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5개의 V 스포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입체감이나 구성력이 느껴지지 않는 평범한 디자인입니다. 8,100만원대에 달하는 차량 가격을 감안하면 기본 휠에 대한 만족도는 낮습니다.
실내 인테리어 구성을 살펴보겠습니다. 내부 구조는 GS250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센터페시아 상단 부분에 스태치 마감의 가죽 트림을 사용하여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였고 데시보드 마감재나 통풍구, 오디오 패널을 감싸는 메탈 마감재, 버튼 플라스틱 재질 등 전반적으로 프리미엄 세단다운 고급스러움을 잘 표현하였습니다.
이전 시승기에서도 언급한바 있습니다만, 뉴 GS 실내 인테리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8인치 모니터부입니다. 기능이나 사이즈보다는 배치가 훌륭하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운전중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 모니터는 센터페시아 중앙 상단에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부분은 뉴 GS도 다를게 없습니다만, 센터페시아 패널을 깊게 파고 안쪽 부분에 모니터를 배치한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모니터를 전면부 돌출면에 배치할 경우 한낮, 태양을 등지고 운전을 할 때 반사상으로 인해 모니터의 휘도가 약화되어 정상적인 데이터 식별이 어렵게 됩니다. 반면 뉴 GS의 모니터처럼 센터페시아 전면부를 깊게 파고 그 안쪽에 모니터를 배치할 경우 태양광이 강한 낮에도 모니터에서 출력되는 정보를 또렷하게 식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습니다. 모니터의 위치도 마음에 듭니다. 모니터가 안쪽으로 깊이 배치되어 있어 운전중 전방을 주시하면서 모니터를 응시하는 과정이 상당히 자연스럽습니다.
위치와 더불어 PC 마우스 형태의 새로운 인터페이스도 매우 편리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네모난 장치로 모니터 세부 메뉴를 조작하게 되는데요, 마치 PC 화면에서 마우스를 자유롭게 움직이고 아이콘을 클릭하듯이 사용이 가능하기 ?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커서의 움직임이나 인터페이스의 조작감이 정교하면서 상당히 편합니다.
2002년, BMW가 7시리즈를 통해 '조그다이얼'이라는 혁신적인 장치를 소개한 이후 10여년간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조그다이얼'을 가장 진보한 자동차 인터페이스로 무작정 추종(?)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많은 기능을 포함함에 따라 조그다이얼의 사용 편의성도 서서히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많은 서브 버튼들이 추가된 조그다이얼 시스템들이 등장,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오히려 저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렉서스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인터페이스의 경전처럼 여겨지고 있는 조그다이얼 시스템에서 완전히 탈피, 다수의 사람들에게 친숙한 PC의 마우스 개념을 새로운 렉서스에 도입하여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모니터 하단으로 통풍구와 아날로그 시계를 배치하였고 그 밑으로 오디오 조작부와 에어컨디셔너 패널을 배치하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디자인 및 마감도 차량 가격대에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오디오 구성도 훌륭합니다. 자동차의 경우 1억을 호가하는 럭셔리 모델 조차도 플라스틱 버튼이나 우레탄 재질의 다이얼 등으로 오디오 패널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뉴 GS 시리즈의 오디오는 명품 가정용 오디오풍의 메탈 다이얼과 세련된 마감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하였습니다. 오디오 성능 면에서도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12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GS450h의 오디오 시스템은 출력, 해상력, 우퍼 음압 등에서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독일 브랜드의 경우 블루투스를 이용한 스마트폰 연동이 한 번에 실행되지 않을 정도로 최적화가 이루워져 있지 않고 블루투스 오디오 품질도 조악한 수준입니다만, GS450h의 경우 자연스럽고 정교한 연동 및 블루투스 오디오 품질도 훌륭하였습니다.
계기반의 모습입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기본적으로 GS 시리즈의 계기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맞는 몇 가지 메뉴만 추가되어 있습니다. RPM 게이지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맞게 충전, 에코, 파워 영억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속도 게이지를 중심으로 중앙 부분에 컬러 표시가 가능한 LCD 창이 들어가고 좌측 우측 부분에 연료 게이지, 온도계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동작 상태 및 구간별 연비 모니터 기능을 갖추고 있어 종합적인 연비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고급 모델에 걸맞게 열선 시트, 통풍 시트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높은 동력 성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패들 쉬프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데쉬보드 상단을 부드러운 천연 가죽으로 마감하여 프리미엄 세단다운 고급스러움을 연출하였습니다.
