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의 견우의 노래, 광화문, 국화 옆에서, 귀촉도, 꽃밭의 독백(사소단장),다시밝.... 등

[건포도눈깔aa]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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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의 노래 광화문 국화 옆에서 귀촉도 꽃밭의 독백(사소단장) 다시 밝은 날에 동천

무등을 보며  문둥이 밀어 신부 자화상 질마재 신화 추천사 춘향유문 푸르른 날 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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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의 노래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높았다 낮았다 출렁이는 물살과

물살 몰아갔다 오는 바람만이 있어야 하네.

바람에 출렁이는 물결은 바로 두 사람을 갈라 놓은 장애물이면서
동시에 두 사람 사이에 오고가는 애틋한 그리움을 연상시키는 것 

오! 우리들의 그리움을 위하여서는

푸른 은하ㅅ물이 있어야 하네.

돌아서는 갈 수 없는 오롯한 이 자리에

불타는 홀몸만이 있어야 하네! 

직녀여, 여기 번쩍이는 모래밭에

돋아나는 풀싹을 나는 세이고 …….

허이연 허이연 구름 속에서

그대는 베틀에 북을 놀리게. 

눈썹 같은 반달이 중천에 걸리는

칠월 칠석이 돌아오기까지는.

검은 암소를 나는 먹이고,

직녀여,  그대는 비단을 짜세. 

이해와 감상

전래 설화인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사랑하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남녀의 보편적 감정을 노래하고 있다. 역설적 표현인 1연이, 2연과 3연까지
변주되면서 이별의 장면, 이별 후의 기다림과 그 안타까움을 자연의 이미지로
제시하고 있다. 4연에 이르러서는 고독 속에서 지펴지는 사랑의 불길과 인고의
시간을 '불타는 홀몸"이란 시구를 통해서 드러내고 있다. 특히 2,3연의 물과 바람의
서늘한 이미지가 4연의 불의 이미지와 대립을 이루면서, 쓸쓸함과 그리움의 시간과
그 안에서 열도를 더해가는 사랑의 간절함을 대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별의 상황을 체념으로 받아들이던 이들은 '눈썹'의 이미지에서 드러나듯이
아름답고 황홀한 재회를 기약하고 있다.

주제 : 이별의 정한과 재회의 기약

광화문

북악과 삼각이 형과 그 누이처럼 서있는 것을 보가 가다가,

                           국토에 대한 혈연적 친근감

형의 어깨 뒤에 얼굴을 들고 있는 누이처럼 서 있는 것을 보고 가다가 

어느 새인지 광화문 앞에 다다랐다.                               ▶광화문에 도착함  

광화문은

예부터 광명을 숭상하고 평화를 사랑하던 민족 고유의 정신이 담긴 건축물

  (차라리-이미 건물로서의 존재 이상의 것이다.)

차라리 한 채의 소슬한 종교

광화문의 숭고한 모습을 민족의 광명 사상이 깃든 종교와 같은 것으로 봄

조선 사람은 흔히 그 머리로부터 온몸에 사무쳐 오는 빛을 

마침내 버선코에서까지도 떠받들어야 할 마련이지만,

버선코와 지붕의 곡선미를 결합

온 하늘에 넘쳐 흐르는 푸른 광명을

                               버선코와 상응

광화문─저같이 의젓이 그 날개쭉지 위에 싣고 있는 자도 드물라.   

                  지붕의 곡선을 새의 날개에 비유(면앙정가 연상) → 그 자태의 의젓함에 감탄

상하 양층의 지붕 위에

                         하늘의 광명이 고임

그득히 그득히 고이는 하늘

지붕의 곡선과 조화를 이루는 푸른 하늘

위층의 것은 드디어 치-ㄹ 치-ㄹ 넘쳐라도 흐르지만, 

지붕과 지붕 사이에는 신방 같은 다락이 있어

                       민족이 순결과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임을 보여 줌

아래층의 것은 그리로 온통 넘나들 마련이다.                      ▶광화문의 자태

               아래 위로 온통 통하는 광명의 모습

옥같이 고우신 이

       우리 민족(어질고 착한 백성들)

그 다락에 하늘 모아

            하늘 같은 마음씨를 모아

사시라 함이렷다.                                                ▶광화문의 상징적 의미

광화문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함 → 청아한 생활을 염원함

고개 숙여 성 옆을 더듬어 가면,

시정(市井)의 노랫소리도 오히려 태고(太古) 같고,

                             정겨운 우리네의 옛 가락으로 느낌 

문득 치켜든 머리 위에선 

파르르 죽지치는 내 마음의 메아리……           ▶성 옆의 그윽한 분위기와 감동하고 있는 나의 마음

파란 하늘에서 우리 민족의 광명 사상을 다시 한번 깊게 되새긴다.

 다른 책에는 끝 행이 '낮달도 파르르 떨며 흐른다.'라고 되어 있음.→ 전기 문명 이전의 옛 하늘에서 보던 대로 파르르 떨며 무슨 '소슬한 종교'같은 느낌을 준다.(상고(上古)적 감흥)

▶성격-전통적, 동양적, 상징적

▶표현-의인, 은유, 직유, 공감각적 표현

▶제재-광화문

▶주제-한국적 광명 사상의 고조

▶출전-<현대문학>(1955.8)

국화 옆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모든 생명체의 대유

봄부터 소쩍새는

개화의 준비기. 청춘을 상징 (소쩍새:한과 시련)

그렇게 울었나 보다

피를 뱉듯이    결실을 위한 각고의 노력

               ▶봄……청춘기(20대)의 방황(안타까운 동경)-기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한 생명 탄생의 예비를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고뇌와 위험  위험과 시련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생명 탄생의 고뇌와 시련 강조. (그렇게:요란하게)

              ▶여름……장년기(30대)의 고뇌(고뇌와 시련)-승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젊은 시절의 사모와 동경으로 애를 태우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시간적 깊이.    번뇌와 불안의 인생길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시련의 극복.   자아를 성찰하는 여유를 가지게 된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40대 중년 여인의 원숙미, 안정감 - 자연에 대한 성찰과 인생에 대한 성찰의 일치

              ▶주제……중년기(40대)의 원숙경(자아 발견의 원숙경)-전 

노오란 내 꽃잎이 피려고

개화의 완성을 위해, 한 생명의 탄생을 위해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생명 탄생을 재촉하는 자연물.-마지막 시련(진통)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생명 탄생을 감지하는 시인의 영감. '나'의 협동

                 ▶가을……사상의 응결(깨달음)-결

▶성격 : 자성적, 비유적

▶특징

  ① 기·승·전·결의 전개 방식

  ② 반복과 변조의 율조(3음보-우리말의 전통성과 음악성 부각)

  ③ 자연 현상(계절의 순환)에 인생의 역정(歷程)을 연역해 냄.

  ④ 유교적 함축의 의미를 지닌 소재를 전통적 불교 사상과 연관시켜 조화를 이룸.

