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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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옛길(영남, 삼남, 관동대로 등)이 명승으로 거듭납니다.
2006년에 문경새재, 하늘재. 관갑천 잔도(토끼비리) 죽령,
대관령, 구룡령 옛길을 문화재청에서 국가 명승으로 지정했습니다.
그 뒤 몇 년간의 답사와 연구를 거쳐 7곳이 명승으로
1개월간의 보완을 거쳐 명승지정을 앞두고 있고,
5곳은 보류가 되어 추가 심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스무 살 무렵 내 가슴을 파고들었던 아름다운 문장을 기억합니다.
”그대들의 눈에 비치는 사물들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賢者란 바라보는 모든 사물에 경탄하는 사람이다.“
앙드레 지드가 <지상의 양식>에서 피력했던 그 말의 의미를
오랫동안 이 나라 이 땅의 옛길과, 강길, 바닷가 길을
걸으면서 순간순간 체득했습니다.
코로나 19로 몸과 마음이 피로해 있는 지금, 이 때가 우리나라 옛길을 알아야 할 때고 걸어야 할 때입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차마고도
일본 에도 시대의 옛길을 걷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의 옛길을 우리가 걷지 않으면
누가 우리나라의 옛길을 걷겠습니까,
문화재청에서 옛길을 통해 오천 년의 유장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이 땅을 살다간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전 국민에게
알리고, 그 길을 걸으면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읍과 장성을 잇는 삼남대로 갈재, 영암과 강진을 잇는 삼남대로 누릿재,
울진 십이령 옛길. 평창과 정선을 잇는 칠족령 옛길,
횡성과 평창을 잇는 관동대로 사자산 문재 옛길,
관동대로, 양평 구둔재 옛길, 창녕 남지 개비리 길이 명승으로 조건부 가결되었고,
전주 보광재, 고창 선운산 옛길, 동해 이기령 옛길, 영남대로 상에 있는 충주 마당바위 길,
삼척 소공령 옛길이 보류되어 심층 답사와 연구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진행했던 국가 명승도, 고흥의 금강죽봉, 부안의 우금암과 개암사 일원,
완주의 위봉폭포 일원이 명승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우리 주변에 우리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이 있어도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는 하나의 사물일 뿐입니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이 땅을 살다간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는 길이
명승으로 지정되어 여러분의 삶의 보석처럼 다가갈 것입니다.
코로나 19로 힘든 시절을 우리나라 옛길을 걸으면서 치유하기를 기원합니다.
2020년 12월 17일 목요일,
문재와 칠족령 옛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