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영국과 링크스’ 라는 원조 베스트 코스의 귀환에 아시아 코스들이 유탄을 맞은 것 같다. 2년 전 ‘미국을 제외한 세계 100대 코스’ 순위에서 아시아는 14개 코스를 올렸으나 올해는 4개가 줄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5년 국내 처음으로 72위에 올랐던 핀크스가 07년 99위로 내려앉더니 이번에는 순위에서 탈락했다. 클럽나인브릿지는 아시아권에서는 네 번째에서 세 번째로 순위가 올라섰지만 전체 순위는 45위에서 19계단이 내려간 64위에 그쳤다. 2440개의 코스를 보유한 골프 강국 일본은 숫자상으로는 5개의 코스를 유지했으나 등락폭이 컸다. 19위인 히로노(廣野)와 31위인 가와나(川奈)호텔 후지 코스는 큰 변동이 없으나, 40위였던 도쿄는 무려 53계단 하락했다. 90위였던 나루오(鳴尾)가 순위에서 빠지고 53년 개장한 오아라이(大洗)가 80위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일본의 베스트 코스들은 대체로 세계 2차 대전 이전에 만들어진 오래된 코스이며 독자적이면서도 고유한 클럽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골프장 홈페이지에 공통적인 내용은 골프장 설립 초기 역사와 기본적인 골프장 정보, 그리고 외지인을 숨 막히게 하는 다음과 같은 철저한 회원제 부킹 운영 방식이다. ‘일요일은 회원만, 토요일엔 회원 동반 필수, 주중엔 회원 추천일 때만 라운드 가능.’ 히로노, 가와나 그리고 가스미가세키(霞ヶ關) 동 코스의 설계자가 동일 인물 즉, 해리 콜트와 더불어 초창기 골프 코스 설계의 대부로 추앙받는 영국의 코스 설계가 찰스 휴그 알리슨이라는 점은 이색적이다. 일본 코스 용어 중에 넓고 깊은 벙커를 일반적으로 ‘아리손 빵카’라고 부르는데, 그가 일본 코스 역사에 끼친 영향력을 방증하는 단어다. 430개의 코스를 가진 신흥 골프 강국 중국에서는 지난 06년 양용은이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우승한 HSBC챔피언스의 개최지 상하이 시샨인터내셔널이 처음 100대 코스(68위)에 올랐고,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골프 여행지인 쿤밍의 스프링시티(춘성) 레이크 코스가 74위로 순위에 들었다. 80년대 후반부터 코스가 급증한 중국은 2년 전에 비해 코스 수가 120여 개 늘었다. 중국은 관(官)에서 공식 코스 설립 허가가 나지 않아 비공식적인 코스를 포함하면 600여 개가 넘을 정도로 성장세다. 국내 코스 설계가를 포함해 전 세계의 이름깨나 있는 설계가들이 총출동해 있다. 코스 숫자는 20개로 적지만 사막 위에 푸른 잔디 코스를 조성한 오일 달러의 위력으로 2개의 베스트 코스를 올렸던 중동의 UAE는 에미리트GC 중 마즈리스 코스가 97위로 순위에 들었으나 와디 코스는 제외됐다. 코스 70개를 보유한 필리핀에서는 산타 엘레나가 100대 코스에 올랐고, 종전 셔우드힐스가 필리핀 내 2위로 내려가면서 빠졌다. 코스 250개의 태국에서도 방콕의 타이CC가 정상에 올라섰지만 100대에 들었던 푸켓의 블루캐년은 3위로 내려앉으면서 순위에서 제외됐다. 95위였던 인도네시아의 니르바나발리도 올해는 100대 코스 순위에 들지 못했다. 코스 135개의 자국 경쟁에서 리아빈탄 오션 코스에 선두를 내주면서 4위로 쳐졌다. ![]() ![]() 거장의 손길은 원래 전광석화 같은 것일까? 일본에 잠시 머물던 알리슨이 1주일 만에 후다닥 설계를 끝낸 코스가 효고현 고베(神戶)의 히로노(파72, 7055야드)다. 대공황의 터널을 지나던 무렵 미국에서 오거스타내셔널이 등장했다면, 일본에선 1931년 고베시 상공인들이 기금을 모은 히로노가 착공에 들어가 이듬해 6월에 개장했다. 당시의 코스 조성이란 기계화가 되지 않아 매일 100명 이상의 인부들이 달구지와 소형 화차로 산림을 개간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골프장 조성이란 일본 제국주의식 뉴딜(New Deal)이기도 했다. 