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글을 퍼오느라 반말체 양해 바랍니다.
중고 bmw 구입기
실용적, 합리적 삶을 지향하기 때문에 가성비를 무엇보다 중요시한다.
각자의 상황이 다르지만 나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운 가성비의 6000짜리 차를 구입했고 그 과정을 남겨둔다.
1.차량 보유 현황
20년전에 그 당시 드림카인 렉서스 RX(그당시 6700 정도)를 구입했고 아직까지 타고 있었다.
워낙 신차부터 말썽 하나 없었고 (내구성은 역시 렉서스) 정도 들었으며 이 값에(현재 가치 200?) 그만한 스페이스를 가진 무난한 성능의 SUV도 드물었기 때문에 나름 몇 년 더 탈 생각으로 작년 겨울에 앞 타이어도 갈고 엔진 오일까지 교환을 했다.
RX 이외에도 놀이용으로 오픈카인 Mercedes SL 500, 집 사람의 E 300이 있기 때문에 RX는 주로 가까운 곳 운행(출퇴근 2km), 4명이서 골프장을 같이 갈 때, 장보기, 큰 짐 싣기, 주차 하기 어려운 곳에 신경 쓰지 않고 주차하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주차 사정이 나쁜 40년된 구축 아파트에서 저녁에 아무데나 중립 주차를 하기 위한 용도 또는 자리 선점용으로 나름 쓸모 있게 사용을 하며 1년에 5000 km 이하의 운행(그래서 연비는 별 상관이 없다)을 한다.
유지비는 감각 상각비 0, 1년 보험 35만원, 자동차세 35만원 정도니 가격에 비해서는 충실히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몇 일전 갑자기 비가 하루 종일 온 다음날 출근을 하려니 조수석 바닥에 흥건하게 물이 고여 있었다.
아마 조수석 창문쪽 고무 파킹이 낡아서 비가 샌 것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창문을 살짝 열어놔서 그럴 수도 있었겠다.)
정확히 견적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돈 백만원 가까이 깨질 것같아서 차량 교체를 결정.(외제차는 이게 지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초록색 번호판, 너무 오래된 모델, 먼 거리를 가려면 동승자들이 불안해하는 점, 형편 없는 운동 성능 등이 조금 걸리기는 했어도 나름 유용했기 때문에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놔줄 때가 왔나보다.
2.교체차의 조건
내가 원하는 교체차의 조건을 무작위순으로 나열해 보았다.
3.교체 예비 후보 작성
그래서 리스트에 오른 차는…
BMW X5, X7
Audi Q7, Q8
Benz GLE, GLS
Porsche Cayenne
Lincoln Nautilus, Aviator
Ford Explorer
모양만 예쁜 landrover, rangerover는 품질 문제 때문에 제일 먼저 제외.
Tesla도 구축 아파트에 사는 관계로 충전이 어려워서 무조건 제외.
거의 다 신차 조건 등을 비교하며 매장에 방문하여 시승을 해보았다.
Ford Explorer는 원하는 사이즈, 적당한 가격, 적당한 성능에 만족했지만 친한 친구가 가지고 있고 내구성도 문제가 있으며 완성도가 떨어져서 제외
Lincoln Aviator는 너무 커서 운전과 주차가 힘들어서 제외
Lincoln Nautilus는 시운전해보니 의외로 정말 괜찮았지만 집사람이 하차감과 브랜드를 이유로 반대해서 제외
Porsche Cayenne은 뭐 말할 필요 없이 성능, 외모, 하차감 모두 최고지만 새차는 오래 기다려야하고 비싸고, 중고차는 못생긴게 너무 너무 비싸서 제외
Benz GLE, GLS는 성능도 그저 그렇지만 왠지 끌리지 않고 평도 안 좋고, 이미 Benz가 2대 있으므로 제외
Audi Q8은 너무 이쁘고 운동 성능도 좋았지만 골프채 4개를 싣기 어렵고 브랜드 자체의 믿음성이 떨어져서 제외
Audi Q7은 실용적인데 뭔가 믿음도 안가고 매력도 없고 그렇다고 가격도 싸지 않아서 제외. 깡통 중고는 가격이 아주 좋았지만 너무 깡통같아 보여서 제외.
BMW X7은 트렁크는 넓지만 X5에 비하면 길기만 하고 운동 성능이 떨어지고 모양도 그저 그래서 제외
4.교체차량 결정
결론부터 말하면…
최후의 승자는 BMW X5 !
