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갑자기 선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일 아침 6시 30분까지 선배의 회사로 와서 최신형 점보드릴로 발파를 위한 천공을 하라고.. 3월에 수입하여 3개월쯤 지난
최신 중장비를..
우선은 선배는 하늘이라 군대문화에 익숙한 이놈은 얍! 하고 답변은 드렸는데.. 내가 그런 점보드릴 3년전에 조종해 보고 한 번도 안해봤는데, 우기라 오늘 하루 비 안오고 계속 비와 반드시 공정상 천공을 해야 하는데 메인기사가 일이 있어 결근이라고..
어떻게든 현장을 정지시켜선 아니되는 관리직 선배님 말씀과 오죽하면 나에게 연락을 했겠는가 하는 여러가지 생각이 스치며
반드시 성공해야 할 임무라는게 직감적으로 느껴졌고..
답변은 기계적으로 해 드렸는데, 온통 수입품 고가장비라 만약에 작업중 조종에 실패하거나 고가 장비가 고장이 나면 그 수리비가 몇천만원을 상회하는지라.. 고장이 나지 않더라도 한 번도 그 현장에서 일해본적 없는 광산에서 암질의 성격도 모르고
요구한 패턴대로 천공에 실패하여 발파에 실패할 시 그 업무 추진력과 임무에 대한 능력을 평가 받을게 분명한 선배 입장을
생각하니..
밤새 온갖 걱정에 잠을 설치며 전국에 그 비슷한 장비를 조종해 본 기술자들을 다 불러 어떻게 셋팅하고
트러블 발생시 어떻게 긴급조치 해야할지를 밤새 통화 하고 매뉴얼 책자를 밤새 통독을 했음에도 최신형 장비라 해 본 경험자가
거의 없어 미치고 환장할 상황..
밤새 데이타를 수집하고 기억을 되살려 어떻게 하겠다는 시나리오를 생각하며.. 선배님이 요구한 시간에 출근^^
하늘같은 선배님! 할수 있것냐? 물음에.. 선배님! 솔직히 제가 기계공학을 전공한놈은 사실이지만..
이 최신장비 장담 못하겠고.. 기회를 주신것으로 알고 일단 오늘의 일당을 떠나 조종해 보겠습니다.^^
기본적인 모든 체크리스트를 점검하고.. 용감하게 시동을 걸었고.. 국제공용 심벌에 의한 조작레바 20여개에 각종 스위치
30개 각종 경고등 20여개^^.. 남들은 항공모함도 조종하고 우주선, 핵 잠수함도 조종하는데 이깟 점보드릴 조종 못 할쏘냐^^
만용이 배 밖으로 튀어나와 이렇게 좋은기회를 내 놓칠쏘냐.. 하나 하나 레버를 조심성 있게 조종하여 그 움직임의 활동범위를
엔진 아이들링 하는동안 익히고 기동을 시작하여 막장까지 이동하는데, 관람객들 눈이 많다.^^ ㅋㅋ
마음속 기도를 하며 이동을 하였다. 오늘 내 5분만에 이 현장에서 쫒겨날 수 도 있지만.. 하는데까진 해보자라는 마음과
제발 내가 조종중 에머젼(비상)스위치를 가동하지 않기를 바라는 기도를 하며 작업할 위치로 접근을 하였다..
그런데 회사 간부가 혹여 모르니 정해진 곳에 우선 시험삼아 작동을 하여 시험 천공을 해보란다.^^
그것도 이미 발파로 인해 부석도 제거 안한 교란된 암반지대에.. 어쩌 겠는가 일반적으로 그런곳에 천공하면 천공 비트가 박혀
버려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수입품 고가 착암장비 포기해야 하는데.. 한 번 잘못 박아 버리면 승용차 한 대값이 날아가는데^^..
그것도 문제가 아니지.. 오늘 운이 나빠 내 이 현장에서 막장 암반이 붕괴되어 묻혀 죽을 확률이 대단히 높고..
다들 뒤에서 지켜보는 매서운 눈빛들을 느끼며, 까닥하면 5분만에 쫒겨나겠군^^..
침착하게 느리게 느리게 주어진 타켓 신호수가 정해준 위치, 교란된 암반지역에 4공을 성공 시켰더니..
시험천공 합격싸인^^.. 4공을 성공시키며 생전 처음 해보는 레버를 다 외우고.. 작동 범위와 파워와 각종 게이지 표준압력과
미묘한 착암소리를 확인^^..
