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법 복습
― 오규원 『현대시 작법』을 중심으로
□ 의미의 비유
에이브럼즈(Abrams)가 밝힌 바를 원용한 비유의 분류로 편의상 단어의 문자적 의미에 뚜렷한 변화를 가져오는 비유를 ‘의미의 비유’라 하고,
단어를 잘 배열함으로써 특별한 효과를 가져 오는 비유를 ‘말의 비유’라고 부르고 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에 의해서 분류해 보기로 한다.
① 직유〔명유(明喩)〕~ 두 가지 사물이나 관념을 “같이, 처럼, 듯이, 인양, 같은, 만큼”등의 연결어로 결합하여 표현하는 비유. 언어의 결합은 인접성<환유, 제유에서 잘 드러남.> 유사성<직유, 은유, 상징에서 잘 드러남.> 등에서 폭넓게 나타난다.
-대상적 직유 -정황적 직유
② 은유〔암유(暗喩)〕~ 원관념(비유 되는 것)과 보조관념(비유 하는 것)을 연결어 없이 결합하는 비유법.
-치환은유 -병치은유 -액자식 은유
③ 상징 ~ 원관념은 숨고 보조관념만 나타나는 비유 형태.
-개인적 상징 -대중적 상징 -원형적 상징
④ 환유(換喩) ~ 원관념이 숨어있고 보조관념인 사물과 사실을 표현하기 위해 유사한 다른 낱말을 사용하는 수사법.
⑤ 제유(提喩) ~ 원관념은 숨어있고 보조관념인 사물의 일부로써 그 사물 전에를 나타내는 비유
⑥ 활유(活喩) ~ 사람이 아닌 사물이나 추상 개념에 인간적인 요소를 부여하여 표현하는 비유법.
-완전한 의인화 -불완전한 의인화
⑦ 풍유(諷諭) ~ 본래의 뜻을 숨기고 다른 말로 돌려 내세우는데 상징과 유사하나 풍자, 비판, 교훈성을 띤다는 점에서 구분한다.
⑧ 인유(引喩) ~ 잘 알려진 시가, 문장, 어구, 인명 등을 절절히 인용해서 자기의 의도를 살리는 비유법
-명인법 -암인법
⑨ 성유(聲喩) ~ 소리, 동작, 상태, 의미 등을 음성으로 모사(模寫)하는 비유의 수사법이다.
-의성 -의태
-단순 성유와 심리적 성유
※ 장식적 수식의 경계
□ 말의 비유
단어를 잘 배열해서 효과를 얻는 수사적 표현들이다, 어순의 수사적 조절을 통해서 강조하고 변화를 주는 등의 표현방법인 것이다.
① 도치(倒置) ~ 문장의 정상적 배열 순서를 뒤바꿔놓아 다른 느낌을 주는 방법
② 과장(誇張) ~ 시적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사실보다 보태거나〔向大誇張〕 줄여서〔向大寡少) 표현하는 방법
③ 대조(對照) ~ 서로 상반되거나 모순되는 시구를 연결하여 대비시킴.
④ 대구(對句) ~ 어조가 비슷한 말을 나열하는 것.
⑤ 열거(列擧) ~ 동위(同位)의 어구를 적절히 살려 표현하는 것
⑥ 반복(反復) ~ 같거나 비슷한 어구를 반복하여 강조하거나 리듬을 살리는 것
⑦ 영탄(詠嘆) ~ 감정을 강조하기 위해 ‘오! 아아! ---’등 감탄사, 감탄조사, 감탄형 어미 등을 활용하는 수사법.
⑧ 돈호법(頓呼法) ~ 시문(詩文)의 중간에 갑작스럽게 사물 또는 사람의 이름을 넣어 정서적으로 충격을 주는 수사법.
⑨ 반어(反語) ~ 실상 또는 진실을 안으로 숨기고 다르게 말하는 것
⑩ 역설(逆說) ~ 표면적으로 모순되는 것 같지만 그 너머에 진실을 드러내는 것.
⑪ 모순어법 ~ 모순되는 어구를 연결하거나, 모순되는 관념을 결합하는 등의 수사법으로 대조와 유사한 대립의 구조를 갖고 있지만 모순된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⑫ 역언(逆言)법 ~ 어떤 부분을 의도적으로 생략함으로써 오히려 작가가 생략한 의미를 강조하는 효과를 얻고자 하는 수사법.
