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2구간(밀재-버리미기재)-(촛대봉-버리미기재:비탐방구역)
1. 산이름 : 대야산, 촛대봉, 곰넘이봉
2. 소재지 : 대야산(경상북도 문경시 · 상주시, 충청북도 괴산군),
3. 산행 코스 : 대야산주차장→ 밀재(01:30)→ 대야산(02:30)→ 촛대봉(03:30)→ 곰넘이봉(05:30)→
버리미기재(06:30)
4. 산행 거리 및 소요시간 : 15.37km(6시간 30분)
5. 산행 인증 : 대야산, 촛대봉, 곰넘이봉, 인증 경부터미널 점촌-06:50 08:00
6.산행 안내 : 서울-점촌-가은버스-택시-대야산주차장-산행-버리미기재-택시-가은-점촌숙박
7.기타 사항 : 0.대야산 정상석 뒤로 대간길(알바주의),대야산 직벽 구간 암릉(밧줄) 구간 주의
0.버리미기재 감시초소 [CCTV 있음], 버리미기재 하산 700m 전 우회길 주의
0.문경- 가은읍 직행버스 –가은읍- 벌바위행 좌석버스 문경시청앞 09:10,10:20-벌바위
0.점촌숙박 : 문경-대야주차장버스 07:20 – 도보 버리미기재 2.8km
0.대야산장 : 054-572-0033 대야주차장-점촌버스 17:30 - 점촌 숙박
0.괴산-송면 첫차 06:40, 막차 19:00 버리미기재-송면 택시-괴산-숙박
월영대-밀재-대야산 버리미기재 구간
* 문경의 산 중 명성이 높은 산, 대야산 *
대야산은 백두대간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문경의 산들 중에서도 그 명성을 높이 사고 있는 명산이다.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에 속한 대야산은 대간 마루금을 경계로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와 접하고 있다. 내·외선유동을 거느리고 있는 대야산은 2002년 세계 산의 해를 맞아 문경의 주흘산, 황장산, 희양산과 함께 산림청에서 선정한 한국 100대 명산에 올라서 있다.
예로부터 명산으로 받들어 온 대야산은 여러 기록들에 ‘대야산(大耶山)’으로 적고 있으며 특히 철종 조의 대동지지[(大東地志(1861년 이후 추정)] 에는「大耶山 曦陽山南支上峯曰毘盧爲仙遊洞主山西距淸州華陽洞三十里(희양산남지상봉왈비로위선유동주산서거청주화양동삼십리: 대야산은 희양산의 남쪽 갈래로 제일 높은 봉우리가 비로봉이고, 선유동의 주산이다. 서쪽의 청주 화양동이 30리다)라고 기록하고 있어 대야산 정상을 ‘비로봉(毘盧峯)’으로 부르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 대야산에서 유명한 계곡, 용추계곡 *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의 경계에 있는 대야산 자락을 흐르는 계곡과 폭포이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암반 위를 사시사철 옥처럼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에는 무당소, 용추폭포, 월영대 등의 아름다운 비경이 숨어 있다.
특히 용추폭포는 2단 폭포로, 다른 폭포처럼 물이 높은 위치에서 시원스레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위쪽에 하트 모양의 깊게 파인 소(沼)가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이곳은 두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서려있는 곳으로 폭포 양쪽의 바위에는 용이 승천할 때 떨어뜨렸다고 전하는 용의 비늘 자국이 아직도 남아있다.
소(沼)에서 머물던 푸른빛이 도는 맑은 물은 좁은 홈을 타고 아래 용소로 흘러내리며, 그 아래에는 용이 승천하기 전 알을 품었다고 하는 살짝 파인 웅덩이가 있다.
용추폭포 아래에 있는 무당소는 수심이 3m 정도로, 100여 년 전 물 긷던 새댁이 빠져 죽은 후 그를 위해 굿을 하던 무당마저 빠져 죽었다고 한다. 용추폭포 위의 넓은 암반을 지나 대야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따라 20분 정도 오르면, 밤에 계곡의 맑은 물에 비친 달을 볼 수 있다는 월영대(月影臺)가 있다.
직벽구간을 내려서는 루트가 두 개더라.
돌아보니 내가 간 곳이 훨씬 위험했었다.
다시 복귀하면 로프를 타기 전에 두 길 중 난 왼쪽을 택했었는데......
