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A AS-080 안면도 - DT0IP (2024/02/17-18)

[DS1TUW]

0. 요약

이번 IOTA 페디션에 사용된 두 안테나의 모습 - Spiderbeam & R-7

    이번 IOTA 페디션은 DT0IP 팀의 일원으로 교신하게 되었으며, 안면도에서 서쪽으로 바다가 트인 QTH에서 EU와 많은 교신을 할 수 있었습니다. AS-080이 rare IOTA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 년간 운용이 없었기 때문에 세계 각지 햄으로부터 많은 교신 요청 이메일이 왔으며, 특히 SSB 파일업이 상당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IOTA 프로그램 외에도 WWFF(HLFF-0016) 및 POTA(HL-0013) 프로그램에 해당하는 운용이었기 때문에, EU/NA/JA 모두에게서부터 파일업을 평소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약 2300개의 교신 중 60% 가량을 DX와 해낼 수 있는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CALL SIGN USED	DT0IP
OPERATOR	6K2CFI, 6K2GRX, DS1TUW, DS4NYE
TOTAL QSOs	2,346 QSOs (188 FT8 dupes, Pure 2,158 QSOs)
RUNNING TIME	41:39 hours
FIRST QSO	17 FEB 2023 06:41Z - JF7RJM 17m FT8
LAST QSO	19 FEB 2023 00:29Z - JA1VVH 20m CW
DXCC Entities	MIX - 72 FT8 - 59 CW - 45 SSB - 44
QSO by MODES	FT8 - 1,431 QSOs CW - 506 QSOs SSB - 409 QSOs
QSO by BANDS	40 - 373 QSOs 30 - 64 QSOs 20 - 587 QSOs 17 - 168 QSOs 15 - 463 QSOs 12 - 3 QSOs 10 - 672 QSOs 6 - 16 QSOs

1. 준비 단계

    이번 IOTA 페디션은 긴 시간의 휴식으로부터 돌아와 지난 12월 DT0IP 콜사인으로 AS-105 장봉도에 다녀오신 6K2CFI님의 초대를 받아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지난 9월 말 AS-090 대이작도 운용 이후로 다시 파일업을 바라는 마음으로 2월 29일부터 3일간의 AS-122 백령도 운용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1월 말 IOTA에 관련해서 카톡 대화를 나누며 한번 서로 함께 운용하기를 바라는 뜻이 맞아 이번에 귀중한 자리에 함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OP는 6K2CFI, 6K2GRX, DS1TUW 및 잠시 와서 큰 파일업 처리를 하고 가신DS4NYE로 총 4명이었습니다.

    운용 장소는 한국 콘테스트클럽(KCC)의 DS4NYE님이 다녀가셨던 안면도의 한 펜션이었으며, 남서향의 바다를 마주한 펜션에서 EU를 서비스하기에 괜찮은 위치로 보였습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NA 동부를 L/P로 교신하기에도 좋은 위치였으며, VK/ZL도 교신하기 좋은 위치였습니다.

    한편 AS-122 백령도 운용을 준비하며 1월에 주문한 Spiderbeam 안테나가 2월달 초 도착했고, 이번 운용 준비단계 막바지에 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하도록 세팅이 완료되었습니다. 17일부터 19일 오전까지의 운용 중 17-18에만 운용하려고 했어서 원래는 6K2CFI님 소유의hexbeam 안테나가 사용될 예정이었으나, 운용날이 임박해서 19일까지 시간 확보가 되는 것을 확인하여 제 Spiderbeam을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2. 이동 및 장비 세팅

운용 QTH - 남서쪽을 바라보는 해변입니다. EU 교신에는 무리가 없으나, NA로는 신경을 써야 하는 위치입니다.

    운용 시작 당일 17일 토요일 오전에 6K2CFI님의 차량 픽업으로 안면도까지 이동하였습니다. 서울에서 안면도까지의 거리가 직선거리로는 130 km, 도로로는 약 200 km로 의외로 꽤 멉니다. 그래도 보령 해저터널의 개통으로 1시간 반 - 2시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운용 QTH는 안면도의 남서쪽 해변으로, S/P로 EU 및 L/P로 NA를 서비스하기에 적당한 위치였습니다. 다만 북/남반구의 계절이 아직 겨울과 여름을 벗어나지는 않았는지라 L/P로 NA를 원활히 서비스하기엔 부족하긴 하였으며, 지형의 불리함을 감수하고 주로 S/P로 서비스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해당 QTH는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속하는 해변으로서, POTA HL-0013 및 WWFF HLFF-0016에 해당하는 구역입니다. 따라서 NA/JA 및 EU에 다수의 빅건이 참여하는 POTA 및 WWFF 프로그램 활성화에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얼마 전 개시된 HLFF 프로그램 출발의 좋은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유럽에서 추적하는 첫 HLFF reference가 깔끔한 SSB로 들린다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실제 운용에서도 수많은 44 인삿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44는 WWFF에서 73와 같이 쓰입니다).

