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아이들과 원흥이 방죽을 가보았다.
그런데 지금의 원흥이 방죽은 이대로 방치하면 생물이 살 수 없는 물구덩이로 변할 가능성이 많은 것 같다.
토공의 마구잡이 공사로 원흥이의 원형은 이미 잃은 상태고, 날이 갈수록 야금야금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두꺼비가 와서 산란을 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서식처로 이동이 가능할 지...
작년에 아기두꺼비들이 조건이 좋은 이동통로로 이동을 하는데도, 힘겨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지금의 이 상태로라면 높은 제방이 앞을 가로막고 있고, 수시로 공사차량이 지나다니는 풀 한포기 없는 그 지대를 어떻게 넘어서 멀고 먼 서식처로 갈 수는 있는지...
어른인 나도 이해가 안가는데, 아이들의 생각은 오죽할까? 아이들이 물어봐도 속시원히 대답해 줄 수가 없다.
지나다니는 등산객들도 만난 적이 있는데,언론에서 원흥이를 보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상태에서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정말 의아해했다.
정말 토공이 원하는 대로 인공정원이라도 만들려고 하는 건지.
예전의 그 아름답던 원흥이의 모습은 이미 우리의 가슴속에 묻었지만,
우리가 살리려던 두꺼비와 생물들은 살려야 하지 않을까?
지금 살아남은 두꺼비가 몇 마리나 될까 모르지만,
그 남은 생명이라도 최소한 보호해 주고 살리는 것이 우리의 일이 아닐까 싶다.
원흥이를 지금 길가에 아무렇게나 쳐박혀 있는 장승이나, 생태공원 표지판처럼 방치해서는 안될 것 같다.
"원흥이는 우리들의 친구입니다.
두꺼비, 올챙이 바느질을 하자고 했더니, 여기저기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다.
원흥이가 너희들의 희망이야!!(2004년 11월 6일)
원흥이를 생각하며....(2004년 10월 7일)
어제 토지공사 국정감사에 참관하기 위해 서울에 다녀오신 원흥이 생명평화회의분들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원흥이벌목현장에서 (2004년 9월 4일)
며칠 전 이른 아침, 나는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의 손을 잡고 아침부터 기계톱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져서 방죽의 평화로움을 깨트리는 원흥이 방죽 벌목공사 현장엘 갔다. 그래, 나는 정신이 없는 사람이다. 이미 원흥이 방죽의 두꺼비 문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공사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와 같은 정신 없는 엄마들의 모습은 끊임없이 나타날 것이다. 야만적인 폭력 휘두른 도청 공무원들!!!(2004년 8월 3일) 이건 분명 폭력이다. 도저히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자행할 수 없는, 엄연한 극악무도한 폭력이다. 생각만 해도 오싹 소름이 끼친다. 이런 일을 주도한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 그 사람의 얼굴을 꼭 보고 싶다. 그 천막을 지키고 있던 분은 누군가의 아내이고, 어머니이다. 연약한 한 여성이다. 그들도 가정을 가졌을 것이고, 분명 아내가 있을 것이다. 그 여성이 수많은 남자들에 둘러싸여서 옷이 찢기고, 피를 흘리며 질질 끌려가며 울부짖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사람이 바로 본인들의 아내였다면... 천막을 철거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그 분은 끝까지 그걸 놓치 않으려고 했고, 그들은 그 분을 매단 채, 질질 끌고 갔다. 그 와중에 옷이 찢기고, 온몸에 상처가 생겼고, 억센 팔로 얼마나 심하게 끌어당겼으면 팔 여기저기에 피멍이 든 흔적이 역력했다. 그들은 당연히 할 일을 충성스럽게 했을 뿐이라고 항변하겠지만, 천막을 철거한다는 명분아래 도청공무원들이 벌인 집단적인 폭력은 분명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들의 그런 행태는 한 여성에게 신체적인 상처는 물론 그 보다 더 큰 정신적인 상처를 안겨 주었다. 우리 여성들은 원흥이 문제에서 벌써 두 번째의 폭력을 경험하였다. 첫 번째는 지난 4월 9일 토지개발공사가 폭력배를 고용해서 벌인 야만적인 폭력이고, 그 두 번째가 바로 어제 도청 공무원들이 자행한 폭력이다. 공무를 집행한다는 명분아래, 벌이는 여성에 대한 물리적인 폭력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 같다. 우리는 그동안 원흥이를 위해 무수히 많은 일들을 벌였다. 언론을 통해서도 원흥이는 충분히 알려져 왔다. 선량한 도민들이 원흥이를 살리겠다고 동분서주하는 동안 도지사는 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그동안 원흥이를 찾은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아이들과 여성들이었다. 정말 순수한 마음에서 원흥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여기까지 함께 온 여성들에 대한 이런 무차별적인 폭력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흐지부지 넘어갈 문제가 결코 아니다. 이렇게 원흥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을 함부로 대하고 있는, 도청공무원들의 이번 행태에 대해 도지사의 사과는 물론, 부도덕한 이런 야만적인 행동에 대한 재발방지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한 시민가의 대화!!!(2004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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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열심히 하시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 06-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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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감동의 도가니탕입니당..^^* 알뜰시장으로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여기 법원, 검찰청에서 60만배 카운팅을 하고 있답니다. 글고 지금 여기에서도 천막농성을 다시 시작하고 인터넷을 설치 하였답니다. 더 많은 신속하고 잼난 소식들을 올려 놓을께요. | 06-11 * |
(2004년 5월 23일) 한겨레신문 기고글 *---칼럼
그 산을 반쯤 오르다 보면 산 아래에 오롯이 자리잡은 ‘원흥이 방죽’을 만날 수 있다.