▶제재 : 국화

▶주제 : 온갖 고뇌와 시련을 거쳐 도달한 생의 원숙경(圓熟境), 구원(久遠)의 자아

▶출전-<경향신문>(1947. 11. 9)

▶감상

 온갖 고뇌와 시련을 거쳐 도달한 인생의 원숙한 경지를 국화꽃을 통해 형상화한 작품이다. 한 송이의 국화가 피어나기 위해 봄부터의 소쩍새의 울음과 한여름의 먹구름 속에서의 천둥의 울음, 그리고 가을날의 무서리의 내림, 나의 잠들지 못함 등이 있었다고 보는 것은 불교 사상에서의 연기론(緣起論)을 바탕으로 한 생각이다. 이 시에서의 '국화꽃'은 원숙한 아름다움을, '소쩍새'는 안타까움을, '천둥'과 '먹구름'은 고뇌와 시련을, '뒤안길'은 번거로운 현실의 역정에서 가질 수밖에 없었던 젊은 날의 번뇌와 불안, 초조 등을, '거울'은 자아 성찰, 인생에 대한 관조 등을, '무서리'는 마지막 시련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귀촉도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탐미적 심상. 사별의 슬픔을 역설적으로 부각(진달래 꽃비도 같음)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 리.

 두견화(소쩍새 연상)   죽음의 세계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죽음의 의미.  고고함을 잃지 않고 떠난 님    ）모티브가 죽음임을 알게 한다.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 리.                       ←임의 죽음(과거)    

                      죽음을 세계

⁸신이나 삼어 줄 걸/ ⁴슲은 사연의

⁵올올이 아로색인/ ⁷육날 메투리.

                    가장 아름다운 신발

²은장도 푸른 날로/ ³이냥 베혀서

정절                    미련없이   

¹부즐없은 이 머리털/ ⁶엮어 드릴ㅅ걸                     ←임께 극진하지 못한 회한(과거)

님이 없는 존재의 가치 부정.   (머리털:정절, 생명)

인생의 허무에 대한 깨달음.생명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

머리털-가장 소중한 부분(존재) ↔ 신발-가장 낮고 천한 것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민족적 한의 구경. '진실로 눈물겨운 일'의 경지

구비구비 은하ㅅ물 목이 젖은 새. 

참아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슬픔의 크기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귀촉도-의성어)

     (홀로 가신 님의 표상·님과 나를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애절한 한의 객관적 상관물)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가신 임에 대한 그리움(현재) [주제연]

        죽음  

*성격-비극적, 애상적, 회한적

*제재-귀촉도

*주제-사별의 정한

*특징-①귀촉도의 전설을 모티브로 함

      ②민요적 율격(3음보)

*출전-<춘추>(1943.10)

꽃밭의 독백(獨白)

                                    -사소(娑蘇) 단장(斷章)-

노래가 낫기는 그 중 나아도

일시적 기쁨

구름까지 갔다간 되돌아오고,

하늘의 끝

네 발굽을 쳐 달려간 말은  

바닷가에 가 멎어 버렸다.

땅의 끝

활로 잡은 산돼지, 매로 잡은 산새들에도

          물질적 삶  

이제는 벌써 입맛을 잃었다.           →삶에 대한 좌절과 회의(인간 세계의 유한성)

        회의와 부정        

  꽃아, 아침마다 개벽(開闢)하는 꽃아.

정신적 생명에 대한 갈망과 동경. (꽃:이상과 소망의 세계)

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 

물낯 바닥에 얼굴이나 비취는  

헤엄도 모르는 아이와 같이

            이상을 지향하나 본질을 알지 못하는 서정적 자아

나는 네 닫힌 문(門)에 기대섰을 뿐이다.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

인간 본질의 한계 - 도교의 무위 자연을 갈망함

꽃은 가장 순수하고 찬란한 '자연·영원의 상징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영생과 영원으로 가는 문

벼락과 해일(海溢)만이 길일지라도

역경

문 열어라 꽃아. 문열어라 꽃아!                  →생명(이상적 세계)에 대한 강렬한 열망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고 인간의 부활을 갈망하는 구도적 정신-치열한 시 정신

*갈래-자유시, 서정시

*성격-독백적, 명령적, 희원적

*제재-꽃

*주제-영원한 절대 세계에 대한 열망

*출전-<사조>창간호(1958.6), '娑蘇斷章(사소단장)'이라는 부재가 있다. <新羅抄>에 수록

*해설

 ·꽃-지상에 피어 있는 생명이면서, 영원에 이르는 길의 표상이다. 따라서 꽃은 지상으로부터 영        원에 이르는 통로이자 영원 그 자체를 의미한다.

 ·활로 잡은 산돼지, 매로 잡은 산새들에도/이제는 입맛을 잃었다. - '화사' 이래 끈질기게 지배        해오던 동물적 상상력 내지는 대지적 상상력이 퇴화되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개벽하는 꽃-소멸과 생성, 죽음과 부활, 죽음과 탄생이 되풀이됨으로써 거듭 태어나는 영원한        생명을 상징한다.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 영원한 절대 세계에 대한 뜨거운 열망

다시 밝은 날에

                                                ― 춘향(春香)의 말(2)

신령님……

처음 내 마음은

수천만 마리

노고지리 우는 날의 아지랑이 같었습니다.

                        순수함. 은은함

번쩍이는 비늘을 단 고기들이 헤엄치는

초록의 강 물결

어우러져 나르는 애기 구름 같었습니다.             ▶당신을 만나기 전(순수) - 기다림

                      순수한 상태

신령님…… 

그러나 그의 모습으로 어느 날 당신이 내게 오셨을 때 

나는 미친 회오리바람이 되었습니다.

              정열

쏟아져 내리는 벼랑의 폭포 

쏟아져 내리는 소나기 비가 되었습니다.             ▶당신을 만났을 때(열정) - 만남

그러나 신령님……                                       

바닷물이 적은 여울을 마시듯이

당신은 다시 그를 데려가고

그 훠-ㄴ한 내 마음에

마지막 타는 저녁 노을을 두었습니다.              ▶당신이 떠난 후(허무) - 헤어짐

                       허무

신령님 

그리하여 또 한 번 내 위에 밝는 날

                        임이 오시는 날

이제

산골에 피어나는 도라지꽃 같은

                      아름다움

내 마음의 빛깔은 당신의 사랑입니다.             ▶다시 밝는 날(영원한 사랑) - 재회에의 기다림

▶성격-독백적, 기원적

▶제재-춘향전에서 이별한 춘향

▶주제-준향의 재회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

▶출전-

            <감상>

 이 시는 『춘향전』을 시의 소재로 변용한 작품이다.

 이 시의 의미 구조는 하나의 스토리를 지닌 지속성을 형성한다. 즉 '기다림→만남→헤어짐→(재회에의)기다림'으로 이어지면서 이야기의 시작과 맺음을 나타내고 있다.

