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제 1
청소년봉사활동 의의와 활성화 방안
- 소집단 봉사활동을 중심으로 -
이용교 (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1. 왜 소집단 봉사활동인가?
현재 중고등학생의 봉사활동은 주로 학교와 학급단위로 이루어지고, 혹은 학생의 개별적이 계획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큰 집단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학생들이 ‘샛강 살리기’ 등 행사성 사업에 동원되거나, 소풍을 가서 휴지를 줍고 ‘자연보호활동’을 했다는 식으로 기록된다.
학생봉사활동이 대집단으로 이루어지거나 개인적으로 이루지기 보다는 소집단으로 이루어질 때 보다 교육적이라는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특히, 학생봉사활동이 전통적인 의미의 '자원봉사'가 아니라, 봉사를 통해서 배운다는 '봉사학습'이란 점에서 볼 때, 소집단활동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소집단활동은 참가자의 욕구와 흥미에 입각하여 이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최기관이 목표하는 내용을 참가자들에게 주입하는 대집단활동과 차별화 된다.
전국재는 청소년활동에서 소집단활동의 장/단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전국재, 1993: 30).
소집단활동의 장점은
-참가자들의 자율성과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프로그램 진행이 융통성이 있다
-성원과 지도자, 성원 상호간에 관계형성이 수월하다.
-소집단으로 구성되므로 집단지도를 효과적이고 책임감 있게 지도할 수 있다.
-참가자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반면에, 소집단활동의 단점은
-다수의 지도자가 참여하므로 소집단별로 동일한 수준의 지도자를 배치하고 동일한 교육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소집단 단위로 진행되므로 효과적인 통제가 어려워진다.
-효율적인 관리 운영이 어렵다.
-시설 지원이 미흡할 경우에는 운영에 문제가 있다.
-지도자 훈련에 어려움이 있다.
이처럼 소집단활동은 대집단활동에 비교할 때,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적절한 준비가 없다면 그 장점을 살리기는 어렵다.
중고등학생 봉사활동에서 소집단활동은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첫째, 중고등학생은 친구가 가장 중요한 준거집단이므로 또래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 학생봉사활동이 시간 때우기가 아니고 진정한 의미의 봉사활동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활동이나 대집단활동보다는 친구들끼리 활동을 통해서 학습할 수 있는 소집단활동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 중고등학생의 봉사활동을 동아리활동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면 선후배간의 교류가 가능하다. 중고등학생은 1학년, 2학년, 3학년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학년이 서로 다른 경험수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2학년은 1학년을 지도하면서, 3학년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중고등학생 봉사활동이 학습의 한 형태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교사의 품이 대폭 줄어들어야 한다. 교사의 증원이 없이 5.31 교육개혁의 하나로 봉사활동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이로 인한 교사의 부담은 크게 늘어났다. 봉사활동의 계획을 세우고, 학생의 봉사활동 기록을 점검하고, 이를 학생부에 기록하는 일 등을 모두 교사가 한다면 다른 교과지도를 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학생봉사활동이 소집단으로 이루어지면, 봉사활동의 계획, 수행, 평가 등이 보다 상당부분 자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학교에서 소집단을 통한 봉사활동, 복지기관에서 소집단 봉사활동, 그리고 가상공간을 통한 소집단 봉사활동을 사례로 들어서 소집단활동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2. 학교에서 소집단을 통한 봉사활동
인천 인일여자고등학교는 <소집단활동을 통한 봉사학습>을 위해서 ‘학교봉사활동센타’를 활용하였다. 즉, 이 학교에서는 학생회 회장과 봉사부장이 중심이 되는 ‘학교봉사활동센타’를 만들고, 이를 학급별 봉사부와 연계시키며, 학교장과 교사로 구성된 자문기구를 두었다.
학교봉사활동센타는 소집단 중심 봉사활동을 위하여 봉사활동 수요처를 조사하여 다양한 일거리를 확보하고, 봉사활동 참여 희망자를 파악하여 일거리를 배정하며, 봉사활동 결과확인과 봉사활동 일지를 작성하였다.
