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지 밤 밭에 들어온 지 열흘하고도 3일이 더 지났다.
6일날 새벽 이곳에 왔을 땐 밤꽃이 막 피기 시작했었는데
이젠 양지쪽의 이른 꽃은 시들어가고 산골짝은 아직 한창이다.
연일 30℃를 웃도는 무더운 여름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봉장에 놀러온 어느 아주머니는 밤꽃 냄새가 역겨워 더 있을 수
없다고 할 정도로 향은 지독하게 나는데 유밀 상태는 별로다.
10여 일이 지났는데 아직 채밀할 정도의 꿀이 들어오지 않았다.
꽃 상태도 밤꽃은 개화기간이 상당히 긴 듯 하다. 한 주일은 더 갈 듯....
지난주 일요일에 내검을 했었는데 또 분봉(分蜂)이 터졌다.
왕대제거를 알뜰하게 한다고 했는데 못 본 넘(?)이 있나보다.
아주 오래된 산수유나무 가지에 축구공 서너개 쯤 돼 보이는
분봉군 덩어리가 붙어있다. 너무 높아서 나무에 올라갈 수도 없고
나뭇가지가 약해서 올라서기도 위험했다.
묵은 공소비 한 장을 대나무 긴 장대에 메달아 분봉군에 대었다.
서너 시간쯤 지났을까 소비면에 주렁주렁 벌 덩이가 메 달렸다.
조심스럽게 내리는 도중 출렁하더니 덩어리가 떨어지면서 모두 날아버린다.
이렇게 몇 번인가 시도하다가 겨우겨우 분봉군을 빈 스티로폴 통에 수용했다.
바쁜 시간 속에서 분봉은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분봉 나온 벌이 아까워서라기보다 불쌍해서 받는다. 그냥 내버려두면
야생에서 적응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각종 질병과 말벌의 공격 등으로...
받아서 사람이 보살펴 주어야 살아갈 수 있는 곤충이다.
오랜 세월동안 이미 사람의 손에 의해서 길러져왔고, 그렇게
진화(進化)돼온 동물이기에 혼자서 야생에서 살아간다는 건 불가능하다.
빨리 밤 꿀을 채밀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여름을 맞이해야 하는데...
이번 주 말부터 제주도를 선두로 장마전선이 형성되고 다음주는
본격적인 장마기에 들것 같은데 해야할 일들은 너무 많다.
장마철에 대비한 화분떡 준비, 진드기/ 부저병 예방약제 처리 등...
매년 이때쯤이면 진드기 약도 넣어주고, 부저병 예방을 위해
[옥시마이신]을 사양액에 타서 급이 했었는데, 올해는 밤 꿀을
받기 위해 아무런 약제 처리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주 말경엔 채밀(採蜜)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봉병 예방약을
투여하면서 긴 장마기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
서산 3차지서부터 감기·몸살로 아프기 시작한 게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심한 기침으로 여러 날을 밤샘하고, 병원신세도 많이 졌다.
이동양봉을 떠난 지 한달 반, 이젠 몸도 마음도 피곤하고 지쳤다.
모든 것 다 떨쳐버리고 조용한 시골에서 한 주간 푹 쉬고싶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중년(中年)의 나이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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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계소식
이동양봉 4차지 소식입니다.
空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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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1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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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밤꿀 많이 뜨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자주 소식을 알려 주셔서 잘 보고 있습니다. 고생이 많으셨군요!
안녕 하세요?. 늘~생동감있는소식 감사드려요.이동 다마치신후 푹쉬셔서 건강 회복 되시기를 바래요.
좋은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고생이 많으시네요 고생끝에 낙이....밤 꿀 말입니까? 제가 진짜밤꿀뜬지 24년이 훌쩍 지난것같아요 그때오리지널 마이신 보다 도 더쓴 밤꿀 떠보고 아직 못떠 봤읍니다 밤꿀 뜬다 해봐야 감로에다 밤 냄새 약간나는것이죠 24년전에 3번채밀 해보고 아직 오리지널 밤꿀은
제생각에는 기후탁아닌가 생각합니다 가을 꿀이 안나고 봄꿀이 잘나는것같아요 싸리도 벌이 잘 안덤비는것이 싸리꿀도 분비가 잘안되는듯 합니다 그대신 봄 꿀 벗 진달래 아카시 등등이 꿀 분비가 원활한것같아요
저도 쉰둥이님과 마찬가지 입니다. 하나 지난해는 일부 지역에서 밤꿀을 채밀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어제 보니 밤화분 벌장이 3-4장 가뜩차고 붉게 밤꿀냄새가 나고 일부 강군과 역봉군은 채밀도 했는데 맛이 예전같지는 않고 먹기 좋은 밤꿀이었습니다
먹기 가 좋다고요? 절대 밤꿀아님니다 밤꿀은 마이신보다 쓰고 냄새가 아주 역합니다 저도 밤밭에 가 있으나 밤꿀 화밀이 저조하다고 생각듭니다 요즘 꿀이 납니다 그러나 밤꿀은 아닙니다
저희도 3일전에 채밀했는데 밤보다는 색이진한걸 보니 감로가 섞이지 않았나 봅니다. 밤맛도 섞이긴 한듯했는데 순수한 밤꿀은 아닌것 같습니다. 저희도 기다리는중 입니다. 힘내십시다.
늘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고생한 보람 있기를 바랍니다. 이곳 예천은 밤꿀이 엄청 들어옵니다. 잡화꿀 뜨고도 뜨지 않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 입니다. 분봉열 없는 강군은 표준 10매 벌통인데 3단 텃통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길 ..................
이동을 하면서 채밀을 하느라 많은 고생을 하였습니다 밤 꿀을 많이 채밀 하시고 건강 관리 잘하시기 바람니다
밤꿀 많이뜨시고 건강하셔요.~~~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