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과 손실률이 실제로 어떻게 나타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살펴봄으로써 과연 적립식 펀드가 아무 때나 쉽게 수익을 내줄 수 있을지에 대하여 검토해보겠습니다.
적립식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들어 1조원 이상의 돈이 적립식 펀드에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나 매월 일정금액을 입금하는 주식형 적립식 펀드의 경우 일시에 주식을 사는 것보다 위험을 어느 정도 분산시킬 수 있는 장점은 분명 있지만 가격의 등락에 따른 위험을 근본적으로 회피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과거의 데이터를 통하여 보여드리겠습니다.
◆ 우선 적립식 펀드에 대한 장점으로서 흔히 등장하는 설명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저금리 하에서 목돈마련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경우에 위험은 분산시키고, 수익은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이 주식형 적립식 펀드이다.
- 일반 주식형 펀드가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률 변동이 큰데 반하여, 적립식으로 매달 일정한 금액을 입금하면 수익률 변동을 일정부분 감소시킬 수 있어서 안정적으로 은행이자보다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 적립식 펀드에 매월 일정금액을 입금하면, 주가가 올랐을 때는 적은 수량을 사게 되고, 주가가 떨어졌을 때는 많은 수량을 사게 되어 평균적인 매수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발생한다.
- 투자대상에 대한 분산효과 뿐만 아니라 투자시점을 분산시켜주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따라서 적립식 펀드는 가장 좋은 결과는 얻을 수 없더라도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다.
- 목돈을 일시에 입금하는 것보다 적립식 펀드에 장기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어서 목돈을 운용하기보다 목돈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이용하면 좋다.
◆ 그러나 위 설명이 아무 때나 쉽게 적용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과 손실률이 실제로 어떻게 나타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투자자들이 직접 확인해보는 것에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본 글에서는 지난 과거에 종합주가지수에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였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지를 정량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적립식 펀드에 일정 기간 3년 동안 가입하는 경우 >
◆ 만약에 매달 말 일정한 금액을 종합주가지수에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할 경우, 가입한지 3년이 지난 뒤에 돈을 찾을 때의 3년 동안 누적수익률을 3으로 나눈 단리로서의 연평균 수익률을 나타낸 그림은 아래와 같습니다.
복리계산은 본 글에서는 별도로 하지 않았습니다. 가로축의 날짜는 돈을 찾을 때의 날짜입니다. 수익률에서 각종 비용은 공제하지 않았으므로 실제 투자자가 얻게 되는 실수익률은 더 줄어듭니다.
◆ 아래 그림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본다면 2004년 9월말 현재의 만기일 수익률이 6.0 %로 그래프에 나타나있는데, 이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01년 9월말에 가입한 뒤 매달 일정금액을 납입한 다음에 2004년 8월말까지 36번 납입하고 만3년이 되는 2004년 9월말에 찾을 때에 원금이 18.0% 늘어나서 3으로 나누어 연평균 6.0%로 나타낸 것입니다.
◆ 이 그림은 언뜻 보면 종합주가지수 월봉그래프와 흡사한 모양이지만 종합주가지수는 결코 아니며 종합주가지수를 매수하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여 3년 동안 꾸준히 돈을 납입했을 때의 수익률 그래프입니다.
3년 동안의 주가지수를 평균 내어서 계산한 것이 아니고, 종합주가지수가 반 토막이 난다면 매수하는 수량은 2배로 늘어나고 종합주가지수가 2배로 올라가면 매수하는 수량은 절반으로 줄어들게끔 일정금액 불입방식에 의한 투자결과를 계산한 것입니다.
◆ 이 그림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87년 1월에 가입하여 90년 1월에 찾는 경우부터 시작하여, 2001년 9월에 가입하여 2004년 9월에 찾는 경우까지, 가입시점을 월단위로 구분하여 그 결과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3년 동안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면서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구간은, 만기일 기준으로 지난 14년9개월 동안,
90년 1월 ~ 2월, 93년 12월 ~ 94년 12월, 99년 4월 ~ 2000년 6월, 2004년 2월 ~ 3월로서 177개월 동안 32개월에 불과하였습니다.
즉 임의의 시점에서 가입하여 3년 동안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낼 확률이 18.1%에 불과합니다.
(2) 177개월로 가입시점이 분산되어있는 177명의 가입자의 평균수익률은 1.96%에 불과합니다.
(3) 177개월의 가입시점 중 찾을 때 연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는 77개월로서 원금이 손실을 볼 확률이 43.5%에 달합니다.
◆ 3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이 -10% 이하인 경우가 11번 있었는데 이는 3년 동안 불입한 돈의 30%를 손실 보는 경우입니다. 3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이 -16.7%인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3년 동안 불입한 돈의 절반 밖에 찾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IMF가 나던 해가 아닌 다른 시기에도 연평균 -10%의 손실률, 즉, 3년 누적 손실률 -30%에 근접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 즉, 적립식 펀드에 들더라도 돈을 입금하고 있을 미래의 기간 동안에 대한 주식시장에 대한 예측이 선행되면서 가입을 해야지 아무 때나 든다고 해서 수익을 내주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큰 손실까지 감수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적립식 펀드에서도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계속 오르거나, 하락하더라도 하락기간이 짧게 끝날 수 있어야지만 좋은 수익률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입시점에 따른 상당한 위험부담은 항상 따르게 되어서 손실이 날 확률도 상당히 높고, 이익을 내주더라도 다른 채권형 상품보다도 못한 수익률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다음 글에서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뒤 장기적으로 계속 돈을 불입하는 경우에 투자성과를 보여드리고 투자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적립식 투자가 되는 것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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