 또 춘향의 마음이라는 원관념이 계속적으로 표현되는 감각의 이미지에 의해 구체화되는 집중성을 아울러 지니고 있다. '처음 내 마음'의 시간적인 변화를 구체적인 이미지의 변용에 의해 연결시켜 가고 있다. 즉, 내 마음과 당신의 사랑을 구체화하기 위해 사물들로 그 속성을 나타내며, 이 때의 속성들은 '아지랑이의 은은함, 회오리바람 - 벼랑 - 소나기'의 격정을 거쳐 '도라지꽃'으로 승화된다. 춘향의 사랑에 대한 내면적 움직임에 사물들이 종속되면서 작품 전체의 분위기 고조, 확산, 초월에 의한 평정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동천(冬天)

                               눈썹달, 인간의 관능적 욕망(피)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시적 화자가 신성시하는 대상. 눈썹은 가치있는 삶, 인간의 근원적 생명 등을 암시함

만월에 다다르기 위한 무수한 변신,해탈에 이르기 위한 무수한 윤회의 과정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오래고 오랜 세월        눈썹이 가지는 절대적 가치에 대한 외경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새-영원과 무한을 동경하는 인간의 야망

달의 운행을 흉내냄(달은 영원의 비상, 새는 찰나적 비상)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매서운 새도 비키어 가는 높고 고귀한 경지       인간의 숙명적 한계에 대한 인식

▶갈래-자유시, 서정시

▶성격-상징적, 서경적

▶운율-3음보(7·5조)

▶제재-동천(冬天)

▶주제-절대적 가치에 대한 외경

▶특징-압축된 형식과 고도의 상징을 통해 시적 긴장감의 극치를 느끼게 함.

▶출전-<현대문학>137호 (1966. 5)

※감상

 3음보 율조의 5행 한 문장으로 된 이 작품은 짧은 형식 속에 인간의 본질과 의미라는 무게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의 핵심 시어는 '눈썹'과 '새'이다. '눈썹'은 그 가냘픈 아름다움으로 하여 흔히 숙명적 슬픔을 타고난 애잔한 미인으로 연결되는 심상이다. 그 '눈썹'을 시인은 '하늘에 심어 놓았다'고하여 달의 이미지와 중복시킨다. '님→님의 눈썹→달'로 이어지는 이미지의 중복은 곧 '님→님에 대한 사랑→절대적 이상(理想)'으로 심화될 수 있다. 그 달은 오랫동안 시인의 마음 속 그리움의 대상이었고, 그래서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천상의 세계에 올려진 생명의 절대 가치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매서운 새(영원과 무한을 동경하는 인간의 용감성)라도 비껴 갈 수밖에 없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동천'은 달과 새가 함께 있는 이 시의 공간적 배경이다. 싸늘한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투명하게 걸린 달과, 그 달을 향해서 매서운 날갯짓으로 비상(飛上)하는 한 마리 새는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절대적 생명으로서의 달과 비껴 날아가는 매서운 새의 거리는 천상과 지상, 영원과 찰나 사이의 숙명적 단절을 상징한다. 이 두 개의 세계를 겨울 하늘 위에 함께 배치함으로써 이 시는 고도의 긴장과 정중동(靜中動)의 역설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천체의 운행을 '시늉하는' '매서운 새'가 영원과 무한을 동경하는 인간의 야망과 시를 상징하는 것임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매섭기'는 하나 하늘 끝까지 날아오를 수 없는 지상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한 마리 새의 모습에서 서정주는 결국 인간의 한계, 인간의 야망의 정수(精髓)라 할 수 있는 시의 한계를 터득하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춘삼월 호시절이 아니라, 삼라만상이 꽁꽁 얼어붙은 '동지 섣달'인 것이다. 그러한 불모의 '동지 섣달'을 살면서, 그래도 천체의 운행을 시험해 보는 한 마리 '매서운 새'의 모습을 통하여 서정주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불모의 시대를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시인이요 구도자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차라리 시인 자신의 한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무등을 보며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

                  누더기 (↔지란. 옥돌)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있는

                    검은 빛깔이나 초록빛

여름 산 같은

    변함없이 의연함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순수(기)

          가난을 넘어서는 (몸과 마음의) 근원적인 순수성

청산이 그 무릎 아래 지란을 기르듯

                 芝草, 蘭草. 香草로서 높고 맑은 재질을 비유할 때 쓰임 →자연의 원리를 배워 따르는 태도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에 없다.

             의연하고 긍정적인 자세 - 소중하고 깨끗하게 자식을 길러냄

목숨이 가다 가다 농울쳐 휘어드는

                  기운을 잃고 풀이 꺾이어

오후의 때가 오거든

피곤이  몰려오는 때

내외들이여 그대들도

더러는 앉고

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

삶의 고통에 꺾이지 않고 받아들여 수긍함

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이 우러러 보고,

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                         →자연의 원리에 순응하라(서)

              어려운 삶 속에 솟아나는 사랑(서로 믿고 사랑하는 마음) 

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놓일지라도

      살기 어렵고 초라한 환경(가난)

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쓸쓸하게 외롭게

의연한 깨달음. 정신적 풍요. 긍정적 자세

청태(靑苔)라도 자욱이 끼일 일인 것이다.                        →달관, 초연(결-주제연)

항상 고결한 정신과 삶의 깊이를 갖자

▶갈래 : 자유시

▶성격 : 긍정적, 교훈적

▶제재 : 가난

▶주제 : 물질적 궁핍과 고통을 초극하는 삶의 자세

▶출전-<현대공론>(1954. 8) 

*감상

 해방 후 화해와 달관의 정신주의로 나아가는 맥락 위에서 쓰여진 작품. 6·25 사변 후의 물질적 궁핍 속에서 언제나 크고 의젓하고 변함없는 무등을 보며 시인은 이 시를 썼다. 산은 시인에게 의인적인 형상으로 보여진다.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산을 바라보며 시인은 헐벗은 자신의 처지를 차라리 떳떳하게 생각한다. 가난이란  한낱 우리 몸에 걸친 헌 누더기 같은 것이어서 가난할수록 허릿잔등이 드러나듯이 우리의 '타고난 마음씨'는 오히려 빛나는 것이 된다. 그 속에서 더욱 빛을 낸다는 것이 시인의 생각이다. 그리하여 그는 푸른 산이 그 기슭에 향초를 기르듯이, 아무리 궁핍하더라도 우리는 슬하의 자식을 소중하고 깨끗하게 기를 수밖에 없다는 의연한 긍정의 자세를 취한다. 참으로 인간을 찌들게 하는 것은 물질적인 궁핍이 아니라 정신적인 빈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의연한 깨달음이 삶의 어려운 고비에서도, 사람들을 갸륵한 사랑 속에 있게 하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옥돌처럼 묻혔다고 생각하게 하기를 이 작품은 노래한다.

