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 | 新정초무협 – 4 桃花流水杳然去…도화 꽃이 물 위에 떠서 아득히 흘러간다.

“주룩…주룩…주르룩….”   늦여름의 비가 축축히 대지를 적시고 있었다.   “승부는 비와는 상관없는 것이네..”   “승부 그 자체만 존재하는 거지… 그 형태는 어떤 것을 띄워도 상관없는 것이지..”   냉면검이 빗속에서 먼 산을 응시하면 조용히 이야기 하고 있었다.   “크..카..하…하..”   “친구들 오셨는가 ? “   “오늘은 정정당당하게 멋진 승무를 한번 펼쳐보세…”   빗속에서 광채가 나는 곳을 돌아 보니 독두검의 벗겨진 이마에 빗방울을 튕기며 파안대소하고 있었다.   수년간의 골프대결에서 100 타를 깨본 적이 거의 전무하면서도 끊임없이 도발하는 특이한 성품울 갖춘  불굴의 전사였다.   “오늘은 지난번 같은 가리공..그런거 없도록 했으면 하네…미리미리 자신의 무공에 합당한 노란부적을 준비하도록 하세…”    날카로운 눈빛의 쌍살검이 전의를 다지는 한마디를 임팩트있게 내 뱉고 있었다.   “아니..그런 그런 하수들에게나 은밀하게 하는 말을 고수들 앞에서 하다니, 이런 격조 떨어지는 일이 있는 가…쌍살검 자중하시게…”   최근 나름 내공이 증강되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낭주검이 상대를 제압하고 나섰다.    모두들 실력에 관계없이 승부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었다. “오늘은 확실하게 냉면검을 잡고 낭주검과 선두 대결에 나서고 싶네..”   근자 들어 냉면검의 부진을 틈 타 거의 2위로 부상하게 된 쌍살검의 결의에 찬 목소리가 빗 속을 뚫고 멀리 메아리치고 있었다.   넘버 3에 대한 자괴감에서 벗어나 넘버2로 도약하려는 쌍살검의 마음은 이미 넘버 1으로 까지 도달해 있었다.   지난번 전남고12회 대전에서 거의 낭주검에 다가섰던 독두검도 마음 속으로는 넘버 2 정도는 가고 싶다는 결의에 찬 표정을 보여 주고 있었다.   낭주검 역시 지난 대회의 치욕을 씻고자 이틀전부터 운기조식하고 술도 입에 대지 않은 채, 오늘의 통쾌한 복수를 꿈꾸며 저녁의 즐거운 시간을 기대하고 있었다. “   예사롭지 않은 승부가 예측되는 가운데, 날카로운 검기가 비바람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비오는 비에이 고원에서 공간을 베어내고 있었다.   ……………………………………………………..   우산을 쓰면서 티샷을 감행하는 우천 대결이 시작되었다.   오늘도 낭주검의 9.5도 드라이버가 왼쪽으로 공을 날려 보내고 있었다.   “그 드라이버 버리지…10.5로 쳐야 공이 빤드시 나가는 것 아닌가 ? “   냉면검이 낭주검의 고질적인 악성 훅에 대해 한마디 거들고 있었다.   “오늘은 빠다까지 왼쪽으로 훅이 나고 있네…”   낭주검이 뭔가 좌향으로 리듬을 타고 잘 나가지 않고 있었다.   냉면검 역시 뭔가 잘 조정이 안되고 있었다.   드라이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거리가 나오지 않으면서 계속적으로 벙커에서 벙커로 옮겨 다니는 비투비 루프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 틈을 틈 타 독두검과 쌍살검이 약진하고 있었다.   보보 트트….   “이럴수가 생 하수들이 …..”   뭔가 상황이 고이고 있었다.   “첫홀은 파로 스코어보드가 찍혀 나오므로 올파다. “   냉면검의 선언이 있자, 독두검의 인상이 살짝 찌그러 지고 있었다.   “야..뭐가 그러냐 ? “   “돈은 잘 계산해 줄 테니 얌전히 수긍해라.  전체 판의 멘탈을 위해 비도 오는데 원래 첫판은 그것이 예의다. “   이 말에 독두검이 잠잠해 지고 있었다.   억울하지만 그것이 강호의 법칙인 것을 어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우중의 치열한 각개전투가 진행됐지만 바의 영향도 있고 해서 전반 9홀이 끝났을 때는 별로 점수가 좋치는 않았다.   1등 낭주검, 2등 쌍살검, 3등 냉면검, 4등 독두검…..   “드디어 오늘 널르 완전히 제껴주마… 쌍살검이 냉면검을 향해 득의의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드디어 수년간의 넘버3를 이번 한번만 이기면 올 해 전체 전적에서 압도해서 벗어 날 수 있다는 마음의 희열이 온 얼굴에 가득찼다.   “막걸리나 한잔 하소..”     독두검의 특기인 취중무공을 전개하려는 작전으로 술울 권했으나..   “나는 술을 하지 못하니 당신이 많이 하소…”   “필승의 전의를 불태우며 친구의 간곡한 권유도 냉정한 얼굴로 손사래를 치고 있었다. “   냉면검은 초조했다.   “올해 들어 수모를 당한 것이 몇번인 지…”   낭주검에게 밀린 것도 억울한데, 쌍살검까지 나를 넘어서려 하다니… 너무도 심기가 우울했다.   가끔은 천하의 하수 독두검이 맞 먹자고 덤벼드는 경우도 있어 마음 속으로 이럴 수는 없다고 되뇌였다.   ‘할 수 없군…전설의 실전무공인  환각염장대법을 구사해야 하겠구나’   냉면검이 문파의 비전무공을 시연하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다.     환각얌잠대법은 왠만해서는 사용하지 않는 초강력 심법으로 일단 시연을 하게 되면 자신도 내상을 입을 수도 있는 극한의 상황이 아니면 함부로 구사하지 않는 무공이였다.   제1초식 借刀殺人 초식 제2초식 滿天過海 초식 제3초식 笑裏藏刀 초식 으로 극강의 고수라도 이 3초식을 제대로 받아낼 수 있는 무림인은 별로 없었다.   아니 초식이 펼쳐지는 지 알지도 못한 채 수 많은 고수가 비명횡사했다는 전설이 있었다.   냉면검의 작전이 첫 홀에서부터 시연되었다.   쌍살검이 홀 아웃 후 자기가 보가를 기록했다고 한 순간,   “정말 보기 맞아 ? “   “그래 보기야…” “이상한데…뭔가 잘 못된 것 아니야? “   “보기야 “   낭주검이 중간에 개입했다.   “이상한데,  너는 나하고 계속 같이 오다가 한번 저 친 것 같은데…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 “   독두검이나 냉면검의 멘트에는 완강히 저항하던 쌍살검의 얼굴이 어두운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다른 사람 스코어 다 세고 있으니, 잘 생각해 봐라. “   “그래..그런가 ?”   “.........................”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담배 한 모금의 시간이 흐른 후 시인한다는 짧은 목소리가 쌍살검의 입에서 나왔다.   “아..착각했다..”   순간 냉면검의 작전이 개시 됐다.   “천하의 정의를 부르 짖던 네가 그러면 되겄냐 ? “   “카운터를 속이면 3대가 말한다는 속설도 있는 데…그러지 마라. “   독두검도 거들었다.     “자식 카운터를 속이다니…가리공보다 더 험한 것 아니냐 ? “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듯한 멘트가 계속 이어져서 쌍살검이 할말을 없게 만들어 버렸다.   스스로 정의롭다고 자부하던 쌍살검이 카운터 오류 하나로 씻지 못할 상흔을 안고 멘탈이 붕괴된 채로 대결에 임하고 있었다.   이 카운터 미스 이후 이어지는 홀에서 양파를 비롯한 험한 스코어가 나오며 전반의 호실적을 완전 상쇄시키고 있었다.   더욱 열 받는 것은 오늘 완전 짓 밟을 예정이였던 냉면검이 회복하고 있으며 하수고정인 독두검도 잘 치고 있는 것 아닌가 ?   마음이 더 심란 한 것은 냉면검의 이상한 마킹이였다.   그린 위에 온된 공을 마크할 때 항시 45도 정도 삐뚤어지게 마크하고 있어 이게 영 마음에 거슬리고 있었다.   잘 못돤 것은 아닌데 지적하기도 민망하고 뭔가 정의롭지 않은 상태에서 퍼팅이 되는 것이 심기를 영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현령 비현령 이라고 뭔가 아닌 것 같은데 긴 것 같기도 하고 이상하게 신경을 쓰게 만드는데 영 기분이 안 좋은 것민은 사실이였다.   