이동한 본 막장에서 한참 작업하는데.. 왠지 뒤통수가 시큰.. 잠시 뒤돌아 보았더니 사업장 회장님이 막장까지 출현 참모들을 대동하고 내 작업 모습을 1시간동안 지켜보았다고.. 오메 나 오늘 일용직 근로자로 왔는디^^.. 다행히 실패없이 작업이 원활히
진행하는 것을 보고 퇴장하셨고..^^ 10시간동안 수 많은 구멍천공에 성공하고 발파까지 완성.. 무사히 주기장까지 철수하여 시동을 끄니 긴장과 흘린 식은땀으로 작업복이 흠뻑 젖어 있었다..
선배의 환한 얼굴과 함께 경리부에서 은행통장사본, 신분증, 굴착산업기사 자격증 제출하라고^^..
속으로 긴 안도의 숨을 몰아쉬며.. 퇴근길에 올랐다..
실패했으면 다시는 나를 이 현장은 스패아파트로 날 부르지 않을것이며, 고장이나 트러블을 해결 못했다면 선배의 얼굴에도 먹칠을 했을것이고.. 참으로 다행이고 운도 많이 따른 하루였음을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다.
사실 오늘의 목표는 최신장비 조종석에 경험삼아 한 번 앉아 보는것이였고^^..
돈을 안준다 할지라도 서비스겸 경험을 쌓기위해 배우고자 하는 열망에 그냥 인정해 준다면 해 볼 생각이였는데..
장공 한 구멍 예민하게 대처하지 못해 박을때마다 차 한대씩 사라지는 이런 환장할 일을 누가 쉬 기회를 주겠는감^^
집에 무사히 기어 들어와, 수퍼에 들러 자축겸 막걸리 한 병에 풋고추조림을 먹으며 오늘 하루 공돌이 하루 일상을 마감합니다.
증, 장롱에서 마냥 삭을줄 알았는데.. 선배가 내 굴착산업기사 있다는걸 어찌 알고 이 후배놈이 분명 할 수 있으리란 믿음을 갖고
날 콜 한것이다.. 그 믿음과 신뢰에 답신해줘 다행이고 선배의 인맥으로 후방에 상주함으로 어려운 세상 서로 의지하며 살 또다른 조그만 기회 만들었음에 안도의 숨을 쉬는 긴장된 오늘 하루,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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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좋은날만 있는건 아니죠^^, 코 박고 도망치듯 나오는 날들도 많았습니다.
실전에선 경험이란게 중요하고, 실전경험을 기술자들이 잘 안 가르쳐주는 특성이 있어서.. 수많은 수업료를 내야
되는 때가 종종 있죠.. 싱글?? 싱글 아닌 싱글.. 이렇게 식은땀 범벅되어 사냥해 오는지 마님은 잘 모르죠^^
글 읽는 내내 제가슴도 새까맣가 다타버렸어요....흐흑
아무일도 없었기에 망정이지....정말 다시는...목숨걸고 하는 그런일 하지 마시옵소서
옥여사님.. 이런 고도로 위험한 일, 하지 않으면.. 아이들 교육비와 마님에게 상납할 돈을 마련할 수 없사옵니다. -.-
막다른, 말 그대로 막장앞에 서면.. 피어 오르는 물안개와 작열하는 착암기 소리와 매쾌한 독가스 폐속에 가득차오면, 스스로에게 묻죠.. 나는 왜 여기에 와 있는가?.. 번쩍이는 눈빛, 뒤통수까지 차오른 긴장감에 아드레랄린 샘솟는 목숨을 건 전사의 운명을 즐기는 줄도 모르죠^^.. 다행히 요즘은 나이먹어 어쩌다 콜을 받아 가끔 합니다.
가능하면 피해가지요, 그냥 고추따고, 고구마 심는 촌부의 삶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옥여사님!
아무렴 미기님 생명과 비길 수있을까요......
저희딸들 공부 별로여서 학교나 제데로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제 앞길 잘 일구며 살아가고 있구...
남편 회사 어려워져 몇달째 월급 못들여와도 살아가고 있어요...
오히려 이어려움을 통해 그동안 남편이 가장으로서 얼마나 가족을위해 희생해왔는지 그 고마움이 사무쳐옵니다
그러니 미기님~이제는 너무 위험한일 하지마셔요~~~예?
그러게요, 사내로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건 아닌데..
축처진 어깨, 마디 마디 절린 고통과 쉔 목소리 아내와 자식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신음소리마져 숨기지요.
사내의 피부와 뼈도, 여인의 고운 살과 뼈와 똑 같답니다. 그런데 사내는 강철로 이루어 졌다고 세뇌 받아와서
피보라 일으키는 전선에 서 있을뿐.
