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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문학의 이해와 창작
제1장 서사문학의 이해
1. 서사문학의 개념
1-1 문학이란 무엇인가
1. 문학의 정의
① 생각이나 느낌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 : 편지나 자서전, 신문기고문, 논설
② 문학은 허구적 언어 표현
③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 ‘시는 행위를 모방하는 것’, 즉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모방하여 새롭게 만들어 내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 모습 그대로가
아닌 ‘모방은 바로 허구’를 의미한다.
⇒ 문학이란, ‘인간의 생각이나 느낌을, 언어를 이용하여 허구적으로 표현한 것’
2. 서정문학, 서사문학, 극문학
원래의 표현 수단 |
말 서술 (이야기의 우세) |
노래 명상 (음악의 우세) |
몸짓 표출 (동작의 우세) |
허구적 표현 장르 |
서사시(서사문학) |
서정시(서정문학) |
극시(극문학) |
비허구적 표현 장르 |
역사 |
철학 |
웅변 |
서구의 문학사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출발한 이 3분법이 오랫동안 일반적인 장르론으로 굳어져 왔다.
3. 역사와 서사문학의 차이
‘역사는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것이고 문학은 있을 수 있는 일을 기록하는 것 … 따라서
문학이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고 풍부하다.’
⇒ 역사와 서사문학을 가르는 중요한 경계선은 허구인가 아닌가에 달려 있다.
역사와 서사문학은 둘 다 이야기가 우세한 언어표현물이지만,
역사는 비허구적인 것이고 서사문학은 허구적인 것이다.
⇒ 문학이 허구를 대상으로 삼아 표현하는 이유는 진실을 더 포괄적으로 다양하게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말에서 글로, 이야기하기의 형식
① 문학 = 구비문학 + 문자문학
② 문학은 ‘말로 된 문학’에서 ‘글로 된 문학’으로 발전하여 왔다.
③ 말하기를 예술화하려면 형식이 필요. 말하기의 형식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이
노래 부르기와 이야기하기
④ ‘이야기하기’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주요한 전달 대상으로 삼으면서 그 이야기의
과정을 재미로 여기는 말하기의 한 형식
⑤ ‘이야기하기’는 사건을 펼쳐서 전달해야 하므로 시간의 소요도 많고,
일정하게 정형화하기 어렵다.
⑥ 대신 풀어서 이야기하는 형식이므로 인간의 문제를 직접적이고 다양하게 담을 수 있다.
⑦ 감각이나 감정에 의존하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세계의 질서나
삶의 원리를 주된 대상 내용으로 삼게 된다.
⑧ 이야기는 본질적으로 소통의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성격보다는 사회적인
성격이 강하다.
1-2 서사문학이란 무엇인가
1. 서사문학이 되기 위한 조건
① 신화, 전설, 민담, 서사시, 소설 등이 서사양식에 속한다.
② 소설이 속하는 서사양식에서는 이야기가 핵심적 요소이다. 서사, 즉 이야기를 핵심
내용으로 이루어진 양식을 서사텍스트, 혹은 서사물, 서사체 등으로 부른다.
◈ 서정양식 : 향가, 시조, 창가, 서정시 등
◈ 극양식 : 탈춤, 인형극, 드라마(희곡), 방송대본, 시나리오 등
③ 이야기와 더불어 이야기하는 사람, 즉 화자(story-teller)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④ 이야기(story)는 서사문학의 내용을 이루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서술자, 화자,
story-teller, narrater)은 서사문학의 형식을 이룬다.
⑤ 가장 강력하게 주류 문화로 부상한 서사문학은 소설이다.
2. 이야기, 스토리, 서사
① 이야기란 ‘인물과 사건, 그리고 배경을 갖춘 덩어리’이다. 곧 이야기란 인물, 사건,
배경의 세 요건을 갖추어야 성립한다.
② 이후 본 강의에서는 앞으로 ‘이야기’라는 용어보다 ‘스토리’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기로 한다. 서사문학, 서사시, 서사물, 서사적 이해 등으로 사용할 때 ‘서사’는
스토리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
3. 서술자란 무엇인가
① 서사문학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상황을 글로 옮긴 것, 비록 글로 쓰였지만 그 안에는
이야기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숨어있다.
② 이야기하는 사람은 당연히 작가와 다른 누군가이다. 작가가 아닌, 어느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어서 텍스트 안에 들어 있는 것.
서술자는 사건을 전하는 중계인이다.
③ ‘이야기하는 사람’은 지칭하는 용어로는 ‘스토리텔러(story-teller)’, 화자(話者) 혹은
내레이터(narrater)라 부르기도 한다.
④ 본 강의에서는 최근의 경향에 맞추어 ‘이야기하는 사람’을 ‘서술자’로 부르기로 한다.
곧 1인칭 서술자, 3인칭 서술자 등으로 사용한다.
4. 서사문학, 서사텍스트, 내러티브
① 최근에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모든 것을 서사텍스트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
② 연극이나 뮤지컬도 스토리를 내용으로 삼고 있지만, 서술자의 중계 과정 없이 바로
직접 배우들의 행위로 보여주므로 서사문학 텍스트는 아니다.
③ 판소리는 매우 독특한 서사양식이다. 판소리는 음악이기도 하고 연극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서사 양식이기도 하다.
④ 오늘날의 서사학은 다양한 양식들을 적극적으로 서사문학에 포함시킨다.
말하자면 영화나 애니메이션, 혹은 CF 등을 영상 문학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서사 텍스트 창작의 대상으로 연구하기도 한다.
5. 용어 정리
서사문학 |
스토리와 서술자, 두 요소를 갖춘 문화 양식 전체. 즉 장르의 명칭이기도 하고 그 장르에 해당한 모든 문화들을 가리키는 단어 |
서사, 스토리 |
인물, 사건, 배경의 세 요소를 모두 갖춘 하나의 덩어리. 서사문학 작품이 이야기하려는 내용의 원재료 |
서술자 |
이야기하는 일을 행하는 이야기꾼. 화자의 한 종류로서 이야기하는 사람이란 개념을 지닌 서사문학의 요소 |
서사 텍스트 |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 작품. 글로 쓰인 소설이나, 영상으로 창작된 영화, 그림으로 만들어진 만화 등의 작품 하나하나 |
내러티브 |
스토리를 서술하는 행위 혹은 스토리를 지닌 텍스트. 스토리텔링과 다른 점은 스토리텔링이 단순하게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라면, 내러티브는 서술자의 시점, 서술자의 기법, 영화의 미장센과 여러 요소들의 기법, 결합 등을 포괄하는 더 넓은 개념임 |
2. 서사문학의 구조
2-1 이야기하기와 서사문학
1. 이야기하기가 성립하기 위한 조건
①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소통 과정이 이야기하기의 필수 요건이다.
② 발신자와 수신자만 있어서는 의미가 없고, 그 사이에 소통되는 어떤 내용이 있어야
한다. 즉 이야기(스토리) 자체가 필요하다.
③ 이야기라는 내용물은 하나 이상의 사건을 담고 있어야 한다. 물론 사건이 있으려면
인물과 인물의 행위가 있어야 한다.
2. <이야기하기>의 기호 변환
① 글쓰기는 귀로 들어야 했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기호로 변환한 것이다.
② 말하기에서는 내용을 표정이나 몸짓, 말하는 속도 등으로 형식화할 수 있었는데,
글쓰기에서는 그런 과정을 직접 전달할 수 없어서 이야기를 교묘히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간접화하고 암시할 수밖에 없다.
③ 글쓰기가 취한 가장 대표적 교묘함은 허구를 허구가 아닌 체 이야기하는 점이다.
④ 글쓰기에서는 글로써 모든 것을 전달하고 이해시켜야 하므로 더 많은 간접적 장치들
이 필요해졌다. 이제 이야기를 전달하는 차원(형식)과 이야기 자체 차원(내용)이 분리
되고 그 관계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일이 더 긴요하게 된 것이다.
2-2 허구적 서사문학과 비허구적 서사문학
1. 따라서 허구적이냐 비허구적이냐 하는 문제는 그 내용의 실제성 여부로 따질 게 아니다.
그것은 관습의 문제이며 기법의 문제이다. 사건을 이야기하는 서술자와 작가가 분리될
때는 허구적 서사물이며, 그렇지 않으면 비허구적 서사물이다.
2. 이 책에서 학습하려고 하는 주된 창작물은 소설과 같은 허구적 서사텍스트이다. 허구적
서사텍스트에서 중요한 점은 사실성이 아니라 독자와의 교감이다.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 그 진실을 재미있게
자아내는 기법과 형식이 바로 허구이다.
2-3 허구적 서사문학의 세 국면
1. 스토리, 서술자, 매체
① 서사문학은 “<스토리>를 <서술자>가 서술하는 과정이 글과 같은 <매체>(소설이나
서사시 등 주류 문학은 글로, 영화나 동영상은 영상으로, 만화는 그림으로)로 옮겨진
것”이다.
② ‘스토리’는 서술하기를 위한 원재료이다. 우리는 이야기할 내용이 없으면 아무 이야기
도 할 수 없다.
③ ‘서술하기’는, 서술자가 재료인 스토리를 적당히 변화시키면서 피서술자에게 이야기하
는 과정이다.
④ ‘매체로 옮겨진 것’이란 서술하기의 결과를 언어나 영상, 그림으로 변환시키는 것이
다.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 눈으로 읽는 것들, 즉 글자들의 집합이 바로 이것이다.
이것을 (서사)텍스트라 부른다.
2. 서사문학 구조에 대한 2원론과 3원론
① 서술자와 피서술자 사이의 관계에서 내용의 전달을 중시할 때는 서술이란 용어가,
사회적인 의사소통 관계를 중시할 때는 담화라는 용어의 사용이 적절하다.
② 지금까지 설명한 서사 구조의 분류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토마체프크시 : fabula / syuzhet - 원재료(이야기) / 서술의 과정을 거친 것(텍스트) 토도로프 : histoire / discourse - 이야기 / 담화 주네뜨 : histoire / récit / narration - 이야기 / 텍스트 / 서술 채트먼 : story / discourse - 이야기 / 담화 리먼-케넌 : story / text / narration - 이야기 / 텍스트 / 서술 |
⇒ 토마체프스키, 토도로프, 채트먼 등 초기 서사학자들은 2원론 체계로 본 반면,
주네뜨, 리먼-케넌 등은 3원론으로 체계화시켰음을 알 수 있다.
3. 서사문학의 내용과 형식 분류
서사문학 |
스토리 (내용) |
스토리-재료 |
인물 |
사건 | |||
배경 | |||
스토리-가공 |
인물(성격화) | ||
플롯(사건들의 배열) | |||
환경(배경의 의미화) |
3. 서사문학의 특성
3-1 서사문학의 구조적 성격
1. 1인칭과 3인칭 형식
① 작품과 독자와의 소통을 어떤 시각에서 다룰 것인지에 따라 여러 양상이 설정된다.