울창한 숲과 풍부한 물로 둘러싸인 히로노는 홀마다 정취가 다르고 전략성과 아름다움을 갖춘 코스로 손꼽힌다. 아웃 코스는 평평하며 어려운 파4 홀이 이어지고, 인 코스는 올록볼록한 경사가 특징을 이룬다. 특히 마지막 4개 홀은 난이도가 높은 홀로 정평 나 있다. 모든 홀이 송림에 의해 완전히 나눠져 있으며 홀마다 다른 풍취를 전한다. 마치 안양베네스트의 느낌을 준다. 카트 없이 걸어서 라운드 하는 점도 같다. 설계자 알리슨이 만든 벙커에 빠지면 탈출하기 어려워 파 세이브가 어렵다. 클럽하우스에 부설된 박물관에는 일본 골프 역사에 관한 각종 진귀한 물품이 전시되어 있으니 라운드 후에 들러볼 만하다. 가와나호텔은 후지(富士 : 파72, 6187야드)와 오오시마(大島) 두 개의 코스가 있으며 매년 4월말 후지산케이레이디스클래식을 개최한다. 1990년대 일본 경제 버블 붕괴 시기 미야자키 피닉스리조트 등을 보유한 프린스그룹에 120억엔에 팔리면서 현재는 일반 관광객들도 라운드 가능하다. 역사가 깊고 온천지로 유명한 이토 반도에 위치해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알리슨이 설계한 후지 코스는 평일 그린피가 2만6500엔, 주말엔 3만4000엔이다. 도쿄에서 한 시간 반 거리의 이바라키(茨城)에 위치한 오아라이(파72, 7190야드)는 이노우에 세이치(井上誠一)가 설계해 1953년 개장한 코스로 카트가 없어 걸어서 라운드 하는 코스다. 설계자인 이노우에는 ‘와비’로 표현되는 간소하고 정갈한 일본의 전통미를 코스에 구현한 이로 평가받으며 한국에서는 남서울CC를 설계했다. 오아라이는 시사이드의 평평한 임간(林間)형 코스로 각 홀이 송림으로 완벽하게 나뉜 독립 구조를 띠고 있다. 두께 30cm가 넘는 소나무 2만5000그루가 넘고, 수령 100년 이상된 나무들이 수백을 헤아린다. 이노우에의 코스치고는 페어웨이벙커가 작은 편인데 해안가에 조성한 코스라 바닷모래가 많이 날리는 탓에 일부로 축소했다. 항상 바닷바람이 불어와 클럽하우스에서는 여름에 에어컨이 필요 없다. 가스미가세키 동 코스(파72, 6982야드)는 투 그린 구조이며 1929년 일본의 1세대 설계가로 여겨지는 도다(藤田)와 알리슨이 공동 설계했다. 10번 홀에 예의 알리슨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이듬해인 1930년에 서 코스가 개장하면서 일본 최초의 36홀 코스가 되었다. 가스미가세키는 57년 제5회 월드컵을 개최했다. 나카무라 등 일본 팀이 우승하면서 일본에 골프 붐을 일으켰던 무대로도 유명하다. 사이타마(埼玉)에 위치한 도쿄CC(파72, 6904야드)는 1914년 다이쇼(大正) 시대 오타니 고묘(大谷光明)가 설계한 역사성으로 손꼽히는 코스다. 오타니는 영국 유학 중 골프를 배워 골프 룰 북을 일본어로 처음 번역하고, 일본 코스의 기초를 쌓은 일본 골프의 선구자다. 도쿄CC는 평평한 임간형 코스로 100여 개 이상의 벙커가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홀과 페어웨이 폭이 넓어 티 샷은 위협적이지 않지만 대부분의 그린이 엘리베이티드 형태여서 그린을 직접 공략했다가는 벙커에 빠질 확률이 높다. 외부인이 라운드 하려면 토요일에 회원을 동반하거나 평일에 추천을 받아야만 한다. ![]()
