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변압기 고장 및 개선대책
<울진 1,2호기 주변압기 고장>
나는 본래 전공이 기계인데 한전에 근무하면서 변압기와 인연이 깊었다.
그 첫 번째는 울진 주변압기가 고장이 나서 제작공장에 싣고 가 해체하여 원인조사를 할 때 내가 참여했다. 그런데 대체 어디에서 단락이 일어났는지 도무지 변압기 내부가 너무 깨끗하였다. 그떄 코일과 절연판을 조사하던 제작사 직원이 탄성소리를 냈다.
- 아~!! 이것 보세요? 실리카겔(흡습제)입니다.
그러고 보니 변압기 바닥에 아주 작은 실리카겔 알갱이들이 몇 개 눈에 띄었고 드디어 단락지점을 찾았는데 약 40 cm 거리를 두고 코일에서 바늘 끝처럼 동(구리)이 뾰족하게 녹아나왔고 상대편 쪽은 권선을 감은 절연테이프가 콩알만큼 동그랗게 떨어져 나가서 동(구리)가 들어나 있었다.
사고원인은 공장에서 시험을 완료하고 절연유를 빼내고 내부에 흡습제를 넣고 질소가스를 채워 현장으로 이동하여 설치 후 다시 절연유를 채우고 가동을 하는데 실수로 실리카겔 한 봉지를 빠트린 것이며 이 실리카겔 봉지가 절연유 펌프에 들어가 터져 실리카겔이 변압기 내부에 퍼졌고 습기를 머금은 실리카겔은 절연에 아주 해로운데 이 알갱이들이 절연유 속을 떠다니다가 우연히 몇 개의 알갱이가 한 줄로 늘어서게 되었고 이런 bridging 현상으로 단락이 발생하여 변압기가 트립되었다는 것이다.
<울진1,2호기 보조변압기 고장원인>
주변압기 고장에 이어서 보조변압기에도 문제가 있어 역시 공장으로 운반하여 해체를 하고 내부를 조사했는데 권선하나가 녹아버렸고 바닥을 자석으로 탐지했더니 작은 금속알갱이가 발견되었다. 고장원인은 변압기 내부에 금속 칩이 묻어 들어가서 단락이 발생하고 권선을 녹인 것으로 분석했다.
<영광3,4호기 주변압기 고장원인>
몇 년 후 영광원전 주변압기가 고장이 났는데 이번에는 그 원인을 권선을 제작시 납땜으로 편각동선(단면이 네모진 동선)을 잇는데 납땜불량으로 권선이 녹았다는 것이다.
<보완대책>
위 3회의 변압기(품질등급 R) 고장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을 기억나는 대로종합하면 아래와 같다.
- 변압기의 제작과정에서 주로 용접검사를 많이 했는데 변압기 외함 제작시 수행하는 용접은 그 중요도가 낮음(품질활동의 방향이 잘못됨)
- 변압기 공장의 청결도 개선
- 작업장 출입구에 에어샤워 설치
- 변압기 내부 출입시 복장, 신발, 휴대품 통제
- 변압기 내부에 투입하는 흡습제, 질소가스 등의 관리
- 절연테이프 작업 관리 강화
- 동선 납땜공정을 특수공정으로 관리
- 현장 설치 작업의 관리 강화
- 품질보증기록의 사본 보관 권고
<주상변압기와 형식시험 요건>
울진원전에서 주상변압기 3개를 주문하고 본사 품질보증실에 검사를 의뢰하였다. 관련 표준을 검토해 보았더니 형식시험 요건이 있어서 계약자는 형식시험용으로 변압기를 한 개 더 제작해야 했는데 이런 규정을 모르고 계약을 하고서는 불만이 많았다. 입찰전에 기술시방서와 적용 표준을 검토하는 일을 소홀히 하면 이미 이런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