② 이 문제는 작품을 주관적으로 그릴지 객관적으로 그릴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
③ 나아가 작품과 독자와의 소통을 어떤 시각에서 다룰 것인지 등 복잡한 양상을 전개한다.
2. 내용과 형식의 구분
① 서사텍스트에서 내용과 형식은 구분될 수 있다.
② 스토리를 서술하는 형식은 여러 가지이다. 소설의 영화화, 만화의 소설화, 드라마의
소설화, 장르 간의 소통이 가능하다.
(예, 정은궐, 『해를 품은 달』, 파란미디어⇒MBC 미니시리즈 『해를 품은 달』, 2012)
3. 서사문학은 시간의 예술
① 서사문학은 시간의 예술이다.
② 일정한 사건이 연쇄되어 시퀀스를 이루려면 시간이 흘러야 한다. 작품 안에서 시간이
흐르지 않으면 사건의 연쇄는 존재하기 불가능하다.
◈ 시퀀스(sequence) :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독립적인 구성단위
주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사용하는 이야기 단위이다.
장소, 행동, 시간의 연속성을 가진 몇 개의 장면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3-2 서사문학의 지배 장르 소설 (▣ 예제)
▣ 18세기 이후 오늘날까지, 소설은 예술 장르 중 가장 지배적인 장르이다.
▣ 이는 소설이 근, 현대의 사회 변화를 반영하고, 복잡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복합적인 욕구를 수용하는 데에 아주 적합한 장르임을 의미한다.
▣ 소설은 자본주의의 시장 원리에도 잘 적응하여 상품과 소비의 대상으로서도 다른
장르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었다.
1. 현실과 이상 사이에 놓인 불완전성
① 서사문학은 연극과 같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적 삶을 재현하려는 성격을 일부 지니
고, 삶에서 가지는 주관적 느낌을 직접 노래하는 서정시와 같이 표출할 수도 있다.
② 소설은 현실과 이상의 충실성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어떤 소설이든 현실비판 지향
성과 유토피아적 이상세계 구현 지향성의 양가적 가치 충돌을 겪는다.
③ 소설은 서정시와 극 양식에 비해 형식에 덜 얽매이므로, 넓은 영역에서 표현할 수 있다.
⇒ 이와 같은 요인들은 결과적으로 소설이 불완전성의 속성을 갖게 만든다.
2. 복합성
① 소설의 미적 구조는 ‘상호 교환적’이다. 즉, 소설의 구조는 열려 있다.
⇒ 역사와 철학이 소설을 이루는 요소가 되기도 하고, 소설이 그들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소설은 시적 표현을 담을 수도 있고, 극적 상황을 표현할 수도
있다.
② 소설은 잡식성의 장르이다.
⇒ 소설은 계몽적인 교훈을 담아내면서, 동시에 재미를 풍부하게 느끼도록 하기도
하며, 윤리적이면서 반윤리적이기도 하고, 선한 인간과 악한 인간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한다.
③ 소설은 삶에 가장 밀착되어 다양하고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장르이다.
⇒ 삶의 복합성 때문에 자연스레 소설은 여러 요소를 혼합하지 않을 수 없다.
※ 서사문학의 기능
a. 서사문학은 다양한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
물론 우리가 소설을 읽는 것은 지식을 얻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b. 서사문학은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게 한다.
소설은 실제적 삶의 경험을 깊고 넓게 받아들인다. 그 결과, 소설은 독자들의
인식 폭이 넓어지도록 도와준다.
c. 서사문학은 다중적인 흥미를 제공한다.
우리는 박경리의 「토지」를 읽으면서, 한 여성의 운명을 통하여 비장미를 느낄
수 있으면서 동시에 농민들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해학적 즐거움을, 혹은 유장한
역사의 흐름에서 읽을 수 있는 생존의 고귀함을 느끼는 흥미로움마저 얻을 수
있다.
3. 허구성
① 소설을 허구(fiction)라고 일컫는다. 허구라는 말은 단순한 거짓말을 뜻하지 않는다.
허구란 아무 것도 없는 데에서 거짓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를 재료로 삼아
그를 가공하여 다시 구조화하였다는 것이다. 당연히 허구는 실제와 다를 수밖에
없지만, 실제와 전혀 무관하게 창조되는 것도 아니다.
② 문학의 허구란 현실에 부합하는 실제성을 지닌다. 즉 실제와 다르지만 실제적 성질을
지니도록 창조한 것이 허구이다. 이를테면 소설은 이야기이면서도 실제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창조하고 구조화한 이야기이다.
③ 소설은 르포나 자서전, 수필, 신문기사와 달리, 있을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하지 실제
있었던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허구는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재료로 삼되, 그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거기에서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을 포착해내도록 이야기를 꾸민다(구
조화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새롭게 구조화함으로써 더 철학적인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④ 소설은 실제보다 더 진실을 잘 잡아낸다. 우리의 실제적 삶은 여러 가지 위선과
허위와 가식으로 덮여있어서 늘 진실은 덮여있기 마련이다. 소설은 그것을 재료로
삼아 구조를 새롭게 짜냄으로써 진실이 드러나도록 한다.
⑤ 소설의 허구성은 소설이 현실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이상에의 추동을
가능하도록 뒷받침한다. 허구는 늘 현실에서 출발하여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다.
3-3 서사문학과 모방
①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 모든 예술을 모방의 양식이라 규정하고, 문학은 행동하는
인간을 모방한다고 했다.(플롯, 구조화) 이때 ‘행동하는 인간’을 모방한다는 것은
구체적인 삶의 목적과 과정을 모방한다는 뜻이다. 즉 문학에서 모방의 대상은 인간
혹은 인간의 삶이다.
② 루카치 『소설의 이론』 : 소설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현실을 사회 전체와의 관련성
속에서 봐야 하며, 실제 있는 그대로를 재현하는 것은 소설의 목적이 아니다.
③ 골드만 『소설 사회학을 위하여』 : 소설은 주인공이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려 하지만
결국 타락한 사회 속에서 타락한 방법으로 추구하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상동성의
원리는 기본적으로 소설이 사회를 모방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 소설이란 허구를 통하여 현실을 모방하는 것이고, 그로써 복잡한 현실의 전체성
을 그려내어 삶의 진실을 보여주려 한다는 데에 있다.
4. 서사문학의 발생과 성장
4-1 허구적 서사문학의 발전과정
1. 서구의 소설 발달과정 : 신화→서사시→로망스→근대소설
2. 우리의 소설 발달과정 : 우리 민족의 경우, 서사시의 전통이 강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신화를 잇는 장르로 전설과 민담을 든다. 즉. 신화→전설(민담)
→고소설→근대소설로 발전하였다는 것이다.
경험적 서사 (眞과 사실성 중시) |
모방적 충동 |
과거 실제적 사실의 진실성, 인과성 중시 - 전기문학 |
역사적 충동 |
현재의 환경적 진실성, 사회학적, 심리학적 경향 플롯 부재, 인생의 단면 - 자서전, 인물묘사 | |
허구적 서사 (美와 善 중시) |
낭만적 요소 |
관념적 성격, 사랑가 감정 중시, 수사학적 - 중세 로망스 |
교훈적 요소 |
지적이며 도덕적 충격 - 우화, 풍자문학 |
로버트 숄즈, 로버트 켈로그, 『서사의 본질』
“결국 소설은 인류가 지닌 근본적인 욕구 두 가지가 결합하여 발생한 것이다. 하나는 경험을 통하여 현실적 삶을 이해하고 거기에서 진실을 찾으려는 욕구(경험적 서사)이고, 또 하나는 아름답고 도덕적인 이상향을 찾으려는 욕구(허구적 서사)이다. 사실을 이야기함으로써 진실을 찾으려는 지향과 이상을 이야기함으로써 아름다움의 즐거움을 얻으려는 지향이 균형을 찾아 새롭게 형성해낸 장르가 바로 소설이란 뜻이다.”
루카치, “서사시가 그 자체로 완결된 삶의 총체성을 형상화한다면 소설은 숨겨진 총체성을 찾아내어 이를 형상화한다”고 했다.
⇒ 루카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나의 가치 있는 존재로 우뚝 선 개인들이 자신들
에게 닥친 분열과 고통의 현실에서 자기를 찾아 더 나은 삶을 지향하려는 이야
기로 소설을 보는 것. 이렇게 보면, 근대에 접어들어 근대 소설이 발생하고 발
달한 과정은, 소설이 현실과 밀접한 서사이면서 동시에 이상적 세계를 은밀하게
추구하는 서사임을 드러낸다 할 수 있다.
4-2 허구적 서사문학(소설)의 유형
1. 소설의 유형을 구분하는 데에는 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다.
√ 범죄소설, 농촌소설, 도시소설(소재나 배경에 의한 분류)
√ 풍자소설, 아이러니 소설(기법에 의한 분류)
√ 감성소설, 서정소설, 이념소설(주제에 중점을 둔 분류)
√ 장편(長篇)소설, 중편소설, 단편소설
장편(掌篇)소설(콩트), 엽편(葉篇)소설,
대하(大河)소설(분량이나 규모를 기준으로 한 분류)
2. 작품의 길이에 대한 논의
“시작은 그 자신 필연적으로 다른 것 다음에 오는 것이 아니고, 그것 다음에 다른 것이 존재하거나 생성되는 성질의 것이다. 반대로 종말은 그 자신 필연적으로 또는 대개 다른 것 다음에 존재하고, 그것 다음에는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성질의 것이다. 중간은 그 자신 다른 것 다음에 존재하고, 또 그것 다음에 다른 것이 존재하는 것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중
⇒ 시작은 그 성질이 자신의 다음에 이어질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는 것이며,
중간은 앞 대목의 가능성 중 하나이면서 그 스스로 뒤 이을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끝은 가능성이 사라지고 필연성만 남는 내용이다.
① 작품의 길이는 작품의 시작에서 끝으로 이어지는 내용의 성질에 따라서 달라진다.
②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일정한 길이 함은 미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길이를 말한다.
어떤 정도의 길이와 규모가 가장 아름다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③ 작가가 한 편의 소설 작품의 길이를 정할 때에는, 작품 외적 요인, 이를테면 출판사
의 상품화 전략에 따른 요구, 원고료, 창작의 환경 등이 작용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작가가 자신의 미적 목적을 수행함에 있어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포현할 수 있는 적절한 길이의 정도를 선택하는 것이다.
④ 결국 작품의 주제, 소재, 작가의 의도, 작가의 시각 등에 의해 작품의 규모와 길이가
정해진다.