이 학교에서는 1998년 4월부터 12월까지 연214개 소집단에 801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하였다. 예를 들면, 1학년 10반의 경우에는 53명의 학생이 ‘시나브로’ 등 9개 소집단에 소속되어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인일여고의 사례가 성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배경은 소집단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학생봉사활동센타’를 상설기구로 두고, 학급별 내에서 소집단을 만들며, 지역의 복지대상기관(복지시설 6개소, 공공기관 7개소, 병원 3개소)과 연결망을 갖추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위의 사례는 소집단을 동급생끼리로 구성해서 또래뿐만 아니라 선후배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로 발전시키지 못한 점이 아쉽다. 또한 소집단의 구성원이 같은 학급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성원의 특기와 적성을 살린 봉사활동을 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학년 중에서 관심분야가 같은 사람들끼리 동아리를 만들고, 이들이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서 봉사활동을 한다면 더 다양한 봉사거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관심과 특기를 살린 봉사활동은 일회적인 행사참여와 달리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전문성을 가진 지도자의 지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지역의 중고등학교와 대학교가 연계되어서 봉사활동을 기획하면 소집단의 장점을 더욱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호남대학교가 추진한 ‘학학협동 프로그램’은 대학생이 학습능력을 초ㆍ중학생과 나눔으로써 사교육비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학습능력을 키워주고 있다. 이 사업은 대학생 자원봉사자가 초ㆍ중학생을 가르침으로써, 어린이와 청소년이 있는 거의 모든 가정에서 부담으로 느끼고 있는 사교육비를 줄이고 세대차이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봉사활동이었다.
호남대학교에서는 <‘학학협동’(學學協同)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선배 대학생들과 후배 초/중학생들을 연결시켜 학습지도를 통해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특별활동을 함께 해 지역사회 내에서 끈끈한 정이 솟게 하며, 필요할 경우 체육시설 등 시설을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시교육청이 시범학교로 지정한 하남남초등과 하남중학교에 대학생 90명을 파견한다. 하남남초등에서 활동할 대학생 48명은 성적부진아 학습지도를 비롯해 특별활동 분야인 합창부, 컴퓨터부, 글짓기부 등 17개 프로그램에서 방과후 학습을 지원한다. 하남중에서는 42명이 생태조사 탐방, 고적답사, 영어연극, 만화 그리기 등 20개 분야에서 중학생들과 ‘멋진 한 학기’를 보낼 계획이다.
학습지도 시간/방법에 대해선 해당 초/중학교와 사회봉사 협력방안 협의를 갖고 결정할 방침. 또 하남중학교 축구부, 테니스부, 탁구부 선수들에게는 호남대 캠퍼스 내 체육시설을 제공, 시설교류도 갖기로 했다(광주= 구두훈 기자).
학학협동사업을 활용하면, 대학생이 고등학생을 가르칠 수 있고, 같은 중고등학교에서도 상급생이 하급생을 혹은 특정과목을 잘하는 학생이 동급생을 가르칠 수도 있다. 대학입시가 치열한 상황에서 당분간 고등학교에서는 다소 어렵더라도, 중학교에서는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사업이다. 전국에 있는 모든 중고등학생이 천여 개 밖에 되지 않는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여서 ‘시간을 때우는 식’의 봉사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주변에서 자신의 학습능력을 나누는 일도 매우 소중한 봉사활동이다. 지역을 단위로 할 경우에는 아파트단지의 관리동이나 어린이집 혹은 종교시설 등을 이용해서 ‘방과후공부방’을 개설할 수도 있다. 중고등학생의 경우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숙제지도를 해주고 놀이지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3. 복지기관에서 소집단을 통한 봉사활동
학생봉사활동이 실시되면서 사회복지시설, 기관, 단체들도 밀려드는 학생봉사자 때문에 본연의 임무를 못할 정도라고 불평을 하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의 직전이나 직후에는 “거기 봉사활동 받습니까?”란 문의전화 때문에 업무용 전화가 거의 마비될 지경이라고 한다. 준비가 안된 사회복지시설은 학생봉사자를 거부하기도 하고, 시설방문과 간단한 청소 등으로 시간 때우기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서 복지기관에서도 소집단 활동을 정착시켜가고 있는데, 흰돌마을종합사회복지관의 ‘청소년자원봉사단’은 매우 모범적인 사례로 보인다.
고양YMCA가 운영하는 흰돌마을종합사회복지관은 방학 때마다 「청소년자원봉사단」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 중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제6기 36명은 1999년 1월 25일부터 2월 6일까지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봉사단”이란 주제로 활동하였다. 이들은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조사를 하고, 지역사회에 있어서 장애인 편의시설의 필요성을 널리 알렸다. 이를 계획, 수행, 평가 등으로 나누어서 자세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계획
현재 고양시는 인구 80만 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1997년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법령의 제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공시설과 공중이용시설에 있어서 아직까지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곳이 별로 없거나 있더라도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많았다.