Spiderbeam 조립 도중 및 설치 후 모습

    앞뒤좌우로 각각 10m의 길이를 가진 Spiderbeam 안테나의 조립과 설치에는 약 2-3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특히 바람에 대비하여 가이선을 잘 설치하는 데에 시간이 약간 소비되었습니다. 첫 개시인 만큼 약간 오래걸린 부분이 있으나, 이번에 겪은 바를 토대로 앞으로는 안전하고 더 빠르게 설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큰 안테나를 가지고 다닐 때는 반드시 쉽게 설치 가능한 안테나도 소지하여야 운용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파이더빔 외에는 6K2GRX님 소유의 Cushcraft R-7 안테나가 설치되었습니다. 바닷가에서 버티컬 안테나가 유리한 것은 물론이고, 특히 멀티밴드 버티컬이므로 밴드 변경에 불편함이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한편 비가 오면 물의 인입으로 인해 튜닝이 틀어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이번 운용 도중 우천으로 인해 SWR이 변하는 일은 다행히도 없었습니다. 또한 6m 밴드가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지 않았음에도 이번에 일몰 후 호주를 상대로 6m 교신을 여럿 해내는 등 쏠쏠히 사용된 안테나입니다.

    우선 스파이더빔은 EU 및 NA를 대상으로 클래식 모드(CW, SSB) 집중 서비스하기 위해 리니어 앰프를 물려 사용하였으며, 버티컬은 그 외의 사방팔방 지역을 상대로 FT8 서비스하기 위해 barefoot 조건으로 세팅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CW/SSB는 N1MM+ logger, 그리고 FT8은 MSHV를 사용하였습니다. 운용 후 로그를 통합 관리하는 데에는 Log4OM 2가 사용되었습니다.

• # 1 IC-7610 + IC PW-2 (Max 500 W) + Spiderbeam 10 m 높이

• # 2 IC-7300 (Max 100 W) + Cushcraft R-7

• Software: N1MM+ Logger, LZ2HV MSHV, UTCk

3. 운용 이모저모 및 전파전파(propagation)

주야간으로 교신이 내내 진행되었습니다.

    운용 내내 조용한 지자기상태와 비교적 높은 태양활동으로 인해 즐거운 교신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자정에 20m로 전세계가 활발히 교신 가능한 봄철의 기운이 드리우기 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스파이더빔의 좋은 10m 밴드 성능을 가지고서 딱 MUF가 높아진 이 시점에 EU와 거의 FM 음질의 SSB 교신이 가능했습니다. 새벽 1-5시 정도를 제외하면 재미있는 운용을 내내 할 수 있는 밴드 컨디션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으로는 운용 동시간대에 ARRL DX 콘테스트가 진행되어 non-WARC 밴드에서는 CW 운용을 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CQ를 내면 콘테스트 운용국인 줄 알고 답하는 국들도 많았음은 물론이고, CW 교신을 그나마 원활히 할 수 있는 밴드가 EU 대상으로 10m 정도뿐인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SSB가 되지 않는 아슬아슬한 오프닝 가운데서 CW 대신에 재미 없는 FT8으로 선회한 적이 여럿 있었습니다.

    OP 구성에서는, 기존 DT0IP 멤버이신 6K2CFI, 6K2GRX님 외에도 KCC(Korea Contest Club)의 DS4NYE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저는 지난 2023 CQ WW DX SSB에서 함께 운용한 뒤로 다시 만나뵙게 되어서 반가웠고, IOTA를 20년 넘게 다니셨던 경험 덕분에 이번 운용이 더욱 알차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 2월 17일 첫째날 - SFI 170 / SSN 100 / A 4 / K 0-1

    오후 4시경 17m FT8 및 10m SSB로 운용을 시작했습니다. 15m 매칭이 약간 문제가 있어서 우선 17m에서 QRV 해서 약간 유럽 햄들에게 원성이 멀리서 들린 듯하지만 어쩔 수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현지 사정에 따라 최적의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DX페디션 팀들을 더 이해해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답답하면 니들이 뛰든가" hi).