문둥이

                                              문둥이의 삶을 통하여 인간 존재의 원초적 모습을 말함

해와 하늘 빛이

   문둥이의 천형(天刑)처럼 인간들은 존재의 설움을 근원적으로 갖고 태어남

문둥이는 서러워

          절망적 상황과 그로 인해 빚어진 죄의식 때문에

보리밭에 달 뜨면

아기의 간을 먹으면 문둥병이 낫는다는 속설을 믿음

애기 하나 먹고

인간 존재의 원초적 본능으로서 인간의 내부에 내재한 잔인한 살해 욕구, 또는 존속 상해의 심리를 표현 

죄없는 아기에 대한 인간적 죄의식에서, 고통스런 울음을 운다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살해 욕구는 우리 인간의 잩은 육성이자 몸부림이 되고, 그러한 충격적 행위가 꽃처럼 아름답게 느껴짐 

 이 작품은 인간의 원시적 본능으로서 우리의 내면에 잠재된 잔인한 욕구를 충격적이면서 아름다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 모든 충격적 몸부림은 바로 인간 존재의 근원적 슬픔에서 비롯하기에 시인은 오히려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다.

▶성격-토속적, 향토적

▶제재-문둥이

▶주제-생명의 원시 회귀 모습

▶출전-<시인부락>창간호(1936. 11)

밀어(密語)

순이야, 영이야, 또 돌아간 남아.

                        죽은(운율을 살리기 위해 남이 앞에 놓음 - 실제는 세 사람 다 이승 사람이 아님)

                                                                 '굳이 잠긴 잿빛의 문' 너머에 있다

굳이 잠긴 잿빛의 문을 열고 나와서

이승과 저승의 통로임

꽃 봉오리를 통해 세 소녀의 영상을 봄

하늘ㅅ가에 머무른 꽃봉오릴 보아라.

인생의 꽃을 피워 보지 못하고 죽은 세 소녀

한없는 누에실의 올과 날로 짜 늘인

아름다운 순간의 삶

채일을 두른 듯, 아늑한 하늘가ㅅ가에

정겨운 모습

뺨 부비며 열려 있는 꽃봉오릴 보아라.  ▶곧 개화될 아름답고 기쁜 생명의 세계

2연의 3행과 같은 의미         아름다운 꽃 봉오리의 모습에서 소녀들이 모습을 떠올림

순이야, 영이야, 또 돌아간 남아.

저,

가슴같이 따뜻한 삼월의 하늘ㅅ가에

꽃 송이의 아름다움으로 이승과 저승의 극복할 수 없는 거리까지 잠시 잊는다.

인제 바로 숨쉬는 꽃봉오릴 보아라          ▶아름다움과 기쁨의 세계

개화의 순간 - 소녀들의 넋이 새로운 형상으로 부활하는 순간의 경이로움

                          → 세 개의 명령문은 '꽃봉오리로 피어라'라는 주술적(呪術的) 명령을 대신한다.

                            고대 '구지가' 등의 무가에 나타나는 주술성으로 시 '초혼'등에서 나타난다.

▶성격-낭만적, 상징적

▶제재-꽃봉오리(이승을 떠난 어린 소녀들)

▶주제-아름다움과 기쁨으로 넘치는 생명 세계의 도래(새 생명의 도래에서 느끼는 환희)

▶출전-<백민>(1947.2)

신부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다니는 것이라고, 그렇게만 알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버렸습니다.」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 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질마재신화')   

▶성격-낭만적, 토속적, 신화적

▶심상-초록, 다홍의 색채 심상이 선명히 대비되어 있음

▶운율-산문적 내재율

▶어조-서사적이며 평이한 어조

▶구성-짤막한 이야기 속에 한 여인의 인생 전체를 담아 놓은 서사적 구성

▶제재-신부

▶주제-여인의 정절(貞節)

▶출전-<질마재 신화>(1975)

** '신부'는 여인의 매운 정절(貞節)을 놀라우리 만치 담담하고 간결하게 노래하고 있는 산문시이다.

 시의 내용은 간단하다. 결혼 첫날밤 신부가 신랑의 오해를 받아 소박을 당하였다. 그러나 신부는 40년인가 50년인가 지난 뒤(이것은 한 인간의 일생을 의미한다)까지도 첫날밤과 변함없는 모습으로 앉아 있다가, 우연히 들린 신랑의 안쓰러운 손길이 닿은 뒤에야 매운 재가 되어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았다는 것이다.

 이런 간단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 시는 우리에게 섬뜩한 느낌을 준다. 그것은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표상되는 육(肉)의 세계와 '초록 재 다홍 재'(생명이 없음에도 고스란히 제 모습대로 앉아 있는 것은 일부종사의 무서운 신념을 표상한다.)로 표상되는 영(靈)적 세계의 대비와도 관계가 있다. 즉 육의 세계에 속하는 신랑과 영의 세계에 존재하는 신부의 매운 정절이 우리에게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 "신부'이다.

자화상自畵像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삶의 굴레           주인을 위한 일로 인하여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쓸쓸하고 음울한 분위기 - 쓰러질 듯 가늘고 연약한 모습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

       임신                                                         지독한 가난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 ↔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

모순된 사회제도와 가난의 고통           토속적 삶의 을씨년스러운 표정과 뿌리 깊은 비극적 세계관이 깔려 있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사실은 농민전쟁에 가담하여 싸우다 죽음

그 크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

외할아버지의 역사적 고난의 삶을 내가 물려받았다는 뜻

애비. 할머니. 어매. 외할아버지 -수난과 역경 속에서 끈질기게 못숨을 이어온 이 땅 민족의 삶, 민중들의 고달픈 삶이 아로새겨져 있다.

                                        거칠고 험난한 世波

스믈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끊임없는 방랑. 세상 속에서의 시달림. 수난 역경 떠돌이의 삶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죄의 값이라 여김                   >자학과 오뇌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 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시련기의 삶에 대한 회고

초라한 모습과 아픔을 뉘우침 없이 받아들임 - 감내와 극복(미당 특유의 순응주의 또는 운명론)

자학의 몸부림이 생의 극복 의지로 전이됨으로써 생명력을 획들하게 된다. 

찬란히 티워 오는 어느 아침에도

              험난한 삶의 예술적 승화

이마 위에 얹힌 詩의 이슬에는

괴로운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삶의 열매

              ↙정직과 고뇌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승화시키려 함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결실이 있기까지의 괴로움 - 시 한 줄에 피의 의미, 삶의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젊은 날의 초상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관능과 자학, 힘겨움과 고달픔, 흥분과 우울 및 피로가 뒤엉킨 표정으로 각인됨

시인의 자화상

병든 숫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회고

고통스런 삶에 대한 쓰디쓴 회고 - 버릴 수 없는 생명적 욕구에의 확인

젊은 날의 실존적인 몸부림을 생생하게 형상화함

**'시의 이슬'과 '피'의 관계

  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은 이마에 밴 땀방울을 연상하게 하는 동시에 험난한 삶의 예술적 승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고뇌의 상징인 몇 방울의 '피'가 섞여 있다고 했으므로 이슬처럼 영롱한 시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괴로움과 고뇌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시의 이슬은 피의 산물인 것이다.

