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도 가고 싶었던 오대산(五臺山)을 가다
(오대산 제1편)
筆嶺/金相和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창공을 자랑이라도 하듯 가을은 파랗게 비취색으로 물들여 놓았다. 아마도 우리나라 가을에서만 볼 수 있는 자랑스러운 하늘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좋은 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오대산(五臺山)이란 국립 공원으로 산행을 떠난다.
오대산(五臺山)은 얼마나 아름다운 산일까? 과연 그곳에 가는 산객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산일까? 혹여 등산할 때 한없이 고생만 하다 오는 산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곳에 가서 아름다운 자연도 감상하고 끈질기게 걸어서 정상을 밟아 보았다는 인내를 배우고 왔으면 한다.
나뭇잎 떨어진 늦가을의 쓸쓸함을 느낀다고 해도 외롭지 않았으면 싶다. 왜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갈까?
분명히 그러한 산은 아닐 것으로 믿고 싶다. 그래도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국립 공원이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아름다움이 깔려 있을 것이다.
오늘은 붉게 산자락을 물들여 꽃동산으로 수놓은 오대산은 아닐지라도 때늦은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길 것만 같다.
마지막까지 행복을 주려고 발버둥 치던 단풍이 그나마 아름다운 날개를 접고 떨어진다면 필자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너를 보려고 머나먼 그곳을 동지들과 함께 가고 있는데~^^
행여 그곳을 갔을 때 아쉬움만 남긴 쓸쓸한 가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행여 그러한 줄도 모르고 때늦게 찾아온 필자에게 잠시나마 화려한 기쁨을 주지 않겠는가? 제발 그렇게 좀 해다오~^^
오대산(五臺山)은 블랙야크(BLACKYAK)에서 우리나라 100대 명산으로 선정한 매우 아름다운 산이다. 블랙야크에서 100대 명산으로 선정했다는 것은 아름답기도 하겠지만 그 나름대로 필자가 알지 못하는 독특한 무엇이 있어 선정했을 것이다.
이렇게 마음으로 사정해 본들 소용없는 일이다. 한때는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화려함을 자랑하던 단풍이었는데 떨어지면서 우리에게 어떠한 감동의 말을 남기고 떨어질까? 그 소리를 듣고 싶은 계절에 필자는 오대산을 가고 있다.
차는 도로가 밀려서 가다가 서다가를 반복한다. 아직 관광 철이라서 가을을 즐기고 싶은 등산 메니아들이 이렇게 도로를 가득 메웠다.
달리는 차 안에서 일행이 아침을 먹지 못하고 왔을 거라 하며 산울림의 미인이신 이귀노 회원께서 맛난 빵을 나누어 준다. 거기다가 향기로운 커피도 한 잔 따라주니 행복이 쏟아진다. 마음씨도 아름답지만, 행동거지 하나까지도 아름답다.
오대산(五臺山) 입구 선재길로 접어들었다. 한번 다녀간 곳이지만 몇 년 만에 다시 보아도 참으로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수백 년 된 적송이 향기를 토해낼 것만 같다. 저렇게 자라는 동안 얼마나 고통을 받았을까? 모진 비바람에 시달렸을 것이고 차디찬 눈보라를 견뎠음에도 어쩜 저토록 곱게 자랐을꼬!! 너를 보는 순간 나는 놀라고 말았단다.
원시림이 손짓하는 선재길~^^
솔향이 녹아내린 선재 오솔길은 언제 걸어도 숲에서 향기가 날아오고 옆에 흐르는 개울물은 잠투정하는 아가에게 자장가를 부르는 엄마의 소리로 들릴 것이다. 새들은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소리로 대화하듯 노래를 부른다면, 이곳이 우리가 살아서 볼 수 있는 천당이 아닐까?
오대산(五臺山) 상원사(上院寺)를 지나 주차장에 차가 멈췄다. 상원사는 하산하면서 구경하기로 하고 우선 정상에 올라가기로 했다. 시간이 여유가 된다면 다섯 봉우리를 하나하나 감상하고 싶다. 과연 시간이 그렇게 여유로울지 궁금하다.
우리는 오늘 필자를 비롯해 여섯 명의 동지가 산행하려고 이곳에 왔다. 산행을 지휘할 분은 송광 김문환(松光 金文煥) 선생이다. 산울림의 미인이신 이귀노 님과 이름 모르는 두 분 회원과 차를 제공하고 운전까지 봉사하려고 참석한 박재영 대표이다. 박재영 대표는 10인승 고급 승합차와 우리 일행을 위해 운전까지 봉사하려고 온 것이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기 전에 상원사(上院寺)가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된 동기를 쓰려고 한다. 상원사(上院寺)의 자세한 내용은 하산하면서 기록할 것이다.
상원사(上院寺)는 신라 33대 성덕왕 4년(705)에 보천, 효명 두 왕자가 세운 절로 처음에는 진여원으로 불렸다. 본래 오대산(五臺山)은 신라의 고승 자장(慈裝)이 중국 당나라의 오대산 문수 신앙을 수용한 이후로 문수도량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조선시대에는 태조와 세조가 원찰(願刹)로 삼으면서 상원사(上院寺)에는 여러 전설과 소중한 문화재가 많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상원사(上院寺)는 세조 임금과 문수동자의 인연이 깃든 사찰이다.
