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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춥기는 했지만 무척 긴장했기 때문에, 약 6주일 전에 노르웨이 북쪽 해안의 함메르페스트에 머물 때보다도 날씨는 실로 더욱 포근하고 쾌적하게 느겨졌다. 피어리 선장의 두 번째 항해는 결빙되지 않은 외해가 극지방 또는 극지방 가까이 존재한다고 몇몇에 의해 오랫동안 주장되어진 추측을 확인시켜 주는 또다른 상황을 설명해 준다. 피어리는 말한다.
"거세어진 바람이 한밤중에 전에 온도계를 5도까지 낮추었다. 이에 반해 멜빌 (Melville) 섬에서 오는 바람은 일반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온도계의 동시적인 상승을 동반한다."
그는 묻는다.
"이것은 아마 바람이 처음 불기 시작한 저멀리 외해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 야기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것은 아마 극지방이나 극지방 가까이에 외해가 존재한다는 의견을 확인시켜 주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둘 다 매우 시장기를 느끼고 있음을 솔직히 시인했다. 나는 잘 저장되어 있는 식료품실로부터 즉시 실속있는 식사를 준비했다. 음식을 남기없이 실컷 먹고 나자, 아주 나른함을 느끼게 됐고 아버지에게 자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대답했다.
"좋아, 내가 불침번을 서겠다."
나는 얼마나 오래 잤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내가 아는 것은 범선 안에서의 격렬한 동요에 놀라 깨어났다는 것뿐이다. 놀랍게도 아버지가 푹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그에게 힘찬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그는 놀라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만일 아버지가 그 순간 배 난간의 가로대를 즉석에서 붙잡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격노한 파도 속으로 던져졌을 것이다.
거센 눈보라가 맹위를 떨쳤다. 바람이 배 위로 직접 불어와 우리의 범선을 놀랄만한 속도로 몰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내내 우리를 전보시키고자 위협하고 있었다. 한시도 지체할 수 없이 돛들을 즉시 내려야만 했다. 우리의 배는 격동 속에서 몸부림쳤다. 우리가 아는 몇 개의 빙하들이 양쪽에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수로는 북쪽으로 곧바로 열려 있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내내 그래 줄까?
우리 앞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에워싸고 있는 마치 물의 가장자리에 떠 있는 이집트의 밤처럼 아둠침침한 수평선은 증기가 많이 서린 안개 또는 그보다 좀 옅은 연무였는데, 꼭대기 쪽으로 증기구름같은 하얀 것이, 떨어져 내리는 크고 하얀 눈 조각과 섞여 마침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것이 단단해 보이면서도 깨지기 쉬운 얼음을 둘러싸고 있든, 또는 그것이 우리의 조그마한 범선이 돌진해 들어가 우리를 빠져 죽게 만들지 모를 약간의 숨겨진 장애물을 둘러싸고 있든, 그것이 단지 극지방의 안개 현상에 불과했든 아무튼 그것에 대해서 무어라 단정지를 단서가 없었다.
홀 (Hall)은 그의 작품 284쪽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프라비던스 (Providence) 빙산의 정상으로부터 짙은 안개가 물의 징조를 보이는 북쪽으로 피어올랐다. 오전 10시에 크루거 (Kruger), 니드만 (Nindmann), 하비 (Hobby) 등 세 사람이 물길이 트인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 케이프 루프로 (Cape Lupro)로 갔다. 돌아오는 길에 그들은 소수의 물길이 열린 공간과 만들어진 지 채 하루도 안돼 그 위에 얼음조각들을 던지면 쉽게 깨질 정도로 가는 아주 엷은 살얼음을 보고했다."
도대체 어떤 기적에 의해 우리가 완전한 파괴로 운명지어질 무모한 돌진으로부터 탈출했는지 나는 모른다. 나는 우리의 작은 범선이 마치 그것의 이음새가 부수어지고 있는 것처럼 심하게 찌걱거리고 삐걱거린 것을 기억한다. 배가 소용돌이 조류 혹은 큰 돌개물살의 집어삼킬듯한 격류에 의해 몹시 긴장한 채 앞뒤로 흔들거리고 휘청거렸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미리 긴 나사못으로 나침반을 대들보에 고정시켜 놓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양식들은 내동댕이쳐져 나뒹굴어 요리실이 있는 선실의 갑판으로 부터 휩쓸려 나갔다. 만일 우리 스스로를 돛대에 단단히 묶는 예방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면 아마 그 심하게 요동치는 바닷 속으로 휩쓸려 들어갔을 것이 틀림없다.