▶성격-회고적, 서사적, 자기 응시적, 자전적

▶제재-자아

▶주제-삶의 시련과 고통

▶특징 ①진솔한 자기 고백(시적 자아가 시인의 분신으로 설정됨)

       ②자의식이 당대의 민족의 상황과 결부됨

▶출전-<시건설>(1939. 10) 

**감상과 해설

  이 시는 근대 역사의 시련기를 배경으로 하여 괴로운 삶을 살아 온 한 인물의 반생을 노래한 작품이다. 서정주의 초기 시에 특징적인 생명의 강렬성이 잘 나타나 있으며, 대담한 언어 구사와 솔직함으로 충격적인 효과를 일으키는 시이다.

  사람은 자신의 지난 생애에 대하여 얼마 만큼 솔직할 수 있는가? 또, 한 사람의 생애는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감동적일 수 있는가?  이 두 가지 물음에 대하여 쉽사리 답하기는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생애를 실제보다 미화시켜 회고하기도 하고, 대개의 경우 그 내용이란 누구나 겪게 마련인 범상한 일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 점에서 위의 작품은 우리에게 비상한 충격과 감동을 준다.

  '자화상'에서 시인이 회고하고 있는 것은 그 자신이 당시까지 겪어 온 20여년의 생애일 것이다. 그 세세한 내용이 과연 실제의 사실과 그대로 부합하느냐의 여부는 이 자리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 우리에게 보다 중요한 사항은 이 작품에 나타난 한 인물의 생애가 지닌 근원적 고통과 방랑의 모습, 그리고 이로부터 나오는 생명의 결의이다.

  제1연은 주인공 '나'가 기억하는 아주 오래 전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을 보여 준다. 그것은 불행한 역사의 그림자 속에 있다. 그의 집안은 모순된 사회 제도와 가난에 시달렸다. 할아버지는 동학 농민 전쟁이 일어나던 갑오년에 집을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는데, 사실은 바다에 간 것이 아니라 그 농민 전쟁에 가담하였다가 죽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아버지는 종이었기에 주인을 위한 일에 매이어 밤이 깊도록 돌아오지 못하고는 했다. 이 쓸쓸하고 음울한 분위기가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는 구절에서 구체적으로 암시된다. 바람에라도 쓰러질 듯 가늘고 연약한 모습―이것이 위의 구절에서 암시되는 의미이다. 그런 가운데 아이를 가진 어머니는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고 하나 가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어두운 밤 흙벽에 일렁거리는 호롱불 아래 가난에 찌든 어린 소년이 때가 낀 까만 손톱을 하고 이 어두운 풍경의 일부분이 되어 앉아 있다.

  여기서 갑자기 시상의 흐름이 바뀌어 그의 지난 생애가 몇 마디 말로 요약된다. 스물 세 해 그의 생애를 지배한 것은 대부분이 바람 즉, 끊임없는 방랑, 세상 속에서의 시달림, 흙먼지와 추위 같은 것들이었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그를 비웃기도 하고, 그의 고통을 어떤 죄의 값이라 여기기도 하였으며, 그를 천치로 생각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감연히 말한다.―'나는 아무 것도 뉘우치지 않을란다.' 개인적인 괴로움과 역사의 시련이 겹친 삶을 돌아보면서 그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이나 아픔을 뉘우침 없이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이다. 삶의 시련과 고통은 오히려 그로 하여금 더욱 굳세게 일어나도록 하는 힘이 된다. 그리고 그 힘은 찬란히 트여 오는 아침에 그의 이마에 얹힌 시의 이슬로 나타난다.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는 시의 이슬이란 곧 괴로운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창조의 열매다. '국화 옆에서'라는 시에서 서정주는 한 송이의 국화꽃이 피어나기까지의 시련과 우주적 인연을 노래한 바 있지만, 이 작품에서도 어두운 밤 뒤의 이슬과도 같이 영롱한 시가 이루어지기까지는 '몇 방울의 피'로 표현되는 괴로움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대목에서 '병든 숫캐마냥 헐덕거리며 나는 왔다.'고 그가 말하는 것은, 그러므로 자신의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쓰디쓴 회고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릴 수 없는  생명적 욕구에의 강렬한 확인이 된다. 그 표현의 강렬함은 그렇게 표현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절실하였던 한 시인의 개인적 생애와 그 뒤에 깔려 있는 우리 나라 근대 역사의 험난한 굽이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 준다.

*달을 두고;여자가 아이를 가진 것을 말함.

** 첫시집 『화사집』 첫머리에 실려있는 시이다. 신선하고 충격적인 강렬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도배조차 하지 못한 '흙으로 바람벽한' 토막(토방)에서 고달픈 살림과 노동으로 '손톱이 까만'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난 '나'를 상상할 수 있다. 집은 몹시 가난하고 외가 쪽은 어업에 종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간결하면서도 함축 많은 전반부의 생성 환경의 도입이 끝난 후, 23년의 자서 고백이 이어진다. '바람'으로 커 온 '나'는 죄인이라거니 천치라거니 하는 사회의 냉대와 홀대를 받았지만 조금도 후회하지 않겠노라고 말한다. 그것은 '이마 우에 얹힌 시의 이슬'에 힘입은 바가 많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시에서 우리생활과 밀착되어 있는 토착적·토속적 이미지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 '풋살구'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손톱이 까만 에미' '갑오년' '외할아버지' '팔 할이 바람' '병든 수캐'와 같은 심상은 우리의 전통적 삶과 그 터전에 밀착되어 있는 심상의 말들이다. '검은 머리 파뿌리될 때가지'라 할 때의 '파부리'는 진한 함축과 독특한 연상을 불러 일으킨다. 호호백발을 파뿌리로 표현하는 것은 갓난애의 손을 고사리에 비유하는 것과 같이 아주 익숙한 전래 관용구이다. 자칫하면 진부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머리'를 빼고 늙은 할머니와 직접 연결시켜 참신하고 직접적인 느낌을 잃지 않고 있다. 한 그루의 대추나무를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고 말한 것도 일상언어의 관용으로부터 벗어나 신선하고 참신하다. 한 주의 대추꽃은 시골 흙벽집의 정경을 재촉하는 측면 외에도, 그 꽃이 드러나보이지 않고 목질이 단단하다는 점에서 할머니의 늙음과 자연스러운 친근성을 갖고 있다.