    10m SSB를 진행하다가 아직 유럽 쪽으로 제대로 밴드가 트이지는 않아서 잠시 CW로 노선을 선회하였고, 당시 OP였던 저는 오후 4시경부터 6시까지 내내 파일업에서 콜사인을 건져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르는 사람이 동시에 15명 이상이었기 때문에 UP 교신을 진행했고, UP 1-2에서 내내 많은 국들이 불러왔습니다. 동시간에 15m 매칭 문제도 해결되어 15m FT8도 운용되었고, 이쪽이 해질 때까지 내내 적당한 크기의 파일업이 있었습니다.

    오후 6시정도부터는 EU로의 전파전파가 아주 훌륭했고, 이때 SSB 운용을 개시했습니다. 이때 상당한 파일업이 있었으며, IOTA chase 외에도 다수의 WWFF chaser가 있었다는 것을 WWFF의 인삿말 "44"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는 DS4NYE 및 6K2CFI OM들께서 많은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10m는 운용 후 6시 15분쯤의 일몰 이후에도 7시까지 계속된 파일업이 있다가, 7시를 넘어서서 한순간에 모두 개미만한 소리가 되면서 결국은 조용해지게 되었습니다. 같은 시각 15m 또한 미적지근한 전파전파가 이어졌기 때문에 30m와 40m로 운용 노선을 바꾸는 것과 동시에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밤시간에는 20m가 유럽으로 트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다지 큰 성과가 없어서 억지로 FT8 교신을 계속하였습니다. 밤새 40m와 20m FT8이 운용되었습니다.

• 2월 18일 둘째날 - SFI 57 / SSN 84 / A 6 / K 0-3

    자정부터 새벽까지는 그다지 20m 위로는 운용할 만한 컨디션은 아니었습니다. 또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spiderbeam 안테나도 이리저리 회전을 했는데, 첫 개시인지라 적당한 대책이 없었기에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또 이날은 오후부터 내내 비가 와서 다음날 장비 철수에 대한 걱정이 꽤나 들기도 했습니다.

    아침 7시정도에 10m SSB 컨디션 체크 후, 아직 10m는 SSB를 교신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에 우선 15m CW 운용, 그리고 잠시 후 SSB을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2번 리그로는 40m 및 20m CW/FT8 운용을 시작했습니다. 15m SSB로는 미국이 활짝 열렸습니다. 다수의 IOTA chaser 및 POTA hunter들의 목소리가 내내 이어졌으며, 미국 남동부 4에리어의 사투리도 간간이 들리는 것으로부터 전파전파가 좋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오전 10시 반경 이제 미국 서부마저도 잘 들리지 않게 되면서 15m와 20m FT8 서비스를 로컬 및 남쪽 나라를 대상으로 이어가며 다시 오후에 유럽이 열리기까지를 기다렸습니다. 또 중간중간 6m cluster를 체크하면서 때때로 VK와의 교신을 해나갔으며, 남쪽으로도 10/15m CW 서비스를 여럿 시도하였지만 딱히 인기는 없어서 20-10m FT8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했습니다. 이 도중 DS4NYE님은 스케줄 상 귀가하셨습니다.

    오후 3시부터는 동부 유럽이 가물가물하게 들리기 시작하여 15m CW 운용을 시작하여 괜찮은 크기의 파일업을 오후 5시까지 이어갔습니다. 이후 유럽 전역의 신호가 들어오려고 할 때, 안테나 성능을 최대로 살릴 수 있는 10m SSB로 이동하였습니다. 오후 5시부터 6시 반 10m가 닫힐 때까지 약 1시간 반동안 200여국을 교신하면서, 역시 상태가 좋은 밴드 중 가장 높은 밴드(10m)에서 가장 빠른 교신 속도를 지닌 모드(SSB)를 선택한 것이 옳았다는 것을 재확인했습니다. 당시의 약 7분간의 영상을 첨부합니다.

