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곡주
-수리산 112
김 동 호
신록의 5월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5월의 끝 날, 뒷산 벤치에 앉아
오월의 여왕과 사랑 나누며
현미-튀김 안주로
소곡주 한 잔 하노라면
참새들이 시끄럽게 짖어대며
주변 나무들로 몰려든다
‘맛있는 것 혼자 드시지 말라’는 것
그러나 ‘주는 것만 받아먹고
무능력하게 무럭무럭 살찌는
우량아들‘ 되게 할 순 없어
한 알도 남기지 않고 봉지의 것
다 입속으로 옮겨 담고는
탁탁 손 털며 일어날라치면
시끄럽던 녀석들 갑자기 조용해진다
소림사少林寺 소승들처럼
小曲주 한 방울이
少林사가 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