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해인사 종정예하 예방
“공론조사에 어려움” 사과
종정예하 “환경문제 갈수록 중요…국정 협조 최선”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2일 합천 해인사를 찾아 법전종정예하를 예방하고
북한산 관통도로와 관련된 의견을 밝혔다.
노무현대통령은 이날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 해인사 주지 세민스님,
총무원 총무부장 성관스님, 사회부장 미산스님, 문희상 비서실장,
문재인 민정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종정예하를 예방,
“사패산 터널 문제에 대해 후보시절에는 새로운 대안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됐으나 대통령이 되고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우회 노선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공론조사를 제안했으나
그 뜻이 잘못 전달돼 공론조사 이행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합장한 대통령’ 노무현대통령이 지난 22일 해인사에 주석중인
종정예하를 예방, 합장하고 있다.
노대통령은 “공론조사를 이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사실상 북한산 관통 뜻을 밝혔다.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이에 법전 종정예하는
“환경단체나 시민단체와 정부간의 입장과 견해가 다르나 이는 모두 국가를
위한 충정이며,
대통령은 이런 마음을 잘 포용해 달라.
앞으로 환경문제는 중요하게 거론될 것이다.
국가에서 앞으로 이런 뜻을 잘 헤아려야 할 것이다”라며
총무원장 법장스님에게 “대통령이 원활하게 국정수행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에대해 총무원장 법장스님은 “종정예하의 뜻을 받들어 대통령이 국정을
수행하는데 협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예방은 동지와 관련한 덕담을 나누면서 시작됐다.
법전 종정예하는
“옛부터 동짓날을 밖에서 보내야 행운이 온다고 했는데,
대통령이 이 먼 곳에 오셨다”며 인사를 나눴다.
이에 노무현 대통령은 “큰스님을 뵈면 삼배를 드려야 마음이 편한데
국가의 법 때문에 절을 드리지 못해 마음이 편치 않다. 이해를 바란다”며
예의를 갖췄다.
이어 법전종정예하는 지도자의 바른 길에 대해 말하고는
“모든 것을 진심으로 하면 다른 사람이 감동하게 된다.
여야와 내편 네편을 가르지 말고 전 국민을 끌어앉고 수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법전종정예하는 또
“정치인은 자기절복(自己折伏)으로 모든 국민들을 섭수(攝受)하고 포용하여
갈등을 통합하고 원융정신으로 진정한 화합을 이루어내야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치인의 자세에 대해 법문을 했다.
법전종정예하는
“갈등과 이해의 충돌 속에서 각자의 목청만 돋우고 있는 현실의 원인은
견해를 함께 하려는 견화경(見和敬)과 이익을 함께 하려는 이화경(利和敬)이
없는 까닭이다”며
“경제회복을 꾀하되 성장과 분배의 올바른 원칙을 확립하여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며 빈부격차의 해소에 만전을 기하면서 그늘지고 소외된 계층을
함께 살핀다면 이 역시 화합의 또 다른 방편이 될 것”이라고 법문을 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성관스님은
“이번 방문 자체가 불교계에 공약을 지키지 못한데 대한 사과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실상 대통령이 관통도로 공사 강행의지를 밝힌 것 아니냐”며
“추후 청와대의 입장을 살펴보면서 조계종의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