  익지 않은 풋살구를 먹고 싶어하는 어머니에게서 받는 심상은 '풋살구'가 임신 초기의 입덧과 관련이 있고 한국 여성의 생활사의 하나임을 파악할 때 생생하게 살아난다. 그래서 '달을 두고'는 '산월을 앞두고 혹은 몇 달을 두고, 풋살구를 먹고 싶어했다'로 읽는 것이 자연스럽다. 완결되지 않은 대목은 '풋살구철이 아니어서 못 먹었다' 등등의 암시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밑'은 출생 특히 출산의 배경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아마도 '너 처음 가졌을 때 풋살구가 먹고 싶어 혼났다'는 어머니의 회고담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갑오년은 별 뜻은 없고 실제 외조부가 돌아오지 않은 가출의 해일 것이다. 외조부가 어업에 종사하다가 실종되었을 가능성과 함께, 바다에 나간다고 나섰다가 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행방이 묘연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린이의 외모를 정의할 때 친탁이냐 외탁이냐를 가리는 것은 가장 비근하고 일반적인 전래의 관행이었다.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라는 자서의 한 행은 시의 후반을 시원스레 도입해 주고 있는 명구이다. '팔 할'이라 언뜻 보아 생경한 단어가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바람'이라는 낱말과 잘 어울려 있다. 바람이란 낱말은 '바람났다' '바람 피운다' '바람 들었다'는 비유적 함축이 들어 있으면서 영원한 방랑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순응적이며 생산적인 삶으로부터의 일탈, 사춘기의 연정으로부터 중년의 불륜에 이르기까지의 폭넓은 사랑의 함축, 외도나 방탕에서부터 질병까지를 암시하는 말이다. 다음 4행은 이 '바람 인간'의 난경(難境)이나 사회적 냉대를 다루고 있는데, 보편적인 감정의 언어로 되어 있어 순조롭게 읽힌다.

  '찬란히 티워오는'이하 3행은 얼마쯤 과장되어 있어 시 전체의 직접적인 박진감에선 훼손이 되는 부분이다. 이런 취약성은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숙개마냥'이하의 결구에서 벌충되고 있다. 얼마쯤의 허풍기가 '병든 숫개'라는 친숙하면서도 강렬한 비유로 상쇄되어 있다. 이 혓바닥 늘어드린 병든 숫개마냥 헐덕인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건 팔 할이 바람이다.

cf.김화영,『미당 서정주의 시에 대하여』(민음사,1984)

   『화사집 발간 50돌 기념 미당시 낭송 음반』(테이프/CD)(민음사,1991)

   『노자없는 나그네길』(신원문화사) 중 <국화 에필로그>

   1991년 7월호 『현대시학』 특집 「화사집 50년 미당시 50년」

cf.서정주 <세 가지 견해에 대한 나의 변명> 『동서문학』 1976년(1986?) 7월호

질마재 신화

                   신선(神仙) 재곤(在坤)이

땅 위에 살 자격이 있다는 뜻으로 ^①재곤(在坤)이라는 이름을 가진 앉은뱅이 사내가 있었습니다. 성한 두 손으로 멍석도 절고 광주리도 절었지마는, 그것만으론 제 입 하나도 먹이지를 못해, ^②질마재 마을 사람들은 할 수 없이 그에게 마을을 앉아 돌며 밥을 빌어먹고 살 권리 하나를 특별히 주었었습니다.

 '재곤이가 만일에 목숨대로 다 살지를 못하게 된다면 우리 마을 인정(人情)은 바닥난 것이니, 하늘의 벌(罰)을 면치 못할 것이다.' 마을 사람들의 생각은 두루 이러하여서, 그의 세 끼니의 밥과 추위를 견딜 옷과 불을 늘 뒤대어 돌보아 주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③갑술년(甲戌年)이라던가 을해년(乙亥年)의 새 무궁화(無窮花) 피기 시작하는 어느 아침 끼니부터는 재곤이의 모양은 땅에서도 하늘에서도 일절(一切) 보이지 않게 되고, 한 마리 거북이가 기어다니듯 하던, 살았을 때의 그 ^④무겁디 무거운 모습만이 산채로 마을 사람들의 마음 속마다 남았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하늘이 줄 ^⑤천벌(天罰)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가 거듭 바뀌어도 천벌은 이 마을에 내리지 않고, 농사(農事)도 딴 마을만큼은 제대로 되어, 신선도(神仙道)에도 약간 알음이 있다는 좋은 흰수염의 조선달(趙先達) 영감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재곤이는 생긴 게 꼭 거북이같이 안 생겼던가. 거북이도 학(鶴)이나 마찬가지로 목숨이 천 년은 된다고 하네. 그러니 그 긴 목숨을 여기서 다 견디기는 너무나 답답하여서 날개 돋아나 하늘로 신선(神仙)살이를 하러 간거여……."

 그래 "재곤이는 우리들이 미안해서 모가지에 연자 맷돌을 단단히 매어 달고 아마 어디 깊은 바다에 잠겨 나오지 않는 거라." 마을 사람들도 ^⑥"하여간 죽은 모양을 우리한테 보인 일이 없으니 조선달 영감님 말씀이 ^⑦마음적으로야 불가불 옳기사 옳다."고 하게는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도 ^⑧두루 그들의 마음 속에 살아서만 있는 그 재곤이의 거북이 모양 양쪽 겨드랑에 두 개씩의 날개들을 안 달아 줄 수는 없었습니다.

어구 풀이

①땅위에 살 자격이 있다는 뜻으로 재곤(在坤)이라는 → '재곤(在坤)'의 '곤(坤)'은 '땅'을 뜻한다. 즉 '땅에 있다'는 뜻의 이름이다.

②전통적 삶의 풍속도-마을 사람들의 인심이 잘 드러난 부분으로, 이런 요소가 전통적 인정의 형상화라 할 수 있다.

③무시간성(無時間性) → '갑술'이나 '을해'는 꼭 집어 어느 시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므로 무시간성을 함축한다.

④재곤이는 앉은뱅이였으므로 몸이 무거워 보였다는 뜻도 되고, 그가 보이지 않게 되자 마을 사람들 마음이 무거웠다는 뜻도 된다.

⑤'천벌'과 삶의 태도 → 천벌을 걱정한다는 것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데 대한 두려움의 표시이다.

⑥가치관의 함축 → 사실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삶의 바람직한 귀결을 바라는 우리 민족의 가치관이 나타난다.

⑦옳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마음적'은 잘못된 조어법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흔히 이런 표현법을 사용하는 현실을 보여 줌으로써 사실성 및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⑧생기기는 거북이처럼 무거운 모습이지만 분명 날개가 돋쳐서 하늘 나라에 가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감상

 이 작품은 작자가 1970년에 발표한 연작시 '질마재 신화' 중의 한 편이다.

 이 작품을 읽는 데는 먼저,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느껴지는 데 유의하자. 시라면 행을 길고 혹은 짧게 바꾸어 가면서 쓰는 것이 보통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고 줄글로 되어 있다. 따라서, 마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줌으로써 이 시의 내용과 조화를 이룬다.

 이 시가 담고 있는 내용에서, 앉은뱅이 사내 재곤이를 돌보는 일을 자신들의 의무로 생각하는 마음은 우리 민족이 지닌 심성의 전통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사라진 것이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은 인정미 넘치는 우리 선인들의 삶 그 모습 그대로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재곤이가 어디 좋은 곳에 갔으리라는 기원도 품고 있다. 옆의 도표를 참조하자. 우리 전설이나 민담에서 흔히 보던 그대로이며, 오래 뿌리를 내리고 있던 토속적인 신앙이 여기에 깊이 배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시는 내용과 형식의 양면에서 우리 문학의 특질과 전통을 재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옛날의 그것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시답게 산문시로 새로이  창조해 냈다는 점도 중요하다.

