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14일부터 개최되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때 정식종목인 카누슬라롬을 평수에서 치르거나 아예 치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황당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카누슬라롬 경기장을 건설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라는 말을 듣고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개최지가 설혹 인천광역시라 하더라도 경기종목의 특성상 인접 지역에서 경기를 개최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국제스포츠계에서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르는 이런 코미디같은 소식을 접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갖고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 한번 해볼까 합니다.
카누슬라롬을 개최하기 위한 경기장은 출발선으로부터 결승선까지 수로의 중앙선 길이가 최소 250m 이상에서 최대 400m를 넘지 않아야 하며, 이 코스에 18~25개 정도의 기문을 설치하도록 되어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5DDF4D4E8D635B20)
이미 [뉴스와 이벤트] 15번 글에서 소개한 바 있는 2012년 런던올림픽의 카누슬라롬 경기장인 Lee Valley Whitewater Center의 경우 총 길이 300m, 표고차 5.5m로 경사도가 1.83%인데 여기에 흘려보내는 물의 양은 초당 15톤 정도니까 내린천으로 치면 수위 2.65m 일 때 흐르는 물의 양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합니다.
사진에서 보듯 이 코스는 카누슬라롬 경기를 치루기 위해 건설된 것이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급류가 계속 이어지는데, 이것 역시 이동식 플라스틱 장애물로 코스 난이도를 변경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 시설은 지방자치단체와 대회조직위원회가 공동으로 투자하여 건설한 다음 대회를 치르고 난 이후에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를 맡는 방식을 취하는데, 시민들이 래프팅과 더키, 급류 카약킹을 즐길 수 있도록 약간의 이용료를 받게 된다고 합니다.
또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이곳은 저도 직접 방문해서 카약을 타보았는데, 미국 매릴랜드 주 맥힌리에 있는 Adventure Sports Center International(ASCI)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4B194E4E8D638B1F)
이곳은 특이하게 스키장 슬로프 정상에 인공급류코스를 건설한 것으로 산 정상에 스키장마다 필요한 저수지를 만들면서 아예 인공급류코스까지 만들어서 스키장이 운영되지 않는 봄부터 가을까지 운영함으로써 리조트 이용객 유치와 콘도 분양에 도움이 되도록 리조트에서 직접 지은 것입니다.
2009년에 건설된 이 코스는 길이가 518m나 되고 표고차는 7.31m로 전체 경사도는 1.4%에 불과합니다.
이 코스는 순수하게 카누슬라롬 경기를 개최할 목적으로 지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드랍-풀(Drop-Pool)의 형태를 띤 급류 코스이지만 각각의 드랍에 유압식 조절장치를 설치하여 그 난이도를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앞서 소개한 이 두 코스는 모두 인공저수조를 만들고 전기로 펌프를 가동시켜 물을 끌어올려 공급하는 방식이라서 건설비보다는 이후 관리운영비가 많이 드는 것이 단점입니다.
사실 이 정도의 급류 코스를 만드는데 드는 코스 디자인 및 토목건설비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경기시설과 마찬가지로 대회 이후에 관리운영비가 많이 든다면 그것은 큰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런 것은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이미 4대강사업에서 건설해버린 16개의 보들에서 그 해답을 찾는 것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들 보 양안 고수부지 혹은 유휴지에 인공어도 역할도 하고 급류를 즐길 수 있는 급류 코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차피 보를 만들었으니 어도는 필요할 것이고, 각각의 보들에는 수력발전 시설들이 들어섰으니 보트를 이동시키는 컨베이어벨트에 들어가는 전력정도는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도는 경사도 5%정도이니(실제로는 10%로 건설된 곳들도 허다함) 사실상 급류파크의 경사도는 이것보다 훨씬 완만하기 때문에 물고기의 이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별도의 펌프가 필요없이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도록만 하면 됩니다.
자연환경 친화적이며, 경제성은 물론 상당한 수익성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해볼만 하다고 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3BB34A4E8D63DF28)
금강의 금남보에 설치된 자연하천형 어도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사례인데, 길이 355m, 폭 4~40m, 경사도 0.8%인 이 어도를 보면 전체적인 발상은 좋지만 너무 경사도가 낮고 전체적으로는 곡선이지만 수로 그 자체는 지나치게 직선으로 만드는 바람에 에디(수로의 일부가 역류하는)가 거의 없어 물고기도 쉬어갈만한 곳이 겨의 없는 편입니다.