적당한 가격, 수십년째 SUV의 왕자로 군림해온 탄탄한 실력, 연수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클래식 디자인, 낮은 유지비, 보증 기간이 끝난 후 수월하게 수리할 수 있는 최고의 애프터 마켓, 판매량이 많았기 때문에 중고 매물도 많다는 점, 외관에 별 신경 쓰지 않고 마구 굴려도 된다는 점 등이 장점이다.
하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의외로 작은 트렁크 스페이스, 비용 절감을 위해 무리한 설계로 불이 자주 난 연식이라는 점, 의외로 허술한 싸구려 도어와 내부 디자인, 시끄럽고 진동이 있는 디젤 엔진, 걱정되는 환경 규제와 디젤 엔진의 막중한 수리비용, 다소 올드해 보이는 디자인, 불편한 뒷좌석, 못생긴 뒷태...
5.세부 모델 결정
X5의 연식을 살펴보니 F15 바디가 2013-2018, G05 바디가 2019-2021.
F15바디의 트림은 30d, 40d, M50d
재미있는 것은 이 세가지 트림의 배기량이 모두 같은 3000cc 디젤이라는 점.
물론 세부 옵션이 조금 차이가 나지만 옵션과 튜닝을 조금 다르게해서 30d는 258마력, 40d는 313 마력, 50d는 381마력
중고차를 살펴보니 40d와 50d는 거의 없기도 하고 중고가 가격이 조금 터무니 없게 잡혀 있다.
그래서 가장 많이 팔린 30d에서 고르기로 결정.
중고차는 많이 팔린 모델 중에서 고르는 것이 쉽기도 하고 가격도 적당하며 성능도 적당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시승을 해보니 30d만으로도 출력은 충분한 것같고 의외로 50d와의 차이(가격 차이에 비해)도 적었다.
6.중고 연식과 가격 선택
새차의 가격은 각각 9500, 11000, 13000 정도.
할인의 bmw이기 때문에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500-1000 정도는 기본 할인한다고 보면 9000, 10000, 12000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같다.
수입 중고차는 차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1년에 15% 정도 감가 상각을 기본으로 한다. (포르쉐처럼 공급은 많지 않지만 수요는 많은 브랜드는 감가 상각이 적고, 미국 SUV 처럼 내구성은 별로 안 좋은데 수요까지 적고 수리비는 비싸다면 감가상각률은 더 올라간다.)
그 중에 X5는 그래도 감가 상각률이 적은 편이다.
하여튼 9000이 신차 가격이면 연마다 7600, 6500, 5500, 4700으로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그러면...
2020년형이 7500-8000,
2019년형이 6500-7000,
2018년형 5500-6000,
2017년형 4700-5200 기준으로 매물을 찾아야 한다. (1년 2만 키로 정도 뛴 매물 기준)
매물을 훑어보니 5000-6000 정도의 2017-2018년 80000 km 이하 정도가 가장 적당해 보인다.
7.리스 or 현금
매물에는 리스 승계와 현금차가 있는데(중고차를 찾는 과정에서 리스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했고 정확히는 아니지만 대강은 이해를 하게 되었다)…
비용 처리를 하거나 자주 바꾼다면 리스 승계도 괜찮지만 개인으로 산다면 그냥 현금차가 제일 저렴하다.
기본적으로 현금, 할부, 리스 순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
다행히 리스 승계 조건이 좋다면 개인이라도 리스 승계를 했다가 몇 년 후에 내려간 금액을 기준으로 취등록세를 내면 이자보다 더 절약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좋은 리스 승계 조건은 대게 보증금 30%, 잔존가치 30%, 60개월 리스로 낮은 이율(8% 이하)로 책정되어 있고 전반 40개월 정도를 납부한 차량은 나머지 20개월은 (원리금 균등 상환이기 때문에 전반에 이자를 많이 납부하고 잔존 원금은 조금씩 까이다가 후반에는 이자가 적고 원금이 많이 까인다.) 굉장히 낮은 이율로 리스를 하면서 목돈이 들지 않다가 리스가 끝난 후(20개월 후) 낮은 가격 기준으로 취등록세를 내면 된다.