구룡산에서 내려다보면 그곳은 마치 어머니의 품속 같이 아늑하고,
자연습지가 보존된 곳이어서 산자락에는 두꺼비가 대량 서식한다. 바로 그 서식처가 법원, 검찰청이 들어설 자리라고 한다.
구룡산 골짜기에서 나오는 물을 생명수로 하여 그곳에는 수서 생물에서부터 곤충, 양서류, 파충류, 조류에 이르기까지
완벽하게 생명체의 유기적인 고리를 형성한 생태계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우리 가족은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그곳에 산책을 간다.
가끔 길을 가다보면 도룡뇽과 두꺼비, 청개구리, 참개구리, 잠자리를 만날 수 있다.
한가로이 먹이를 사냥하는 새들과 법정보호종인 맹꽁이도 볼 수 있다. 뻐꾸기와 꾀꼬리의 노랫소리는 옛 정취를 자아낸다.
도심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은 지난 이른봄부터 이곳에서 두꺼비의 짝짓기와 부화한 알과 꼬물꼬물 올챙이의 모습과 지금의 아기두꺼비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책으로만 보았던 그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작은 기쁨을 누렸던 것이다.
또한 이곳은 생태체험 학습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많은 어린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소중한 청주의 원흥이 방죽이 택지개발 지역 안에 자리잡고 있어서, 개발의 논리에 밀려 영원히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시민대책위는 이곳을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린 생태공원으로 조성해서,
미래의 주인인 우리 아이들과 청주 시민들에게 남겨주자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각계에 토지개발공사의 부당성을 알리며 보존시켜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요즈음은 도시개발을 하면서 예전처럼 막개발이 아닌 생태와 자연과 조화를 이룬 도시를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원흥이 방죽은 이런 조건을 충분히 갖춘 청주의 보물이다.
우리는 청주 원흥이 방죽의 뭇생명을 살리고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 있는 곳을 지키자는 자연에 대한 애정 어린 욕심을 내고 싶은 것이지, 인간의 추악한 탐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토지개발공사가 광고하는 ‘진정으로 웃는 땅’은 덕지덕지 콘크리트를 입힌 땅이 아니라,
자연과 뭇 생명들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 숨쉬는 그런 땅이 아닐는지….
우리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고사리 같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원흥이 마을의 생태공원에서 아기두꺼비를 볼 수 있는 작은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원흥이 방죽을 찾아온 광주분들의 대화!!!(2004년 5월 18일)
원흥이 방죽에서 아기두꺼비를 닮은 아이들과 함께 집으로 가려고 나오는데, 택시 한 대가 멈추어 선다.
아저씨 한 분과 아줌마 두 분이시다.
옷차림이 깔끔하신것이 혹시 땅을 보러 오신 분이 아닐까?
그분들은 나에게 다가오며
"여기가 원흥이 방죽 맞남요. 애기두꺼비가 많다고 들었는디. 지금 볼 수 있는감요?"
아기두꺼비를 보러 오셨다는 말에 나는 반색을 하며
"여기가 원흥이 방죽 맞는데요. 근데 어떻게 오셨어요?"
"우리는 전라도 광주에서 왔지라우. 여그에 두꺼비가 많이 산다고 지난 번에 텔레비에서 나오던디. 그리고 어제 뉴스에서도 봤그만요. 그래서 광주 내려가는 길에 보고 갈라고 터미널에서 내려서 이렇게 택시를 타고 왔어라우."
"예전부터 두꺼비를 많이 보면 복이 온다고 했지라우. 원래 두꺼비는 환경이 좋은 곳에서만 사는 걸로 아는디요."
나는 그분들과 동행을 하며 그분들이 하시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기 느티나무 참말로 오래된 것 같은디."
"한 몇 백년은 된 것 같제"
"거참, 멋들어 지구만"
"이 느티나무가 여그를 지켜주는 지킴이 구만."
