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갈 때 제일 큰 고민은 ‘뭘 먹을까’다.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해 3시간 가까이 진행되니 경기를 보면서 저녁을 해결해야 된다.
야구장에서 파는 음식은 대부분 패스트푸드이고 미리 만들어 둔 메뉴여서 금방 식는다. 하지만 올해는 식도락을 채워줄 새 먹거리가 많다. what’s new_인천 문학경기장 ‘바베큐 존’에서는 야구를 보면서 고기도 구워 먹을 수 있다. 티켓 값 1만원에, 삼겹살 2인분(1만8000원)을 사면 불판과 버너를 빌려준다. 냉동육 이어서 맛이 조금 덜하지만 야구 보면서 먹는 재미가 색다르다. 기본 2인분을 제외한 나머지 고기나 채소는 야구장 밖에서 직접 사와도 된다.
바비큐 존 말고 일반 좌석에서도 불판 대여소로 전화하면 고기를 구워 배달해 준다. 1층 복도에서 파는 ‘신포닭강정’도 별미다. 인천 신포동 중앙시장의 유명한 닭강정집이 야구장 안에 분점을 냈다. 워낙 인기가 많아 주말에는 늦어도 5회말 전에 가야 먹을 수 있다.
부산 사직구장에는 직접 만든 케밥을 관중석에 배달해 주는 터키인 아저씨가 유명하다. 강남에서 터키 음식점 주방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부산으로 내려간 요리사다. 3000원짜리 닭고기 케밥이 인기다. 잠실야구장은 구장 옆 중국집과 치킨집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입구 번호를 알려주면 20분 안에 출구 앞으로 갖다 준다. 운 좋게 야구장 경비원과 알고 지내는 배달부가 걸리면 자리까지 직접 갖다 주기도 한다. 전화번호는 야구장 앞에서 매일 나눠 준다
야구광들은 의자 바닥이 딱딱하고 폭이 좁아 불편하다고 말한다. 테이블이 없어서 수납 공간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하지만 올해는 넓은 커플석은 물론이고 심지어 누워서 보는 좌석까지 생겼다. 아이랑 같이 가면 좋은 자리들이다
what’s new
인천 문학경기장 ‘그린 존’에는 의자가 없다. 잔디밭에 아무렇게나 앉아서 구경하면 된다. 파라솔 그늘 아래, 해변에나 있을 법한 선 베드에 편하게 누워도 좋다. 돗자리는 무료다. 내야석 입장권만 있으면 선착순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주말에 이곳에서 보고 싶으면 일찍 가서 자리를 맡는 게 좋다. 기자가 3월 28일에 그린 존에 가봤을 때만 해도, 아직 잔디가 올라오지 않아 조금 썰렁했다. 하지만 요즘은 잔디가 제법 푹신해져 가족 관람객이 많다. 적어도 경기 시작 30분 전에는 도착해야 전망 좋은 앞자리에 앉을 수 있다.
잠실경기장은 일반인 출입 금지였던 ‘VIP석’을 처음 개방했다. 원래는 시구한 연예인이나 모기업 임원 등 구단에서 초청한 사람만 앉던 자리다. 전용 테이블에 조선호텔에서 공수한 도시락을 세팅해 준다. 선수용 출입구로 입장하고화장실도 따로 있어 사람이 아무리 붐벼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야구장에서 누리는 10만 원짜리 호사다.
대구와 문학, 대전구장에는 2인용 커플석과 4~5인용 ‘가족석’이 새로 생겼다. 문학구장 커플석은 햇빛이 강하니 꼭 모자를 쓰고, 대전구장 가족석은 붐비는 통로 근처니 소지품을 잘 챙기자
야구는 초보자가 배우기 어려운 규칙도 많고 투수가 공을 던지는 사이에 자투리 시간이 많아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가볍게 와인을 한잔하거나 경기장 곳곳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눈을 돌리자.
what’s new
야구장에서 허용되는 술은 맥주뿐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잠실구장과 문학구장에서 와인을 마실 수 있다. 해가 내려앉은 조명탑 불빛 아래서 먹는 와인은 색다른 멋이 있다.
잠실구장에서는 와인 이벤트가 열린다. 경기 중간에 전광판에 부부나 연인을 클로즈업해 주는데, 화면에 잡힌 사람들이 키스를 하면 스파쿨링 와인을 선물로 받는다. 차게 해서 먹으면 좋은 와인이라서 따뜻한 봄날과 잘 어울린다.
문학구장에서는 레드 와인, 광주구장에서는 요즘 인기 높은 국순당 생막걸리를 팔기 시작했다. 광주에서 파는 막걸리는 한 병에 2000원으로 맥주보다 싸고 도수도 6도에 불과해 여자들이 많이 찾는다. 야구장에서 술을 마시려면 매점에서 파는 캔 맥주를 종이컵에 담아 가져와야 된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등에 맥주통을 메고 관중석 사이를 돌아다니는 청년한테 사자. 잠실구장에만 있던 이 맥주 청년들이 올해부터 다른 구장에서도 영업(?)을 시작했다. 무거운 맥주를 빨리 팔아야 되기 때문에 넘치기 직전까지 꾹꾹 눌러 담아준다.
제공 : 여성중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