3. 본격소설과 대중소설
① 본격소설과 대중소설을 구분하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② 범박하게 말하자면, 예술적인 목적만을 위해 창작한 작품이 본격소설이고 대중적인
흥미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 대중소설이라 말할 수 있다.
③ 암묵적으로 본격소설은 고상하고 교양적인 반면, 대중소설은 통속적이고 저급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④ 최근에 와서는 고급문화와 저급문화의 구별이 불가능하고 무의미하다는 이론이 제기
되고, 대중성의 가치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4. 대중소설의 여러 유형과 특징
① 대중소설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유지하는 것은 애정소설과 추리소설
② 최근에 와서 대중소설은 판타지 소설, SF소설, 하이퍼텍스트소설 등 다양한 이름과
모습을 선보이며, 디지털 문화를 바탕으로 크게 번성하고 있다.
③ 대중소설은 기존의 귀족적 문화 관습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고정관념에 충격을 던지면
서, 인터넷 시대, 다원적 세계화 시대의 새로운 대응문화로 관심을 끌고 있다.
④ 그러나 대중소설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삶에 진정한 의미와
발견, 참된 문화적 흥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
한다.
제2장 서사문학 창작을 위한 예비학습
1. 왜 쓰는가
1-1 표현본능
1. 이야기로 표현하기
① 소설은 사람 사는 이야기이다.
“우리 주변의 한 인간 속에는 여러 편의 소설이 들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 사람의 삶이 평이하거나 단조롭지 않고 고통과 굴곡이 심할수록 더 많은 소설이
들어 있는 것이다.”
- 문순태, 『소설창작연습』, 태학사, 1998
√ 소설이란 사람 속에서 나온다. 모두가 다 자기가 주인공인 소설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므로 백 명의 사람이 있으면 소설도 백 편 이상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② 서로 다른 이야기들의 공통점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편의 소설이 될 만한 이야깃거리를 자신 스스로 갖고 있다
생각한다. 자신이 겪은 파란만장한 경험, 인간의 운명, 사회의 부조리함, 삶에 대한
어떤 발견,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자신의 어떤 주장 등등. 내용은 다 다르겠
지만 그들의 ‘하고 싶은 이야기’의 공통점은 ‘자신의 가슴속에 깊이 맺힌 어떤 것’이
라는 점이다. 전상국은 소설을 쓴다는 것을, ‘마음속에 엉킨 실타래를 풀어내는 것’이
라 해석하였다.
③ ‘표현’은 사람의 본능이다.
‘표현’이라는 한자어는 바깥으로(表) 나타나게(現) 한다는 뜻이다. 영어 단어는
‘express’에서 ‘ex’란 ‘안에서 밖으로’라는 뜻이고, ‘press’란 밀어낸다는 뜻이다.
영어로도 표현은 역시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내민다는 뜻을 갖는다. 자신이 마음속
에 은밀하게 숨겨 두고 있었던 것들을 바깥으로 팍 밀어냄이 바로 표현이다.
▶ 표현의 수단 중 가장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언어이다. 소설은 언어를
사용한 표현 형식 중 하나인데, 서사문학은 언어를 이야기의 형식으로 꾸며서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④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의 이유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욕망’은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욕망과 같다. ‘마음속 깊은 곳의 이야기’는, 첫째, 개인에게 아주 절실한 문제
이거나, 둘째 개인의 진실이 담겨 있거나, 셋째 어떤 성찰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우리가 단순한 감정이나 우연한 계기로 만난 지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마음
의 깊이에서 끌어올린 그 무엇을 이야기한다면, 적어도 위와 같은 세 측면이
내포되어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아주 절실한 그 무엇을 이야기하며, 진실을
찾으려 애쓰며, 그리고 자신의 삶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나누는 것,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소설의 형식을 빌려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 내고자 욕망하는
이유이다.
2. 소설 쓰기와 소통
① 볼프강 이저(Wolfgang lser)의 문학 이론 : “작가는 독자에게 말을 걸고 있다.”
◈ 문학작품이란 작가와 독자가 담론할 내용을 담은 것인데, 작가는 독자에게 말을
걸면서 어떤 기대를 갖게 되어 있다.
◈ 작가의 기대에 따라 작가가 말을 거는 계층은 달라진다. 작가가 어느 계층을
향하여 말을 거느냐 하는 것은 곧 작품의 성격을 결정짓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 작가가 특히 말을 걸고 싶어 하는 독자를 ‘가상의 독자’라고 한다.
그러므로 가상의 독자는 문학작품의 구성 요인이라 할 수 있다.
▶ 결국 작가는 직접 특정한 독자와 말을 나눌 수 없지만, 가상의 독자와 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작가의 창작은 독자와의 대화
의지에 의해 작동된다.
②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론
◈ 소설을 쓰는 행위와 그것을 읽고 이해하는 행위는 주고받는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양자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 그것은 곧 삶에 대한 서로의 이해를 나누는 것이다. 창작과 독서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서로 소통함을 의미한다. 즉 무엇인가를 주고
받으면서 함께 찾는다는 뜻이다.
◈ 공통된 탐색의 대상은 삶, 인간, 세계, 그들의 모든 관계이다. 그래서 오에 겐자부
로는 소설을 ‘인간의 전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말로 만든 장치’라고 정의한다.
▶ 인간의 삶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통찰한 것을 가지고 다른 사람(독자)과 대화
하려는 것이 소설의 본질적 속성이란 것이다.
③ 소설은 독자와 함께 걷는 길
◈ 송하춘은 작가가 소설을 쓰는 일이란, 장차 독자가 걸어갈 길을 마련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며, ‘소설은 독자와 함께 걷는 길’이라 했다. 더 소박하게 말하
자면, 내 삶을 더 잘 알기 위해 소설을 쓴다고 바꾸어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어쨌거나 나는 할 말이 있고, 그래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1-2 서사와 생활
1. 현실은 서사적 목소리들로 포위되어 있다.
“세상에는 무수한 서사체들이 있다. 이 서사체들은 분절 언어, 구어 또는 문어, 고정되거나 유동적인 이미지들, 몸짓, 이 모든 재료들을 질서 있게 혼합된 것들을 통해서 전달될 수 있다. 서사는 신화, 전설, 우화, 이야기, 중편소설, 서사시, 역사, 비극, 드라마, 희극, 마임, 그림, 스탠드 글라스, 영화, 희곡, 뉴스기사, 대화 등의 형태로 존재한다. 더구나 서사는 모든 시대, 모든 장소, 모든 사회 안에 존재한다. 서사는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하고,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다.” - 롤랑 바르트
▶ 탬블링은 바르트가 제시한 서사 항목에 더하여, 유행가, 선전 문구, 심지어는
상품의 겉포장에 적힌 사용설명서까지도 서사가 들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만큼
서사는 생활과 밀착되어 있다. 우리는 이야기로 생활하며, 생활 속에서 이야기
를 구성해 낸다.
2. 현대인에게 서사(이야기하기)는 생활의 한 방편이다.
① 우리의 하루 일상은 서사로 시작해서 서사로 마무리된다. 잠에 들면 꿈이라는 또
다른 이야기에 빠진다. 생활 자체가 서사에 쌓여 있다는 말은 현대인의 생활을 구성
하는 하나의 요소로 서사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현대인에게는 서사(이야기하기)가
생활의 한 방편이 된다.
② 우리가 소설을 쓰고 싶다는 욕구를 가질 때에, 그 욕구 안에는 서사로 살아가는 현대
인이 가지는 어떤 필요성이 내재되어 있다. 즉 자기 삶을 돌아보기 위하여 삶의 방법
인 서사를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일을 통해 단순하게 즐거움을 누리
기만 하는 게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나 삶의 의미에 대하여 작가와 대화를
나누듯이, 자기 생활에 활력소를 얻고 반성의 계기를 찾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소설
을 쓰는 일을 통하여 자기를 확인하고 자기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된다.
▶ 소설 창작은 더욱 삶을 잘 이해하고 자기 확신에 가까이 다가서는 과정이 될
것이다.
1-3 서사의 활용
1. 미디어 환경의 변화
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환경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② 스토리의 쓰임새는 더욱 늘어갈 것 : 영화, 게임, CF, 애니메이션, TV의 각종 오락
프로그램들도 스토리를 생명으로 삼게 되었다.
③ 문제는 현재의 서사 활용은 단순하고 일회적인 오락주의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
다. 서사를 통한 재미만 추구하지 서사를 통한 삶의 발견이나 가치 추구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일회적이고 즉각적인 쾌락만 추구하는 지금의 추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2. 서사의 올바른 활용
① 기본적인 서사적 전통의 중요성 : 신화, 전설, 민담 등은 기본적으로 서사의 문법을
충실하게 보여 주는 대상들이다. 신화, 전설, 민담, 고소설 등을 잘 분석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들은 신화나 전설, 민담 등이 얼마나
강력하게 서사의 젖줄 구실을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② 실제 삶의 과정에서도 서사를 활용하는 지혜를 열어 가야 할 것이다. 교육의 과정에
서 서사의 독서와 창작이 학생들의 인식 폭을 크게 넓히고 인격적 성장에 크게 이바
지한다는 연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지심리학 등에서 연구하고 있는 이러한
성과들은 서사의 가치 상승을 주도할 것이다.
2. 작가와 정신
2-1 작가정신이란?
“소설을 쓰는 작가는, 그가 전문적인 작가이든 아마추어든, 자기 생활과 삶을 더 문제 삼고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문제의식이 있을 때 우리는 우리 삶에서 진실을 추구하게 되고, 그 진실을 추구하려는 정신이 소설을 구성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를 작가 정신이라 부를 수 있다.”
2-2 왜 쓰는가?
① 전상국은 여러 작가들이 소설을 쓰는 이유를 조사하여 밝혔는데,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기 위하여’, ‘무엇인가가 그리워서’, ‘분노하기 위하여’ 쓴다고 답한다. 이처럼
작가마다 소설을 쓰는 이유가 다 다르다.
② 그러나 이러한 이유들의 밑바닥에는 자기 생활을 성철하고 진실을 추구하려는 진지한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는 점은 같다. 물론 그 진실 추구는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 가기
위하여 필요하다.
③ 작은 일에 관심을 쏟고, 자기 생활에서 문제를 찾아 고민하며, 그 고민의 결과로
진실이 무엇인지를 추구하는 것, 그것이 작가 정신이다. 그런데 전문적인 작가는
그러한 문제의식에만 매달리지는 않고, 그 문제의식을 즐거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풀어 가려 한다.
④ 그리고 그 묻고 답하는 과정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이다. 송하춘은 ‘물음과 해답의 수많은 연속이 바로 소설’이라고 한다.