이에 청소년자원봉사단은 고양시 지역의 공공기관과 공공이용시설에 있어서, 장애인 화장실, 경사로, 장애인용 승강기, 장애인 유도블럭, 휠체어리프트, 장애인 전용주차장의 설치 유무 등에 관한 조사를 하고자 하였다.
조사대상 공공기관으로는 고양시청, 일산구청 동사무소로 정하고, 공공이용시설로는 지하철역, 백화점과 할인매장, 지역사회복지관 등을 표본으로 삼았다.
봉사단의 활동을 합리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복지관의 담당직원이 사전에 청소년자원봉사단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청소년자원봉사단을 모집(36명)함과 동시에 자원지도자를 모집(6명)하였다. 봉사단 발대식 이전에 ‘자원지도자 교육’을 실시하였다.
2) 수행
청소년자원봉사단은 1999년 1월 25일에 발대식과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이튿날 장애인복지시설을 방문하였다. 오리엔테이션 시간에는 장애인에 대한 이해,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교육, 1997-98년도 자원봉사활동 사진 전시 등으로 봉사활동의 의의를 다지며, 레크리에이션으로 봉사단원간의 친교를 도모했다. 1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 동안 하루에 4시간씩 총 16시간동안 공공기관과 공공이용시설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조사하였고, 2월 6일에 전체평가와 수료식을 하였다.
편의시설에 대한 조사는 5개의 모둠으로 이루어졌는데, 1999년 1월 27일의 운영일지의 활동내용을 살펴보면 봉사단의 활동이 매우 진지했음을 알 수 있다(YMCA흰돌마을종합사회복지관, 1999: 20-21).
1 모둠: 비가 오고 추웠기 때문에 이마트에 도착한 아이들은 소극적이었지만, 1층 화장실 조사를 시작하면서 활발하게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전체적으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하루였다. 아이들은 대형매장의 편의시설이 전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느낌을 정리하였다.
2 모둠: 오늘 역시 아이들이 늦게 와서 출발이 늦어졌다. 우리의 일정은 00동사무소와 **동사무소에 가서 편의시설을 조사하는 것이다. 00동사무소에는 여학생 3명이 장애인화장실이 있는지 살폈고, 남학생 2명은 경사로의 폭을 쟀다. 또한 기록과 함께 사진도 찍었다. 그 결과 00동사무소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없었고, 장애인 주차시설도 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경사로도 도저히 휠체어가 올라갈 수 없는 각도와 엉성한 시멘트 다짐으로 이용할 수 없게 설치되어 있었다. 경사로 입구에는 자동차들의 주차로 도저히 이용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동사무소에는 장애인 편의시설도 없었지만, 동사무소 주변 또한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동사무소를 이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환경이었다.(중략)
3 모둠: 오늘은 어제와 달리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일들을 처리했다. 자기 맡은 임무에 충실히 따르고 다른 부분에도 신경을 써가며 열심히 했다. 한가지 애로사항은 3시정도가 지나자 학생들이 배고프고 다리가 아프다는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조사지에 도착해서는 일체 그런 말들을 하지 않고 자기 일에 충실했다. 00과 **할인매장은 전부 형식적으로만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런 곳은 하루빨리 바르게 설치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학생들과 의견을 모았으며, 학생들이 이제는 장애인 편의시설조사의 목적을 안 것 같다.
4 모둠: 00백화점과 **동사무소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조사했다. 학생들 자신이 장애인이라면 휠체어를 타고 절대로 백화점 쇼핑이나 동사무소에서 일들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오늘 우리 모둠이 조사한 곳은 대체적으로 유도블록, 장애인 화장실, 주차장 시설이 되어있지 않았다. 학생들이 장애인시설의 열악한 모습을 보고 나니 매우 실망스러워 했다. 또한 동사무소 같은 경우에는 책상이 너무 높아 휠체어를 타고 간다면 직원과의 대화나 업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도 함께 애쓰고, 차도 타고 하면서 친해진 것 같다고 했다.
