가철이 끝난 이후에 집값 회복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5주 연속 보합세(0.00%)를 기록했다. 서울은 1000가구 이상 규모의 일부 대단지에서만 등락을 보였을 뿐 가격이 대체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여름철 비수기에 돌입하면서 전반적으로 매매 문의는 줄어들고 매수자들도 관망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8월은 장마와 폭염, 여름 휴가가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비수기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나면 부동산 시장 회복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재건축 등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강남권은 높은 호가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 중저가 지역에서도 낙폭이 둔화되는 움직임이 서서히 나오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의 7월 넷째주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강남 11개구는 0.11%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역별로 보면 △송파(0.27%) △강남(0.18%) △강동(0.17%) △양천(0.12%) △서초(0.07%) 등으로 재건축 호재와 인기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서울 분양 시장은 이미 활기를 띠고 있다. 부동산R114 조사를 보면 올해 1~7월 서울에서 13개 단지, 1334가구(일반공급) 모집에 9만198명이 몰려 평균 6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평균 10.9대 1의 경쟁률 보인 지난해 연간 기록과 비교하면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달도 청약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 1순위 청약 결과 42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1344가구가 신청해 1순위 평균 경쟁률 98.4대 1을 나타냈는데 이는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14개 단지 중 가장 많은 청약자다.
서울 청약 과열 현상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대원과 유주택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가점제만으로 입주자를 모집했던 전용면적 85㎡ 이하 물량은 가점제 40%와 추첨제 60%로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어 청약에 어려움을 겪던 2030세대도 당첨 기회를 얻게 됐기 때문이다.
생애최초 주택 구매 대출을 이용한 집 구매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지역·주택가격·소득에 상관없이 80%로 완화했다. 대출 한도도 6억원으로 확대했고 12억원 이하 주택을 매수하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겐 200만원 한도로 취득세를 면제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서울 청약시장의 과열 분위기나 특례보금자리론, 생애최초대출을 이용해 30대 실수요층이 주택시장으로 다시 유입되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휴가철이 마무리되는 시점과 맞물려 가격 회복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BN, 임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