⑬ 수사적 의문법(修辭的 疑問法) ~ 질문의 형식을 빌린 주장이나 진술로 효과를 얻기 위한 수사법
⑭ 완곡어법(婉曲語法) ~ 불쾌하거나 모질게 하는 말 대신 모호하거나 우회적으로 좋게 말하는 수사법.
♣ 의미비유
○ 직유〔명유(明喩)〕~ 두 가지 사물이나 관념을 “같이, 처럼, 듯이, 인양, 같은, 만큼, 마치, 흡사”등의 연결어로 결합하여 표현하는 비유. 언어의 결합은 인접성<환유, 제유에서 잘 드러남.> 유사성<직유, 은유, 상징에서 잘 드러남.> 등에서 폭넓게 나타난다.
< 대상적 직유 >
내 오늘 / 서울에 와/ 만평 적막을 사다
안개처럼 가랑비처럼/ 흩고 막/ 뿌릴까보다
바닥난 호주머니엔/ 주고 간/ 벗의 명함…
- 서벌 「서울 ․ 1」전문
< 정황적 직유 >
저것 봐 저것 좀 봐 낮달 하나 뜬 것 좀 봐
어릴 제 놓친 풍선 울다 지친 분홍 풍선
애석한 옛 생각 같은 낮달 하나 뜬 것 좀 봐.
- 정완영 「 낮달 」전문
늦더위 꽃잎을 문 쭉정이 별처럼
목이 빠지도록 개망초 할할 타고
곱다시 늙은 호숫가 별들이 쏟아진다
- 김 윤 <개망초의 저녁>
○ 은유〔암유(暗喩)〕~ 원관념(비유 되는 것)과 보조관념(비유 하는 것)을 연결어 없이 결합하는 비유법.
-치환은유
나의 허기는
시골역 플랫포옴
-김광림 <가을날> 중
-병치은유
아뜨리에에서 흘러나오던 / 루드비히의 / 연주곡 / 소묘의 보석길
-김종삼 <아뜨리에 환상>
-액자식 은유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중
○ 상징 ~ 원관념은 숨고 보조관념만 나타나는 비유 형태.
-개인적 상징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정완영 <조국> 3수중 제1수
-대중적 상징
세찬 물결 헤치고 / 약진하는 잉어의 꿈
폭포의 치마폭에 / 수없이 곤두박다
기어코 하얀 화폭에 / 일필휘지 등극한다
- 박헌오 「등용문」전문
-원형적 상징
옷 한 겹 걸치지 않고 / 알몸으로 서있는 꽃
간절히 기도하는 / 손 안에서 타는 심지
온몸이 / 눈물이 되는 / 그 일생의 뜨거운 삶
- 박헌오 <촛불> 전문
○ 환유(換喩) ~ 원관념이 숨어있고 보조관념인 사물과 사실을 표현하기 위해 유사한 다른 낱말을 사용하는 수사법.
-명사환유
오동나무 숨은 소리 님이라 부르노라
열세 줄 오리오리 젖 먹은 피줄인가
가락은 내 모르건만 넋이 불러 님이라네
-한설야 <가야금> 첫수
동사 환유
뎅그렁 바람 따라 / 풍경이 웁니다//
그것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일 뿐
아무도 그 마음 속 깊은 / 적막을 알지 못합니다
-김제현, <풍경> 첫수
-형용사 환유
오늘은 / 너 재우고 / 저무는 눈벌에 섰다
지워지는 길 위로 / 저려드는 목숨 한 닢
감감한 / 하늘 떠받들고 / 삭정이가 울고 있다
- 진복희 <제야> 전문
-부사환유
주름진 어머니 얼굴 / 매보다 아픈 생각
밤도 / 낮도 길고 / 하고도 하한 날에
그래도 이 생각 아니면 / 어이 보냈을 거냐
-조운 <어머니 얼굴> 전문
- 의미의 환유
때 절은 망태기에 산도라지소녀의 꿈
나폴 나폴 헤진 적삼 쓰디쓴 몸뚱아리
할머니 호미 끝 청춘 곱사등에 피었다.