하늘

  ??   

      땅

             ?? 대립관계

          ↑           ??         ↑                    ?? 모순관계(대각선 위치)

재곤이 사라짐

  ??   

 재곤이 있음

             ↑ 함축관계

추천사

                                             ― 춘향(春香)의 말(1)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이상 세계

배를 내어밀듯이,

억압이 없는 이상세계에의 지향     

향단아.                                                     →그네 뛰는 춘향

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수양버들 나무와

지상의 애착물

베갯모에 놓인 듯한 풀꽃더미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현실에 대한 애착 

아주 내어밀듯이, 향단아.                                  →춘향의 현실적 고뇌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장애물               영원하고 자유로운 세계(=바다)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채색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                      

고운 옷을 입고 그네 타는 모습. 아름다운 서정과 꿈을 가진 것처럼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초월적 세계에의 갈망

              하늘 구름에 도달하고 싶은 욕망

서으로 가는 달 같이는

불교적 세계,초월적 공간  달-행운유수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인간적 운명의 한계 의식

현실 자각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서정적 자아의 소망을 나타내는 매개체(구름과  원관념은 같다.심상은 대조적-구름:자연스러움, 파도:비정상적)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 다오.

              핵심어구

향단아.                                                   →소망 달성에의 의지

**'그네'의 암시

 그네는 천상과 지상을 왕복하면서 항시 지상으로 돌아온다. 현실에의 애착과 꿈(지상의 운명에서 벗어나고 싶음)에 대한 의지의 갈등과 현실로 돌아오는 춘향의 마음의 자세를 암시하고 있다.

**해설

 이 시는 현실을 초극하려는 의지와 현실에 대한 애착의 사이에 놓인 인간의 심리적 비극을 다루고 있다. 3연의 하늘과 구름에 도달하고픈 욕망과 2연의 수양버들, 풀꽃더미, 꾀꼬리 등에 대한 애착 사이의 갈등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떠나 욕망대로만 살 수 없다는 자각이 4연에서 일고 있다. 그러면서도 1연과 5연에서 보듯 현실을 떠나고픈 의지는 늘상 잠재해 있는 것이다. 사랑을 통한 초월에의 의지와 현실적 전제 조건에 의해 꿈을 좌절해야 하는 춘향의 상황을 통해 인간의 의식  구조를 해명하고 있다.

 이 시는 춘향의 이야기를 시화한 것이다. 율격 구조와 같은 외형상의 전통의 계승이 아니라, 문학 내적인 전통의 계승이다. 한국인의 의식에 깊이 각인된 촌향의 이야기에서 춘향의 심리를 유추하여 인간 심리의 본원적 형태를 노래하고 있다.

▶성격-낭만적, 상징적

▶제재-그네 뛰는 춘향

▶주제-초월에의 갈망

▶특징-삶에 대한 관념적 인식을 비유와 알레고리적 상징의 유기적 작용을 통해 표현

▶출전-<서정주시선>(1956)

           줄-현실에 대한 애착(필연적 좌절)

**그네 ＜                                   ＞심리적 비극

             타는 행위-현실 초극의 의지(이상)

춘향유문

                                                ― 춘향(春香)의 말(3)

안녕히 계세요

체념적 인사

도련님

지난 오월 단오ㅅ날, 처음 만나든 날

               꿈결 같은 사랑이 시절 회상

우리 둘이서 그늘밑에 서있든 

그 무성하고 푸르던 나무같이

풍성하고 싱싱한 사랑 - 춘향의 사랑

늘 안녕히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과의 작별

1연의 부연적인 고별의 말

저승이 어딘지는 똑똑히 모르지만

춘향의 사랑보단 오히려 더 먼

                              길고 영원함

딴 나라는 아마 아닐 것입니다

           영원한 사랑 → 죽음의 세계조차 우리의 사랑 안에 있음

천길 땅밑을 검은 물로 흐르거나

지옥에 떨어져 썩어 지하수로 흐르거나            >시공을 초월한 사랑. 윤회사상(검은 물→구름→소나기)

도솔천의 하늘을 구름으로 날드래도

欲界 六天 가운데 넷째 하늘.    극락에 올라가 구름이 되어도

그건 결국 도련님 곁 아니예요?

아무리 전생(轉生)해도 영혼은 도련님과 함께 있다

더구나 그 구름이 쏘내기 되어 퍼부을 때

                     격렬한 사랑  →도련님에게로 퍼부어지는 사랑(인과 합일의 경지)

춘향은 틀림없이 거기 있을 거에요!              ▶죽어서도 도련님의 곁을 떠나지 않을 것

죽어도 끊어지지 않을 사랑 (거기-도련님이 비를 맞는 공간     격렬한 사랑이 가장 고조된 연

임과의 합일의 경지. 도련님을 완전히 점령하는 공간)

▶성격-낭만적, 이상적, 동양적, 불교적

▶어조-여성적이며 섬세한 어조

▶표현-부드러운 독백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여성적인 섬세함과 부드러움 속에 강렬한 영상을 담고 있음.

▶제재-옥중의 유언

▶주제-시공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여인의 변함없는 사랑과 정절)

▶출전-<서정주 시선>(1956)

푸르른 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그리움의 정서가 밝게 표출됨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시인의 뛰어난 언어 감각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부지런한 자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계절이 바뀌어도 그리움의 정서가 변하지 않음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그리워서 어떻게 하겠느냐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는 마음으로 바쁜 세월이지만 여유 있는 마음으로 서로 생각하며 살자

▶성격-독백적

▶제재-푸른 날

▶주제-보고 싶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

▶출전-<동천>(1968)

화사(花蛇)

 사향(麝香) 박하(薄荷)의 뒤안길이다.      →배경과 주체 제시

생명력의 향기               인간과의 숙명적 관계로 뱀이 다닐 수밖에 없는 어둡고 시선이 미치지 않는 길

 아름다운 배암……

아름다운 빛깔 - 징그러운 꿈틀거림(운명적 아이러니)→원죄, 원시적 생명의 아름다움

 얼마나 커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아리냐.  ▶뱀의 징그러운 모습과 아름다운 빛깔

저주받은 뱀의 모습은 기독교에서 원죄의 문제와 관련됨

 꽃대님 같다.