2-3 소설가의 역할, ‘이야기꾼, 교사, 상품제조자’
① 이야기꾼 : 소설 자체가 이야기이므로 소설을 만들려면 이야기꾼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이야기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능란하게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
② 교사 : 교사라는 말은 진실을 추구하여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의미
③ 상품제조자 : 오늘날 직업적인 전문 작가는 생산하기 위하여 소설을 쓴다. 즉 소설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교훈이나 즐거움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다. 그러려면
가치 있는 여가를 독자들에게 줄 수 있고, 미적 체험을 더 고급스럽게 누릴 수 있게
기여하며, 궁극적으로 교양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2-4 소설가란?
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와 그것의 해결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하며 실천하는 사람
② 변화해 가는 시대 속의 인간존재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
③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과 방법에 대한 모색도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
▶ 따라서 작가 정신이란 개인의 문제에 대한 관심과 함께 사회문제를 고민하는
데에서 출발하며, 그를 해결하기 위한 진실 추구는 철학 서적과 같은 논리적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형식과 언어적 방법의 고찰을 통한 미적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3. 창작 수준의 단계
3-1 소설 창작에 필요한 네 가지 능력
1. 소설 창작의 기본 조건
① 하고 싶은 말이 있어야 한다.
② 그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③ 그 말을 이야기로 꾸며야 한다.
④ 꾸며진 이야기를 글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네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 편의 소설이 이루어진다. 그 중 어느 하나라도
결여되면 소설은 구성될 수 없다. 이 네 가지 전제조건 중 ‘나는 소설을 쓸 수 없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는 항목은 어느 것일까?
2. 누구나 이야기를 만들 능력을 가지고 있다.
① 셋째 조건, “그 말을 이야기로 꾸며야 한다.”는 조건은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난 이야기를 꾸며 대는 솜씨가 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법하
다. 이야기로 꾸밈은 자기의 말을 그럴듯하게, 재미있게, 또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데
에 도움이 된다.
② 우리 주변에는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풀어내는 재주가 특출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이야기로 꾸며 내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③ 사실은 그 욕구 때문에 누구나 소설을 한번쯤 써 보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믿지 못할 뿐이지, 누구나 이야기를 만들 능력을 가지고 있다.
3. 소설은 누구든지 쓸 수 있다.
① 대체로 소설을 쓰는 방법을 모른다거나, 실제로 써지지 않는다거나, 하는 하소연을
하는 사람들은 “꾸며진 이야기를 글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는 넷째 조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② 그것은 글에 대한 어떤 강박관념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말을 그냥 그대로 글로
옮기면 되는데, 자기 입에서 맴도는 말보다 더 멋지게 글로 옮기려니까 쓰기 어려운
것이다. 진솔하게 쓴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글로 옮기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③ 따라서 소설이란 누구나 쓸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스스로 믿지 않는다는 데에 있
다. 하지만, 소설을 누구나 쓸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전문적인 작가가 되지는 않는다. ‘좋은 소설을 쓰는 것’과 ‘소설을 쓸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4.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한 조건
① 좋은 소설을, 훌륭한 소설을 쓰려면, 어느 정도 천재적 재능이나 타고난 솜씨, 혹은
경륜이 필요함은 사실이다.
② 그렇더라도 누구나 좋은 소설을 처음부터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좋은
소설을 쓰려고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 좋은 소설을 쓰겠다는 강박관념이 한 편의
소설도 완성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③ 그러므로 초보자로서 이제 소설 창작의 통로에 접어든 사람이라면, 소설을 쓸 수
있다는 확신을 자신에게 새김이 중요하다. 학습을 하면서 창작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모든 인간은 이미 모든 사물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다. 다만 그것을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 문제이다.” - 소크라테스 |
“낱말의 소나기로 응결되어야 할 희미한 관념의 구름” - 스펜서 |
▶ 우리는 스스로 인지하는 것보다 더 많이 알고 있으며, 소설을 쓸 때에는 자기가
창고 속에 숨겨둔 ‘앎’을 끄집어내어 활용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우리가 소설
을 쓰는 데에 필요한 지식은 그리 많지 않다. 기본적으로 소설을 쓰는 데에 필
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진실을 찾아 자기 목소리를 내려는 의지와 믿음이다.
3-2 소설 창작의 단계
1. 작가가 통과해야 할 네 단계
① 1단계 : 자기도취적 방식으로 글을 쓰며, 글쓰기는 자신을 즐겁게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이야기는 아닌 단계
② 2단계 : 독자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애쓰지만 아직 수준이 낮은 상태로서 완전하
게 진전된 소설을 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단계
③ 3단계 : 완전한 소설의 체계를 갖추기는 하지만 구조의 허점이나 인물들의 성격적
약점들이 있어서 기술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단계
④ 4단계 :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여 전문가 수준에서 작업할 수 있는 단계
- Damon Knight, 『소설창작법』
2. 이야기와 형식으로 나눈 다섯 단계
① 1단계 :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여
할 이야기를 확정하지 못하는 단계
② 2단계 :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하였으나 어떤 방법으로 이야기를 꾸밀지 모르는 단계
③ 3단계 :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절한 구성으로 꾸미려고 노력하지만 체계를
갖추지 못한 단계
④ 4단계 :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여 전문가 수준에서 작업할 수 있는 단계
⑤ 5단계 : 이야기와 형식적 구조가 잘 조화되도록 창작할 수 있는 단계
3. 1단계의 상황과 대처법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여 할 이야기를 확정하지 못하는 단계”
① 작가가 자신의 주관적 감정과 생각에 빠져 있는 상태
② 주제의 불확정 단계라고 부를 수 있는 이 과정에서 소설 창작으로 진행하려면, 자기
주관에 함몰해 있는 자기를 빨리 파악하여 거기서 빠져나와야 한다.
③ 대체로 이 단계에서는 소설을 완성하기가 어렵지만, 만약 억지로 소설을 쓰면 관념적
이거나 유치한 우화적 글이 되기 쉽다. 자기 글의 주제, 즉 자기가 할 말을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④ 이 단계에서 벗어나려면 주제를 구체적으로 세우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4. 2단계의 상황과 대처법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하였으나
어떤 방법으로 이야기를 꾸밀지 모르는 단계”
① 2단계는 자기가 할 이야기의 핵심과 본질을 스스로 의식하지만, 그것을 객관화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② 초보자의 경우, 일기 형식이나 편지 형식을 빌려서 소설을 쓰곤 한다. 이 형식이
특정한 필요성이나 미적 효과를 위한 것이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고 그게 그냥
편하기 때문이라면 객관화로 나아가지 못한 글쓰기 유형의 전형적인 경우에 속한다.
③ 작가가 자기 이야기를 남에게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체계를 갖출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므로 쉬운 방식을 택한 셈이다.
④ 주제 미확정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이 과정에서 벗어나 더 나은 소설 체계를
갖추려면,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구상하여 판을 짤 것인가를 익혀야 한다. 즉 내
이야기를 남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
5. 3단계의 상황과 대처법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절한 구성으로 꾸미려고 노력하지만
체제를 갖추지 못한 단계”
① 셋째 단계는 자기가 할 이야기를 객관화하려고 노력하지만, 그래서 소설적 체계를
갖추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성숙된 솜씨를 갖추지 못하여 완성도를 높이지 못하는
경우이다.
② 이런 소설 작품은 옛이야기들을 글로 옮긴 것처럼 보인다. 인물과 사건과 배경을 다
활용하여 구성적 형식을 만들어 내지만, 그 짜임새가 엉성하고 미적인 형식화가
덜 숙성되었다.
③ 그래서 인물은 성격을 갖추지 못하고 사건은 의미를 생성하지 못하며 배경은 단순하
다. 언뜻 보면 줄거리만 나열한 느낌을 준다.
④ 입문 단계라 할 수 있는 이 단계에서 더 나아가려면, 주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의 성격 구현 방법, 이야기 짜임의 의미화 과정, 배경의 역할 등을 이해하여야
한다. 그러려면 기존의 고전적 소설 작품을 많이 읽으면서 그런 항목들을 하나하나
짚어 나가며 배우는 과정을 거쳐 보는 것이 좋다. 소설 창작에 입문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이 단계에 속할 듯하다.
6. 4단계의 상황과 대처법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절한 체제로 구성하지만
내적인 구조가 허술한 단계”
① 넷째 단계는 어느 정도 완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지만, 작품이 허술하고
탄탄하지 못한 경우이다.
② 자기가 쓴 글을 신춘문예에 응모하기 위하여 제출하거나, 기성작가에게 보이거나,
출판사에 넌지시 보내 보거나 한 경험이 있는가? 그랬다가 탈락하거나 반송 받아서
낙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좋겠다.
③ 자신은 제대로 썼다고 여겨지더라도 객관적인 기준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자신도
모르는 어떤 미비점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파악하고 인정하여서, 예술적 품격을
구비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가 무척 어렵다.
피를 말리는 자기 수련이 필요한 단계이다.
7. 5단계의 상황과 대처법
① 다섯째 단계에 이르면, 우리는 어느 정도 자기만족을 할 수 있다.
② 이 단계에 이르기 위하여 우리가 수행해야 할 첫 과제는 자신이 어느 단계에 있는가
를 파악하고 인정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하여 우선 자기 마음대로 작품을 한 편 써
보고, 가까이 지도할 수 있는 분을 찾아 평가를 받아 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런 다음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 이런 학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평생의 과업처럼 여기고 자기를
발견하고 삶의 진실을 추구하려는 의지로 창작 연습에 몰입해 보자.
제3장 주제 정하기
1. 주제 설정의 중요성
1-1 주제의 참뜻
1. 주제 설정은 창작의 출발점
서사문학 창작의 길에 들어서서, 가장 처음에 해야 할 일은 주제 설정이다.
“소설에 있어서 가장 최초로 존재하는 것은 주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주제를 발견할 능력이란 그 작가의 기초적인 재능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제가 제출되기 전까지는 작가는 아무 손댈 곳을 모른다.
주제는 소설의 시초요 전체다.” - Percy Lubbock, 『소설기술론』
⇒ 주제 정하기가 첫 단계인 이유는 주제야말로 창작자가 글에 담고자 하는 핵심이
며, 그 글을 쓰는 목적, 혹은 창작의 방향이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가 소설을
쓰기 위하여 주제를 정했다면 그 사람은 창작의 절반을 해낸 셈이다.
2. 주제란 무엇인가?
① 글쓰기의 뜻, 작가가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 작가의 목소리, 작가의
가치관이나 세계관, 인생관, 문제의식 등
② 이처럼 다양한 정의가 가능한 것은 주제 자체가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설령 작가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을 확실하게 정형화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그대로 작품에
관철되지는 않는다.
③ 한 때 주제를 어떤 교훈이나 계몽으로 한정하기도 했으나 교훈이나 삶의 지혜를 얻는
게 주목적이라면 굳이 소설을 읽을 필요가 없다. 그런 교훈들은 부수적으로 파생하는
것이지, 그 자체를 소설의 목적으로 볼 수 없다.