5 모둠: 지각한 학생이 없었기 때문에 제일 먼저 조사지를 향해 출발할 수 있었다. 비가 왔지만 우리 모둠이 차를 타고 이동할 때만 비가 와서 다행이었다. 먼저 00우체국을 찾아가서 학생들과 경가로 폭을 재고 화장실 유무를 살핀 뒤 **우체국으로 이동하였다. 우체국은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았다. 다른 모둠보다 조사가 일찍 끝나서 ##역으로 이동했다. 모든 시설이 갖추어져 있으나, 휠체어리프트 대신에 도움 벨이 설치되어 있었다. 지하철은 너무 많은 계단이 있는 것 같다.
청소년자원봉사단은 공공기관으로 고양시청과 일산구청 동사무소 17개소를 조사하고, 공공이용시설로 백화점과 대형할인매장 8개소, 지하철역 10개소, 우체국 9개소, 지역사회복지관 3개소 등을 조사하였다. 각 시설마다 장애인화장실, 경사로, 장애인전용주차장을 중심으로 조사하였다. 대체로 시청, 백화점과 대형할인매장, 지하철역 등은 장애인화장실, 장애인용엘리베이터 혹은 경사로, 전용주차장을 갖추고 있었지만, 동사무소와 우체국은 장애인화장실을 갖추지 않고, 전용주차장 표시조차 하지 않는 곳이 많았다. 그중 일산구청 동사무소(17개소)에 대한 보고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YMCA흰돌마을종합사회복지관, 1999: 81-82).
장애인화장실: 장애인화장실은 17개소 중에 3곳이 설치되어 있으나, 1곳을 제외하고는 화장실 폭이 좁아서 휠체어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기에는 힘들었다.
경사로: 각 동사무소에는 경사로와 미끄럼방지틀이 설치되어 있었으나, 장애인용이라고 표시한 곳은 한곳뿐이었다. 또한 몇몇 동사무소의 경우에는 경사로의 폭이 좁거나 입구에 턱이 있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장항1동사무소는 출입구와 보도가 일치되어 있어서 경사로가 필요 없었다.
장애인 전용주차장: 장애인 전용주차장은 한곳에만 설치되었으며, 이곳 장애인용 주차면적은 폭 3.3미터 이상으로 설치가 잘 되어 있었다.
개선방향: 동사무소에는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지만, 대부분 경사로의 폭이 좁거나 입구에 턱이 있어서 이것을 보완했으면 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많은 편의시설이 있었으면 한다.
공공기관의 개선방향: 2001년까지 모든 건물에 있어서 편의시설의 설치는 임의의 법이지만, 2002년부터는 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조금씩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공공기관에는 주차대수의 3%를 의무적으로 장애인 전용주차장으로 설치하여야 하며, 주차면적은 폭 3.3미터이상, 길이 5미터 이상으로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주차면적인 장애인 전용주차장에 있어서 시정이 요구된다.
3) 평가
청소년자원봉사단은 매일 활동이 끝나면 모둠별로 토의시간을 갖고, 조사활동일지를 작성하였다. 전체적인 조사가 끝난 후에는 조사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하고 관련 사진을 정리하여서 전체 모임에서 모둠별로 발표회를 했다. 그 결과를 <고양시 장애인 편의시설 조사>로 발표하고, ‘공개건의서’를 만들어서 고양시청 등 해당기관에 발송하였다. 「공개건의서」는 “우리의 이웃들과 장애인에게 작은 배려가 있기를 바라며 공개 건의합니다”란 취지로 1) 입구의 턱을 없애주십시오, 2) 휠체어리프트 이용 시 요란한 소리를 줄여주십시오, 3) 장애인 전용주차장과 주차면적으로 확보해 주십시오, 4) 장애인 편의시설의 표지판을 바르게 설치해 주십시오 등을 강조하였다. 이 건의서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끝을 맺고 있다(YMCA흰돌마을종합사회복지관, 1999: 94).
우리는 사회적인 약자인 장애인을 대함에 있어서,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사람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안경이 발명되어 시력이 나쁜 사람이 장애인에서 해방되었듯이, 우리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편의시설은 장애인만 이용하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인간생활의 편리인 것입니다.