    일몰 후 10m가 사그라들면서 잠시 활발하게 운용할 밴드가 없는 애매한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다만, 6m는 남쪽 방향으로 가끔씩 열리면서 호주 및 괌과 교신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오후 9시경부터 20m가 전 대륙과 교신이 되면서 EU 신호가 강해지는 것을 확인하고 11시 즈음부터도 CW 및 SSB 운용을 약 1시까지 이어갔습니다. 손님은 별로 없었지만 RBN에 50 dB로 독일에 입감될 정도로 괜찮은 상태였다고 짐작됩니다. 오전 1시에는 20m마저 조용해짐에 따라, 빔을 다시 NA 쪽으로 돌리고 20m 및 40m FT8 운용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래도 EU 및 NA 빅건들은 20m에서 꾸준히 컨택되었습니다.

• 2월 19일 마지막 날 - SFI 152 / SSN 64 / A 3 / K 1.67

    새벽까지는 동일하게 20/40m FT8 운용이 되다가, 7시 반 일출을 기점으로 15m 운용을 시작했습니다. 오전 9시 반부터 장비 철수가 예정되어 있어 약간은 서두르는 마음으로 운용을 시작했습니다. 약 1시간 동안 15m가 서서히 살아나는 것을 확인하고, 8시 20분부터 SSB 운용에도 들어갔습니다. 10m에서는 신호가 약간 가물가물하여 약 15국 교신 후 15m로 옮겨 운용을 재개, 그러나 15m 전역에 알 수 없는 노이즈가 뒤덮어 10m CW로 옮긴 뒤 아무래도 상태가 최상은 아니어서 마무리로 한 국이라도 더 하고자 20m에서 JA 방향으로 교신을 하여 마무리했습니다. 그럼에도 20m에서 낮시간인 지역을 뚫고 미국이 교신된 것으로 보아 이날은 어제와 달리 MUF는 적당히 높고, LUF는 낮아 20m는 밤낮 모두 사용 가능한 완벽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9시 40분, 약 42시간의 운용을 마치고 모든 장비를 오전 11시까지 완전히 철수, 점심식사 후 모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4. 밴드 별 운용 결과

- 40m band

    40m는 버티컬 안테나로 대부분 FT8 운용을 하였습니다. 밤중에 너무 심한 레이더 노이즈가 있어서 아무래도 CW 및 SSB로는 카피가 어려웠습니다. 또한 버티컬 안테나의 속성으로 인해 NVIS 운용이 쉽지 않아서, 밤시간에만 주로 서비스하였습니다. 국내 교신이 많이 못했다는 점은 아쉽게 생각합니다.

    동쪽이 지형상 불리한 여건임에도, 미국 서부 해안의 빅건들까지는 서비스를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초저녁과 새벽 JA/BY 서비스에도 쏠쏠히 사용된 밴드입니다.

- 30m band

    R-7의 SWR 미스매치로 인해 거의 서비스를 하지 못한 밴드입니다. 약간 아쉬운 점으로는, 낮시간 JA가 교신이 잘 되는 밴드인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40m에 비해 한밤중에 EU 방향으로 좀더 수월한 DX가 가능했을 것인데, 이를 포기하고 40m를 고수해야 했던 점이 매우 아깝습니다.

- 20m band

    20m는 해가 진 후 오후 9-12시에 지속적으로 EU와 자정까지 교신이 가능했고, 새벽녘에도 NA와 교신이 가능했습니다. 봄이 가까워지면서 가능했던 전파전파로 생각되며, 특히 자정에도 전 대륙이 교신 가능했다는 사실로부터 이번 주말 밴드 컨디션이 꽤 좋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동시간대 ARRL CW 콘테스트도 신기록이 다수 탄생했고, 여기엔 20m의 활약이 컸다는 후기를 다수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낮시간에는 JA/BY 교신에도 쏠쏠히 사용되어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된 밴드입니다.

- 17m band

​    17m가 오히려 약간 찬밥 밴드였습니다. NA/EU를 대상으로 할 때, 낮시간의 높은 LUF, 밤시간의 낮은 MUF 때문에 별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7m가 잘될 시간에는 오히려 15m 위에서 운용을 하였기 때문에, 몇 주 전에 찬밥이었던 20m 밴드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마찬가지로 한낮에는 JA 서비스에 적합한 밴드였습니다.