3. 주제의 형성
① 주제라고 해서 반드시 무겁고 진지하며 철학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제를
철학적이고 교훈적인, 그래서 고상한 관념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독자와 더불어 삶에 관한 풍부한 대화를 나눌 수 없다.
② 철학적이고 진지한 주제를 내세우더라도 인물의 형상이 비현실적이고 스토리가 잘
짜이지 않으면 좋은 작품이 될 수 없다.
③ 대중적인 흥미 중심의 소설을 창작하더라도 주제가 있을 때, 인물과 플롯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고 흥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 인물, 배경, 사건 등의 제 요소가 모여서
주제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4. 주제 탐색의 의미
① 소설에서 주제는 삶에 대한 관심과 의문, 그 삶의 진실을 추구하는 데에서 나온다.
그것이 곧 작가로서 독자와 더불어 대화하려는 자기 목소리, 혹은 자기의 메시지,
궁극적으로 자기의 뜻이 된다.
② “지금 한 야심 있는 젊은 작가가 종이 한 묶음과 연필을 가지고 작품에 착수할 때,
그에게 닥치는 문제는 단순히 ‘무엇을 쓸까’가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이
되길 바라는가’ 하는 것이다.”(콜린 윌슨)
③ 이렇듯 문제의식을 통해 자기의 관심사를 분명히 정하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소설은
물이 스스로 물길을 만들어 흐르듯이, 그렇게 전개된다.
④ 대체로 초보적인 작가일수록 자기의 갈 길을 먼저 세워 두는 것,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주제를 정해 두는 것이 좋다.
1-2. 주제와 소재, 제재
① 소재는 글을 쓰기 위하여 동원되는 재료를 말하고, 제재는 그 작품의 중요한 동기를
의미한다. 보통 우리가 ‘~에 대하여 썼다’라고 할 때, 그 ‘~에 대하여’가 제재이다.
② “주제는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그 무엇에 해당하는 것이며 제재는 주제를 낳기 위해
동원되는 재료나 근거(가령 인물, 사건 등)라 할 수 있다.“(조남현, 『소설원론』)
③ 주제, 소재, 제재의 분류 예시
|
김동인, 『감자』 |
정지용, 『유리창』 |
소재 |
감자 |
유리창 |
제재 |
빈민층의 궁핍한 현실, 복녀의 죽음 |
자식의 죽음 |
주제 |
자본주의 사회가 빚은 환경 변화에 따른 비극적 삶 |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깨달음 |
1-3. 주제의 구체성
① 습작생들의 공통된 약점은 주제의식이 모호하다는 사실이다.
② 제목을 붙이기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제가 명확하지 못해서 그렇다.
③ 주제는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거기에는 작가로서 자기가 마음에 품고 있는
뜻, 혹은 관심과 시각, 의문과 탐색의 결과가 들어 있어야 한다. 주제는 그냥 ‘~에
대해서 써 볼까’ 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④ 주제란 “어떤 소재에 대하여 그 작가가 어떠한 해석을 내리고 있으며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가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이다.(구인환, 『소설론』)
⇒ 소설 창작의 길목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것이 바로 주제의 설정이다. 그것은
‘왜’라고 묻는 데에서 시작한다. 그 문제의식에서 주제가 나온다.
2. 문제의식과 주제의식
2-1. 문제의식과 주제의식
① ‘왜’라고 묻는 데에서 주제가 시작한다. 그렇다면 무엇에 대하여 물음을 던질 것인가?
② ‘주제의식’은 어떤 대상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보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관심에 의해
문제점을 자각하고 그리고 그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파헤친 결과가 ‘주제’가 된다.
③ 중요한 것은 작가로서 늘 문제를 찾으려는 깨어 있는 의식을 갖는 것이다. 열린 마음
과 시각으로 작고 사소한 일에서 문제를 찾으려 하는 태도와 정신이 필요하다. 그러
고 보면, 문제의식은 주제의식과 통할 뿐만 아니라 작가 정신과도 연결되는 것이다.
2-2. 문제의식의 근원
1. 자신이 집중적으로 집착하는 그 ‘무엇’, 즉 절실한 것, 거기에는 열등 콤플렉스가 작용하
는 것, 그리고 자기의 관심을 지배하는 것 등을 포함시킬 수 있다.(전상국)
⇒ 개인적인 내면이나 욕구에서 주제 찾기
2. 인간과 사회와 자연의 문제, 더 구체적으로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새로운 인식, 특히
우리들의 삶을 억압하는 힘의 정체에 대한 관심(현길언)
⇒ 개인과 사회의 관계, 그 현실적 실상에서 문제를 찾기
3. 우주론적 총체와 개체 사이의 모반과 합일(박경리)
⇒ 개인 추구와 자연합일의 열망이라는 큰 상상력 안에서 우리는 소설의 주제를
찾아낼 수 있을 것
⇒ 개인, 사회, 우주의 통합축의 핵심은 ‘나’ 자신이다. 따라서 우리가 가져야 할 문제
의식의 근원은 일차적으로 자기에게서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가장 쉬운
방안이며, 동시에 가장 절실한 길이기도 하다.
2-3. 문제의식과 삶
① 우리가 글을 쓰고 읽는 것은 궁극적으로 세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찾기 위한 과정이다. 글을 쓰면서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가 하면,
남이 쓴 글을 읽으면서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을 재정립한다.
② 크든 작든 그런 서사물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서사물을 만들어 내고, 이해하며, 보존하는 것은 또한 다른
사실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일종의 사실 인식이다.
③ 서술하는 것은 일종의 힘(설득력)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때때로 구술 서사물
은 우리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세계와 자아의 대립은 전통소설에서는 주로 ‘현실과 이상의 균열’로서 구체화된다.
이와는 달리 현대소설에 있어서 대립의 경계선은 무엇보다 외부세계와 의식 사이에
설정된다.” - G. 루카치
⇒ 현대소설에서는 소설의 중심 갈등이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세계(사회)와
개인의 의식 사이에서 제기된다. 곧 현대소설의 문제의식은 개인의 삶에서 출발
한다. 그 문제의 근원을 나 자신에게서 찾든, 사회에서 찾든, 더 큰 세계에서
찾든, 문제의 출발은 자신의 삶이다. 결국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서사문학
의 창작 과정”이다. 그러므로 나를 둘러싼 문제들에 직면하여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찾아갈 때 창작의 길이 열린다.
3. 문제의식을 주제로 발전시키는 과정
3-1. 경험과 관찰
① 서사문학은 나와 세계의 만남, 혹은 소통의 광장이다. 자신이 세계와 만나는 것은
경험에서 시작된다. 경험이야말로 모든 글쓰기의 기본적인 재료이다.
② 경험에서 소설 창작의 작업이 시작함은 사실이지만, 경험이 바로 소설의 내용이
되지는 않는다.
③ 경험을 자기 것으로 육화시켜서 거기에서 무엇인가 문제를 찾아낼 때 그 경험은
문학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이를 ‘체험’이라 부르도록 하자.
④ 체험은 삶 속에서 만들어진다. 경험을 체험으로 승화하려면 거기에 ‘나’라는 주체가
작용하여야 한다. 나의 경험에 어떤 의미를 새겨야 한다는 뜻이다.
⑤ 관찰
1) 경험에서 문제를 찾아내고 주제로 발전시키기 위한 첫 단계는 ‘관찰’이다.
관찰이란 일상적인 삶 속에서 무엇인가 발견함을 뜻한다.
2) ‘경험’ 자체가 중요하거나 하찮은 것이 아니라, 그 경험에서 무엇을 발견하느냐에
따라 경험의 값어치가 달라질 뿐이다. 그렇게 경험에서 무엇인가 의미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관찰’이다.
3) 관찰을 통한 세계와의 만남은 세계와 나를 연결 짓는 것이다. 따라서 관찰이란
소설 창작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아닐 수 없다.
4) 관찰을 잘 하는 방법은 어떤 경험이 생길 때, 일어난 일을 ‘있는 그대로,
세밀하게, 끝까지’ 보는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세밀하게 끝까지
보다 보면 거기에서 큰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뉴턴의 사과나무와 만유인력)
“전쟁터를 찾았다고 해서 누구나 헤밍웨이와 같이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헤밍웨이는 그 경험에서 의미를 찾았던 것이다. 결국 어떤 일을 경험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발견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쓸거리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지 않는다’. 작가는 새롭게 보려고 하는
‘제2의 눈’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항상 깨어 있는 의식이 필요하다.”
⇒ 발견의 첫 단계가 바로 관찰이다. 관찰을 잘 하려면 세밀하게 사물을 보는 습관
을 가져야 한다. 언제나 열린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
3-2. 발견의 논리
① 관찰을 지나서 우리가 수행해야 할 과정은 관찰한 대상에 대하여 이해하고 판단하기
위한 논리를 찾는 일이다.
② 경험에서 문제의식을 투영하여 무엇인가를 찾았을 때, 그 다음에 우리는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어떤 것이 진실인가’ 등등의 파장이
생겨난다. 그러한 내적 파장에서 일차적으로 만나는 것은 욕망과 감정이다.
③ 보통 욕망과 감정 자체가 소설의 재료가 되지는 않는다. 소설에서도 창작하려는 작가
자신이 갖는 욕망과 감정을 그대로 주제나 제재로 삼아서는, 허구인 소설을 만들어낼
수 없다. 그 욕망과 감정을 관조하듯이 되새겨 봐야 소설의 재료로 승화시킬 수 있다.
그 과정이 이해와 판단이다. 그리고 이해와 판단이란 생각의 작용에서 이루어진다.
④ 통찰
1) 논리적 사고 작용을 통찰이라고 말할 수 있다.
2) 통찰은 사물의 앞과 뒤의 관계를 한꺼번에 살핀다는 뜻. 어떤 사무이든 그 사물의
현상이나 작용에는 그에 대한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그 인과의 논리로 따져서
우리에게 닥친 일을 살펴보는 것이 통찰의 한 예가 된다.
3) 인과의 법칙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관계를 읽게 한다. 그러므로 인과의 법칙은
시간의 연속성에서 파생한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시간의 연속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인과관계로 형성되는 것이다.
⇒ 숱한 인과의 고리 안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그것을 구체화한 것이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통하여 삶의 논리를 찾는 것은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의
특권이기도 하다.
“벌들은 지난주에 발견했던 꿀을 회상하면서 서로 즐거워하지도 않고 그들이 내일
발견할 꿀에 대해 함께 토론하지도 않는다.”