-박헌오 <도라지꽃> 전문
○ 제유(提喩) ~ 원관념은 숨어있고 보조관념인 사물의 일부로써 그 사물 전체를 나타내는 비유
배앝아도 배앝아도 돌아드는 물결을 타고
어느새 가슴 깊이 자리 잡은 한 개 모래알
삭이려 감싸온 고혈(膏血) 구슬토록 앓음이여.
-이호우 <진주> 전문
○ 활유 ~ 사람이 아닌 사물이나 추상 개념에 인간적인 요소를 부여하여 표현하는 비유법.
-완전한 의인화
옛집에 홀로 남아 / 얼굴 감싼 파초의 손
외로움 때려달라 / 소나기 맞는 알몸
엉덩이 / 까내리고 앉아 / 늙어가는 / 한 사내
- 박헌오 <파초> 전문
-불완전한 의인화
코를 골며 잠에 빠진 / 개울물 몰래 건너
산사로 돌아가는 / 초승달, 야윈 걸음
바람도 / 길을 버리고 / 꽃더미에 안긴다
-민병도 <저물녘> 전문
○ 풍유(諷諭)와 우화 ~ 본래의 뜻을 숨기고 다른 말로 돌려 내세우는데 상징과 유사하나 풍자, 비판, 교훈성을 띤다는 점에서 구분한다. 우화는 웃음거리가 되는 인간사회의 풍자라는 측면이 강하나 풍유와 유사하다.
창공에 똥 싸놓고 달아나는 낯선 새
골목에 쉬해놓고 흔들며 가는 바람
씻은 듯 지운 얼굴로 / 분장하고 활보한다
-박헌오 <지우개> 3수중 제 1수.
점심때 소머리 국밥 먹고 / 트림하면 소 울음소리 난다.
(-셀러리맨은 소의 후순이다) / (-넥타이는 신종 고삐)
거울 속 / 음매음매 울며 / 나를 들어다보는 소 한 마리// 이하 생략
( )는 독백으로 본다.
○ 인유(引喩) ~ 잘 알려진 시가, 문장, 어구, 인명 등을 적절히 인용해서 자기의 의도를 살리는 비유법
-명인법
“먼데서 바람 불어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정호승 빼어난 시구(詩句) 단장의 가락이다
- 이건영 <연민의 풍경소리> 3수중 첫 수
가모가와 경철서 앞을 / 무겁게 지나노라니
문득 철창에 갇힌 / 윤동주가 뛰어나와
지금은 / 어떠하냐고 / 조국 안부 묻는다
* 가모가와 : 일본 도쿄에 있는 지명
-김해석, <윤동주 생각> 2수중 제 1수
-암인법
체력은 국력이다고 팔뚝에 불그러진
힘줄을 기특히 여겼고, 힘줄은 곗돈 낼 아내의 돈줄이고
배고파 보채는 아이들의 밥줄이고
이름 없는 족보의 생명줄이다. 그러나
기특한 힘줄도 밤마다 반란을 일으켰고
찬물 찜질로 진압하기에도 지친 날
시뻘건 피 한 사발을 게워냈었다
-노(勞)
○ 성유(聲喩) ~ 소리, 동작, 상태, 의미 등을 음성으로 모사(模寫)하는 비유의 수사법이다.
-의성
쪼로롱 노랫소리 / 음표를 그려볼까
꽃방울 새방울 / 그리운 임 사랑방울
온 산에 / 은빛 물방울 / 또르르르 모여든다
- 박헌오 <방울새 음표>
-의태
먼 들판 한 자락이 하롱하롱 타고 있다
마른 땅 각질 거둬가는 봄의 붉은 입시울
자지잔 물안개들도 산을 슬몃 찔벅댄다
갈앉은 시간들이 풍선처럼 부풀면서
야생의 누른 불땀 광채를 내뿜는 때
하늘이 회색 장막을 서둘러 거둬간다
- 김 윤 <불땀> 전문
-단순 성유와 심리적 성유
한 올 한 올 / 입술 적셔 / 이어낸 만리 정성
잉앗대 산을 넘고 / 날줄 씨줄 강 건너
뒤틀린 / 무르팍으로 / 짜올리는 사랑 한 필
- 박헌오 < 모시> 전문
※ 장식적 수식은 경계해야 한다.