예를 들면 5300(차량 가액) 짜리 보증금 30%, 잔존 30% 리스 승계 차량을 사면 원금 9000의 30%인 3000 정도만 인수가로 지불을 하고 리스 승계시 취등록세를 물지 않는다. 130 정도 19개월(총합 2430) 납부하면 만기가 되고(이자 130 정도) 그 후에 2200 정도에 대한 취등록세 150 정도만 납부하면 된다.
또한 리스 공부하다가 알게된 사실인데 리스의 경우 승계가 되어도 같은 리스 회사에서 계속 보유하게 되므로 사실 중간에 승계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즉 같은 번호판으로 리스를 계속 한다면 소유주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1인 신조차량처럼 보이지만 아닐 수 있다는...
8.실매물 선정
그래서 닥신TV 닥터 신의 요령에 따라 엔카에서 무사고 미세 누유 없는 차량 5가지 정도 매물을 걸러내고 서울에 있는 몇 개를 둘러보니 다들 상품화 작업을 했고 연식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아서 사실 새차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역시 눈으로 보니 각 매물의 차이도 사실 구분할 수 없었고 그저 딜러의 인상과 연식, 마일리지, 가격만 차이가 났을 뿐이다.
내가 엔진룸 까본다고 뭘 찾아낼 것도 아니고...그냥 엔카에서 서류만 보고 골라도 되는 듯하다.
카바조같은 곳에 동행 서비스를 요청할까도 생각해 보았는데 이 정도 차를 살 때는 그리 유용할 것같지는 않다.
중간에 인증 중고차들도 보았는데 대부분 리스 차량이고 사고도 좀 있었고 리스 조건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장점이라면 1년간 보증을 해준다는 것인데... 사실 큰 merit를 못 느꼈다.
또한 매물 자체가 너무 한정되어 있고, 직원들의 태도 또한 차를 팔려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할 수 없어서 대응만 하는 것인지 애매했다. 아마 신차 팔기에 정신이 팔려서 인증 중고는 그냥 서비스 차원에서 유지를 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서류 보내 달라면 다음 날 보내주는 놈, 전화해서 문의하면 이미 팔렸는데 왜 전화했냐는 투로 한 줌의 미안함도 없이 전화 끊는 놈...
그 중에 그래도 마음에 드는 매물(white, 2017년 말, 6만 키로, 5000)이 있어서 집 사람에게 이야기하니…
가뜩이나 날티나고 양아치같은 분위기의 (benz에 비해서) bmw 브랜드인데 흰색이면 더 날티나서 싫다고 한다. 지금 자신이 가지고 다니는 E300도 흰색이라 겹쳐서도 싫고 오래 타면 색이 바랄 것같아서 싫단다.
사실 요즘 흰색차는 20년이 지나도 색이 바래지 않는데…
난 좀 날티나는 차도 좋은데...
하지만 집사람도 같이 타는 차이고 가정의 평화를 위해 포기...ㅠ.ㅠ
몇 날 몇 일을 연구하고 고르고 골라서 선택한 것이 단 한 마디에 거절당하니 김이 푹 빠지면서 의욕 상실.
나머지 흰색이 아니면서 마음에 드는 매물들은 경기도라 딱 가기가 싫어졌다.
내가 몇 천 때문에 왜 이런 고생을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냥 안 사고 SL500만 몰고 다니거나 비가 새는 RX를 1년을 더 탈까 생각하기도 하고…
9.반전
그러다가…
그냥 우연히 마음이 끌리는 물건 발견.
별로 고려도 안 하고 공부도 안했었는데...
2016년 말, 7만 키로 BMW 740Li, 6000
신차 가격이 15000 짜리인데 4년 조금 넘었다고 40%밖에 안된다.
2017년 X5rk 5000인 것에 비하면 훨씬 싸게 느껴진다.
역시 (bmw) 대형 세단의 감가 상각이 엄청나다.
그런데 차는 엄청 좋다.
이래서 사람들이 1억이 넘는 돈을 주고 benz S나 7 시리즈를 사는구나... 몸으로 바로 느껴진다.
직접 운전을 해보니 옆이나 뒷좌석에서 타보던 것과도 완전 다르고 다른 사람 차를 잠깐 운전하던 것과도 다르게 느껴진다.
마치 구름 위를 나는 듯한 승차감은 벤츠E가 구루마같이 느껴지게 한다.
그런데 움직임은 더 민첩하고 밟으면 묵직하지만 쏜살같이 나가버린다.
그리고 잘 선다.