촛대봉 오르며 뒤 돌아 본 대야산
저 직벽의 암릉을 내려섰다
불란치재
불란치재는 촛대봉과 곰넘이봉 사이에 있는 고개로 버리미기재를 넘는 922번 2차선 포장도로가 개설되기 전까지는 행정적으로 충북 괴산군 청천면 관평리와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를 동서 방향으로 연결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남쪽 대야산(930m)과 장성산(916m)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상주 화북의 늘재를 넘어 청천과 괴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남북방향이라면, 문경 가은에서 불란치재를 넘어 청천과 청주로 이어지는 길은 동서로 난 방향이다. 그러나 교통이 발달하면서 늘재가 992번 지방도로로 포장되어 여전히 쓰임새를 갖춘 반면, 불란치재는 버리미기재에 922번 포장도로를 넘겨주고 지금은 쓰이지 않는 옛길이 되고 말았다.
불란치재는 지금도 뚜렷한 옛길의 흔적이 남아 있으나 통행은 거의 없다. 불란치재와 버리미기재는 사람들이 걸어다니던 시대에서 문명의 시대로 넘어가는 고갯길의 변천과정을 보여주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변천과정을 잘 나타내 보여주는 곳이 바로 문경지방의 고갯길이다.
그 중 계립령은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새재(조령)는 조선시대에, 이화령은 일제시대 이후에 각각 그 역할을 담당해 온 고개들로 한 곳에서 역사의 흐름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곳이라 하겠다.
곰넘이봉
버리미기재는 봉암사(鳳巖寺)가 있는 경북 문경 가은읍과 화양동 계곡이 유명한 충북 괴산 청천면을 연결하는 922번 지방도가 대간 마루금을 넘어가는 곳이다.
지난 번 미끄럼짐 사고로 급히 상경후 긴 여름을 보내고 9월 초순에 경부고속을 타고 점촌에서 가은까는 버스를 탔다.
가은에서 벌바위인 대야산 주차장을 지나 산행 입구에서 내렸다. 산행 준비를 하고 오르니 지난 번보다 물이 많이 흐르고 계곡이 제 멋을 뽐내고 있었다. 9월 초순의 열기로 가끔씩 월영대에 물안개가 피어 올랐다.
대야산을 오르는 깔끔한 데크로 산객을 맞이하고 있으니 좋기는 하다. 비는 이제 완전히 물러갔고, 등로와 산정엔 대야산을 찾은 사람들로 붐빈다.
코끼리바위와 대문바위를 지나 대야산 전위봉(919m봉)이자 도계갈림봉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도계는 중대봉을 거쳐 큰고개재를 지나 선유동으로 가고, 대간은 대야산을 올라 촛대봉으로 고도를 낮추다가 버리미기재로 간다.
여기서 헤어진 도계와 대간은 다음 구간의 장성봉 북봉에서 다시 할 것이다. 전위봉을 지나 대야산에 오르니 일망무제의 조망들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비록 정비석이라는 소설가를 거론하지 않는다 해도 ‘산정무한’(山情無限)을 즐기는데 전혀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 곳이다.
어제 산행한 천왕봉과 문장대 그리고 오늘 흐린 날 속에 올랐던 청화산과 조항산의 마루금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몇 번 왔었던 익숙한 대야산엔 수많은 인파로 인해 정상에서 인증하기가 힘이 들어 포기하고 가야할 대간 길을 살핀다.
이제 익숙한 대야산에서 낯선 곳인 촛대봉과 곰넘이봉을 지나 버리미기재로 가야 한다. 간혹 우린 살아가며 익숙함에 의해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중함에 의해 익숙했을 터인데 말이다. 스틱을 배낭에 넣고 또다시 금지된 산행을 위하여 금줄을 넘는다.
대야산을 넘어 오른쪽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길로 내려서면 피아골로 빠지게 되기 때문에 직진해서 출입금지라는 표기가 보이면 제대로 간 것이다. 역시 비탐구역을 제대로 확인하려면 아이러니하게도 출입금지라는 것을 잘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또 느낀다. 이제 고도를 급하게 내려야 하는 지점에 도착하니 로프들이 보인다.
첫 번째 로프는 가볍게 내려섰으나, 두 번째 만나는 로프에서 공포감이 밀려왔다.