격노한 파도로 인해 귀청이 터질 듯이 멍멍한 소동 너머로 나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외쳤다. "용기를 가져라, 내 아들아, 오딘은 바다의 신이며 용기있는 사람의 반려자이다. 그가 우리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 마라."
나에게 그 말은 마치 끔찍한 죽음으로부터 우리가 탈출할 가능성이 없다는 듯이 들렸다.
작은 범선은 지금 바닷물을 채우고 있는 중이었다. 눈은 앞이 안보일 정도로 빠르게 내리고 있었으며, 파도는 앞뒤 안가리고 허옇게 분무되는 격노 속에서 우리를 뒤집어 넘어뜨렸다.
어느 순간에 우리가 표류하는 거대한 빙하군과 충돌하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무시무시하게 굽이치는 큰 파도가 산 만한 파도의 정상으로 끌어올려지는 듯 싶더니, 마치 우리의 고기잡이 범선이 깨지기 쉬운 선체이기나 한듯이 우리를 곧장 직통으로 바다 깊숙한 곳으로 던져 넣었다.
실제 벽과 같으며 거대한 하얀 뚜껑을 덮어쓴 파도가 우리의 이물 (뱃머리)과 고물 (뱃후미)을 무시무시하게 에워샀다. 시련은 이름없는 긴장의 공포, 묘사할 수 없는 두려움의 고뇌와 함께 세시간 이상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시간 내내 우리는 격렬한 속도로 앞으로 끌려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갑자기 마치 그런 광란의 노력들에 대해 싫증이 나기 시작한 듯 바람은 그의 광기를 줄이기 시작하여 점차 소멸되어 사라졌다. 마침내 우리는 완전한 평온을 되찾았다. 연무가 사라졌으며 오른쪽으로 멀리 펼쳐져 있는 몇몇 빙하와 왼쪽으로 간간이 보이는 작은 군도들 사이로 폭이 10~15마일 정도 되는 결빙되지 않은 수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었다.
나는 아버지가 말할 때까지 조용히 남아 있기로 결정하고 아버지를 가까이에서 주목해 지켜보았다. 이윽고 그는 허리로부터 로프를 풀고 아무 말없이 다행히도 손상되지 않은 펌프로 그 미치광이 폭풍이 범선 안에 가득 채운 물을 덜어내기 위해 작업하기 시작했다.
그는 고기잡이 투망을 던지듯 아주 조용히 범선의 돛을 올렸다. 그러고 나서 순풍이 불어오면 우리는 그것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의 용기와 집요, 불굴의 끈기는 실로 비범한 것이었다.
상황을 점검하자 남아있는 양식이 반도 채 안되게 남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실망한 틈도 없이 우리는 또 배가 격렬하게 내던져지는 동안 소중한 물통이 배 밖으로 휩쓸려 나갔던 것을 발견했다. 두 개의 물통이 주요 은신처에 있었으나 둘다 모두 텅비어 있었다. 우리는 아주 공평하게 음식을 나누었지만 신신한 물은 공급받지 못했다.
나는 갑자기 우리가 처한 위치에 대한 두려움을 깨달았다. 곧 갈증이 엄습했다. 아버지께서 말했다.
"정말 고약하구나, 온몸이 흠뻑 젖었으니... 더러워진 옷을 말려야겠다. 오딘 신을 믿고 희망을 잃지 말자, 내 아들아."
그런데 우리는 마치 우리가 북극에 와 있지 않고 어떤 남쪽지방의 위도에 와 있는 것 같이 태양이 비스듬히 기울어져 넘어져 있는 것을 깨달았다. 태양은 주위에 흔들거리고 있었으며 그것의 궤도는 항상 보였고, 날마다 점점 더 놓이 떠 올라 자주 안개로 뒤덮였다.
그것은 아직도 항상 신비한 북극의 땅을 지키며 마치 남자의 희롱을 질투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다소 안달해 하는 비운의 눈동자같이 구름으로 된 속이 비치는 레이스 자락을 통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멀리 우리의 오른쪽으로 빙하의 프리즘을 장식하는 광선들이 현란하게 빛났다.
그들의 반사광들은 석류석, 다이아몬드, 사파이어의 섬광들도 방시되었다. 셀 수 없는 색깔들과 형상들의 화려한 파노라마, 아래로 녹색 색조의 바다가 보이는 동안 위로는 자줏빛 하늘이 보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