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1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1 “사람이 태어나서누구나 한번 피 마르게 아파서 소리 지르는 때가 있는데내가 너무 아파서 지른 간절하고 피맺힌 절규가‘난쏘공’이었다.” 『난쏘공』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소설집은 작가 조세희의 가슴속 답답함과 아픔이 쓰지 않으면 폭발할 것 같아 쓰기 시작해서 세상에 나왔다. 『난쏘공』은 1975년 12월부터 1978년에 발표된 연작들을 단행본으로 묶은 책이다. 그래서 연작 소설 전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이 중 한 단편인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 단편집에는 ‘뫼비우스의 띠’, ‘칼날’, ‘우주여행’,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육교 위에서’, ‘궤도 회전’, ‘기계 도시’, ‘은강 노동 가족의 생계비’,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클라인 씨의 병 ’,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에필로그’ 등 12편의 작품이 담겨있다.조세희는 작가가 꿈이었지만 좋은 작품을 쓸 자신도 없었다. 그렇지만 세상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바람은 있었으나 군부 정권이 무서웠다고 한다. 그 시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체포되고, 고문을 당하고, 투옥되는 현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시대에 잡혀간다는 그 자체만으로 공포에 휩싸이는 시대였다. 그래서 작가는 무저항, 즉 현실에 순응하는 삶을 택했었다. 그들이 무슨 짓을 하든지 모른 채 가만히 있으면 자신과 가족들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은 그를 시대와 호흡하며 일어서도록 했다.어느 날 철거촌 취재가 계기가 되었다. 곧 철거될 가정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고 있는데 철거반원들이 얇은 벽을 깨고 들어오는 상황을 당한 것이었다. 그렇게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작가는 다니던 잡지사 부근의 문방구에 들러 볼펜 한 자루와 작은 공책 한 권을 샀다. 그것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시작이었다.시대의 목격자로서 암흑의 현실에서 따뜻한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고 한다. 작가는 틈이 날 때마다 쓰기 시작했다. 그러한 이유로 이 소설집은 대부분 접속사가 없는 단문 형태로 되어 있다. 약자들의 살과 가진 자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이 소설집은 한때 금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70~ 80년대 대학생들에게는 숨어서라도 꼭 읽고 싶은 필독서였다. 지금은 2009학년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될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소설로 자리 잡았다. “내가 ‘난장이’를 쓸 당시엔 30년 뒤에도 읽힐 거라곤 상상 못했지.앞으로 또 얼마나 오래 읽힐지. 나로선 알 수 없어.다만 확실한 건 세상이 지금 상태로 가면 깜깜하다는 거,그래서 미래의 아이들이 여전히 이 책을 읽으며 눈물지을지도 모른다는 거,내 걱정은 그거야.” “아직까지도 청년들이 이 소설에 공감한다는 사실이 괴로워.요즘의 청년들이 이런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고그냥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길 바랬어.”-발간 30주년(2008)기념 한겨레 신문과의인터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