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몇몇 분이 제 유튜브 해설에 오셔서 지방직 7급 20번 해설이 틀렸다면서 댓글을 다시더라고요. 대체 왜 이런 말이 갑자기 나왔는지 보니까
OO의 OO으로 유명하신 저자분이 영상을 올리셨더라고요. 음...
영상을 시작하실 때,
'7급, 9급 공무원을 가르치시는 분들은 논리학에 충분히 트레이닝이 되어 있지 않은데'라는 발언을 하시는 것에 너무 놀랐어요.
- 정말 이건 이 시장 대부분의 강사들이 준비가 덜 되었으면서 등판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가르친다는 가정, 아니 확신이 아닌가... 싶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진심으로 수험생을 위해 노력하는 강사들을 못 만나 보신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뭐 어그로를 끄는 게 이 글의 목적은 아니니 여기까지 하고
제가 업계 강사 대표는 아니지만 제 수강생들을 생각해서 글을 올립니다.
1. 지문 정리와 ㄱ, ㄴ을 설명할 때까지, 사용한 기호에 대한 비난
그분이 생각하고 계신 대로 그간 7, 9급 국어 강사들은 논리학 수업을 하지는 않았겠죠. 하지만 저처럼 수능에서 언어 영역을 가르치다 온 사람도 있고 리트 쪽에 있다가 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언어논리 능력이 수험생들에 비해 떨어지지는 않겠죠... 관련 영역 수업을 했다면 논리학은 당연히 했을 거고요.
하지만 지방직 7급 대비생들은 그간 논리학을 공부한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모든 강사들이 논리학 기호를 사용하지 않고 추론하여 답안에 접근하도록 유도한 거예요. 그렇게까지 풀어야 할 필요가 없으니 수험생들한테 겁을 드리지 않은 것뿐입니다. 단순 비문학 추론 지문에 활용하는 인과 표현의 화살표만 활용해서 전달의 거부감을 없앤 것이죠.
&, 부등호를 쓸 줄 몰라서 안 쓴 게 아닌데, 설명을 들으면서 판서하는 것을 보셨다면 그런 필기가 다 엉터리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진 않으셨을 것 같은데 필기 스타일이 다르니 ‘엉터리일 것’이라고 생각하신 건 아닐까요?
논리학 기호의 화살표 기호와 제 설명 중 판서 기호로 쓰인 화살표는 용도가 다릅니다.
다른 분들도 다들 저와 같은 용도로 쓰셨을 거고요.
그 영상을 보고 제 20번 해설이 틀렸다고 말씀하신 분들!
제 해설과 그분 해설을 기호 표현 방식 빼고 순차적으로 매칭해서 들어 보세요.
ㄷ 판단 관련을 제외하고는 기호 표현 빼고 설명 똑같을 텐데요. 저는 논리학 기호를 활용하지 않고 텍스트에 대한 대응 기호를 사용했을 뿐입니다.
2. ㄷ의 오답 사유에 대한 비난 - 제(혹은 저희) 설명을 잘못 이해하신 게 아닐까요?
ㄷ 자체를 판단 못한다는 게 아니라 ‘이론X에 근거한 판단으로서 ㄷ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건데....-_-
이 문제는 논리학 유형이라 분류하고, PSAT에서 식을 세워 풀어야 한다는 문제 범위 안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출제자가 이 문제를 '반사실적 인과 이론'에 의거하여 풀라는 의도로 출제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즉 이 이론X를 특정 이론에 입각해 풀라는 의도가 아니라고 봅니다.
'이론X'라고 표현한 자체가 논리학 이론 지식을 활용하지 말고 제시문만으로 풀라는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ㄷ에 대해 그렇게 해설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출제자의 의도를 생각해서 해설한 것입니다.
어떤 강사분들은 이론X가 원인이다에 대한 이론이니까 원인이 아니다를 알 수가 없대요.~~ 원인이 아니다에 대해서는 애초에 이론 X에 근거하여 판단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이게 설득력 있게 들리나요? 그럼 여러분 독해력 큰일난 겁니다. 어떤 개념에 대한 정의는요, 아닌 것들에 대해서도 같이 정의하는 거예요. ~~~ 이야기한 이론X가 정한 기준에 들어맞으면 원인이고, 아니면 원인이 아니다 ~~
라고 이야기하시면서 다시 한 번 'ㄷ'에 대해 이론 X로 왜 판단을 못한다는 것인지 다 엉터리라고 강조하셨는데, ‘ㄷ’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게 아니라 ‘ㄷ’의 뒷절까지 포함하여 ‘~과 더 유사하다는 것이다’를 적절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발문에 의거해서 말이죠.
이 문제의 발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 글의 ‘이론 X’에 근거한 판단으로 적절한 것만을 <보기>에서 모두 고르면?
ㄷ. 까마귀가 날자 배가 떨어졌음에도 까마귀가 난 것이 배가 떨어진 원인이 아니라는 것은, 까마귀가 날지 않고 배가 떨어지지 않은 상황보다, 까마귀가 날지 않고 배가 떨어진 상황이 까마귀가 날고 배가 떨어진 사실과 더 유사하다는 것이다.