침니처럼 된 바위사이로 들어가야 하강이 쉬운데 그것이 어렵다. 비에 젖어로프가 미끄러운 것은 애교다. 바위는비에 젖었고, 또 먼저 간 산객이 바위에 묻힌 흙으로 인해 너무 미끄러워 내발을 바위에대니 줄줄 미끄러져 간다. 등산화도 젖어 접지력이 떨어진 상태이니 이 난감한 일을 어떻게 하나? 한참을 망설이고 망설인 뒤로프에 매달려 힘겹게 바위 사이로 들어가 하강을 한다.
세 번째 로프를 가볍게 통과하는데 반대편에서 여자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죽는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일반 산행객 7분(남4, 여3)이 촛대봉을 가겠다고 내려서고 있었는데.......알고 보니 직벽구간을 내려서는 루트가 두 개더라. 돌아보니 내가 간 곳이 훨씬 위험했었다. 다시 복귀하면 로프를 타기 전에 두 길 중 난 왼쪽을 택했었는데......대간 중 가장 위험하다는 대야산 직벽구간을 통과했으니 이제 편안한 길을 내려서서 안도감에 맛난 점심도 먹고, 과일을 먹으며 먼가 큰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에 빠져 나 자신을 위로하며 한참을 쉰다.
극도의 긴장감이 풀어지자 이제 산행이 끝난 것 같지만 역시 속리산 구간은 암릉과의 싸움이다. 편안하게 촛대재까지 내려섰다가 촛대봉으로 오르는 길은 조금은 신경을 써야할 구간이다.
역시 앞서갔던 7분들의 요란한 소리를 들으며 조망이 전혀 없는 촛대봉에 올랐다. 사진 한 장을 찍고 촛대봉에서 내려서면 불란치재다. 상주 화북의 늘재를 넘어 청천과 괴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남북방향이라면, 문경 가은에서 불란치재를 넘어 청천과 청주로 이어지는 길은 동서로 난 방향이다.
그러나 교통이 발달하면서 늘재가 992번 지방도로로 포장되어 여전히 쓰임새를 갖춘 반면, 불란치재는 버리미기재에 922번 포장도로를 넘겨주고 지금은 쓰이지 않는 옛길이 되고 말았다.
불란치재는 지금도 뚜렷한 옛길의 흔적이 남아 있으나 통행은 거의 없다. 불란치재를 지나 헬기장에서 고도를 조금만 높여서 난해한 거석을 힘겹게 올라 돌아보면 바로 그 바위가 미륵바위다. 기묘한 자연이 빗은 장인정신을 그 누가 흉내 낼 수 있을까? 억겁의 세월동안 비와 바람이 빚어낸 사람의 두상을 닮은 형상이라 신기했다.
고도를 계속 급하게 올리면 곰넘이봉으로 착각하지만 731m봉이다. 다시 조금 내려섰다가 오르면 암봉 위에 곰넘이봉의 정상이지만 정작 정상석은 어디로 간지 알 수 없고 그 받침만이 산객을 반긴다.
여름의 신록들은 촛대재에서 블란치재 곰넘이봉 구간의 굴참나무 군락은 어느 산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식생이 좋은 구간인 것 같다. 곰넘이봉에서 내려서면 대야산주차장과의 갈림길이 나온다. 흐릿한 오른쪽 내림 길은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직진해야 대간길이니 주의를 요한다. 675m봉을 지나 전나무 숲의 진한 향을 맡으며 내려서니 계곡이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가 버리미기재에 오른다. 국공과 만날까 걱정되어 아주 조심스럽게 말이다.
콜을 한 택시는 아직 오지 않아 용감하게 버리미기재 지킴터로 접근하니 아무도 없다. 다음 산행을 위해 들머리를 찾으니 철망으로 철통방어를 하고 있고, 무용지물(?)인 카메라도 떡 버티고 있다. 대간 하시는 분들이 무슨 큰 죄를 짓는다고, 이렇게 까지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어렵고 힘이 든다는 속리산 구간 중 문장대~늘재구간과 대야산~버리미기재구간을 특별한 사고 없이 무사히 산행을 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비가 왔지만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산행을 마치고나니 기분이 참 좋다. 가은 택시를 불러 타고 가은에서 점촌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점촌 모텔에서 숙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