- 15m band

    10m에 버금갈 정도로 아주 좋은 활약을 보여준 밴드입니다. 둘째날 아침에 높은 LUF로 인해 그날만 완벽한 밴드 컨디션은 아니었던 점을 제외한다면 아주 좋은 활약을 보여준 밴드입니다. NA를 대상으로 대체로 좋은 밴드였으며, 마지막 날 아침에 정체 모를 밴드 노이즈로 인해 약간 아쉬웠던 운용한 것을 제외한다면 만족할 만했습니다. EU의 경우는 10m가 더 좋은 컨디션을 보여 대다수의 교신을 10m에서 진행하고, 해가 지면서 약간 컨디션이 떨어질 때 15m로 옮겨 서비스를 이어갔습니다.

- 10m band

    이번 페디션에서 EU 방향으로 좋은 전파전파가 이어졌고, 오후 약 3시부터 서부 러시아의 신호가 강하게 입감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일몰 후 30-1시간 정도까지도 SSB로 유럽의 전역과 교신이 가능했습니다. 클러스터 스팟에는 FM 급이라는 코멘트까지 남겨져 있던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hexbeam 대신 spiderbeam을 운용하는 것의 몇 안되는 장점이 10m 게인이 좀더 낫다는 점인데,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설치하는 데에 더 힘든 안테나였지만 앞으로 몇 년간 태양활동이 정점일 때 들고다닐 만한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 NA 방향으로는 QTH상 교신이 잘 안되는 문제, 그리고 운용일이 짧아 한정적인 아침시간으로 인해서 NA 동부와의 교신을 위한 15m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6m band

    6m의 본격적인 시즌이 되기엔 아직 멀었지만, 다수의 VHF IOTA chaser 일본 햄들로부터 6m QRV에 대한 독려를 많이 받았습니다. 6m 컨디션이 아주 좋다면 요즘에 아침시간 SA가 교신이 되고, 저녁시간부터 자정 무렵까지 동남아 및 VK/ZL이 교신되는 환경 가운데서 이 E/F 반사층의 scatter를 이용해 JA와 교신이 가능할지가 관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강한 반사층이 형성되지는 못하여 호주와 괌 정도만 교신이 가능했습니다. 더 아까운 점은 철수한 당일 18일 오후 1-2시경 강력한 VK/ZL 입감은 물론 남태평양 C21TS 나우루의 등장 또한 있었으며, 이 반사층으로 JA-HL-BY끼기 scatter 교신이 가능했다는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습니다. 이번에 magic band 중 magic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교신이 된 16명의 햄들에게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을 것이므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5. 로그 분석 자료

*로그 분석은 HRDLog(ADIF Utilities) 및 phpQW Tool (http://tools.adventureradio.de/analyzer/)을 이용하였습니다.

• 리그 2개 중 하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FT8에서 보냈고 빔안테나와 결합된 나머지 하나도 주요 DX 시간을 제외하면 FT8에 있었음에도, 클래식 모드의 비중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DX 교신의 비중이 60%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NA의 비중이 8%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QTH가 서쪽으로 트여 있고, 안테나 배치에 약간 아쉬움이 남습니다.

• 20m가 역시 로컬 및 DX에서 모두 활약을 해주어 교신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가장 훌륭했던 밴드는 10m로서, 특히 EU와의 교신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6m 시즌이 아님에도 교신을 여럿 하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 로컬의 AS 서비스가 대부분 FT8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아무래도 EU, NA에 빔이 맞춰진 클래식 모드 서비스용 kW 리그 대신 R-7 버티컬로 FT8 서비스를 더 낮은 밴드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FT8 비중이 높았습니다.

• 반면, kW+빔안테나 셋업으로 클래식 모드 교신을 진행한 EU와 NA에서는 이들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물론, 클래식 모드를 선호하는 IOTA chaser의 비중도 꽤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 교신 속도는 주로 NA와 EU가 열리는 시간에 CW와 SSB 교신을 할 때 가장 빨랐습니다. 특히 첫날의 EU로부터의 CW와 SSB 파일업은 대형 콘테스트를 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6.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

좋았던 점

• 팀원이 되어 DX페디션에 참가하는 경험을 처음으로 했고, 앞으로의 IOTA 활동도 기대되는 동료 햄들을 만나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 전파 컨디션이 좋아서 CW/SSB가 상당히 많은 비율로 차지하면서 약 40시간 동안 2300여 교신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 Spiderbeam의 최대 장점인 10m 밴드를 잘 이용했습니다.

• 당분간 AS-080은 인기가 없을 것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많은 IOTA chaser들과 교신을 해냈습니다.