○ 중의법과 희언법 ~ 한 단어에 두 가지 의미를 내타내는 것이 중의법이고, 같은 말을 다른 의미로 쓰거나 동음이자(同音異字)로 언어의 유희를 꾀하는 수사법이 희언법이다.
청산리 벽개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도라오기 어려오니
명월이 만공산 하니 수여 간들 엇더리
- 황진이
스쳐간 / 수많은 년들 / 아쉬움만 남기고
가는 년은 / 잡지말자 / 수없는 다짐 속에
또 한 년 / 보내고 나니 / 믿을 년이 없어라
- 채동선 <해를 보내며> 전문
♣ 말의 비유
○ 도치 ~ 문장의 정상적 배열 순서를 뒤바꿔놓아 다른 느낌을 주는 방법
어찌 붙잡을 것인가
흔들리는 본질을
흔들리는 빛을
흔들리는 귓가의 소리를
- 신협 <강가에서> 중에서
해토머리 강둑 따라 / 쑥을 캐는 아낙네들 //
흙 묻은 손톱 밑에 / 아지랑이 마실 왔나 //
물안개 스멀거리자 / 톡! / 깨문다. / 꽃 입술을
-김 윤 <섬진강 아낙>
○ 과장 ~ 시적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사실보다 보태거나〔向大誇張〕 줄여서〔向大寡少) 표현하는 방법
땀 한 마당/ 눈물 한 마당/ 참 매미 / 노래 한마당
- 박헌오 <고향> 중에서
하늘이 들고나온 / 손톱만한 노란 시집
- 박헌오 <하늘시집> 중에서
우리아가 / 방긋 웃으면/ 온 세상이 / 모두 웃어요.
-허영자 <아가의 웃음> 중에서
~전략~ 아침에만 하얀 꽃이 핀다는 고산식물이 떨고 있어 그 꽃더미 속에 나의 조용한 얼이 새알처럼 묻혀 있으리라.
-이재복 <산> 중에서
○ 대조와 대구 ~ 대조는 서로 상반되거나 모순되는 시구를 연결하여 대비시키는 것이고, 대구는 어조가 비슷한 말을 나열하는 것이다.
나라에 큰 슬픔이 있었고
나에게 눈물이 있었다. -대구
---------
꽃은 피고 해는 지고 - 대조
꽃샘바람 부는 침묵의 강가에서
--------
- 정호승 <봄편지> 중에서
○ 열거 ~ 동위(同位)의 어구를 적절히 살려 표현하는 것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반복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라기 새끼들도 깃들어서 -열거
오는 소리 ……
- 서정주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중에서
○ 반복 ~ 같거나 비슷한 어구를 반복하여 강조하거나 리듬을 살리는 것
고운 손 쥐락펴락 입 맞추고 오락가락
깔깔깔 어깨동무 넘어졌다 뒹굴다
먼 바다 반딧불 몇 개
지각해서 깜빡깜빡
- 박헌오 < 파도학교 > 4수중 제 1수
○ 영탄 ~ 감정을 강조하기 위해 ‘오! 아아! ---’등 감탄사, 감탄조사, 감탄형 어미 등을 활용하는 수사법.
저보게, 은발(銀髮)의 산들 어깨 맞댄 그 언저리
한 필지 갓밝이 같이 물든 하늘, 하늘 좀 보게
그 뉘가 둥근 절(寺)을 세우나, 금빛 종소리… 새물내!
-송선영 <장엄한 저녁 –만월!> 전문
○ 돈호 ~ 시문(詩文)의 중간에 갑작스럽게 사물 또는 사람의 이름을 넣어 정서적으로 충격을 주는 수사법.
사월 초파일이 코앞이라 그런가
시루 속 콩나물이 까까머리 동자승 같다
톡 치면 금강경 한 구절 묻어나는 물방울
- 문순자 <금강경>
대전 역 플랫폼에 / 내걸린 표지 보소
뭐라? / ‘호차번호’/ ‘호’자가 좋다 한들
들린다 / 세종대왕님 / 호통소리 / “네 이놈!