공공기관과 공공이용시설에는 대부분의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장애인용 규격에 미치지 못하는 시설물도 있었으며, 편의시설에 안내표시가 없거나, 많이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했다면, 장애인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바르게 운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장애인을 대함에 있어서, 정상인과 동등하게 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전화박스를 낮게 설치하면 굳이 장애인용 전화기라고 할 필요가 없이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폐에 점자표시를 했다고 해서, 이것을 장애인용 지폐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모든 시설과 건물을 시공함에 있어서 이러한 것들을 고려한다면, 장애인용이라는 특별한 표시를 해서, 눈에 보이는 신체의 차이로 인하여 사람을 구별하는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서로에게 작은 배려가 인간의 실생활을 윤택하게 하여 복지사회를 앞당기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한편, 제6기 청소년봉사단에 참여한 한 봉사자는 다음과 같이 소감문을 작성하였다(YMCA흰돌종합사회복지관, 1999: 102).
나는 처음엔 봉사점수를 받기 위해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봉사활동을 하러 이리저리 돌아다녔더니 생각이 바뀌었다. 또 여러 가지를 느끼기 되었다. 첫째날 레크레이션과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둘째날 홀트복지타운을 가서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해 설명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셋째날 드디어 조사를 하러 다녔다.
4일 동안 이리저리 조사를 하러 돌아다녔다. 비도 오고 너무 추웠다. 또 배가 고팠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절실히 느끼게 된 것은 장애인 편의시설의 부족함이었다. 조사를 하며 알게 되었지만 시설이 제대로 된 곳이 없었다. 장애인들이 너무 너무 불편할 것 같았다. 화장을 가고 싶어도 참아야 할 것이고 경사로가 없으니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갈 수도 없을 것이다. 장애인도 같은 사람인데..... 장애인 편의시설을 더욱 늘려야겠다.(류한영, 백석중 1년)
4) 필자의 견해
고양YMCA가 운영하는 흰돌마을종합사회복지관은 「청소년자원봉사단」을 조직하여, 청소년들이 지역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조사결과를 발표하여왔다. 다른 많은 사회복지기관이 중고등학생 자원봉사자에게 휴지줍기, 풀뽑기 등 청소와 복사 등 잔심부름을 시키는 것과 비교할 때, 이 기관은 사전계획을 치밀하게 차고, 대학생 혹은 성인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서 중고등학생 자원봉사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시키고 있다.
제1기 청소년자원봉사단의 경우에는 ‘올바른 교통문화를 가꾸는 봉사단’으로 주제를 정하고, 3개의 모둠별로 ‘안전한 등하교 길을 가꾸는 봉사단’, ‘장애인과 함께 하는 교통문화’, 그리고 ‘지구와 인간을 살리는 자전거문화 가꾸기’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이 봉사단의 경우에는 그 활동결과를 “올바른 교통문화가 정착되길 바라며 공개건의 합니다”란 「공개건의서」를 시청과 관계기관에 제안하였다. 또한, 청소년봉사단의 활동의 중앙 일간신문과 지역신문에 보도된 것이 계기가 되어서 잘못된 유도블럭 등이 교체되고, 자전거가 다닐 수 있도록 보도턱이 제거되기도 하였다.
흰돌마을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한 「청소년봉사단」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었던 것은 뚜렷한 주제의식을 가진 소집단활동으로 이루어졌고, 중고등학생 소집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대학생 혹은 성인 자원봉사자가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치밀한 사전계획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청소년들이 초기에 구체적인 방법을 익히고, 팀웍을 다질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청소년의 봉사활동이 봉사활동 그 자체에 끝나지 않고,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장애인편의시설의 설치 필요성 등에 대한 공감으로 나아간 것은 학생 봉사활동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4. 가상공간에서 소집단을 통한 봉사활동
최근 청소년의 활동영역이 가상공간(사이버스페이스)으로 확대됨에 따라서 가상공간에서도 소집단을 통한 봉사활동이 개발되고 있다. 청소년유해환경고발센타,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한국청소년개발원 등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환경을 고발하기 위해서 가상공간을 활용하거나, 가상공간의 유해한 정보를 감시하기 위해서 청소년봉사활동을 지도하여 왔다. 그중 한국청소년개발원의 ‘청소년정보화 봉사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한국청소년개발원, 1999: 59-62).