특히나 마음이 상한 것은 냉면검의 공 리플레이스먼트였다.   그렇치 않아도 역전을 허용하고 돈까지 잃어 마음이 심란한 데, 냉면검이 수리지에서 올린 공의 드롭 위치가 너무 좋은 위치에 놓고 치는 것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냉면검, 너는 항시 리플레이스먼트가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 “   그 동안 쌍여 왔던 감정이 복 받치면서 모든 불만을 한꺼번에 토해내고 있었다.     “너는 공 좀 똑바로 드롭 좀 해라 “   여기에 독두검도 가세하여 냉면검을 협공하고 있었다.       “야, 여기가 뭐 PGA도 아니고 공을 리플레이스먼트할 때는 어느 정도 본인에 유리하게 놓는 것이 정상아니냐 ? “   “그러면 해저드 빠졌을 때 물 뒤에 놓고 친 넘 봤냐 ? “   “다 물 앞에 좋은 위치에 놓고 쳐고 용서되는 것이 강호의 인정이고, 그것이 그 유명한 똘레랑스라는 것 아니냐 ? “   “그래도, 냉면검 너는 좀 심해 ? “   “야, 좀 이기고 나서 그런 야기를 해라. “   “낭주검 같은 고수들은 그런 이야기 절대 안하는데 이런 하수들이 강호의 情을 모르고 너무 정의만 부르 짖는 것 아니냐 ? “   “내가 수백번 골프를 쳐 봤지만 니네들 같이 이렇게 룰 따지는 넘들은 첨 본다.  다, 완전하지 않으면 편하게 가는 것이 좋은 것이여…”   서로 간의 난타 전 끝에 기선을 뺏기지 않은 채 일단은 마무리 되고 날씨는 완전히 개여 있었다.   최종 결과는 낭주검 1등으로 저녁식사 낙점, 냉면검 2등 캐디피 낙점, 쌍살검 3등, 독두검 4등으로 비무가 종료되었다.     나름의 만족과 씁쓸함이 교차되는 골프 승부가 종료되었지만 마음 속의 여운이 아직은 더 많은 승부를 원하고 있었다.   “쌍살검, 오늘 너무 가슴이 아프네…화해의 의미로 당구에서 같은 편이 되어 한번 즐거움을 나눠보세. “   냉면검의 화해의 손길에 쌍살검이 손을 내 밀었고 두 사람이 조가 되어 골프보다 더 치열한 당구 게임이 시작되었다.   “흑..이것이 지금 뭐여 ? 독두검이 거의 미친 것 아니여 ? “   “오늘은 완전히 독두검의 날 이구만 ? “   독두검의 어마어마한 당구내공에 모두 아연실색하고 있었다.   결과는 독두-낭주 조가 쌍살-냉면조를 완벽하게 2:0으로 꺽고 득의의 미소를 짓게 되었다.   “자식들, 두번 다 어쩌라구 쿠션도 못 들어오고 지고 있어?  하수들….”   너무나 압도적인 승부에 냉면검도 할 말을 못하고 있었다.   “졌다.  다음에 반드시 복수하마. “   ………………………………………………..   금일의 두번의 대결에서 결과적으로는 낭주검 2승, 독두검 1승 1패, 냉면검 1승 1패, 쌍살검 2패가 되었다.   오늘 2 승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한 주연이 낭주검의 주관하에 뭉티기에서 꽃 등심을 구우면서 진행되었다.   냉면검이 말했다.   “오늘 내가 스승님에게 물려 받은 비전 무공을 몇가지를 사용했으니 너그러이 봐주게…”   “꼭 정의로운 것만이 전부는 아니네, 그 정의가 어쩔 때는 독이 있음을 알아주시게나… 진실은 회색 빛이네..”   “우리 스승이 나에게 말하기를 러프에 공이 들어가서 공이 발견되면 멀리 있는 상대방이 볼 수 있게 살그머니 주머니 공을 떨어 뜨리게….그러면 그 다음부터 상대방은 나의 행동을 의심해서 자신의 멘탈과 리듬을 잃어버리게 되지… 마크도 최대한 삐딱하게 하거나, 문제 안 될 정도의 이동을 하게나, 상대방이 말도 못하고 열 받아서  실수를 하게 돼있지…팽팽한 승부에서의 빨간주머니라고 생각하고 위급한 순간 펼쳐 보게나..”   “낄 ..낄…낄…”   쌍살검이 씁쓸하게 읊조렸다.   “내가 너를 완벽하게 제압한 후 용서해 주마, 서너판만 기다려 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