3-3. 미적 성찰과 주제
① 관찰을 통하여 자기를 발견하고, 거기에서 삶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일에 이르기가
쉽지 않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예술적 창조 작업인 소설 창작을 한다고 말할 수
없다. 문학과 예술의 참된 목적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② 문학예술의 궁극적 목적인 아름다움의 추구는 자연적이고 감각적인 데에서만 나오지
도 않고 사상적이고 이념적인 생각작용에서만 나오지도 않는다. 물론 감각과 사상이
다 필요하지만, 언어를 통해서 마지막으로 작가가 가 닿을 곳은, 나와 세계의 관계에
대한 바른 정립, 그래서 참된 나의 행복 추구에 있다. 관찰과 논리를 거친 후 그
다음에 나아갈 단계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삶을 모색하는 미적 성찰이다.
③ 미적 성찰은 사물을 ‘얼굴에 달린 실제적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고, ‘머리로’
생각해 보는 것도 아니며, 오로지 ‘마음의 눈으로’ 느껴 보는 것이다. 실제 눈으로
보는 것이 현상, 즉 자신의 경험이고, 머리로 보는 것이 그 현상에 대한 논리적 이해
라면, 마음으로 보는 것은 솔직한 깨달음이다.
④ 소설 창작의 참된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삶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을 이해하며, 나아가 자신을 깨닫는 것, 또한 동시에 세계를 발견하고
이해하며, 자신이 살아가야 할 세계를 마음에서 구성해 나가는 것이다.
“아름다운 글은 실제적 삶에 작용하여, 독자의 삶의 반성하게 하고, 독자의 삶을 성찰
하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계와 더 아름답게 소통하는 그런 실제적 삶의 길을
찾는 것이다. 바람직한 주제는 이러한 미적 성찰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제4장 스토리 만들기 - 인물
1. 인물의 기능
1-1 이야기의 핵
1) 소설에서 최종적으로 기억되는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작중인물이다.
2) 작중인물은 소설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의 출발점이자 귀결점
▶ 이야기는 인간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인물이 모든 소설 구성
요소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이 되는 것이다.
3) 실제 주제를 정하고 착상을 가져서 소설의 내용을 구성하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결정해야 될 것은 어떤 인물을 내세울 것인가이다.
1-2 감동의 원인
1) 독서 과정에서 주인공과 독자 자신을 일체화함으로써 감동을 일으키게 된다.
2)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비극의 효능으로서 ‘연민과 공포’를 강조
3) 낭만주의 시대의 학자들은 시적 상상력의 근원으로 동정심(同情心)을 강조.
‘동정심’이란 같은 느낌을 갖는다는 것이다.
▶ 감동은 공감에서 시작한다. 공감이란 주인공과 독자가 생각과 감정을 합치시킨
다는 뜻이다.
4) 소설의 주인공이 비현실적이고 사건도 개연성이 없어서 전혀 나와 무관하다 싶으면
독자들은 자연히 지루해 하기 마련이다.
1-3 사건 전개의 주체
1) 인물과 사건은 서로 필요로 하는 보완적 관계이지, 어느 쪽이 더 우선하는 식의 위계
적 관계는 아니다.
2) 인물을 중심에 두고 인물의 기능을 살펴볼 때, 인물이 전체적으로 사건 전개의 주체
적 기능을 함은 당연한 현상이다. 인물이 있어야 사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존재할 때, 삶도 있기 때문이다.
3) 그런 논리에서 볼 때, 작중인물은 사건 전개의 주체로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
는 것이다. 특히 현대소설로 발전해 오면서, 인물은 사건을 위한 요소로 종속되기보
다는 성격과 심리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존재로서 기능을 확대해 오고 있다.
2. 인물의 특징
2-1 인물의 허구성
1) 소설의 인물은 허구적 요소이다. 즉 실제 사람과 소설의 인물이 다르며, 사람이
아니어도 가능하다. → 그러나 사람처럼 생각하거나 행동하며 혹은 말할 수 있어야
인물로서 구실을 할 수 있다.
2) 인물의 이중적 성격 : 소설 작품이 독자의 현실과 연결되려면, 인물이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연관성을 이어줄 보편적 존재로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인물이
비현실적이고 특수하기만 하면, 독자에게 감동을 느낄 동일시를 허용하지 않는다.
3) 작가는 인물에 대하여 완전한 지식을 갖고, 그 인물을 자신이 창조해내어야 한다.
곧 내가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며, 그러기 위하여 어떤 성격의, 어떤 위치의 인물을
창조할 것인가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2-2 생동감은 인물의 생명
1) 인물이 살아 움직이려면 두 가지 서로 모순적인 성격을 한꺼번에 지녀야 한다.
하나는 보편성이고, 또 하나는 개별성이다.
2) 보편성이란 흔히 ‘유형’이라 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일반적 성격이며,
개별성 혹은 개성은 그 사람만이 가진 독특한 성격이다.
3) 전형적 인물은 바로 보편성과 개별성, 서로 모순을 이루는 두 성격을 다 지닐 때
생성된다. 보편성은 사회적 위치를 드러내는 데에 기여하고, 개별성은 실존하는 존재처
럼 현실성을 강화하는 데에 기여한다.
▶ 그럼으로써 전형적 인물은 사회적 기능이나 위치, 역할을 분명하게 제시할 수
있고, 또 살아 있는 인물로서 독자에게 생동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2-3 인물과 어울림의 법칙
1) 김동인은 ‘인형조종술’에서 작가가 인형을 조종하듯이 인물을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고 주장. 그러나 소설의 인물 역시 자기의 삶을 살아가는 한 개인이므로 작가가 마음
대로 조종할 그런 대상이 아니다.
2) 작가는 일단 인물을 소설의 세계에 던져 놓는 순간, 인물이 자기 환경에서 스스로
살아가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 마치 어항이란 환경을 자신이 조성하지만, 일단
물고기를 어항 안에 넣고 나면 어떻게 헤엄치든 관여할 수 없는 것과 같다.
3) 소설의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인물이 그 환경과 잘 어울리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어울리게 만드는 방법은 인물의 용모, 행동, 말씨, 기질, 감정, 이념 등 모든 면을
세심하게 배려하여 배경과 사건을 구상하되, 인물은 스스로 움직이게 내버려두는
것이다.
4) 억지로 인물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 어떤 가치관이나 주제를 표현하려 해서는 안 된다.
3. 인물 만들기
3-1 등장인물의 성격
1) 주인공을 비롯해 중요 인물들은 어떤 하나의 특성으로 집중화되어야 한다.
2) 독자는 자신으로 돌아갈 어떤 접점을 소설의 인물을 통하여 만나고자 한다.
그 접점을 크게 나누면, 욕망, 감정, 이념, 의지, 인식으로 나눌 수 있다.
3) 독자의 의미 찾기 욕구를 충족시킬 인물이 되려면, 인물이 일정한 성격으로 특성화되
어야 한다.
4) 작가는 인물의 성격 구현을 위해 다양한 창작적 방법이나 기교나 기술을 동원할 수
있다.
3-2 등장인물을 제시하는 두 가지 방법 - 설명과 묘사
1) 설명은 인물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이다. 서술자가 인물의 성격이나 상황에
대하여 요약해서 독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2) 묘사는 인물을 간접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이다. 인물의 외모나 표정, 심리, 행동 등의
상태를 그려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상상을 통하여 그 인물을 유추, 판단하게 하는
방법이다.
3) 대체로 ‘설명’은 소설의 세계, 특히 인물을 이해하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인물에 대한
해석이나 판단 등을 서술자가 요약하여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설명’은 대신 인물에
대한 정보를 일방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할 수 있다.
4) 묘사는 독자들이 직접 소설 안의 인물을 체험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대체로
이런 효과는 독자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이득이 있다. 즉 감정의 이입이라는 작용이
묘사의 방식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다.
3-3 사건과 삽화의 활용
1) 작품 안에 등장하는 사건들 중 가장 뼈대를 이루는 사건을 중심사건이라 하고, 그
중심사건에 연결되면서 중심사건을 형성하는 데에 이바지하는 작은 가지들을 삽화
(에피소드)라고 한다.
2) 인물의 성격을 형상화하기 위해 사건이나 에피소드들을 활용할 수 있다. 단순한
설명이나 단편적인 묘사보다 어떤 상황을 제시하면서 그 인물이 취하는 행동을
그림으로써 인물의 성격을 암시할 수 있다.
3) 직접 인물을 한정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사건으로 보여줌으로써 인물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히게 되는 것이다.
3-4 성격을 구현하는 세부들
1. 인간의 속성을 활용하여
① 인물의 외모 : 입고 있는 의상의 특징, 신체적 특징, 얼굴, 표정, 걸음걸이, 눈을 꿈뻑
거리거나 코를 후비는 등의 습관, 머리 모양 등
② 인물의 취향 : 좋아하는 음악, 취미, 즐겨 입는 의상 스타일, 즐겨 가는 카페나 술집
의 유형 등
③ 대외 관계 : 친한 사람들의 특징, 사람을 대하는 태도(적극적인가 소극적인가, 혹은
내성적인가 외향적인가), 이성에 대한 의식, 갖고 싶어 하는 물건 등
④ 언어 : 인물의 말투, 방언사용 여부, 말버릇, 욕설, 목소리의 톤 등
⑤ 심리적 특징 : 기질, 정신적 상흔, 열등감과 우월감 등
⑥ 인물의 사회적 환경 : 출생지, 성장 과정, 가정환경, 교육 과정 등
⑦ 인물의 생각 : 철학적 태도, 사회 윤리에 대한 의식, 인물이 지향하는 어떤 특수한
대상, 인물의 회상, 그리워하는 것 등
2. 인물을 그려내는 몇 가지 기법
① 작명법 : 인물의 이름이 갖는 상징성, 이름이 주는 어감, 인물의 별명이나 애칭, 혹은
아명 등등을 이용하여 인물의 성격을 암시하는 방법
② 고백체 어법 : 독백이나 고백의 대사, 일기문 형식, 편지문 형식, 인물의 낙서나
창작한 글 등, 최서해의 「탈출기」와 같은 서간체 형식
③ 과장법 : 인물의 버릇에 대한 과장이나, 인물의 힘이나 인물의 특이함에 대한 과장 등
④ 풍자법 : 인물에 대한 의도적인 일그러뜨림, 혹은 희화화
3. 인물이 소개되는 양식
① 자기 인식과 자기 표현 : 일기, 서한체, 회고록, 내적 독백, 2인칭 서술 등을
이용하여 인물이 자기 자신을 스스로 소개하는 방식이다. 일기나 편지의 형식으로
“나는 이런 삶을 산다”고 보여주거나, 아니면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식으로
자기를 직접 표현하는 경우이다. 이런 방식은 특별한 효과를 요구할 경우에만
이용하는 것이 좋다.
② 타자에 의한 인물 소개 : 서술자, 대화, 편지 등을 이용하여 타자의 입을 통하여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서술자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③ 이야기 밖에 있는 서술자에 의한 인물 소개 : 3인칭 전지자 시점 서술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인물 소개 방식이다.