시트는 타공 마감이며 가죽 질감, 디자인 등 가격에 걸맞는 구성입니다. 스포츠 세단 특유의 스포츠 시트는 아니지만, 몸을 편안하게 감싸주고 적당한 쿠션감과 지지 능력을 갖추고 있어 장시간 착석시 불편감도 적습니다. 10웨이 전동 방식으로 작동되며 요추 받침대도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등받이를 뉘었을 때 헤드레스트 위치도 머리를 효과적으로 지지해줍니다.
2열 시트도 넉넉합니다. 표준 체격의 성인 남성 3명이 탑승하는데 어려움이 없을만한 공간입니다. C 필러의 각도가 부드럽게 떨어지는 '쿠페룩'인 관계로 헤드룸이 생각만큼 넉넉하지는 않습니다만, 전체적인 공간 활용성은 나쁘지 않습니다.
시승자(181cm, 86kg)가 평소 운전하는 포지션대로 1열 시트를 맞춰 놓은 상태에서 2열 시트에 앉은 모습입니다.
트렁크 안쪽 부분에는 전기 모터를 구동시켜주는 배터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가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하여 하이브리드 모델의 단점인 좁은 트렁크 공간 문제를 해결하였다고 하는군요.
트렁크 용량은 465L로 530리터인 세단에 비해 65리터 작습니다만 트렁크 벽면에 전기 모터용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모델로는 꽤 넉넉한 공간입니다.
트렁크 바닥 부분을 들어 올리면 예비 타이어와 교체 기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뉴 GS450h에는 주행 환경에 따라 세 가지 조건을 상정할 수 있는 드라이브 셀렉트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행 환경에 따라 에코 모드, 포쥰 모드, 스포츠 모드로 변경이 가능합니다. 다이얼 아래로는 전기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정해 주는 EV 모드 버튼, 차량 자세 제어 장치 OFF 버튼이 함께 배치되어 있습니다.
드라이브 샐렉트 기능은 연료 효율을 최대한 높여주는 에코 모드, 표준 설정으로 차를 제어해 주는 노멀 모드, 보다 적극적인 드라이빙에 맞춰 스티어링휠, 댐퍼 답력, 변속 타이밍 등을 조절해 주는 스포츠 모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에코 모드는 좌측으로 다이얼을 돌리면 되고 스포츠 모드는 우측으로 돌리며 노멀 모드는 다이얼을 눌러주면 됩니다. 앞뒤로 돌리면서 중앙점을 맞추어야 하는 방식에 비해 운행중 편안하게 작동할 수 있는 배치여서 조작감이 좋습니다.
이 외의 세부적인 부분은 기존 GS250 시승기를 참조해도 무리가 없을듯 합니다.
성능 부분을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렉서스 GS450h에는 직분사 방식(D-4S, Direct injection 4 stroke gasoline engine Superior version)과 앳킨슨 사이클을 조합한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2개의 전기 모터가 결합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먼저 가솔린 엔진은 최고 290마력을 6,000rpm에서 내고 최대 35.5kg.m 토크를 4,800rpm에서 발휘합니다. 가솔린 모델인 GS350에 비해 출력이 다소 낮(최고 310 마력, 38.2kg.m 토크)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3.5리터급 가운데서 상위에 랭크될만한 성능입니다. 여기에 두 개의 전기 모터의 출력으로 시너지를 발휘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져 리터당 100마력에 준하는 최고 345 마력의 합산 출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동력 성능만 놓고 보면 '스포츠 세단'으로 분류되는데 손색이 없습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저속에서 배터리와 전기 모터의 힘으로 차량을 움직이다 속도가 오르면 엔진이 작동하여 고속에서 일반 자동차 수준의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며 감속시 발생하는 회생 브레이크의 마찰력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입니다. (전기 모터가 엔진의 보조 출력 장치 역할만 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있습니다.) 배터리의 충전 상태에 따라 EV 모드를 사용하여 초반 전기 모터만으로 주행할 수도 있지만 전기 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2-3km 정도로 짧고 속도도 40km/h 이하로 서행을 해야 합니다.