![]() ![]() ![]() ![]() 중국 상하이의 시샨(余山)인터내셔널(파72, 7165야드)은 부동산, 금융, 레저업체인 유니프론트홀딩스에서 도시와 전원이 잘 어우러진 이탈리아의 투산 빌리지를 모델로 삼아 넬슨&하워드디자인에 설계를 의뢰해 2002년 개장했다. 상하이공항에서 멀지 않는 지리적 장점과 롯지 등 숙박 시설, 드라이빙 레인지, 스윙 연습실 등이 다양하게 갖춰진 프라이비트 리조트를 지향한다. 코스는 자연 수림이 코스 디자인에 그대로 반영된 자연주의 설계를 따랐다. 코스 전체에 걸쳐 1만 그루의 나무들이 우거져 있으며 특히 1000년이 넘은 은행나무 두 그루가 가지를 길게 드리운 4번 홀 광경은 일품이다. 코스 주변을 흐르는 계류를 살려낸 중국식 친환경 코스의 실험작이기도 하다. 중국 서남부 쿤밍(昆明)에 위치한 스프링시티골프리조트(파72, 7204야드), 즉 춘성(春城)은 국내 골퍼들에게 잘 알려져있다. 잭 니클러스가 설계한 마운틴 코스와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설계한 레이크 코스가 경쟁하듯 맞대고 있다. 설계자인 R. T. 존스 주니어는 코스에 대해 “고도에 따라 달라지는 드라마틱한 뷰와 함께 자연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클럽하우스에서 120m 정도 내려가는 내리막 경사에 조성된 링크스 스타일로 군데군데 암반을 자연스럽게 살려냈으며 모든 홀에서 호수인 양종해(海)가 조망되도록 했다. 강을 향해 티 샷을 날리는 8번(파3) 홀과 강을 따라 흐르는 9번 홀이 시그네처 홀로 유명하다. UAE 수도인 두바이에 위치한 에미리트GC 마즈리스 코스(파72, 7301야드)는 매년 두바이데저트클래식을 개최하는 코스다. 유러피언투어에 속하는 이 대회는 두바이크리크에서 열렸으나 2000년대 이후 장소를 옮겨 에미리트에서 개최하고 있다. 베두인족의 텐트가 모여 있는 형상을 한 클럽하우스가 특징이다. 중동이라면 대부분은 사막 골프를 연상한다. 골퍼들은 인조 매트를 들고 다니면서 사막에 면한 맨땅 페어웨이 위에 놓고 볼을 친다. 그린은 갈색의 아스팔트를 굳히거나 모래를 단단하게 조성해 만든다. 사막에 잔디를 까는 것 자체가 밑 빠진 독에 물 붇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미리트클럽은 1987년 잔디로 페어웨이 전체를 식재한 최초의 토너먼트 코스다. 애초 코스를 만들 때부터 페어웨이에 수도 파이프를 연결해 잔디에 물을 대면서 사막에 신기루를 만들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운 것이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디보트 한 조각이 만원 지폐 한 장보다 더 비싸다. 담수와 해수로 채워진 워터 해저드도 7개나 있다. 술로 다 채워도 그 정도 비용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만남’이라는 뜻의 마즈리스 코스에서 434야드의 오른쪽 도그레그 8번 홀과 넓은 워터해저드를 낀 9번 홀이 도전적인 시그네처 홀로 유명하다. 필리핀의 산타엘레나(파72, 7240야드)는 1992년 마닐라 남쪽 라구나 산타 로사의 사탕수수 지구에 개장한 27홀의 파크랜드 코스다.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와 돈 느트가 공동 설계했으며 농장 소유주인 율로 가문을 따 이름 지었으며 필리핀에서는 최고의 프라이비트 코스로 꼽힌다. 자국인은 회원과 동반해야만 라운드 가능하지만 외국인이면 서면이나 이메일로 클럽 매니저에게 연락하거나 묵고 있는 호텔 지배인을 통해 라운드를 타진할 수 있다. 산타엘레나는 버뮤다그라스(티프 이글종)를 그린에 식재한 첫 번째 코스로 이후 필리핀 코스의 표준이 되었다. 십여 만주가 넘는 수림이 장관이며 마호가니와 아카시아가 줄지어서 페어웨이를 따라간다. 열대 지구에 세워진 코스라 설계가인 R. T. 존스 주니어는 군데군데 공간을 터주어 바람이 통하도록 했다. 바람이란 핸디캡을 ‘보이지 않는 적’으로 여겨 도전적인 요소를 살렸다. 시에라마드레산에서 수시로 불어오는 거센 바람은 플레이에는 핸디캡이지만 정글 골프를 헤쳐가야 하는 골퍼에게는 청량제로 작용한다. ![]()
| |||||||||||||||||||||||||||||||||||||||||||||||||||||||||||||||||||||||||||||||||||||||||||||||||||||||||||||||||||||
출처: 골프다이제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