   아름다운 모습

 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꼬여 내던 달변(達辯)의 혓바닥이

                          징그러운 모습

 소리 잃은 채 날름거리는 붉은 아가리로

                         존재의  원죄적 모순성에 대한 증오와 저주의 몸짓

 푸른 하늘이다……. 물어 뜯어라, 원통히 물어 뜯어,               ▶뱀의 구체적 형상

절대적인 선의 표상. 인류를  유혹한 뱀에게 징벌을 내리는 하느님의 표상

 달아나거라, 저놈의 대가리!                                    ▶뱀에 대한 격심한 저주

   존재의 밑바닥에 깔린 모순과 허무를 극복하는 공격적인 표현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사향 방초 ㅅ길 저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는 도덕적 정당성의 행위    ↔     유혹에 이끌리는 잠재 의식의 표현 (갈등.이중성)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석유 먹은 듯……석유먹은 듯……가쁜 숨결이야.                 ▶생명의 존재적 모습

 바늘에 꼬여 두를까 보다. 꽃대님보다도 아름다운 빛……

              화사의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

 클레오파트라의 피 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 고운 입술이다……스며라, 배암! ▶뱀의 관능적인 아름다움

     뱀의 관능적 황홀, 육감적인 미를 표현한 시구

 우리 순네는 스물난 색시, 고양이같이 고운 입술……스며라, 배암!        ▶생명력의 관능적 아름다움

토속적 관능미 - 뱀의 매력이 전이되어 나타남

▶성격-관능적, 상징적, 탐미적

▶어조-격정적

▶제재-화사[꽃뱀]

▶주제-원시적 생명력에 대한 향수

▶출전-<시인부락>2호(1936)

                <감상>

  <화사>는 뱀을 원시적 생명력의 상징으로 삼고, 이러한 원시적 생명력에 대한 추구와 갈구를 노래한 시이다. 이 작품은 서정주의 초기 작품으로 보들레르의 영향 아래 그의 힘찬 원시적 생명력과 조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징그러운 몸뚱아리를 갖고 태어난 뱀의 숙명적 인식에서 매혹적이고 관능적인 생명력을 지닌 뱀으로의 인식 전환을 통하여 시인은 뱀처럼 원시적 생명력을 지닌 존재로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화사의 뱀은 원시적 생명력을 상징한다. 날름거리는 혓바닥, '꽃대님보다도 아름다운 빛', '클레오파트라의 피먹은 양 붉게 타오른 고운 입술' 등은 뱀의 관능적 욕망이자 강렬한 생명력을 의미한다. 시인이 인식한 이러한 뱀의 생명력은 시인 자신이 추구하는 강렬한 생명에의 욕구와 표리 관계를 이루고 있다.

[빼루]

귀촉도-죽어서 떠난 님을 그리워하며 떠올리고 있네요

[빼루]

꽃밭의 독백-멎어버린.. 멈춰서 더이상 발전이 없고 무료한 삶에서 꽃에게 이상을 지향하는 의지가 보입니다

[빼루]

다시밝은날에- 순수하던 내마음에 사랑하는 그로 인해 기다림이 생긴 과정을 나타냈네요

[빼루]

무등을 보며-가난은 아무렇지 않게 여기며 힘들고 어렵더라도 긍정적 자세와 마음가짐을 중요시하는 태도가 와닿네요

[B3반 예비역]

광화문 - 광화문의 모습과 광명에 대해 잘 표현해 놓은것 같습니다.

[B3반 예비역]

국화 옆에서 - 한생명이 만들어지려면 많은 고통이따른다고 나타나있습니다.

[B3반 예비역]

귀촉도 - 다시보지못하는님에대한 염원과 부정이 보이는거같습니다.

[B3반 예비역]

꽃밭의 독백 - 역경을 딛고 일어서려는 화자의모습이 보입니다.

[B3반 예비역]

다시 밝은 날에 - 정렬적인 사랑과 기다림의 정서가 나타나 있습니다.

[B3반 예비역]

무등을 보며 - ~수밖에없다 여기에서 그냥 받아들이려는 감정이 나타나 있습니다.

[B3반 예비역]

문둥이 - 아기의 간이 나오면서 뭔가좀 이상한 시인것 같습니다. 인간의 죄의식등이 나타나 있는것같습니다.

[B3반 예비역]

밀어 - 아름다운 꽃 봉우리를 표현해 놓았네요. 아~

[개먹고개춤춰]

춘향유문 죽음을 초월한사랑

[tlsdlsep]

광화문- 광화문에 도착해서 광화문을 보며 느낀 광화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 시같아요

[tlsdlsep]

국화 옆에서 - 국화를 피우기위해 많은 시련과 고통이 있다는것을 말하면서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말하는 시같아요

[tlsdlsep]

추천사 - 불교적 세계, 초월에 세계를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현실에 대해 말하는 시같아요

[tlsdlsep]

춘향유문 - 임이 죽었지만 재회를 확신하고 있다

[서한경]

견우의노래- 만남에대한 기다림등이 나타나있습니다. 어디서봤는데. 광화문에대한 자신의감정을 써놓았네요. 국화옆에서-국화꽃을 피우기위한 노력이 생명의탄생으로 나타나있네요. 귀촉도- 님이없는 상황을 부정하려하고있네요.

[손가락에무좀]

견우의 노래 - 돌아서는 갈 수 없는 은하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함. 사랑을 위해서는 칠월칠석까지 이별이 필요하다는 역설적 표현으로 주제를 강조함.

[현희]

귀촉도-임의죽음으로인한이별..가장마음아픈이별같아요.

[B3반엑기스]

견우의 노래-칠월칠일이 만나는 견우와 직녀를 통해 진정한 사랑에는 이별과 아픔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거 같습니다.

[B3반엑기스]

광화문-광화문에 대한 예찬적 태도가 보이네요 ㅎ

[B3반엑기스]

국화옆에서-참 시가 마음에 들어요.뭔가를 해내기 위해서는 인고의 자세가 필요하다는걸 말해주는거 같애요 ㅎ

[B3반엑기스]

귀촉도-음 여러번 봐서 익숙한 시에요.이제 곁에 없는 님에 대한 그리움이 드러나있어요.호올로라는 표현이 정말 쓸쓸하네요

[승진]

견우와 노래 -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이 시의 주제 같아요. 광화문 - 광화문을 보며 느낀 감정을 표현한시 국화앞에서 - 이 시는 생명 하나 하나 모두 고난을 겪어야 열매를 맺는다 이런 느낌의 주제로 생명말고도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꿈 목표 모두 그런거 같아요. 귀촉도 - 사별을 주제로한 시 애상적분위기 꽃밭의 독백 - 인간세상에 모든 한계의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표현한 시 같아요.

[손가락에무좀]

광화문 - 아무생각없이 지나쳤던 광화문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국화옆에서 - 중학교때 수학선생님께서 첫시간에 적어주셨던 시...아직까지도 생각난다..//귀촉도 - 님과의 사별을 슬퍼함. // 꽃밭의 독백 - 고난을 딛고 일어서는 화자의 굳건한 의지가 인상적임.// 다시밝은날에 - 춘향이 이도령을 기다리는 애절한 마음을 표현함.//동천 - 절대적인 존재인 님이 매서운 매도 비켜갈 정도로 고귀함을 강조//무등을 보며 - 가난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사소한 것임을 강조하며 현실의 역경을 초월하는 삶의 자세를 나타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