제원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렉서스 GS450h는 뛰어난 응답성과 박진감 넘치는 성능을 갖추고 있어 렉서스 '스포츠 라인업'으로 불리는데 손색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5.9초로 명시되어 있으며 실제 3번의 테스트에서 평균 6초를 기록, 제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속도가 오르는 과정도 경쾌합니다. 시트에 몸이 파뭍힐 정도로 과격한 파워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초반, 중속, 고속 영역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매끄러울뿐 아니라 리미트 속도인 210km/h(계기반상)까지는 속도 꺾임 현상 없이 고르게 속도계 바늘을 높여갑니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기피하는 이유중 하나가 배기량 대비 떨어지는 엔진 동력 성능 및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은 전기 모터의 조합으로 체감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인데요, GS450h의 경우 성능에 대한 아쉬움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스포츠 세단에 걸맞는 초반 응답력은 물론 고속 영역에서도 동배기량 가솔린 세단 대비 체감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확실한 차별성을 제공합니다.
EV 모드를 사용하면 시속 40km까지는 전기 모터의 힘으로만 움직입니다. 배터리 충전 상태에 따라 전기 모터 주행 거리는 달라지며 배터리 충전 잔량이 없을 때에는 EV 모드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시속 40km를 넘어서면서부터 전기 모터와 가솔린 엔진이 함께 작동합니다. 전기 모터 추가에 따른 체감 성능 향상이 분명하면서 전기모터 모드에서 가솔린 엔진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매우 부드러워 운전자가 이를 크게 의식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 역시 GS450h의 장점입니다.
연비는 복합 12.7km/l입니다. 하이브리드 모델로서는 초라한 수치에 해당하지만 베이스 엔진의 배기량 및 합산 출력을 감안하면 연비 부분에서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는 전기 모터가 힘을 발휘하는 저속 구간 및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구간에서는 높은 효율을 내지만 전기 모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고속 주행 영역에서는 일반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 없는 연비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GS450h은 어떤 결과를 보여주었을까요?
우선 고속 주행시 효율이 낮은 하이브리드 특성을 고려, 고속도로에서 연비 주행을 하지 않고 110km/h~최고속에 근접한 속도까지 편안하게 급가속을 반복하면서 고속 주행을 해보았습니다. 시승차의 기름 탱크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 먼저 331km의 거리를 트립 컴퓨터상 평균 130km/h 속도(평균 속도가 130km/h로 표시될 경우 연비 주행은 전혀 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로 주행해본 결과 트립 컴퓨터상의 누적 연비는 리터당 10km였습니다.
출발후 고속도로 주행을 350km 정도, 시외 구간을 175km 정도 총 524km를 주행한 후 트립 컴퓨터 상에 명시된 누적 연비는 10.4km/l 였습니다.
이상태에서 주유를 해보니 약 55.6리터의 휘발유가 소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행 거리와 소모된 가솔린을 계산해보니 실제 연비는 리터당 9.4km 정도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트림 컴퓨터상과 실제 가솔린 소모량 사이에 약 11% 정도의 오차가 발생하였습니다.(대부분의 차종에서 발견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럼 비슷한 3.5리터 가솔린 중형 모델 대비 GS450h의 고속 주행 연비는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일까요? 정확히 일주일 뒤 비슷한 사이즈에 공차 중량 1,790kg, 최고 282마력, 34.8kg.m 토크를 발휘하는 혼다 크로스투어로 동일한 구간을 비슷한 조건으로 주행을 해보았습니다.
역시 기름 탱크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 트립 컴퓨터상 평균 130km/h 속도로 약 350km의 거리는 고속도로를, 187km 정도의 거리는 시외를 주행한 다음 주행 가능 거리 24km 정도의 상태에서 주유를 해보았습니다.
결과 약 61리터의 가솔린을 사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약 537km를 주행한 후 트립 컴퓨터에 명시된 누적 연비는 리터당 9.2km 였으며 실제 소모된 가솔린을 기준으로 하면 리터당 약 8.8km의 실연비를 나타낸 셈입니다.
공차 무게, 출력 등에서 차이가 나는 두 차종을 무조건 동일 조건 하에서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출력이 더 높고 공차 무게가 110kg 정도 더 무거운 GS350의 실연비가 리터당 0.6km 더 높게 나왔다는 점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고속 주행시에도 연비 효율을 높이는데 어느 정도 일조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시승 기간동안 총 1000km 정도의 거리를 주행했으며 구간별 연비를 측정해본 결과 고속주행보다는 시내에서 정속 주행을 할 때의 연비가 더 높게 측정되었습니다.