청소년정보화 봉사단은 청소년이 개인이나 동아리 단위로 PC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한 Online 참여를 중심으로 하였다. 주요 활동은 크게 정보모니터 봉사단, 정보기자 봉사단, 정보제작 봉사단으로 나뉘었다. 즉, 정보모니터 봉사단은 가상공간의 정보서비스에 대한 검색과 감시활동, 건전한 정보문화의 형성에 기여하고; 정보기자 봉사단은 청소년사이버의회 웹진 제작/발간 과정 참여, 학교나 지역사회의 현장취재를 통한 기사를 발굴/제공/웹진 제작을 하며; 정보제작 봉사단은 청소년종합정보서비스 제작과정(IP) 참여, 청소년 스스로 청소년을 위한 정보 창출/제작/서비스를 실시하였다.
이 봉사활동은 청소년들이 자발적, 주도적으로 청소년정보화 봉사단을 구성하고,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전국민 컴맹/넷맹 탈출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동시에 전국민의 정보화능력을 키워서 국가경쟁력을 제고시키자는 데 있었다.
이러한 청소년정보화 봉사단은 학교, 청소년단체, 청소년시설, 혹은 지역사회복지기관을 중심으로 조직되고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컴퓨터를 게임, 채팅, 혹은 문서작성을 위해서 사용하고, 컴퓨터의 사용기능을 또래로부터 배운다는 것을 볼 때 정보화봉사단의 활동은 더욱 기대된다.
한국청소년개발원은 청소년정보화 봉사단의 활동을 크게 정보화교육 봉사활동, 건전한 정보문화운동, 그리고 사이버 참여 봉사활동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즉, 처음에는 또래집단, 소외계층, 그리고 일반성인에게 정보교육을 시키고; 나아가서 정보모니터, 정보기자단, 그리고 정보제작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컴퓨터를 통한 활동이 생활화되면 ‘청소년 사이버의회 활동’과 ‘청소년 유해정보감시 봉사활동’과 같은 사회참여 활동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청소년개발원의 청소년정보화 봉사단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가상공간에 ‘청소년사이버의회’를 만들어서 청소년들이 가상공간을 중심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청소년들이 중심이 되어서 웹진을 만들었으며, 청소년이 만든 다양한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가상공간은 국경을 초월하여서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세계의 청소년과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면서, 정보화사회에 맞는 새로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많은 청소년들이 실제공간에 근거해서 생활한다는 점에 착안할 때, 학교와 청소년단체가 주관하여 실제공간과 가상공간의 활동을 연계시키는 봉사활동을 개발할 필요가 있겠다. 즉, 가상공간에서 특정 분야의 봉사활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실제공간의 봉사활동을 연결시키고, 그 활동의 결과를 가상공간을 통해서 확산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국민의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보화사업도 학교단위에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학생들 중에서 컴퓨터 매니아를 선발하고, 이들이 또래집단과 후배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건전한 컴퓨터문화를 만들어 가며, 다른 학교와 정보서비스기관과 협력하도록 하는 것이 절실하다. 19세기까지의 핵심적인 봉사활동은 밥과 빵을 나누고, 20세기에는 국민의 기초적인 소득과 건강을 보장하는 것이었다면, 21세기에는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일이 될 것이다.
5. 소집단 봉사활동을 위한 몇 가지 제안
앞에서 소개된 다양한 소집단 봉사활동이 학교, 청소년단체, 사회복지기관 등에서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체계적인 수행이 필요하다. 청소년 봉사활동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대체로 공감하는 사항이지만, 필자는 다음 몇 가지 사항을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의미 있는 소집단을 만든다. 어떤 활동이던 그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모임의 구성원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모임이 되어야 한다. 뚜렷한 목표를 가진 ‘정당’보다는 ‘동창회’가 더 생명력이 있는 이유는 집단의 구성원이 그 집단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우선 당장 소집단을 만들기 쉬운 학급별, 혹은 학년별 모임보다는 취미나 관심분야가 같은 소모임이나 <동아리>를 발전시키고, 이들이 그 기능을 통해서 봉사활동을 하게 한다.
둘째, 소집단이 정착되고 활성화되도록 지도력을 키워야 한다. 봉사활동이 봉사학습이 되기 위해서는 소모임을 만들고, 봉사거리를 찾으며, 그 봉사활동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따라서, 선진외국에서는 청소년에게 집단구성원 모으기, 성원간의 역할 분담, 중요한 사업 만들기, 계획-실행-평가의 순환과정을 철저히 가르친다. 소집단 봉사활동을 조직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학교단위로 <봉사활동센타>를 둘 것을 제안한다.