• IOTA뿐만 아니라 POTA 및 WWFF 프로그램 덕분에 더 많은 교신을 해냈습니다. 특히 HLFF(HL Flora and Fauna) 프로그램의 개시 신호탄을 유럽 CW 및 SSB 서비스로 시작하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아쉬웠던 점

NA 방향에 위치한 가로등, 안테나 설치 미스입니다.

• 가로등 근처에 spiderbeam을 가설하였고, 이게 NA 서부 60도 방향과 겹치면서 안테나 송수신에 약간 역효과가 있던 것 같습니다.

• 안테나를 좀더 멀리 바다에 가까이 배치하거나, 좀더 건물 위 높은 곳에 배치하면 더 송신 효율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 QTH가 북쪽 해변을 앞에 둔 곳이었다면 NA와 EU 모두 서비스하기 좋았을 것 같습니다.

• 빔 안테나가 바람에 더 버틸 수 있도록 잘 설치해야 할 것 같습니다.

7. 마치며

    단체 운용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뉴비 햄으로서, 평소의 내 콜사인과 다른 콜사인으로 운용하는 것의 의미를 잘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총 4명이 함께 각자의 장비를 함께 조합하여 세팅하고, 그렇게 해서 더 뛰어난 셋업을 만들어 최대한 DX 한 국이라도 더 교신할 수 있도록 최적의 세팅을 해나갔습니다. 그리고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멋진 결과를 얻은 것을 경험해보며 생각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특히 이번에 rare IOTA도 아닌 AS-080 안면도를 해외 햄들이 큰 관심을 갖고 응신해줄 수 있었던 것은 DT0IP 팀 OP들의 협동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단체에 객원 OP를 초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이렇게 기회를 주신 6K2CFI님 및 DT0IP 팀에게 감사드립니다.

    근 10여년 간 국내 IOTA 운용이 많지 않았던 가운데, 국내 IOTA 섬들이 하나하나 rare entity로 분류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그래서 훌륭한 시스템을 가진 해외 햄 누군가에게도 벌써 국내 섬들이 new one이 되어 교신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일업에서 콜사인 하나하나 처리하며 chaser 햄들에게 가장 큰 선물인 교신을 주는 보람을 여러분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73 & GL DX!

DS1TUW, DT0IP AS-080 Anmyon

[HL5BMX]

멋진 안면도 익스페디션을 즐기셨군요. ㅎ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잘정리를 하셨습니다.

올려주신 글 너무나 재미나게 잘보았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제가 안면도에 다녀온듯 하네요.ㅎ

[DS1TUW]

의식의 흐름에 따라 약간 두서 없이 글을 쓴 듯하지만 재미나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는 백령도로 또 IOTA를 갑니다. 방학의 마지막을 잘 불태우고 오겠습니다!

[HL5YI]

엄청 납니다...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자세한 안내 설명 감사 합니다.

[DS1TUW]

감사합니다. 파일업에 점점 중독이 되어 가는 것 같아 큰일입니다. ㅎㅎ

[DS3EXT]

멋진 경험을 글을 통해 대신하게 됩니다
파트너들과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많은 성과있었음에 축하와
수고의 노고에 대한 박수를 드립니다

[DS1TUW]

감사합니다. DX 오퍼레이터의 경험을 쌓으면서 더 DX페디션국들에 대해 이해하는 마음가짐이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

[DS5TOS]

즐거운 시간 보내고 오신듯 합니다.. 백령도 일인 폐디션 준비 겸 웜업하고 오셨으니... 기대가 됩니다..ㅎㅎㅎ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ㅎㅎ 그리고 R7은 7밴드가 아니라 정말 8밴드용입니다..ㅋㅋㅋ 참고로 적당한 높이만 되면... 탑밴드도 됩니다.ㅋㅋㅋ

[DS1TUW]

혼자서 할 생각을 하니 조금 더 막막하긴 합니다. 그래도 교신은 많이 하게 될테니 즐겁게 다녀오겠습니다.
R-7 한번 써보고 완전 가지고 싶개 됐습니다. 가이선 없이도 하루이틀은 잘 버티는 것 같아 잘 설계된 안테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L2WA]

시작 준비부터 정리 그리고 내용의 알참이 정말 논문급입니다. 향후 많은 도움이 되는 글 흥미롭고 현장감있게 즐겁게 잘 보았습니다. 멋진 활동에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DS1TUW]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에 또 한편 쓰게 될테니 기대해 주세요.
이상하게도 글을 안 쓰고는 못 배기겠습니다. 그만큼 즐거웠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