*원찰(願刹)= 예전에, 죽은 사람의 화상이나 위패를 모셔 놓고 명복을 비는 법당을 이르던 말
상원 탐방 지원센터에서 정상 비로봉까지는 3.5km이다. 우리 여섯 명은 신바람 나게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신께서 우리를 도우려고 쌀쌀한 날씨지만, 늦가을의 엷은 햇살이 따사롭게 내려앉아 추위를 몰아낸다. 그래서 등산하기에 최고로 향기로운 날씨를 만들어 준다.
걷다 보니 우측으로 데크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입구에는 돌을 둥글게 깎아 한문으로 寂滅寶宮(적멸보궁)이라 써 놓고 밑에 중대 사자암이라 써 놓았다.
계단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김문환(松光 金文煥) 선생과 여자 회원은 선두로 올라가고 박재영 대표와 필자는 뒤에 올라간다.
*寂滅寶宮(적멸보궁)=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사찰 당우 가운데 하나
올라가는 길은 잘 다듬은 돌로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어쩜 이리도 계단을 멋지게 만들어 놓았을까? 국립 공원이라서 등산객을 위해 이토록 공들여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땀을 흘리며 걷는데 갑짜기 목탁 소리와 아울러 스님의 불경 읊는 소리가 구수하게 들려 온다. 어디서 들려 오는지 모르겠다. 귀를 기울여 살펴보니 길 양옆에 예쁘게 둥근 탑처럼 만들어 놓은 곳에서 그 향기로운 소리가 들려 온다. 탑을 100m 정도에 하나씩 설치해 놓았다.
은은하게 들려 오는 불경 소리는 왜 이렇게 필자의 가슴을 녹여줄까? 불교 신자가 아닌 필자의 복잡한 가슴을 순식간에 고요히 잠들게 만든다. 불교 신자들이 등산하며 들었을 때 얼마나 기쁠까? 참으로 감동으로 들려오는 불경 소리다. 상원사에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상원사(上院寺)로부터 1.1km 올라왔다. 여기서 적멸궁(寂滅寶宮)까지는 0.7km만 올라가면 된다. 아마도 적멸궁(寂滅寶宮)이란 궁처럼 생긴 집을 지어놓았나 보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필자는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듯 고통스럽다. 대상포진이란 병마와 싸우느라 힘이 모두 소진된 것 같다. 아무리 힘들고 다리에 고통이 와서 주저앉는다고 해도 정상까지 올라가야 한다.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박재영 대표는 필자를 돌보려고 뒤에 따라온다. 너무도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우리는 적멸보궁(寂滅寶宮)까지 왔다. 올라오면서 돌로 계단을 아름답게 만들어 놓은 것은 국립 공원에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다. 적멸궁(寂滅寶宮)에 오는 신도들을 위해 상원사(上院寺)에서 공들여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오대산 적멸보궁(寂滅寶宮)은 보물로 지정되었다. 문화재청은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월정사 적멸보궁(月精寺 寂滅寶宮)을 평창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이란 이름으로 국가지정문화재이다. 이것은 보물 제1995호로 지정했다.
오대산은 삼국유사와 오대산 사적 등의 문헌 기록에 의하면 신라 승려 자장(慈裝)이 당나라에서 석가모니의 사리를 가져와 봉안한 후 비석을 세웠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오대산 신앙의 중심지이자 신라 이후 현재까지 법통이 이어져 오고 있는 불교의 성지이다.
적멸보궁(寂滅寶宮)은 세계유산에 등재된 양산 통도사처럼 신라 승려 자장(慈裝)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쳐 사리인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하고 비석을 세웠다는 곳에 지은 건물이다.
적멸보궁(寂滅寶宮)의 가장 큰 건축사적 특징은 내, 외부가 이중 건물로 된 불전 건축물이라는 점이다. 이는 국내에서 유례가 없는 독특한 구조로 내부건물과 외부건물이 시대를 달리하여 내부공간을 확장 또는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내부 건축물은 구조 장식적인 면에서 조선 전기의 다포식 목조건축 양식을 유지하고 있어 건축적, 예술적, 학술 가치가 높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평창 오대산 적멸보궁(寂滅寶宮)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 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소유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고 한다.
오대산(五臺山) 제1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제2편에서는 정상 비로봉의 아름다움과 하산 장면을 그려 낼 것이다.
2022년 11월 5일
첫댓글 반갑습니다.
겨울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환절기에 옥체 보존 잘 하시기 바랍니다.
올려주신 精誠이 깃든 作品 感想 잘하고 갑니다
恒常 즐거운 生活 속에 健康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100대 명산인 오대산을 산행하시려
떠나신 것과 함께 가시는 분들의 친근함과
오대산 상원사는 이름 난 사찰
독특한 구조로 만든 적멸보궁하며 여러가지
눈에 선하게 상상이 됩니다
이렇게 게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밤이 되니 많이 추워지네요
따뜻하고 행복하신 밤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