"원래 오래된 마을어귀에는 거의가 느티나무 한 그루씩 있는 걸로 아는디. 그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켜 준다고 제사도 지내고 했제"
"산세를 보아하니, 두꺼비가 많이 살게꾸마."
"야트막한 산자락도 있고 자연습지에다 농수로도 있고..."
"근디, 귀경온 아그들이 참말로 많그만"
"우리도 어렸을디 참말로 두꺼비 많이 봤제.근디 그 이후에는 나는 한번도 본적이 없그만"
"나도 그려. 예전에야 논이나 집마당에 어기적거리던 두꺼비들을 본 적이 여러번 있었지."
"애들이랑 두꺼비를 작대기로 막 건드리고 놀다가 두꺼비 괴롭히면 천벌받는다고 혼난 적도 있었는디."
" 이것좀 보쇼. 두꺼비가 이렇게 작은 것도 있었는감"
"근디 이게 두꺼비 맞는가. 이렇게 작은 것은 첨 보는디"
"어째 이리 작을까.잉, 난생 첨 보네"
"우리 아그들 보여주면 허벌나게 좋아 할텐디."
"이곳을 그냥 놔두면 참 좋겠구만"
"어째 도심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있다냐"
"그냥 잘 보존하면 좋겠구마."
"우리 광주에도 예전에 이런 곳이 있었제"
"쌍문공원 있는 곳 말이제"
"그려, 근디 그곳 만들때 뒷산에 돌산이 있었잖냐. 그거 그냥 놔두고 공원 만들었으면 참말로 기가막혔을 텐디."
"맞어, 그거 만들때 사람들이 그러자고 했는디. 결국 깔아뭉개서 지금은 공원이 별로 볼품이 없어졌제"
"이곳도 그냥 놔둬야 하겠구만. 새도 날고 공기도 좋고 도회지에서 이런 곳이 어디있겄어."
"우리 광주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참 좋을틴디. 청주 사람들 복 받은 거여"
"이거 개발하면 두꺼비고 뭐고 다 사라질껀 뻔한거여.예전에 우리 동네도 안그렇냐"
"이런 것은 시장이 나서야지. 이렇게 몇 사람만 이거 지키자고 해봤자. 별 힘도 못 받제"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여.시장이 윗사람 눈치만 보고 있으면 아무일도 못하겄지"
"이게 몇 사람의 땅도 아니고, 시민 모두 좋자고 하는 일인디. 당연히 시장이 나셔야제"
"사람들이 증말 보물을 몰라본다니께"
"우리나라는 왜 꼭 다 망가뿌려놓고 내중에 가서 후회하는 줄 모르것어"
"이거 생태공원 잘 꾸며서 놓으면 얼마나 살기 좋겄어. 아그들도 공부하려 올것이고 놀러도 올것이고 참말로 좋겄는디"
"이제 천지사방 사람들이 다아는디. 이곳을 밀어부치기야 허겄어"
"우리 내년에 아그들 두꺼비 귀경 시켜주려 와야 쓰겄네."
"으메, 산속에서 뻐꾸기 소리가 다 들리네"
세분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며 원흥이 방죽을 둘러보시고는 참 좋은 곳이라는 말과 함께 나중에 꼭 둘러보고 싶다고 하셨다.
그분들이 환경운동을 하시는 분들도 아니고 평범하게 인생을 사신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환경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생각하시는 걸 보면, 아마도 그분들도 숱한 개발로 인한 피해를 절감하셨기 때문인 것 같다.
차 탈 시간이 되어서 바삐 돌아가시는 그 분들에게 나는 아기두꺼비를 보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 오신 그분들에게 정말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라는 말과 함께 원흥이 방죽의 모습을 담은 엽서를 선물했다.
원흥이 방죽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이어주는 하나의 끈이 되었고,사람들의 가슴속에 희망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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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는데 왜이렇게 눈물이 나는지요.. 아! 살아야할 것을 살리자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렵다는 걸까요.. |
05-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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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왜 꼭 다 망가뿌려놓고 내중에 가서 후회하는 줄 모르것어", "글을 읽는데 왜이렇게 눈물이 나는지요.." 이 두 구절에 눈길 머물러 한 참 있다가 갑니다. |
(2004년 5월 14일) 원흥이 방죽 두꺼비 살리기 운동 시위사진
청쥐방 법원장님, 검사장님
40일째 거리에 서서 애타게 불러봅니다
청주지방법원과 검찰청이 법적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대다수 시민들의 소망과 청주의 미래를 짓밟지 말아주십시요.
제발 제발, 원흥이 생태보전을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
제발 제발 청주의 미래와 표정을 지우지 말아주십시요
{이형숙독서논술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