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가 3.1운동의 표상으로 국민에게 각인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1등급 훈장 추서의 자격이 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유관순열사를 1등급 훈장 추서를 하면서 한 말이다.
맞다. 물론 나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러한 프레임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관순열사가 3.1운동의 표상으로 우리에게 각인된 아우내만세운동의 실제적 주동자는 따로 있다.
김구응열사가 바로 그다.
그는 유관순열사에 가려 제대로 된 평가와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
나는 오래 전 아우내만세운동의 현장이었던 병천에 수년 동안 머무르면서
유관순열사의 기념관과 생가 그리고 그를 기념하는 공원을 나의 산책 코스로 정하고 거의 매일 그곳을 거닐었다.
그러면서 나는 유관순열사의 동네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다 병천의 옛 자료들을 정리하다가 ‘김구응’이란 이름을 처음 발견하게 되었다.
관심을 갖고 추적하다보니 그는 성공회의 진명학교 교사로 아우내만세운동을 실제로 계획, 준비하고 주동했으며,
만세운동 당일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가장 앞에서 만세를 부르다 일본의 총탄에 쓰러졌다.
또한 그의 모친 최정철 여사도 일본 경찰에 항의하다 그 자리에서 칼에 베어 목숨을 잃는다.
유관순열사도 그를 도와 만세운동을 준비하고 앞장선 것은 맞지만, 상당 부분은 해방 후 필요에 의해 영웅화된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우내만세운동이 일어났던 4월1일에 맞춰 책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오늘은 3.1절. 표상으로 각인된 영웅들에 가려져 있는 많은 숨은 열사들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