④ 혼합된 방식 : 위의 세 가지 방식이 섞이는 경우이다.
4. 인물의 내면을 제시하는 방법
① 직접적 진술 : 가장 소박한 방법으로 서술자가 인물의 내면적 상태나 심리를 직접
서술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소설에서는 이런 방식의 진술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② 내적 독백(interior monologue) : 현대소설에서 새롭게 개발된 방법이 바로 내적 독백
형식이다. 내적독백은 서사문학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기법으로서, 서술자의 간섭
없이 인물의 발화되지 않는 생각들을 직접적으로 혹은 즉각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즉 내적 독백은 인물의 입으로 말해지지 않는 독백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의식의 흐름> 기법은 심리학적으로 간접화된 제시라 볼 수 있다.
제5장 스토리 만들기 - 사건
1. 착상과 구상
1-1 착상의 통로
1) 서사문학을 창작하기 위하여 주제를 정하고 인물을 설정했다면 그 다음에는 이야기를
구성하기 위해서 사건을 만들어야 한다.
2) 이야기는 사건의 나열과 연쇄로 이루어진다. 소설을 구상한다고 할 때 구상의 중심은
사건 만들기이다.
3) 학생들의 습작을 보면 제대로 사건을 갖춘 작품이 드물다. 그만큼 사건 만들기가
생각보다 힘들다.
4) 착상이란 어떤 아이디어, 혹은 작품을 창작하기 위한 열쇠가 머릿속에 생기는 것을
의미하는데, 창작을 위한 구상은 이 착상에서 시작한다.
1. 착상, ‘이것이다!’라고 머리를 치는 어떤 느낌
1) 흔히 체험이 곧 착상이라 착각하기도 하는데, 체험이 바로 착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체험에서는 주제를 가져온다면, 착상은 그 주제를 어떻게 구체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이다.
▶ 사랑의 영원함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소설을 쓴다면 사랑의 영원함은 주제가 되고,
착상은 그 주제를 드러내기 위하여 ‘어떤 일이 일어나게 만들까’를 생각하는 것
2) 착상은 억지로 만든 것보다 불현듯 떠오른 것일수록 효과적이다.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오르는 경험은 느닷없이 찾아온다. 그 순간에 그 착상을 놓치지 말고 기록을
했다가 더 발전시키려는 준비를 항상 하고 있어야 한다.
▶ 일상의 문학화, 사소한 것의 사소하지 않음
2. 개인의 실제 경험을 통한 착상
1) 실제 경험이 바로 문학의 재료가 되지는 않는다. 실제 생활에서 겪은 경험에서 출발
하여 상상의 과정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이런 일 저런 일을 생각할 때 착상을
만나게 된다.
▶ 상상력에 의한 경험의 재가공이 곧 착상으로 연결된다.
2) 가까운 생활 주변에서 착상은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는 법이다. 또 어린 시절에
겪었던 경험의 회고도 착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3) 최인석의 「인형 만들기」 : 엘리베이터 안에 갇힌 두 남녀의 이야기.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났는데, 수리를 하여야 할 기술직 노무자들은 파업 중이다. 공포에 질린 두
사람이 그 시간 중에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을 재발견하게 된다는 이야기
3. 간접적 경험을 통한 착상
1) 착상은 신문, 잡지, TV, 라디오, 다른 소설작품, 친구들에게서 들은 이야기, 학습조사
의 결과 등 여러 가지 간접 경험에서 끌어올 수도 있다.
→ 예를 들어 신문기사에 나타나지 않은 숨은 사정들을 상상해보면, 뜻밖에 좋은
착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를테면, 어느 여자가 자기 남편을 독살한 사건이
있었다고 가정하자. 하나의 기사에서 생각이 펼쳐지면서 아이디어가 솟아나오곤
하는 것이다.
2) 기존의 소설 작품이나 영화, 만화 등 서사물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와, 그 형식을 재활
용하는 것을 패러디(parody)라고 한다. 패러디도 착상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4. 역사적 사건을 통한 착상
1) 역사는 상상력의 보고이다. 역사 속에는 수많은 사건이 존재하고, 그 안에 수많은
인물의 삶과 갈등과 진실이 숨어 있다.
2) 역사에서 얻는 착상이 굳이 정사에 입각한 것이 아니어도 괜찮다.
3) 「허준」, 「대장금」,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해를 품은 달」 등 많은 드라마들은
정서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작가가 많은 상상력을 투입하여 스토리를 새롭게 만들어
낸 좋은 예들이다.
5. 우연한 상상력, 공상, 꿈 등을 통한 착상
1) 터무니없어 보이는 공상이나 모험담, 상상 등이 좋은 착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2) 공상과학소설이나 추리소설, SF소설 등은 이런 착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3) 특정 장르에서 이러한 착상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나름의 개연성을 확보하여야 할
것이다.
1-2 착상의 점검
1. 착상이 필자가 의도하는 주제와 관련되는가?
1) 자신이 얻은 아이디어가 최소한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어야 한다. ‘의미’란 작품
전체에서 느낄 수 있고 작품과 분리될 수 없으며, 독자에게 계몽이나 계시의 느낌을
주는 하나의 특질을 뜻한다.
→ 나이트, ‘주제는 직접 바라볼 수 있는 어떤 것이지만, 의미는 곁눈질로만 알 수 있다.’
2) 착상이 바로 주제가 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이 동기가 최소한의 의미를 파생할 수
있어야 소설의 사건으로 구실을 하게 된다. 자신이 참 재미있겠다고 생각한 착상이더
라도 예상외로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2. 과연 그럴 듯하게 느껴질까? 즉, 개연성이 있는 사건 구성이 가능할까?
1) 자신의 착상이 신선하다 하더라도, 실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을 지닌
것이어야 한다.
2) 현실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착상으로 개연성 있는 사건을 구성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3) 인물의 설정이 너무 특수하거나 스토리를 구성하면서 우연성이 지나치면, 개연성을
독자에게 인정받기 힘들다.
3. 나의 관심 영역에 적합한가?
1) 사건의 설정은 자기가 자신 있게 지배할 수 있는 영역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곧
자신이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부분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나이트는 젊은 학생들이 성적(性的) 문제나 결혼 생활 등에서 아이디어를 찾으려
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런 소재들은 젊은 학생들에게는 낯설기 마련이므로
성공하기 어려움은 당연하다.
3) 자신이 없음에도 아이디어가 신선하다 해서 무리하게 끌고 나갈 필요는 없다.
4. 지나치게 특수하고 편협한 사건이 되지는 않을까?
1) 자신이 쓰고 싶은 아이디어가 지나치게 편협하거나 특수한 것이면, 이미 소재주의에
함몰되어 구체적인 형상화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을 안고 시작하게 된다.
2)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등은 베트남 전쟁이라는 특수한
체험을 다루고 있다.
▶ 이들 작품이 특수한 체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왔으므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들이 군대, 혹은 전쟁이라는 특수 체험을 배경으로 삼고 있더라도, 소설의
중심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국면을 다루고 있다.
5. 너무 상투적이고 진부한 내용이 되지는 않을까?
1) 실패한 연애담, 고부간의 갈등, 자녀 교육, 부부간의 갈등 등 자신에겐 절실한 문제더
라도 일반 독자에겐 상투적이고 진부한 내용일 수도 있다.
2) 그러한 일상의 제재를 주제로 설정하고, 인물을 창조하여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성패가 결정되는 것이다.
▶ 이상의 점검 항목에서 하나라도 장애가 있다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3 사건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1) 적절한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2) 사건으로 구성하기 위한 소재를 찾아보아야 한다. 소재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상징하거나 암시할 수 있는 연관성을 가진 것이 좋다. 또 소재는 작가 자신이
쉽게 다룰 수 있을수록 좋다. 소재가 너무 무겁고 어려우면, 소재에 억눌려 작품이
죽어버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3) 인물과 소재의 선택이 끝나면, 그 선택한 인물과 소재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연관성을 갖는지 검토한다.
4) 사건이 일어나는 시간, 공간적 배경, 사회적 환경 등을 고려해 본다.
즉 작품의 배경을 선택하는 것이다.
2. 체험과 구상
2-1 경험과 체험
1) 본 강의에서는 ‘경험’과 ‘체험’을 구분하여 사용하도록 한다. 두 용어를 구별하는
이유는, 어떤 일을 겪는 것과 그 겪음을 예술의 재료로 활용하는 과정을 구별하기
위함이다.
2) ‘경험’은 ‘삶의 과정에서 어떤 일을 겪음’이란 의미로 쓴다. 즉 ‘경험’은 의도적으로
겪을 수도 있고 우연적으로 겪을 수도 있으며, 스치고 지나가는 일회성일 수도 있고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일을 가리킨다.
3) ‘체험’은 ‘어떤 일을 겪음으로써 그 일과 관련된 자신의 인식을 자신 속에 새김’의
뜻으로 쓴다. 즉, 경험의 내면화 과정 혹은 자기 마음이나 생각 속에 입력하는
단계를 거쳐서 주체 속에 새겨진 어떤 것을 가리킨다.
4) 같은 경험을 여럿이 함께 겪는다 하더라도, 체험은 각자가 다르게 지니게 된다.
체험을 문학 창작에 수용하는 일은 경험에서 생긴 주관적 인식을 객관화시킬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2-2 체험의 기능
1) 소설 창작의 경우에는 경험이 중요한 소재가 된다. 그러나 우리가 경험한 것이 다
문학의 재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2) 최재서는 가치 있는 경험이 문학의 재료가 된다고 했다. 경험 자체가 문학의 재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주관화와 내면화의 정도에 따라 문학의 재료로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3) 경험 지상주의는 위험하다. 경험이 아니라 체험이 있어야 의미 있는 창작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리끼는 작가가 되기 전에 신기료 장수 조수, 제도사 조수,
요리사 견습생, 유랑극단의 배우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한다고 해서 다 좋은 소설을 쓰는 것은 아니다.