눈물나네요... 미웠던 울 신랑에게 갑자기 잘해야겟단 맘이 새록새록 돋아납니다... 미기님...고생하셨습니다... ^^
추카추카!!
^^ 다행이죠~ 쫒겨나지 않고, 꼬리 내리고 도망가듯 현장철수 시나리오가 거의 80%.. 처음 시작할때 약간 버벅
거렸더니 바로 무전기로 선배가 야 - 못하겠음 장비 망가트리지 말고 그냥 내려와라.. ㅋㅋ
속으로 선배님 제가 여기서 멈출놈이면 오늘 여기 왔겠습니까 ㅎㅎ.. 하여튼 일당을 챙겼습니다 세계대공황님^^
야~ 멋집니다. 기분 최고셨겠어요~!
사실은 반대죠.. 특정기술자들이 필요한 때 자리를 비우는 경우는 그 내면에 문제가 이미 극한치에 도달해 있는 경우가 많고, 또는 급여조종을 위한 투쟁의 순간일 수도 있고, 조직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경우도 있고, 너무도 지시한 상황이 위험하여 피해버린 경우죠.. 그러면, 하이에나짓을 하는 관리직은 끌려가면 그 존재에 도전을 받기 때문에 우선적인 대타를 생각하게 되는, 도전에 적절하게 대처 못하면 반란이 일어나죠.. 관리직은 기둥이기도 하지만
상하 양면에 끼여서 고뇌의 여정에 있죠, 그 야릇한 분위기, 도피해 버린 그 위험한 자리에서 상황판단을 하며
살점을 뜯어먹는 붉은 여우같은 짓, 칭찬의 뒷면에는 비난이 있죠.
그렇군요. 하지만 그래도 선배가 부탁하는데 어쩌겠습니까? 선배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면 도와 주신게 옳지요. ^^
새로운 기계 앞에서 물러서지않구 배우는것도 나름 쾌감있고 좋습니다만... 건강도 좀 챙기셔요...보는 내내 불안하군요....^^;;;;;
기회는 점점 멀어져 가고, 보유한 기술은 사장되죠.. 아무리해도 젊은 호랑이들인 후배들에게 모든걸 양여하게 되어 있으니깐요. 자연의 섭리이고..
노안이 되어서도 이런일을 하는 이유는 위험하고 힘든일을 후배들이 피해가는 경우가 있어 아직 틈새로 남아 있는것뿐, 세상이 힘들어지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제 생존전략중 하나는 3D로 진격한다.. 3차원의 화려한 세상이 아닌 모두가 피해가는 더럽고,힘들고,위험한 곳의
틈새를 붉은 여우코로 냄새 맡으며, 인류 생존의 열쇠중 하나인 잡식성을 보이며 다양한 타켓을 여우눈으로 지켜보며 기회를 얻는거죠^^..
큰일날뻔했네요^^ 한번도 안해본 고가의 외국장비를 잘못 건드려 비트날려버리거나 고장나면 ㅎㅎ
님 예기보면서 역시 인생은 가끔 미친척 모험을 해야할때가 있다는걸 또한번 느낍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초긴장되는 때가 스스로 발전하고 한단계 도약하는 때인가봅니다
저라면 저 책임 못져요...하고 포기햇을듯 ㅎㅎ
배짱^^
프리랜서는 방패라기 보단 찔러야 되는 직업이고, 모든 사람은 처음서는 순간에 직면하죠..
처음 사격하는 순간 귓청을 울리는 폭음과 화약냄새
그리고
그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생과 사의 순간들.. 긍정적인 도전, 실패든 성공이든 무언가 움직여 시작을 해야만 결과가 있고..
기회를 그냥 주지는 않았겠죠^^ 이미 10년이상 그분야에 했던 경력자니깐, 이미 소문이 퍼져 있었고, 독일제,스웨덴, 일본, 미국제를 다양하게 조종해본 경험을 이미 상대들이 간파하고 있었고, 최소한 외국어로 써진 매뉴얼을 읽을 기본소양이 필요하고 그 몇마디 전문용어를 보는 순간 그 원리를 확실하게 이해하고 적용..
만용에 가까운 용기^^..
가슴 두근거리며 글을 읽었어요. 결과가 좋아 정말 다행입니다.
운도 좀 따라야 합니다.^^
짜릿한 하루를 보내셨군요 ㅎㅎ
맨날 똑같은 일상의 월급쟁이 보다 프리가 좋은게 이런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프리 월급쟁이 입니다.^^
프리가 나쁜점도 상당하거든요.
남자라면 배울 기회가 있을땐 도둑질도 배워놔야 나중에 위기에 처해 있을때 내 생존기회를 더욱 높이죠...^^
많이 배울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