또 수로 양안을 날카로운 바위들을 계단식으로 쌓아 흉칙하기 이를데 없고 수심 또한 80cm 정도로 너무 얕습니다.
마치 청계천을 보는 듯 합니다.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그저 물고기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고, 훨씬 더 자정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급류를 얼마든지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실 이런 급류는 많이 만들수록 수질 정화 비용이 적게 든다 할 수 있습니다.
이미 4대강에는 이같은 친환경적인 어도가 무려 33개나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너무나 아깝다고 봅니다.
이참에 그들 보 중에서 인천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보를 하나 골라서 카누슬라롬 경기를 열 수 있는 급류 코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인천이면 아마 이포보가 가장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포보의 경우 높이가 가동보를 운영할 경우 3m높이까지 높일 수 있다 하니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보고, 강변의 부지 또한 넓어서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혈세를 들여 카누.카약 동호인들을 동원해서 거창한 오프닝 행사를 벌일 것이 아니라 잘만 만들어 놓으면 제발로 모일 것입니다.
문제는 물을 다루는 이들의 인식입니다.
어떻게 만들면 좋은지는 당연히 급류 코스를 디자인 하고 시공하는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되겠죠?
대충 만들지 말고, 또 급류에 들어가서 카약을 타고 노는 것도 말리지 말아야 합니다.
첫댓글 그러게요........아쉽네요......아마도 먼 훗날 카약커가 와글와글해지면 돈벌려는 기업가가 먼저 달려들 듯합니다. 이럴때 정부가 선제적으로 만들고 전세계에 홍보하면 좋을텐데요....
그렇죠. 친환경 어도를 화이트워터 파크로 조성했다고 하면 아마 전세계 패들스포츠 업계에 빅 뉴스가 될 겁니다.
문제는 책상에 앉아있는이들중에 패들스포츠를 아는이가 있을까 하는게 관건이 아닌가 합니다.
틈만나면 세종보를 나가보는데 갈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듭니다. 현재는 물도없거니와 온통 날카로운돌로 축조하여 위험합니다.대청댐에서 방류할경우 딱한곳에서 가벼운서핑연습을 할수있습니다.대신 보 위로는 물이고여서 패들링훈련 하기엔 좋습니다.앞으로의 수질이 의심이되긴하지만?
저 위에 있는 인공급류코스의 저수조들 역시 새로운 물이 유입되는 것이 아닌데다 자연증발분이 있어서 지하수를 끌어다 보충하면서 대형 정수기를 돌립니다.
만약 신선한 물이 계속해서 유입되도록만 만들면 그런 비용이 들지 않거든요.
어도를 급류카약 코스로! 이거 대박인대요? 온전히 편집장님 아이디어인가요??? 그리고 이글을 아시안게임 관계자분께서 볼 확률은 얼마나 될지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ㅎㅎ
글을 쓰다가 그냥 생각난겁니다. ㅋㅋ
온라인 서명운동이라도 펼쳐야 할것 같습니다.
과연 좋아할까 모르겠네요. ㅎㅎ
카약커라면 당연히 서명운동에 동참할것 같구요...
공무원들도 일을 하려면 모멘텀이 있어야 일을 할건데
서명운동을 벌여서라도 모멘텀을 제공해준다면 움직이지 않을가요??
mtb동호인을 위해 투자되는 세금에 비하면 세족지혈 같은데.....
오늘 뉴스를 보니 어느 한분을 위해 테니스장도 만든다고 하던데.....
좋은 의견입니다...관계자분들에게 함 건의해보심이 어떨지???
관계자를 찾는다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ㅠㅠ
http://www.incheon2014ag.org/ 인천아시아드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본 글을 승인없이 퍼다 옮겨 보았읍니다...문제가 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이미 지난 7월에 아시아올림픽평의회에서는 오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카누슬라롬경기를 정수에서 치르기로 결의하였다고 하니.. 획기적인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변경될 가능성은 없어 보이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돈 많이 든다하니 아마 포기했을겁니다.
지난 봄에 이미 ICF의 슬라롬 감독관이 내린천까지 다녀갔다는데,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에서 인천에서 너무 멀고 수량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명했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