-서관호 <어떤 패륜> 전문
○ 반어 ~ 실상 또는 진실을 안으로 숨기고〔은폐〕다르게 말하는 것
내 어느 날 그대 향한 바람이고 싶어라
울 넘어 물 넘어 뫼라도 불어 넘어
그 가슴 들이받고서 뼈 부러진 그런 바람
- 문무학 < 바람> 전문
○ 역설 ~ 표면적으로 모순되는 것 같지만 그 너머에 진실을 드러내는 것.
구름으로 지은 문이 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구름으로 지은 문 속에 사는 절이 어디 있는가
거짓말 엄청난 거짓말, 엄청나서 쇠북이 운다
-정완영 <운문사> 전문
○ 모순어법 ~ 모순되는 어구를 연결하거나, 모순되는 관념을 결합하는 등의 수사법으로 대조와 유사한 대립의 구조를 갖고 있지만 모순된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벽에 금이 가는 것은 바깥이 그리워서다.
깨어진 항아리는 참 자유를 얻었나니
너와 나 금이 간 거도 벽을 허문 몸짓인걸.
- 이광녕 <금> 전문
○ 역언(逆言)법 ~ 어떤 부분을 의도적으로 생략함으로써 오히려 작가가 생략한 의미를 강조하는 효과를 얻고자 하는 수사법.
허기진 포식자의 / 날카로운 송곳니//
작열하는 눈빛으로 / 허공을 응시하다 //
일거에 / 뼈를 바수는 / 마지막 절창 //
와자작!
- 채동선 <서릿발을 밟다> 전문.
○ 이미저리(imagery)와 알레고리(allegory)
오감 중 어느 한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바꾸어 복합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것을 공감적 이미지라 하며 이미지의 합성체 군(群)을 이미저리라 한다.
알레고리는 추상적인 내용을 구체적인 대상으로 표현하는 것은 알레고리라 한다. 은유와 비슷하나 은유는 하나의 단어나 한 문장 단위를 표현하는 기법이고, 알레고리는 이야기 전체가 하나의 은유로 표현되는 비유법이다.
잔설을 비웃듯이 빛살이 속삭이네
풀꽃이 꿈틀이며 새 움의 귀띔소리
동장군 치마 속에서 봄을 낳는 진통소리
-허둘순 <봄이오는 소리> 시가 청각적 이미저리.
파리가 밥상 앞에 앉아서 무릎 꿇고
제발 좀 밥 먹을 땐 벼락 좀 치지마소
허기진 배를 붙잡고 손을 싹싹 빈다
그럴까 말까를 곰곰이 생각하다
하는 짓 보고나서 대답을 주겠다고
눈치를 채지 못하게 채를 높이 들었다.
-성낙수 <파리의 애환> 3수중 제1,2수
※재물에 눈먼 사람에게 하고 싶은 경고를 파리를 통해서 전하는 시조로 알레고리의 표현이다.
○ 수사적 의문법
수사적 의문법은 응답을 바라고 하는 질문의 형태가 아니고, 질문의 형식을 빌린 주장이다. 직접 주장하는 것 보다 더 큰 효과를 얻기 위한 수사법이다.
편한 몸이 얹힐 데도 없이, 피붙이 챙겨 생계 하나 조붓하게 앉힌
조선철쭉 불뭉치 뜨는 구릉에서
쪼개지고 깨어진 정신을 자식에게 줘?
-황학주, <조선철쭉 뜨는 구릉에서> 중에서
가만이 있어도/ 무언가 삭아 내린다. // 폭양 아래/ 두엄이 삭아 내리듯…… /이렇게 삭아/ 무엇이 되는가?/ 우리는 // 술이 되는가./ 배꼽이 되는가./ 사랑이 되는가.// 바람은 불고
- 문정희, <두엄>
○ 완곡어법
완곡어법은 그리스어의‘좋게 말하다 to speak well’에서 연유한 것이다. 불유쾌하거나 무섭거나 비위에 거슬리는 것을 완화하여 모호하거나 우회적인, 또는 일반화된 말을 사용하는 수사법이다.
나 하늘나라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하리라 ……
- 천상병 <歸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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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북시조시인협회 원문보기 글쓴이: 김수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