약 912km 정도의 고속 주행 이후 약 60km 정도 시내(정체 구간 포함) 위주로 주행을 해 본 결과 구간 누적 연비는 13.5km/l를 나타냈습니다. 시내 주행보다는 고속 주행에 좀 더 좋은 연비를 보여주는 가솔린 모델과는 반대의 현상으로 전기 모터와 배터리의 조합이 저속 주행에서 더 큰 시너지를 냄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약 9km 정도의 거리를 EV 모드를 반복 사용해가며 하이브리드 모델 특성에 맞게 연비 주행으로 전환해보니 리터당 19km 내외의 높은 연비를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서스펜션은 전륜에 더블 위시본 방식이 사용되었고 후륜에는 멀티 링크 방식이 사용되어 있습니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다운 셋팅입니다. 알루미늄 소재를 대거 적용, 부드러우면서도 안정감 있는 하체를 구현했다고 렉서스측은 강조합니다만 편안한 승차감만큼 하체 특성도 부드러움에 촛점에 맞춰져 있습니다. 도요타가 4세대 GS 시리즈에 새롭게 적용한 네바퀴 조향 시스템 기술인 LDH(렉서스 다이나믹 핸들링)는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가변식 서스펜션,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휠 등과 같은 적극적인 주행 보조 장치들이 더해져 하위 라인업인 GS250 대비 좀 더 안정적인 하체 성능이 느껴집니다만, 기본적으로 단단한 셋팅과 거리감이 있기 때문에 급선회시 롤링 및 쏠림 현상은 어쩔 수 없는 결과입니다.
반면 고속 주행시 안정감 부분에서는 확실한 향상점을 보여주었습니다. 부드러운 승차감 위주로 셋팅된 차량의 경우 일반적인 시내 주행시 하체 반응성과 150km/h 이상을 넘나드는 초고속 주행시 하체 반응성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교통 흐름에 맞춰 일상적인 주행을 할 때에는 더 없이 편하면서 안정감이 느껴지던 하체는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크게 높이면서부터 안정감을 크게 상실, 차체가 붕 뜨는듯한 불안함을 주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부드럽고 편안한 하체 특성을 보여주는 GS450h 역시 초고속 주행 영역에서 어느 정도 불안감을 노출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만, 150km/h 이상의 주행시에도 차체가 뜨는듯한 느낌이나 정교하지 못한 스티어링 조향감에 따른 불안감을 주지 않았습니다. 편안한 승차감을 특징으로 하는 하체에서는 좀처럼 기대하기 여려운 특성이라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렉서스의 트레이드 마크는 '정숙성'입니다.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운전자가 시동이 걸려 있는지를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소음 진동 억제력이 우수한 브랜드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특성상 배터리 충전이 충분한 상태에서 전기모터로 차를 구동시키기 때문에 가뜩이나 조용한 실내가 더욱 고요하게 느껴집니다. 전기모터에서 가솔린 엔진으로 전환되는 구간 역시 부드럽고 정교하기 때문에 잦은 시동 커짐과 켜짐에 따른 거슬림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시내 주행은 물론 고속도로 주행시에도 외부, 하체 소음 및 진동이 훌륭하게 제어되어 있으며 고회전 영역에서 발생하는 V6 3.5리터 엔진 부밍음은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운드로 잘 정제되어 있습니다.
변속기는 E-CVT 방식입니다. 이는 ES300h와 동일한 구성입니다. CVT(Continuously Variable Transaxle)는 무단변속기라고도 하며 연속적으로 변속을 수행하는 변속기를 뜻합니다. 일반 자동변속기는 고정변속단이 설정되어 있고 각 변속단 간의 기어비 이동을 주행상황에 맞추어 자동적으로 진행시킵니다. 따라서 변속시 기어가 바뀜에 따른 충격이 발생하며 이를 '변속 충격'이라고 부릅니다.
반면 무단변속기는 일반 자동 변속기처럼 변속쇼크가 발생하지 않고 시종일관 미끈한 가속을 이끌어 냅니다. CVT는 원래 속도 변동이 잦은 상황을 상정하여 개발된 변속기이기 때문에 고속도로에서의 정속 주행보다는 정체, 저속 등을 특징으로 하는 도심에서 효율을 발휘하는데요, 고속 주행보다는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더 높은 효율을 나타내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적합한 매칭이라 하겠습니다.