문제에 의하면 ㄷ의 진술 전체가 ‘판단’의 대상이지, ‘까마귀와 배의 인과’가 ‘판단’ 대상이 아닙니다.
당시 제 해설입니다.
ㄷ. 까마귀가 날자(A) 배가 떨어졌음(B)에도 까마귀가 난 것이 배가 떨어진 원인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A와 B의 인과 관계를 부정하는 진술이다. 이는 ‘A가 일어났다 하더라도 B가 일어난 것과 상관이 없다’라는 의미이므로, 이는 A와 B의 인과 관계를 증명하는 이론 X에 근거해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진술이다.
여기서 제가 쓴 문장을 에서 ‘이는’은 ‘까마귀와 배의 인과 관계’일까요? 아니요. 여기서 지시한 의미는 ‘까마귀가 날자(A) 배가 떨어졌음(B)에도 까마귀가 난 것이 배가 떨어진 원인이 아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ㄷ의 뒷부분, ‘까마귀가 날지 않고 배가 떨어지지 않은 상황보다, 까마귀가 날지 않고 배가 떨어진 상황이 까마귀가 날고 배가 떨어진 사실과 더 유사하다는 것이다.’가 제시문의 둘째 문단에 의거하여 참임을 도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론X에 근거해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진술이라 한 것입니다.
여기서 그분은 이게 불만이실 거예요. ‘참임을 도출할 수 없다’로 멈추지 말고 ‘거짓이다’까지 가야지!
영상에서 그분은 이론X에 의거하여 ㄷ이 바른 문장이 되려면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도 설명하시더군요. 이에 대해 이렇게 고치면 된다는 해설을 보탠 것은 그분의 해설 분량이고 저는 참임을 알 수 없다면 오답으로 소거가 충분한데 그 이상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본 거예요.
논리학을 사용해서 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설명해서 거짓이라 입증하지 않은 것은 선택입니다.(전 제시문에서 알 수 없는 논리학의 반대 해석 공식을 쓰지 않은 것입니다) 결국 어디까지 해설 내용에 포함할 것이냐는 교수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고 결정입니다.
이건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해설의 방식 차이이지 누가 옳고 나머지가 엉터리인 것이 아닙니다. 문제 출제의 기반이 되는 지식까지 다 끌어와 ‘아니다’를 증명하지 않아도, 발문인 ‘적절한 것만을’에서 ㄷ을 충분히 배제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업계에서 이름을 걸고 최선을 다해서 연구하고 수업하는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신뢰하셨다면... 그래서 ‘설마 모르고 해설하진 않았을 거야’의 시선으로 들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모든 강사들이 엉터리인데 그걸 듣는 수험생들이 큰일났다는 식의 영상을 올리신 건 유감...
강사가 아니셔서...일까요? 그런 영상으로 얼마나 많은 수험생이 혼란스러울지 저는 예상이 되는데... 독학이 힘들어서 강의에 의존하는 친구들이 모두 자신의 선생님을 의심하게 되는 게 바람직한 상황일까요?
본인이 영상을 올리셨는데 강사들이 해설을 교체하지 않는다고 답답해하셨는데,
그 이유도 저와 모두 동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답답해하시는 듯해서 제가 대표는 아니지만 제일 먼저 답변 한 번 드려 봅니다^^
사실 지방직 7급 국어 수험생들에게 ‘논리학’ 학습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하는 불필요한 논쟁인데(물론 저도 불안하면 공부하라고 합니다만) 이렇게 글을 쓰게 되어 참 씁쓸하네요.
에휴... 이 글을 올리고 나면 얼마나 많은 분들이 싸우러 오실까요.
저는 백일기도로 바쁘니 제 의견에 대한 추가 의사 표명은 더 하지 않겠습니다.
유튜브에도 마찬가지! 저는 ‘싸우자’고 올린 게 아니라 그냥 제 수업 듣는 친구들 마음 편하라고 올리는 글입니다. 끝!
첫댓글 꼭 기호논리학을 써서 풀어야하는것도 아닌데...수험생 눈높이에 맞는 설명을 준비하시고 열심히 해주신 교수님 설명이 더 학생들에게 공감되었을거라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학생들을 위해 강의해주시는걸 학생들도 알기에 믿고따를겁니다 교수님 힘내세요
쌤 저두 윗댓이랑 같은 생각이에요 ㅜㅜ 또 유튜브란게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조회수를 늘리려는 목적이 너무 커서 더 그런 것 같아요 ㅠㅠ 응원합니다!
전 항상 유진쌤 믿고 따라갑니다...♡
애초부터 특정 배경지식을 가지고 풀게 하는 것은 명백한 출제오류지요^^ 빈출이라 고착된 이론이 아닌 이상!
개인적으로 동종업계 종사자들 깎아내리고 자기지식 과시해서 이익 얻으려는 전형적인 상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쌤 화이팅! 그리고 저런건 일일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절대다수의 7준생들은 저런 관종의 지적이 있었다는 것 자체를 모르거든요 ㅎㅎ...