※ 직접경험과 간접경험
4) 한 개인이 체험을 갖게 되는 과정은 다양하고 복잡하겠지만, 그 과정을 대체적으로
구분하여 보자면 욕망, 감정, 생각, 의지 등이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2-3 발견에서 체험으로, 체험에서 구상으로(151~154)
하근찬 『수난이대』의 창작과정 |
잡상인들이란 대개가 상이군인들이었다. 팔이 하나 없거나 다리가 하나 떨어져 나갔거나 혹은 얼굴이 형편없이 뭉개져 버린 그런 상이군인들이 둘 또는 셋씩 패를 지어 다니며 물품을 강매했다. 손 대신 쇠갈고리가 박힌 의수로 협박하듯 물건을 불쑥 내밀며 사라는 데는 질리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사 주면 그만이지만, 그렇다고 한두 번도 아닌데 번번이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욕망) …… 아무튼 그런 분위기의 기차 안에서 나는 『수난이대』의 모티브를 얻었던 것이다. 당장 눈앞에 대하면 불쾌하고 저항을 느끼게 하는 상이군인들이지만,(감정)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게 아니었다. 그 인간 파편 같은 상이군인들의 모습에서 전쟁이라는 괴물의 수법을 볼 수 있었고, 그 잔인하고 거대한 괴물의 그림자 속에서 발버둥치는 무고한 민중의 모습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이 땅과 이 겨레의 운명 같은 것을 느낄 수도 있는 것 같았다.(생각) |
① 돈을 빼앗긴다는 욕망적 훼손과 불쾌하다는 감정의 상처가 어느새 민족의 운명에
대한 생각으로 변이 되었다. 하나의 경험을 가지고 이처럼 전혀 반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인식의 변화는 바로 생각의 작용에서 나온다.
② 상이군인을 그냥 귀찮아하거나 불쾌한 존재로 여기지 않고, 열린 눈으로 보는
관찰에서 시작하여 ‘가만히 생각해보는’ 통찰의 과정으로 넘어간 것이다.
③ 이러한 과정은 무엇인가를 발견하려는 문제의식으로 깨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발견에서 체험으로 변화하고, 체험이 구체적 문학 작품으로 변화한 것이다.
④ 일제의 식민지배가 민족의 상쟁과 분단의 근본적 원인이 된다는 작품의 메시지는, 작
가가 의도를 했든 아니든 민족의 현실을 뿌리 깊은 시각으로 바라본 통찰의 결과이다.
3. 스토리 만들기
3-1 사건, 스토리, 플롯
1. 사건
1) 사건이란 행동이 모여서 상황이나 인물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 한 덩어리를 가리킨다.
인물이 행동을 하고, 그 행동들이 모여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 때, 사건이 된다. 아무
리 사소하고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어떤 종류의 변화로 완결될 때 사건은 성립한다.
2) 그래서 연구자들은 사건을 ‘상태→변화’의 과정으로 정의하기도 하고, ‘행동의 연속과
변화’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3) 사건의 개념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의 작동이다. 시간의 흐름이 없으면 사건은 일어날
수 없다. 시간의 흐름을 통해 일어난 사건들이 어떤 변화를 추구하려면 사건과 사건
사이에 일련의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일정한 시퀀스가 성립된 행위들의 결합이
사건이다.
※ 시퀀스(sequence) :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독립적인 구성단위, 극의
장소, 행동, 시간의 연속성을 가진 몇 개의 장면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2. 스토리
1) 스토리는 소설 안에 일어난 사건들을 시간적 순서대로 요약한 것이다. 곧, 스토리는
사건들을 시간 순서대로 결합한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2) 스토리 자체만으로는 작품을 이룰 수 없다. 스토리를 적절하게 꾸며서 서술해야 서술
텍스트로 발전한다.
3) 스토리는 모든 서사 장르에서 변함없이 내용을 이루는 기본적인 핵이 된다.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 시나리오, 드라마 대본, CF 대본, 컴퓨터 게임 시나리오 등 이야기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스토리가 기본을 이룬다.
4) 스토리는 연속되는 사건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결정체이다. 사건들의 결합이
가능하려면 사건을 이끄는 주체, 즉 인물이 있어야 하고, 인물들이 어떤 사건을
일으키는 배경이 존립해야 한다.
그래서 스토리는 인물과 사건, 배경이라는 세 요소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3. 플롯
1) 사건들을 모아서 한 편의 소설 작품을 이루게 되는데, 어떤 사건들을 선택해서 어떤
순서로 이야기할 것인가를 결정하여 배열하는 것을 플롯이라 한다.
2) 플롯은 ‘선택과 배열의 원리’로 이루어진다. 스토리가 사건들을 시간 순서로 결합한
것이라면 플롯은 사건들을 논리적으로 결합한 것이다. 즉 작가가 어떤 의미를
생성하기 위하여 사건들을 단순하게 나열하지 않고 적절하게 배열하여 구조화한 것이
플롯이다.
스토리 : “왕이 죽고, 왕비가 죽었다.”
플 롯 : “왕이 죽자, 슬픔에 겨워 왕비도 죽었다.”
- E.M. Forster 『Aspects of the Novel』
3-2 모티프 만들기
1. 모티프란?
1) 전체 사건에서 인물들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동기 부여를 모티프라 한다.
‘동기 부여’란 인물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될 때 왜 그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유를 확보하는 것이다. 서사텍스트에서는 동기 부여가 탄탄할수록 사건이 더욱
흥미로워진다.
2) 에로영화라 부르는 상업영화나 무협소설이라 부르는 상업소설 들을 보면 아무런 동기
없이 성행위를 벌이거나 폭력을 일삼곤 한다. 이들이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치밀한 동기 부여 없이 제멋대로 사건을 진행시키기 때문이다.
3) 기본 모티프(bound motif)와 자유 모티프(free motif)
기본 모티프는 작품이 주제를 형성하는 데에 빠질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이고, 자유
모티프는 그 자체가 빠져도 전체 작품의 성립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부가적 요
소이다. 자유모티프는 작품을 풍성하고 흥미롭게 꾸미기 위해서만 필요한 요소이다.
2. 동기화(motivation)의 과정
1) 동기화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일어날 수 있는가)를 설명하는 과정이다. 토마체
프스키는 모티프가 엮어져서 주제를 형성해 나가는 계기를 ‘동기화(motivation)’라
하였으며, 동기화를 사실적인 개연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동기화는 자연스럽게 인과 관계의 질서로 이어진다.
2) 토마체프스키는 동기화를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보았다.
3) 기본 모티프(bound motif)와 자유 모티프(free motif)
✗ 구성의 측면에서 : 작품 속에 나타나는 어떤 사소한 행위라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사건 전개에 필요한 기능을 한다. (개연성)
✗ 리얼리티의 측면에서 : 동기화는 작품 속의 사건이 실제 일어나고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하는 기능을 한다. (사실감)
✗ 인위적 예술로서의 측면에서 : 동기화는 만들어진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미학적 경험을 제공)
3. 갈등 만들기
1) 사회적 갈등 : 주인공 개인과 사회 사이의 갈등인데,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주로
욕망이다. 개인의 욕망과 그 욕망을 억압하는 사회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이다.
2) 감정적 갈등 : 개인과 타인 사이에 주로 나타나는 갈등인데, 이때에는 정서적이고
감각적인 충돌이 문제가 된다. 애정 문제가 작품의 주요 제재인 작품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3) 이념적 갈등 : 사상이나 생각 때문에 생기는 충돌이다. 사회적 갈등에 포함될 수도
있지만, 사회적 갈등이 욕망 중심이라면 이념적 갈등은 이념적 충돌에 제한된다는
점에서 따로 분류할 수 있다.
4) 내면적 갈등 : 개인이 스스로 지향하는 바와 이를 가로막는 자신 내부와의 싸움이
문제가 된다. 대체로 의지와 뜻의 괴리에서 파생하곤 한다.
4. 갈등의 존재 양상
① 주인공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할 때
주인공의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사건을 일어나게 만드는 이 방법은 소설이나
영화에서 가장 많이 쓰인다. 아버지의 사망, 애인의 변심, 가정의 몰락 등등 환경
변화의 요인은 너무나 많다. 이 방법은 가장 흔하면서도 스토리를 구성하기에
가장 쉽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방법에서는 ‘욕망의 좌절’, 혹은 ‘운명’을 중심으로 갈등을 만들어가게 된다.
② 환경은 그대로인데 주인공이 변화할 때
이 방법으로 스토리를 구성하면 주제를 구현하기가 쉬워진다. 주인공이 변화하는
이유를 인과적으로 잘 설정하고 게기를 개연성 있게 제시할 수 있다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 방법에서는 감정과 정서, 심리 등이 갈등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③ 주인공이 환경을 변화시키려 할 때
이 경우에는 인물의 의지와 실천이 스토리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작품들은 이념과 실천을 사회 변화의 중요한 동인으로
부각하면서, 이념에 의한 환경 변화를 추구한다. 그러나 사회주의 실현은 이상이지
현실은 아니었으므로, 작가의 이상이 작품의 현실감을 떨어뜨리게 되었다. 오히려
상업적인 대중소설들이나 만화나 영화 등은 이런 방법으로 갈등을 만들기 좋아한다.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소설들은 도저히 주인공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주인공이 해내도록 이야기를 꾸며낸다. 대체적으로 주인공의 이념과 의지, 뜻이
갈등의 중요 핵심이 된다.
3-3 스토리를 발전시켜 나가기
1. 갈등의 지속성
스토리는 끝까지 문제를 지속시켜야 한다. 흥미와 갈등을 지속시키려면 인물을 갈등에서 쉽게 해방시키지 않아야 한다.
2. 논리의 필요성
인과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사건 전개의 논리를 나름대로 유지해야 한다. 논리가 사라지면 주제가 분명해지기 어렵다.
3. 사건의 시작
사건의 시작을 주인공의 내부에서 출발할 것인지, 주인공의 외부 환경에서 출발할 것인지 정하는 것이 좋다. 주인공의 내부에서 출발하면 갈등의 원인은 주인공의 심리나 성격이 되고, 외부에서 출발하면 환경과 어긋남에서 시작될 것이다.
4. 중심 갈등
중심 갈등을 먼저 정한 다음에, 그 중심 갈등을 증폭시키거나 해소하기 위한 부수적 갈등을 만들어야 한다. 중심 갈등은 장편소설의 경우 둘 이상이 될 수도 있다.
5. 갈등의 동기화
갈등이란 그것이 필연적인 것이든 우연적인 것이든 주인공으로서는 피할 수 없다. 갈등이 인물에게는 불가피한 것임을 보여주는 동기를 만들어 두어야 한다.
6. 성취와 실패
목표에 도달하거나 실패하기도 하고, 굴복할 수도 있고 극복하게 만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그 계기를 제시하는 것이다.
7. 갈등의 해소
갈등의 해소는 주인공이 그 동안 깨닫지 못하였던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 즉 발견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3-4 고정관념을 버리자
1)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려면 무엇보다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사물을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2) 고정관념을 버리려면 무엇보다 솔직해야 한다. 솔직한 자기를 새롭게 만나기 위해서
해볼 수 있는 방법은 무의식에 호소하는 것이다. 의식은 빙산의 일각이다. 무의식에
비추어 보아서 고정된 인식의 뒷면을 바라보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삐죽거리며 나올 것이다.
3) 대체로 우리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우리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논리나,
이성적 판단 중 대부분이 고정관념의 틀에 갇힌, 진부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각도로 생각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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