게다가 쥐색, 무사고, 공식 센터에서 관리 받은 확실한 히스토리, 1인 신조(나이 지긋하신 사장님), 서울, 새 타이어, 휘발유 차량, 골프채 4개가 들어가는 넓은 트렁크, bmw 플래그십의 하차감과 완성도, 롤스로이스에 비견되는 승차감, 풍부한 옵션, 탄탄한 운동 성능, 5.2초 제로백, 에어 서스펜션, 5.2 미터 롱바디, 6기통 터보 326마력, 45.9 토크, 검정 시트(개인적으로 이 모델의 장안평 style 누빔 초콜렛 시트는 극혐), 모니터가 달린 그야말로 광활한 뒷좌석, 현금 차, xdrive, 반자율주행(비록 별 쓸모 없다고는 하지만), 자동 주차, 뒷좌석 모니터, 2015년도에 풀 페이스 리프트된 6세대 G12 바디, 소프트 클로징…
뭐야? 이 괴물이 6000 ?
그냥 한 번 타보려고 갔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렉서스를 바로 놓고 바꿔 타고 와버렸다.
20년간 정 들었던 렉서스를 보내는 마음이 섭섭하고 애잔했지만 새로운 740Li가 빈 자리를 잘 채워주리라 기대한다.
10.BMW 740Li
BMW 7 시리즈는 08-15 F01 바디가 15-현재 G11,G12 바디로 바뀌었다.
16년형은 730d(13000), 730ld(14000), 740d(14000), 740ld(15000)의 디젤엔진과 740li(3000cc, 15000), 750li(4400cc, 19000)의 가솔린 엔진으로 나뉜다.
시승기를 보면 최근에 나온 모델보다는 소프트한 것같다.
그거야 뭐... sports 모드로 놓고 기어도 S모드로 바꾸고 밟으면 되지...ㅋㅋ
처음에는 차가 너무 커서 운전을 마구 헤맨다. 특히나 좁은 주차장에서 주차는 의외로 힘들다.
하긴 처음으로 서라운드 뷰를 보면서 주차를 하니 적응이 필요하겠지...
우회전 할 때 안쪽이 의외로 안쪽으로 들어가서 몇 번 긁을 뻔 했다.
스포츠 모드로 달리면 정말 날렵하게 잘 달리고 잘 선다. 스포츠카 뺨친다.
이 덩치의 차가 이렇게 부드럽고 날렵하게 움직이는 건 정말 기적이다.
단 하나 불만은 정말 소프트웨어가 멍청하다.
내일은 코딩하러 하남으로 가봐야겠다.
첫댓글 중고차 구입기 정말 잘읽었습니다...
벤츠 w212 e350d 타고 다니는데 요즘 bmw 7시리즈가 자꾸 눈에 들어오네요...1년에 4만정도씩 타고 있어서 휘발유차가 고민스럽긴
합니다...감사합니다
4만 타시면 고민 없이 디젤로...
아 재밌는 구입후기 잘봤습니다^^
저도 오히려 대형세단중고가 가성비 좋다고 느껴지더라구요ㅎㅎ
요즘 사람들 말로 정말 '개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중고 거래도 좀 더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X5는 대표적으로 중고가가 비싼 차라.. 대형 세단이 중고차로 가성비는 월등하죠. ^^
x5가 너무 좋은 차이긴 한데 중고가는 조금 안드로메다네요. 한국 차보다 감가 상각이 더 적은 것같습니다.
찬찬히 정독하게돼네요.
감사합니다
길지만 가볍게 읽어 주세요. ㅎㅎ
bmw 730LD 오너 입니다~^^말하면 입만 아픕니다~7시리즈 정말 좋습니다~^^
long body 모델이라 처음에는 조금 버벅거렸는데 익숙해지니 더 편한 것같습니다.
글 재미있게 정독했습니다.
중고차 선정시 많은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우리나라도 중고차 거래가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진심이 느껴지구요, 글도 참 잘 쓰시네요. 부럽습니다.
진심이 느껴지신다는 과찬까지... 감사합니다.
Blablablabla... 이렇게 긴~ 시간동안 재미있게 읽기는 처음이네요!!!
글솜씨도 좋으시고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7시리즈가 급 당깁니다
전 5에서 7로 넘어왔는데, 보기보다 덩치가 커서 적응하기 시간이 좀 걸리더군요.
그런데 달리기성능이 희한하게 부드러운데 민첩합니다. 물건은 물건입니다.
관리 잘 하셔서 오래 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