셋째, 청소년 소집단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정기모임, 민주적인 회의절차, 회의록 작성과 같은 전통적인 방식과 함께 가상공간을 통한 뉴스레터 만들기, 홈페이지 작성과 관리, 그리고 웹진발간 등을 시도할 만하다. 봉사활동센타가 중심이 되어서 <Cyber Welfare World>(사이버 복지세상) 같은 것도 좋을 것이다.
넷째,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된 소집단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도교사 혹은 자원지도자의 배치가 필수적이다. 봉사활동은 상대가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학교밖에 있는 다양한 기관과 관계망을 형성하면서 수행해야 하는데, 중고등학생이 이들을 상대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봉사활동이 안전하고 보다 교육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도교사와 관련 기관의 전담직원 혹은 자원지도자의 관여가 꼭 필요하다. 특히,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통학권에 있는 사회복지기관, 공공기관, 시민사회단체 등이 연대해서 <학생봉사활동 지원협의회> 등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중고등학생 봉사활동이 한 단계 승화되기 위해서는 환경봉사활동이 환경운동으로, 이웃돕기가 사회복지운동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최근 소개된 한국계 미국인인 ‘대니 서’의 활동에서 본 바와 같이 어린이와 청소년이 직접 환경운동단체를 만들고,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청소년들이 Kid NGO를 통해서 자신의 의사를 표명한 것은 새로운 가능성으로 보인다. 학교에서 배운 교육이 사회생활 속에서도 실현되기 위해서는 봉사활동이 민주시민교육과 보다 폭넓게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그 한 방법으로 학교와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기업 간의 교류협력의 강화시켜서 <직업체험식 봉사활동>(인턴쉽)을 공동으로 기획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6. 내가 먼저 실천하면 세상이 바뀐다
오늘날 경제위기는 산업구조의 변화에 노동력의 유연성이 떨어져서 생기는 ‘구조적 실업’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또한,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면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 속에서 위축되기 쉽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세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 면이 없지 않았다. 중고등학생은 입시위주의 교육에 몰입해 있고, 학교교육이 교육의 전부인 것처럼 여기면서도, 학교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삶의 기술을 충분히 가르쳐주지 못했다. 지식중심의 학교교육을 뛰어넘어서 체험학습, 인성교육을 하고자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이 강조되었지만 전통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한 점이 없지 않았다.
필자는 경제위기는 어른들에 의해서 비롯되었지만, 현재의 학생들도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천년을 열어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그 동안 1)낭비를 줄이는 봉사활동, 2)자원을 유통시키는 봉사활동, 3)직업능력을 키우는 봉사활동, 4)공동체를 만드는 봉사활동을 제안하여 왔다. 한편으로 낭비와 지출을 과감히 줄이고, 다른 한편으로 가용 자원을 활발히 유통시켜서 효율성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한 것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생활권인 지역사회를 단위(시/군/구청 혹은 교육청)로 학교, 공공기관, 사회복지시설/기관/단체, 종교기관, 사회단체 등이 협력망을 구축하고, 학교단위보다는 학급이나 동아리단위의 봉사활동을 장려하며,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 예시된 학교, 지역사회복지기관, 그리고 가상공간을 통한 청소년 봉사활동의 사례가 복지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게 되길 기대한다.
새로운 천년은 지식기반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식정보화사회의 여러 가지 특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과 정보가 곧 화폐로 교환될 수 있고, 지식과 정보에서 ‘힘’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점에서 볼 때 초ㆍ중ㆍ고등학교의 교사는 지식정보화사회를 만들어 가는 기관사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청소년 봉사활동은 학생들이 체험을 통해서 지식을 실천하고, 현장에서 배움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직은 봉사활동의 환경이 충분하지 않아서 소기의 성과를 잘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자원봉사는 훌륭한 교육적 도구임에 틀림없다. 학생들이 흥미 있게 할 수 있는 봉사활동 거리를 개발하고, 학생들이 즐겁게 할 수 있는 동아리를 장려하면서도 교사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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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 이용교는 한국청소년개발원에서 복지환경실장으로 일한 바 있고, 현재 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로 재직한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청소년복지의 현실과 대안(1993), 재미있는 자원봉사 길라잡이(1996), 청소년인권보고서(1997), 자원봉사프로그램백과- 총론(1998), 복지는 생활이다(2001), 디지털 사회복지(2002) 등이 있다.
전화 : 062-670-2458(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