렉서스 GS450h 탑재된 E-CVT 변속기는 무단 변속기의 장점인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러운 작동감을 특징으로 하며 강력한 동력 성능을 기반으로 '스포츠 드라이빙' 시에도 답답하지 않은 반응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직결감이나 체결감 부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편안하면서 높은 연비 효율을 장점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450h와 무난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제동 성능 부분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습니다. 뉴GS 시리즈는 4피스톤 방식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기본 장착하고 있습니다. 패달 답력, 급제동시 차체 제어력, 제동 유지력, 고속에서의 반복 제동시 반응 등 전반적으로 신뢰할만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총평
한마디로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의 고정 관념을 깨는 모델입니다. 어줍잖은 독일 브랜드 따라하기로 본연의 컬러를 잃어버렸다는 평가를 들었던 3세대 모델과 달리 4세대 모델은 '렉서스 다운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이란 이런 것!'임을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운전자의 의도를 대부분 반영할만큼 우수한 동력 성능에 편안함과 고속 안정감이 잘 조화된 하체 특성, 최고 수준의 정숙성이 어우러진, 프리미엄 중형 세단의 교과서와 같은 모델입니다. 물론 성능과 편안함을 모두 잡아내기 위해 '극강의 스포츠성'을 포기하기는 하였습니다만, 렉서스 특유의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동급 최고 수준의 편리한 조작감, 프리미엄 모델다운 고급스러운 실내 인테리어가 이를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습니다.
특출한 한가지를 얻기 위해 위해 여러 가지를 기꺼히 포기할줄 알았던 90~2000년대 소비자들과 달리 지금의 소비자들은 성능과 승차감, 편의성, 고급스러움을 두루 갖춘 프리미엄 세단을 원합니다. '좀 더 운전하기 편하면서 좀 더 뛰어난 성능을 운전자가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미래 자동차 시장의 추세임을 감안하면 4세대 렉서스 GS450h는 차후 프리미엄 세단이 지행해야 할 방향성을 정확하게 짚어냈다고 보여집니다.
브랜드 밸류 면에서 독일 럭셔리 3사와 대등한 입장(보수적인 성향의 국내 시장 기준으로)은 못되지만, 오로지 상품성만 놓고 판단하자면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의 경쟁 모델 대비 GS450h의 경쟁력이 더 높다고 판단됩니다.
개선해야 할 부분
렉서스 GS450h의 판매 가격은 8,110만원입니다. GS350 시리즈의 풀옵션 모델에 하이브리드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습니다만, 국산 대형 세단 가격을 넘어서는 8,000만원이 넘는 가격표는 심리적으로 비싸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각종 세재 혜택 및 브랜드 차원의 프로모션을 통해 적잖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만, 가격표 자체를 7,000만원대로 묶어 놨다면 가격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이 다소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전 GS250 시승기에서도 지적한 부분입니디만, 사이드 미러의 사각지대가 생각보다 넓어 불편합니다. 도어 윗부분으로 솟아 올라 있는데다 에어로 다이나믹 디자인으로 미러 면적이 크지 않고 광각 타입도 아니기 때문에 후방 시야각이 좁습니다. 후방 시야각을 좀 더 확보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변경하던지 볼보, 시트로엥처럼 사이드미러 사각 지대 경고등을 넣는 것과 같은 대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1열 도어 트림의 암레스트가 비스듬하게 경사져 있어서 팔을 거치하기가 불편합니다. 시트를 앞으로 바짝 붙힌 상태에서는 자연스러운 거치가 가능하지만 시트를 조금만 뒤로 빼도 도어 암레스트에 거치한 팔이 아래로 흘러 내립니다. 장시간 운전시 팔을 거치하는 느낌이 썩 편하지 않은데요, 미려한 곡선미보다는 편의성에 좀 더 주안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군요.
어떤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자동차일까?
편안하면서 다루기 쉬운 스포츠 세단입니다. 달리는 것을 적당히 즐기면서 프리미엄 세단 특유의 승차감과 최고 수준의 정숙성, 하이브리드의 연비 장점까지 누리고 싶은 분들에게 렉서스 GS450h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