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 농민들의 아픔을 우리들의 아픔과 같이 생각해야 합니다-
김인식 방지거, 2023년 7월16일 농민주일
꿀벌이 인간에게 무엇을 주는지 질문하면, 열이면 열은 꿀이라고 대답합니다. 꿀벌이 우리 인간에게 꿀만을 줄까요? 아닙니다. 쌀과 과일을 비롯한, 식탁에 올라가는 작물의 70%는 꿀벌의 수정을 통해 얻어지는 결실들입니다.
저는 강화에서 양봉업을 하고 있으며, 천주교 인천교구 우리 농촌살리기 운동본부에 소속해 있는 김인식 방지거라고 합니다. 오늘 저는 농민 주일을 맞아, 꿀벌 이야기와 지구와 먹거리의 위기에 대해 여러분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몇 해 전에만 해도 꿀벌은 건강하게 잘 자랐습니다. 하지만, 한 해가 갈수록 꿀벌의 수는 점차 줄었고 올봄에는 꿀벌이 모두 죽어 버렸습니다. 왜 그럴까요? 원인은 다양하지만, 기본 골자는 똑같습니다. 이상 기후, 즉 지구 온난화와 그것을 촉발하는 농약 살포 때문입니다. 꿀벌들이 드론으로 뿌리는 농약으로 죽고, 이상 기후로 따뜻해진 겨울을 봄으로 착각해 꿀을 채집하러 나왔다가 동사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지구 온난화와 이상 기후에 대해 많이들 들어 보셨겠지만, 직접 와 닿지 않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뼛속 깊이 체감합니다. 한 해가 지날수록 작물의 생산량이 줄고 꿀벌이 죽어가기 때문입니다.
과거 농민들은 하늘을 보고 농사짓는다고 하여 농사가 잘되도록 하늘을 보고 기도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기도를 하느님께서 과연 들어주실까요? 환경을 파괴하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우리가 바치는 기도를 들어주실까요? 우리는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땅인 지구가 더는 아프지 않도록 말입니다.
대한민국의 식량 자급률은 30% 정도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 70%는 수입 농산물입니다. 수입 농산물이 들어오면서 외래종도 함께 들어왔고, 그 외래종은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며 생태계를 위협합니다. 우리농은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천하는 단체로 이상기후와 같은 기후 변화 속에서도 친환경 농사를 지으며,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적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농촌을 잃으면 곧 우리는 고향을 잃습니다. 농촌이 망하면 우리 자신이 망하는 것과 같습니다. 때문에 우리 모두는 농민들의 아픔을 우리들의 아픔과 같이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처럼 우리를 위해, 나아가 하느님이 가꾸신 창조 질서의 보전을 위해 우리 농산물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농민 주일인 오늘, 여러분의 식탁 위에 가공식품 대신 1차 생산물이 올라와 있기를 바라며 글을 줄입니다.
말씀 연중 제15주일 (농민 주일)
은총 농민 주일 특집
김인식 방지거 우리농 김포강화분회 농민회
*제목을 임의로 바꾸었습니다.
첫댓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농사는 천하의 근본이며 나라와 백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힘이다. 구약 성경 창세기 후반은 고대 팔레스티나와 이집트에서 발생한 농작물 대파동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3,000년 전 이야기지만 언제든지 사람 사는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현재 국가는 1차 산업을 경시하고 IT와 AI 경쟁한다고 하지만 순진한 발상이다. 그것은 사는 형편이 좋을 때 일이다. 자동차 핸드폰 로봇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먹거리 없는 인간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